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o Yong Pil/YPC history

[음원리뷰] 트롯필? 프로그레시브 록 '못찾겠다 꾀꼬리'

작은천국 2007. 11. 18. 21:25
 

*참고: 위 첨부파일 *.mp3를 들으면서 아래 곡 해설을 보시면
더 편하게 도움이 되겠네요.  그리고 링크(사이트)는  아래 글의
핑크플로이드 동영상입니다.

- '못찾겠다 꾀꼬리' 프롤로그
발표당시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곡으로 기억합니다.   지금이야 보급
형 휴대폰에도 게임기능이 있지만 80년대까지는 골목 어귀에서 술래잡
기 놀이를 곧잘 했습니다.  술래가  숨은 친구들을 도저히 못  찾으면
항복의 의미로 '못찾겠다  꾀꼬리'를 소리쳤는데, 실제  외치는 모양새
그대로 악보에 옮긴 아이디어가 신선했습니다.  당시 지나치게 인기가
높았고 곡이 산만하게 들려서 썩 좋아한 곡은 아니었지만 시간이 지나
고 실제로 음악을 하면서 들을수록 부를수록 좋은 훌륭한 곡입니다.

  조용필은 Pink Floyd  <One Of These  Days>에서 곡의 모티브를
얻었음을 인터뷰를 통해서 밝혔습니다. 위 곡 전편에 흐르는 기본적인
테마를 '못찾겠다 꾀꼬리' 모티브로  가져왔음을 알게됩니다. 개인적으
로은 '자존심'의 분위기도 느껴지더군요.

모티브는 영감을 얻었다는 표현이며 모티브가 주는 테마를  기본으로
전혀 다른 느낌으로 높은 완성도 곡을 만들었다는 의미.
90년대 이후에  불어닥친 샘플링이라는  허울좋은 표현,   베껴먹기가  
창궐해서 서로간에 차이가 없다고 주장 하기도 하더군요.
그러나 모티브가 대표적인 멜로디를 차지하고 나머지 영역은 무미하다
못해 황사에 버금가는 형편없는 짜깁기와는 근본적인 차이를 인정해야
합니다.

* 최대한 화성학, 대중음악 이론에 맞도록  썼지만 개인적인 글이므로  
다른 생각을 존중합니다.   샘플로 만들어진 음원은  아래 곡  설명의  
해당 악기(사운드)가 잘 들리도록 부분부분 이펙트 조정을 했습니다.
(위의 링크된 mp3, 핑크 플로이드 링크 동영상을 참조)

- 인트로
'똑똑~또각' 들려오는 일렉기타 백킹은 뮤트 피킹이며 햄머링  기법으
로 Am코드톤을 두드립니다. 인트로 멜로디를  담당하는 리드 사운드
는 딥퍼플과 같은 하드록 그룹이 애용하는 트레몰로 먹인  신디사이저
스트링으로 프로그레시브 곡임을 암시.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되는 박수소리, 굿거리 장단마저 느껴지는 백킹  
기타의 뮤트 피킹, 트레몰로  키보드. 이러한 일사 불란하면서  독특한
사운드와는 달리 리듬을 담당하는  드럼비트는 오히려 일정한  박자를
유지하며 한 발 뒤로 물러 나 있습니다.
이런 독특한 구조로 일반적인 록 문법과는 다른 듯 하면서도  멜로디
라인은 록에서 사용하는 전형적인 Am 팬타토닉 록 사운드 진동.

노래가 시작하기 전  '워우우~워' 여흥구  매력은 전형적인  팬타토닉  
스케일 멜로디에  약간 벤딩(초킹)된   블루스 톤을 슬쩍  스쳐주기에    
단순해도 질리지 않는 감칠맛.
*벤딩(쵸킹): 기타리스트가 줄을 손으로 밀어 올려 정해진 음계와 음계
사이의 미묘한 음을 내는 주법.

- 브릿지(인트로와 주제를 연결하는 부분)
'어두워져 가는 골목에 서면...'부분은 Am 팬타토닉음계(라도레미솔라)
가 대부분인데 '골목에'의 '에'부분에 시(B) 음계를  추가해서 팬타토닉
음계에 이오니언음계(도레미파솔라시도)의 시(B)음이 슬쩍  들어 있습
니다.   이런 이유로 트롯  필로 듣는 분들도  있지만 트롯과는 전혀  
다른 스케일 진행이죠.  
팬타토닉 5음계는 이오니언 음계와 비교하면 단순하고 파워풀 느낌은
좋지만 시작, 끝의 느낌이 없습니다.  그래서 기타 애드립은 99% 팬타
토닉 음계를  사용해서 멜로디가  강력하고 끊임없이  계속  이어지는  
느낌을 줍니다. (7음계와 비교해 실수 확률도 적어짐).

* 이오니언 음계: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도레미파솔라시도' 음계.
팬타토닉은 반음인 파,시 음을 없애버린 음계를 의미하며  심플하지만
묵직하며 강력한 음계를 장점으로 하죠.

곡의 초반부가  리듬에  맞춰 멜로디를   툭툭 던져주는  정도였다면  
'하나둘 아이들은  돌아가 버리고'   여기부터  YP특유의 시원스러운    
내지르기 보컬이 날개 펼칠 준비를 합니다.   이제부터 이오니언 음계
인 7음계 멜로디를 모두 쓰면서 마이너 분위기를 메이저 느낌으로  확
변화합니다.  
C메이저(다장조), Am(가단조) 둘다  조표(#, b)가 전혀  없는 나란한
조(같은 조라고 보면 됨)라서 마음대로 섞을 수 있죠.  이 곡에서는
도입부는 되도록 팬타토닉 음계를 유지하고 중반을 넘어서면서는
C장조 음계를 모두 사용하는 분위기 반전을 사용합니다. 

 멜로디 라인은 도입부의 팬타토닉의 제한된 음계에서 벗어났고
시원스러운 YP창법은  시작했는데 더욱 듣는 이를 미치게 만드는
요소는 바로 베이스.
펑키록에서 만나는 전형적인 슬랩 베이스 사운드가 일렉기타  1,2,3번
줄 하이 코드톤과 만나서 더 이상 흥겨울 수 있느냐고 으름장을  놓는
군요.  잠깐!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슬랩 베이스의 더 없이 흥겨운
리듬이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데  멜로디와 가사가 주는  느낌은 애잔함,
애상... 이런 느낌을  물씬 줍니다.   요것이 바로 YP가  가진 대단한    
무기인 작법.
조성, 리듬 변화는 밝고 그루브하지만 멜로디 라인에 서정성을 부여해서
몸은 리듬감을 느끼는데 감성은 애잔한  특별한 감동을 줍니다.


- 주제부, 엔딩
                   F       Dm      C           E7
곡의 마지막 부분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
네 개의 코드와 '얘들아' 가사가 반복되고 '못찾겠다 꾀꼬리 나는야 술
래'가 코드에 맞춘 음계로 또 순환됩니다.  이런 패턴이야 드문 경우는
아니지만 아이들을 찾는 의성어 '얘들아'와 '나는 야 술래' 라는 속마음
이 서로 경쟁하듯 또는  돌림노래처럼.  지난 시절의 무엇인가를 애절
하게 찾는 아련한 감성 메시지를 강력하게 서포팅 하는군요.


- 끝으로
'이제는 커다란 어른이 되어 눈을 감고 세어보니 지금의 내 나이는
찾을 때도 됐는데 보일 때도 됐는데'
실제로 어른이라는 존재가 되어보니 가사의 메시지가 투수가 던진 희
디 흰 야구공이 포수미트에 빨려 들어가듯 쑤~욱 밀려들어옵니다.

'단발머리', '고추잠자리',  '내가 어렸을 적에', '우주여행X',
'끝없는날개짓 하늘로'  어린 시절, 지난 추억의 순간으로 회귀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감성을 너무도 잘 표현한 곡입니다.
서양에서는 스필버그가 영화 'E.T'를 비롯한 몇몇  작품을 통해 비슷
한 감정을 코  끝 시리게 또는  눈가 촉촉하게 만들어주었지만  YP는  
음악으로 같은 감정이입을 시키는 독보적 뮤지션입니다.

'못찾겠다 꾀꼬리'는 세계에서도 비슷한  곡이 없는 인간미가  넘치는
음악구조의 훌륭한 프로그레시브 록.

 

 

글출처 : 조용필 팬클럽 위대한 탄생 '승훈' 님의 글 

 

 

못찾겠다 꾀고리.mp3
0.8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