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o Yong Pil/YPC history

제13집<THE DREAM> 제6부 사랑은 시들고 별은 빛난다.

작은천국 2007. 9. 7. 12:13
 

흑인들의 찬송가에서 시작되었던 블루스가 리듬앤블루스로 그리고 백인음악이 더 해지면서  록큰롤로 발전했고, 그리고 이 록큰롤에 비트가 강한 댄스를 도입하는 흐름으로 발전했다.  조용필의 ‘나는 너 좋아’가 좋은 설명이 될 것이다.

음악에 있어서도 장르의 변화는 시간과 공간을 달리하며 계속 발전해 온 것이다. 이 변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장르에 다른 이질적인 장르를 도입하는 접목과 조합, 혹은 교차되는, 즉 크로스오버뮤직이 1980년대부터 동서양을 넘나들며 활발하게 이뤄진다.

접목과 교차가 되었을 때, 두 가지 특성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제3의 음악이 탄생하는 크로스오버음악을 떠 올릴 때 한국의 평단들은 대표적으로 서태지의 2집 ‘하여가’를 거론하는데, 80년대에 ‘하여가’ 못지않게 반향을 일으켰던 조용필 4집에 수록된 ‘자존심’을 간과하는 건 아닌지 의문이다.
랩+국악의 ‘하여가’ 탄생되기 10여년 이전에 록+국악이 융합된 ‘자존심’이 있었다. 직접 국악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국악의 타악기 소리를 이룩하여 접목시킨 이곡을 두고, 퓨전음악으로 혼동한다면, 자장면과 짬뽕을 주문해서 각각 별도로 먹지 말고 반드시 섞어서 먹어보면서 제3의 맛도 찾아보라. 개도 싫어할 그것이 제3의 맛으로 느껴진다면 자존심도 퓨전음악으로 느껴도 좋겠다.

일정한 장르에 일률적으로 따르지도 않으면서 새롭게 변화를 추구했던 조용필의 음악들에서 장르를 정의하기 힘들게 하는 것은 어쩌면 교차 혹은 접목에 의해 융합되는 특성이 많은 탓일 것이다.  논쟁의 소지가 있을지 모르지만, 넓게 본다면 조용필 음악 대부분이 크로스오버뮤직성향이 강하다고 보인다. ‘장미꽃 불을켜요’ ‘슬픈 베아트리체’ ‘태양의 눈’등, 중국악기를 사용한 ‘이별의 인사’는 이호라는 악기가 두드러지게 보이고, 전체적인 흐름에서도 튀지 않고 융합이 되고 있지만, 도입으로만 끝나는 것이겠다.

크로스오버뮤직을 추구하는 대표적인 뮤지션 유진 박이 일찍이 조용필에 대해 높게 평가 했다는 부분을 눈여겨 볼일이고 그가 놀라움을 표시한 곡 중 하나는 단발머리이다.

비로소 13집의 육중한 사운드를 눈여겨 볼 때이다.
청자들과의 교감을 위한 부분만큼은 사운드보다는 가창자의 보이스에 확연하게 중점을 두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운드가 얼마나 뒷받침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연주음악에 가까워 뉴웨이브음악 쪽으로도 생각할 수 있을 만큼이나 ‘꿈꾸던 사랑’의 사운드는 복잡하다. 마치 단조로움을 가리기 위한 복잡함처럼 보인다.
시종일관 셈여림이 반복되는 기타 리프, 드럼과 베이스는 전혀 이질적인 느낌이고, 여기에 브라스밴드가 더해지면서 반복이 계속되는데, 잠시 안정을 갖춘 사운드를 접하는가 싶으면 뭔가 계속 뛰쳐나와서 청자들을 괴롭힌다. 여기에 혼자 옳고 그름을 따지며 변박하듯이 창법을 구사하는 보이스가 돋보인다. 여기에서 변박하고자하는 것은 화려한 꿈들조차 회의감에 빠지게 할 만큼, 사랑조차 못한 억울함이다. 결국 꿈꾸던 사랑의 아쉬움이 아니라 아픔이 처절하다. 복잡한 사운드의 변박 속에 조용필이 구사하는 변박을 찾아 볼 때 13집의 내밀한 부분을 확인하게 한다.

‘사랑불꽃으로 타올라 나의 가슴속은 뜨거워 스쳐가는 꿈속에서’
화자가 청자들에게 서사하는 것처럼 조용히 이야기하는 느낌을 주는 창법이 시작된다.

잔잔한 창법은 ‘사랑을 느껴보지만’에서 어택이 도드라지게 나오면서 포효하듯이 사랑을 강조한다. 이는 억지에 의한 억울함인지도 모른다.
‘이제는 말을 해야지 사랑해’ 직접적인 사랑표현에선 음색이 따뜻해진다. ‘사랑해’

‘화려한 꿈들 아무의미없어 원하는 건 그대 사랑뿐 내곁에 와주오’
코러스 구사, 특유의 내지르는 창법 그리고 스캣창법까지 내뿜으며 복잡한 사운드와 곁들여  다소 기복이 심한 심정들을 말해주는 것이다.

‘꿈꾸던 사랑’은 복잡해서가 아니라 여러 가지를 해석하게 하여 ‘꿈을 꾸며’와 더불어 13집 비장의 곡으로 보인다.
작법 적으로 볼 때 첫 번째 트랙의 단조로움을 의식하면서 13집의 무게감을 보여주기 위해 뒤를 이어 바로 배치되었을 수도 있고, 경쾌한 멜로디와 소소한 이야기가, 대중적인 곡이 될 수 있는 또 다른 첫 번째 곡 ‘아이마미’를 뒷받침하는 ‘꿈을 꾸며’는 13집 음반에서 가장 감정이입이 노출되는 곡이며, 또한 범상치 않은 가사를 전달하는 사운드 적인 부분이 강하게 느껴지게 한다.

비틀즈의 환상의 멤버 두 명은 각각 다르기에 팬 영역은 더욱 광활해졌지만, 존 레논은 음반을 준비함에 있어서 자신의 음악영역만을 철저히 믿으며 팬들을 전혀 의식하지 않았고, 폴 매카트니는 팬들을 철저히 믿고 의식했다.

조용필은 어땠을까? 여러 가지 인터뷰 언어를 살펴보면 팬들은 자신의 음악을 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13집에 있어선 팬들의 성향을 배제하고, 자신의 음악영역만을 믿고 심혈을 기울인 노력과 재능으로 표현했다. 그 결과는 올드팬들에게도 찬사를 받았지만, 새로운 팬 영역을 구축하여 승부수는 절충한 것이다.  

13집 음반을 최고 명반으로 선정 할 수 있었던 것은 1집에서 현재까지 이어 온 음반들이 있었고 그 과정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13집 이야기를 구성하는 중에 16집과 18집 앨범에서 13집과의 공통점을 느끼게 했다. 그것은 13집 작업을 앞두고 대중문화 흐름과 자신도 변해야한다. 는 위기의식을 느낀 것처럼, 16집을 앞두고 15집 실패, 올드팬들의 비난, 그리고 자신의 슬럼프를 벗기 위해 노력한 앨범으로 보인다. ‘바람의 노래’로 자신의 감각이 살아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고, 팬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 ‘그대를 사랑해’는 바로 조용필 정서적인 록음악이다. 빅히트 여부를 떠나 16집 앨범은 조용필에게 소중한 앨범이 될 것이다. 16집 앨범이 없는 상황이었다면 90년대 말미에서 새천년으로 이어진 조용필이 대중에게 어필하는 영역은 좁혀졌을 것이다. 즉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해낸 앨범으로 보인다. 가장 긴 공백을 두고 발매했던 18집 역시 13집 때 지녔던 것처럼 팬들의 성향보다는 철저히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영역을 명확하게 표현한 음반이다. 추구했던 음악부분이라는 점은 7집과도 공통되어 보이나 대중성 안배에서 차이가 커 보이고, 그리고 13집은 내면적으로 고독이 이어졌던 시기라면,  18집은 큰 불행을 겪은 후 더해질 고독조차 자리하기도 전에 발매되어야 했던 차이가 있다.


조용필도 직접 교류했던 폴 매카트니의 사고만을 지녔다면 ‘추억의 잠든 거리’ 역시 배치하기 힘들 것이다.

서부음악을 연상시킬 만큼 서늘함이 있지만, 또 다른 무엇은 급조된 위성도시처럼 복잡함을 나타내는 도입부는 생기 있는 분위기를 제공해준다.
보컬라인에서 느닷없는 체스트보이스 등장이 듣는 청자들을 곤혹스럽게 한다. 조용필의 마니아들은 금세 ‘말하라 그대들이 본것이 무엇인가를’ 떠 올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필자 역시 이 곡에 도입시킨 가창자의 가슴소리가 득이 되는지 실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복잡하게 흐르는 사운드에 깊고 짙은 감정을 돌출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보인다. 이로 인하여  전체적인 보이스는 꽤나 매끄럽고 깔끔하게 받아들여지게 한다.

‘불빛 화려한 거리는 싫어 잃어버린 사랑이 그리워져’

뜨겁고 화려한 것은 사랑이다. 그러나 시들어 버린 사랑만큼 초라한 것은 없다.
추억을 상기하면서 사랑의 화려함이 나타나고, 이미 시들어버린 사랑에 대한 아픔을 교차시키는 이 곡의 작품성을 눈여겨 볼만하다. 충분히 대중친화적인 곡으로 갈 수 있음에도 복잡함을 만들어가면서 음악에서 들려주는 직설적인 것만이 느낄 수 있는 전부가 아니라 그 이후의 많은 것들을 느끼게 만드는 곡이다.

컨셉트음반인 13집 앨범을 관통하는 것은 ‘꿈’이다. 그리고 조용필의 내면이기도 하다.
그리고  ‘꿈’이란 큰 별을 빛내기 위해 시들어 버려야 했던 사랑들이 존재한다.

누구나 ‘사랑’ 꿈을 꾸며, 불꽃처럼 타오르게 하고, 아이마미같은 이상형도 그려보지만 사랑은 모두가 동화 속의 이야기가 되지 않고, 때론 끝없는 기다림과, 밤하늘의 별들과 얘기해야 할 만큼 고통과 외로움을 만들어낸다. 결국 손 내밀면 느껴질 것 같은 사랑은, 시간과 함께 흩어진 지난날의 꿈들이 되어, 파도에 밀려 떠났는지 모른다.

조용필이 표현했던 ‘사랑’을 직설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울수도 버릴수도 없는 그것은, 버릴 수 없는 꿈을 위해 버려야 했고 소멸되어야 했던 꿈들을 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밤하늘의 별처럼 형상화되지 않을 꿈을 �i아 모든 것을 체념해야만 했던 아티스트의 내면을 반증하는 13집을 감상하고 나면  어느 시인의 말이 떠오른다.

“사랑은 시들고  별은 빛난다.”



ps 장르를 정확하게 단정하기는 어느 누구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필자 개인적인 느낌으로 해석해주길 바란다. 해석은 해석하는 자의 몫일뿐이다.

   제7부  ‘사람들은 저마다 고향을 찾아가네’ 에선 동영상을 곁들이겠다.

 

 

♣ 글출처 : 조용필 팬클럽 '위대한 탄생 ' 아이디 ms 님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