Noblesse Nomad/AT Studio

[숲 전시일기] 사진, 그 리얼리즘의 실체

작은천국 2011. 10. 24. 07:30

사진, 그 리얼리즘의 실체

 

 

올해 12월, 내년 2월 전시를 앞두고 '사람'을 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구 시민, 숲을 말하다>가 본격적으로 진행된지 이제 거의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자연), (사람), (빌딩) 숲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라고

스스로에게 의문을 던지시던 분들이

임동숙 선생님과 끊임없이 '숲'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들이 이미 찍어 놓은 사진, 혹은 출사를 통해 찍은 사진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그들 스스로가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숲'의 이미지를 찾기 시작해고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중이다.

 

view on을 누르시면 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역시 임동숙 선생님은 전시기획자로서 정말 탁월하신 분이라는 걸

다시 한번 새삼스럽게 깨닫고 있는 중이다.

 

사람들이 방향을 찾아가면 갈 수록 나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중이다.

그 분들의 작업하는 모습을 그냥 찍는다는 것이 다큐멘터리, 즉 리얼리즘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내가 그들을 이해한 모습이 담겨지는 사진이 되어야

진정한 리얼리즘 사진으로 재탄생되는 것이다. 

 

 아직은 이 분들의 작업과정을 어떤식으로 풀어내야하는지 고민이 계속 되고 있는 중이다.

 

 

또 하나는 내년 2월에 있을 사진전에는 아버지의 일상을 담는 개인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중인데

여러 가지 생각들이 둥둥 떠다니고 머리 속이 정리되지 않아

리얼리즘을 추구했던 사진가들은 어떤 생각으로, 어떤 마음으로 작업을 했는지 궁금해

몇 권의 책을 빌려 벼락치기로 읽는 동안 작업의 방향에 대한 고민이 약간씩 정리가 되고 있는 중이다.

 

<사진이란 무엇인가?>에서 최민식 선생님께서는

"리얼리즘 사진은 순간 속에서 영원을 보려 한다. 따라서 사진작가는 자기의 전부를 사진 속에 쏟아 넣어야 한다.

인물사진의 가치는 그 인물이 살아온 인생의 총체적경험을 어떻게 집약하느냐에 달려있다.

인물사진은 삶의 의미를 풍부하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사진은 카메라가 만들지만 사진의 마음은사람이 만든다.

사진은 누구나 찍을 수 있지만 사진작가는 아무나 될 수 없다. " 

 

고 하셨고,

 

<한 장의 사진미학>에서 진동선 선생님께서는

"사진속의 사건은 단 한번 일어난다.  또한 사진은 한 존재의 마지막 삶을 비춘다.

사진 속의 모습은 한 존재가 생에서 드러낸 마지막 모습이다.

모든 것이 마지막이기에 숙명적이고 애잔하다.

사진은 찰나의 단절된 시간만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사진은 세상가 시간의 파편이다. "

 

고 하셨다.

 

한동안 기본서 읽기에 소홀하고 있었는데

책을 읽는 동안 처음 작업을  시작하면서 생각하고 있던 '진정성'에 대한 부분과

'무엇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에 대한 부분에 대해 약간의 방향성을 찾은 듯 하다. 

 

그러나, 아버지의 단순한 하루 일상을 담는 작업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런 나의 고민에 대해 성혜작가가 워낭소리 사진집을 언급을 해 왔다.

도서관에서도 '워낭소리 그후..' 라는 제목을 본 적이 있었지만

영화 메이킹이 담긴 사진집인 줄 알고 보지를 않았는데

 

주인공 할아버지의 일상을 담은 사진집이라며

책을 보는데 '숨이 막히는 느낌'이었다며

어쩌면 작업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해서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도서관에서 사진집을 빌려왔다.

 

사진집을 넘기는데 뜨악~~~~ 했다..

' 아!!!!! 이게 뭐야.... 성혜가 이래서 숨이 막인다고 했구나' 싶었다.

 

사진의 내용보다는 책의 편집이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게 아니라

너무 친절하게 감정들을 소화시킬 여유없이 꾸역꾸역 밀어넣고 있다는 생각에

 

개인적으로는 성혜말처럼 모든 것에서

여백이 없어, 숨 쉴 공간이 느껴지지 않아 아쉬운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진집을 보면서

인간이 걸어온 길의 흔적을 남기는 인물사진에서 작가가 담은 의미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불러 일으킬 것이며 

개개인의 푼크툼마저도 공통의 공감대를 느낄 수 있도록 어떻게 표현해 낼 것인가?

고민이 깊어만 간다.  

 

워낭소리 사진집을 찾다가 눈에 띈 또 한 권의 사진집

<내면의 침묵,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찍은 시대의 초상> 이란 사진집이 눈에 띄었다.

 

아리 카르티에 -브레송 재단 소장품을 소개하는 전시회의 도록으로 만들어진 사진집으로

'그 몸, 그 얼굴, 그것을 에워싸고 있는 공간, 그리고 그 공간 속의 우리들,

그것 혹은 그것의 초상, 초상속의 그것을 바라보기 위해' 진정으로 시선을 주는 것

이라 표현되고 있는 이 사진집은 단순히 인물의 표정 뿐 아니라 공간까지

심지어 작품을 보게 될 불특정 다수의 시선까지 사진속으로 끌어들이고 있어

일요일 오후 내내 사진집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워낭소리 그 후'를 찍으신 사진작가 지영빈 선생님의 글을 읽다보니

 선생님도 작업초반에는 나와 같은 고민을 하셨다.

 

'어르신을 카메라에 담는 것은 기다림과의 싸움이었다.

며칠을 찍었는데도 거의 같은 사진 뿐이었다.

똑같은 일상, 똑같은 동선에서 어르신의 변호를 담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쩌면 우리 아버지는 이 어르신 보다 더 단순한 일상을 살고 계시고

아직 내가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아 더욱 고민스럽다.

그러나 의무감 처럼 '아버지의 일상'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 작업에 과연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무엇을 어떻게 담아 낼 것인가?'

 

고민거리 잔뜩 안고 있긴 하지만

아버지와 함께 보낼 수 있는 2011년의 가을이 좋다.

 

 아버지에게 이 가을은, 시간은 어떤 의미일까?

<2011년 10월, 아버지의 가을>

 

2011년 천국의 가을은 조금 슬프지만

 

"사진은 외로운 작업이다.

시종 혼자서 할 수 밖에 없는 창작활동이다.

그 외로움을 견뎌내어 좋은 사진을 얻을 때 사진작가의 보람과 의미가 있다" 는

최민식 선생님의 말로 위안을 삼는다.

 

<전시안내>

제목 : 지구시민, 숲을 말하다

일시 : 2011년 12월 14일~20일

장소 : 한국공예진흥원

 

facebook & twitter : chenkook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8750

 

 

 

Posted by 작은천국~☆

 

 

이글이 유익했다면 최신글과 인기글 특히 저 밑에 손가락 추천 버튼 '꾹' 하시면

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도 필요없는 추천 한 방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