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o Yong Pil/YPC history

[음원리뷰] 16집 '그대를 사랑해' YP가 꿈꾸는 록의 실체는

작은천국 2007. 11. 23. 16:15

 

 

11976
 

 

 

<그대를 사랑해>
8비트 록으로 싱코페이션 리듬 기타 백킹과 멜로디가 돋보이는 곡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명곡이라 추천하고 싶은  멋진 노래지만 가사가 주는 허망함이 남기도 하군요.

최대한 화성학, 대중음악 이론에 맞도록  썼지만 개인적인  글이므로  다른 생각을 존중합니다.   첨부된 샘플 음원은   아래 곡  설명에 맞도록 편집되어 있습니다.(소리 없앰은 Esc키).  

- 인트로
록 기타의 대표적인 싱코페이션 백킹, '짜잣잣 으짯, 짜잣잣 으짯'.
디스토션이 적당히 감긴 기타 백킹은 곡의 성향이 충분히 '록'임을 암시.  서서히 떠오르는 여명 같은  솔로 기타 멜로디에 집중해 보자. 악보에 아무런  조표(#,b)가 없는  다장조에 임시표  라# 출현.  이 부분의    전체적인 코드느낌은 C9(4화음 이상의 텐션)이다.   라#은  도리안 스케일 '도 레 미b 파 솔 라 라#(시b)'을 충족한다.  스케일은 모드라고도 하며 클래식, 재즈에서는 필수  이론, 우리가 흔히 '도레미파
솔라시도'라고 부르는 음계는 이오니언 음계에 해당된다.

유재하의 명곡 중에서  마이너 느낌 대부분은  도리언 스케일이라고  불릴  정도로 고급스러운 마이너 느낌이 강한 도리언 스케일.모든 뮤지션들이 '요기에는 도리언을 또는 팬타노닉을..' 이런 의도로  시작
하지는 않는다.  그동안 들었던  세련된 진행을 응용해서 쓰다보면  어느새 도리언이나 프리지언, 리디언,  믹소리디언 등등의  스케일  표현인 경우가    많다.


- 브릿지(도입부)
리드기타의 인트로가 끝나면 '잊혀지지 않는 그대를'  YP  보컬 시작.  마치 모든 진실을 알고 있다는 듯... 흘리는 듯 보컬, 일렉기타  디스토션을 먹인 듯 보컬... 느낌 아주 좋다.마이너 느낌 인트로 부분을  해결하는 메이저 멜로디라인,  멜로디와 백킹 기타의 기막힌 조화.(음악이란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 듯한 부분을 제시하고 다시 해결해 주는 반복이다).  여기에 간간히 집어넣은 어쿠스틱 피아노  톤은 팝의 르네상스 70~80년대 사운드 복각까지 느껴지는데. 특히 '사랑의 흔한  약속은' 허스키  보컬이 다시 우리의  등골 옆에  있는   오싹 모드를  켠다. 곡을  들으면서 실제  기타로 백킹을  해보면 흥겨움이    
몸을 거쳐 마음으로 전달된다.기타를 만질 줄 아는  분이라면 아래와 같은  방법이 원곡의 분위기를  더  
살린다. C, F, G 코드가  반복되는 도입부는 일반  하이코드 보다는 1번줄 울림이 강조되는 코드가 어울린다. 즉,  C코드는 5프렛 1~4번줄  모두 바레로 잡고  1번줄 8프랫(도)를 새끼손가락으로 누르는 형태,  나머지 F, G 코드는 로우 포지션 D코드 폼으로 상향해 5프랫  F,  7프랫에 G코드 포지션이면 좋다.


- 주제부
  F       G    C    GM7/B  Am G  F
'하지만 지금도 그대 향한 그리움      아직도 '

  C->GM7(B)->Am로 진행하면서 베이스 라인이 도->시->라로 하향하는 구조가 된다.  즉, GM7의 으뜸음은  G(솔)이지만 구성음 '솔시레파#'중에서 B(시)를 밑음으로  자리바꿈.  이런  자리바꿈은 베이스  진행을 부드럽고     선율적으로 만든다.   두  번 째 반복되는  '그대 향한 그리움에  슬픔속에  
빠지네' 에서는 YP의 백코러스 화음까지 듣는 즐거움으로 단조로운 반복의 단점은 줄이고 가사의 메시지는 강조하는 효과.

  1절을 끝내고 다시 되돌아가는 2절부터는 드럼 패턴의 변화로 시작된다. 분명 같은 멜로디에 가사만 바뀌었는데 느낌이 확 다름은 역시 멜로디가탄탄하기 때문. 기본 비트만을 두드리느라 숨죽인 스네어 드럼을 비롯해 심벌즈까지 본격적인 록 비트 울림을 전하는데, 마치 수도권을 벗어나 본격적인 200Km이상 쾌속으로 항해하는 야간 KTX 열차를 탄 기분을 만끽한다.


- 변주부
1, 2절 한바퀴 돌았지만  일렉 기타 중간 연주로  이어지지 않고 조성변화(변주부)를 시도.

  Bb    C   Bb      C  Eb    Bb        Ab '그대와 함께 꿈을 꾸며, 사랑을 나누던 시간들'

일단은 가사가 너무도 정직한 70년대 스타일.  제목, 가사가 주는 썰렁함이 곡 품격을 끌어내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접이 탁자처럼 보관하고  독특한 음악전개를 살펴보자.  

음악이론을 배우지 않아도 다장조(C코드)에서  Bb 코드는 낯설다.  더구나 Eb코드까지 등장하니 생소함은 이내 잘못된 표기라는 의심까지 불러온다.

*차용화음1(토닉과 도미넌트이야기)
다장조(C코드로 시작)에서 나올 수 있는 코드(4화음)는 아래와 같다.CM7, Dm7, Em7, FM7, G7, Am, Bm7b5.  한눈에 봐도 Bb은 낄  곳이 아님을 눈치챈다.  그러나 예술표현에 변화는 필수, 사람 사는 세상에서 예기치 못한 일이 두고두고 술안주 메뉴로 남는 무용담 또는 추억과 마찬가지.
피아노, 기타를  다루는 분들이라면  C코드(도미솔) 쳐  놓고 G(솔시레)를   치면 다시 C코드로 마무리 시켜야 하는 의무감?을  느낀다.전문용어로 G코드는 C코드의 도미넌트라 하며  원래의 시작한 음(토닉)으로 진행하려는 음의 성질을 지닌다.G7(솔시레파) 코드는 도미넌트 세븐스라고 불리는데. G코드(솔시레)  음에  파를 추가해서 G코드보다 더욱  토닉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극도의 긴장을 준다.  4화음으로 구성된 도미넌트 세븐스의 강력한 회귀 특성은 다른 조성코드를 빌려오는 '차용화음' 기회를 제공하게된다.  


*차용화음2(세컨드리 도미넌트 세븐스)
더 이론적으로  들어가면 복잡하고  머리 아프다.  우리는 음대   지망생도   작곡자도 아닌 대중음악 취미인.간단하게 다장조에서 Bb7을 쓰면 F코드가  마치 토닉(시작음)처럼 느껴지는 잠깐의 변화를 갖는다.
기타를 만지는 분들이라면  C->E7->Am,  C->A7->Dm  등등의 진행을 쉽게 만난다.  위의 E7,  A7은 다장조(C코드)에서는 나올 수  없다. 그러나  Am(가단조), Dm(라단조) 조성에서  E7, A7은 각각의 도미넌트에 해당하므로 자연스럽게 빌려옴이 가능하며 이를 세컨드리 도미넌트라 부른다.

YP는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Bb에서 C로  치고 나갔다 Eb으로 진행함을 도모한다. 잠시 차용한 F코드(바장조)조성의 서브 도미넌트인 Bb을 썼는데.  이번엔 아예 Bb 조성에 들어가 Bb의  서브도미넌트인 Eb까지 빌려오는 차용에 다시 차용을 하는 변화를 추구한다.  그리고는 시침이 딱 떼고 능구렁이처럼 C조성으로 돌아온다.

* 다장조(C코드)      서브도미넌트는 F, 도미넌트 G.
   바장조(F코드)      서브도미넌트 Bb,, 도미넌트 C
   내림나장조(Bb코드) 서브도미넌트 Eb, 도미넌트 F

조성변화는 곡 진행을 카멜레온 등딱지처럼 순간적으로 다른 색으로  바꾸기에 클래식에서 수 백 년 전 이미 상용화,  팝은 70~80년대부터 전단지할인쿠폰 마냥 들어가기 시작했다.  YP 경우 80년대  초기 곡에서 이런 변화를 가진  명곡을 붕어빵처럼 쉽게 만들었다.

'여와남(이곡은 단조에서 장조로  조성이 완전히 변하는  경우)', '고추잠자리', '어제오늘그리고', '아시아의 불꽃' 등등

  변화는 양념일 뿐이다.  양념이 넘치면 원래 음식 맛은 흔적도 없고 닝닝조미료  맛으로 평준화.  최근 대중음악  곡들은 화성학  이론을 마음껏    펼치다 못해 과도한 욕심까지 부린다.   나얼 리메이크 곡 '귀로',  김범수 리메이크 곡  조관우의 '겨울이야기(리멤버)'는조성변화가 지나쳐 복잡하고 필요없이 어렵게 만들어버렸다.YP는 작곡, 편곡, 보컬 분야에서  필요이상의 무엇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 오히려 줄 듯 말 듯...절제함이 철저하다. 음악은 'Simple is Best'  철학으로 비틀즈 음악처럼 심플하면서 세련됨 두 마리를 다 잡는 전문 포획꾼.

YP곡 외에 개인적으로 멜로디와 함께 조성 변화까지 좋은  대중음악 곡이라면 이승철의  '떠나야 할때', '넌 또다른 나'를 추천한다.


- 엔딩부
'그대와 함께 꿈을 꾸고 사랑을 나누고 별이되고......'  촌스러움이 작렬하는가사가 끝나면  YP 멋진 추임새와 함께 기타 애드립 시작이다.어떤 스케일의 애드립일까? 기대를 저버리는 도입부 멜로디만을 다시 연주한다.  YP 판단에 조성변화가 확실한 곡이라 산만하지 않게 도입부 멜로디를 연주했는지는 모르겠다. F->G->Am 코드로  순환하는 엔딩에서   솔로 기타의 애드립은   80년대   팝에서 들었던 느낌인데...딱히 어떤 곡이라고는 떠오르지는 않는다.
  대단히 좋은 멜로디 라인 애드립에 '그대를 사랑해~~ 오!!  예~~'  YP만이 하는 특유의 여흥구  애드립.  이 애드립은  기타 애드립과 주거니  받으며  멋진 마무리로 달려간다.
이제 드럼연주까지 멈춘 마지막, 나지막하지만 또렷하게 들리는 기타솔로가 리디언 스케일을 슬쩍 들려주고. 우리에게 록  사운드 여운을 만끽하라며 허락도 없이 내 귀와 몸을 달아오르게 했다.

-끝-

글출처 : 조용필 팬클럽 위대한 대한 닉네임 승훈님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