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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생태관광] 하례리 생태관광 : 쇠소깍, 망장포, 효돈천 트레킹

작은천국 2017. 12. 30. 15:39

[제주생태관광] ③ 하례리 생태관광 : 쇠소깍, 망장포, 효돈천 트레킹




저지리 에코파티에서 마을 에코 해설사와 함께 저지오름과 저지곶자왈을 탐방하고

저지 마을 분들이 준비한 음악과 제주 토속음식을 즐기며 하루 보내고

다음 날 찾은 곳은 제주 서귀포의 하례리다.


하례리에서는 1년 동안 생태관광으로 하례리가 얼마나 바뀌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특히 하례리는 가수 '솔가와 이란' 님과 같이 여행을 했는데 효돈천을 배경으로 듣는 아름다운 공연을

우리만 누리는 특별함이았던 여행이었다.





하례 1리 제4회 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 마을경관 환경분야 동상 수상!!


하례리 탐방에 앞서 하례1리 복지회관에서 이장님께 1년간 마을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있었다.  

예쁜 골목을 가지고 있는 하례리는 한라산에서 발원한 효돈천이 마을을 따라 서귀포 바다로 흘러가는데   

효돈천은 유네스코 생물권 내 보전지역 핵심지역으로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하례리는 2014년 환경부 지정 생태관광지로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하례리의 생태관광 자원을 구축하고

생태 관광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어 작년에도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이번에 방문하니 제4회 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에서 주민 30명이 함께 효돈촌에서

가장 깊은 곳인 남내소의 전설을 스토리텔링 해 퍼포먼스를 선보여 동상과 상금을 받았다고 했다.


그 과정을 설명하는 이장님의 목소리에 묻어나는 열정과 자신감은 대단했고

마을 사람들이 얼마나 신이 나 있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변화는 큰 곳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마을 주민 스스로 인식변화야말로 진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다음에 하례리를 찾는다면 그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기대감을 높인다.



날 것의 제주, 망장포와 쇠소깍


망장포는 옛날부터 포구의 역할을 했던 곳인데 지금은 포구 기능은 거의 상실했고

간간이 주민들이 이곳에서 그물로 고기를 잡는 곳이다.

이곳은 포구보다는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곳인데 한라산 화산활동의 최종종착지가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해 질 녘 썰물일 때 이곳을 찾았을 때 지형을 자세히 볼 수가 없어 궁금했었는데

이번에는 한쪽은 동글동글하고 한쪽은 뾰족뾰족한 서로 다른 화산활동의 흔적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지난번에는 망장포에서 시간이 촉박해 오래 머물지 못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조용하고 고즈넉함을 한껏 누리며 바람마저 품는다.

도시에서 쌓였던 피로가 서서히 바람에 날려 가니 몸도 마음도 한결 가볍다.





너무 관광지화 돼버려 언젠가부터 외면했던 쇠소깍을 오랜만에 찾았다.

효돈천의 끝에 쇠소깍이 자리하고 있는데 한라산의 물줄기가 효돈을 거쳐 쇠소깍에서 바다로 흘러간다.

오랜만에 찾은 쇠소깍은 투명카약이며 제주전통 배로 쇠소깍이 시끌벅적했던 옛날과 달리

관광상품은 모두 사라지고 자연 그대로의 쇠소깍으로 되돌아 와있었다.

옥빛을 머금고 있는 쇠소깍의 물빛은 신비로웠고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은

강물과 바닷물이 뒤엉키며 포물선을 그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지구가 바다를 덮는 느낌이 들었다.


태풍 탈림은 비 대신 바람을 데려왔고 성난 바다는 쉴 새 없이 파도를 일으키며 하얀 포말을 토해내고 있었다.

망장포와는 또 다른 바람이 나를 어루만지고 지나간다.

온종일 파도치는 바다에 있어도 좋겠다 싶었다.








효돈천 트레킹 후 효돈천에서 듣는 '솔가와 이란', 같이 살자


망장포와 쇠소깍에서 시간을 보내고 난 뒤 마지막 일정으로 효돈천 트레킹을 나섰다.

한라산에서 발원한 물길이 이 효돈천을 따라 서귀포 쇠소깍으로 약 13km를 흘러가는데

효돈천 트레킹은 이 일대가 보호구역이기도 하고 안전상의 문제가 있어 마을 생태관광 해설사와 무조건 동행을 해야 한다.

한라산 화천이 폭발하면서 용암이 흘러갔던 자리에 물이 지나가면서 만들어내는 자연의 예술작품은

저마다 암호처럼 화산의 흔적을 품고 있는데 보고 또 봐도 여전히 아름답고 신비하다.


이런 자원이야말로 미래 관광자원이며 앞으로 제주가 추구해야 할 중요한 여행의 가치가 될 것이란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자연자원이 경제적인 논리에 부딪히다 보면 혜택을 받는 사람과  받지 못하는 사람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할 수밖에 없고

결국 피해는 자연에, 다시 사람에게 고소란히 되돌아올수 밖에 없다.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 사람이 공존해야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태관광을 통해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다.





남내소까지 트레킹을 마치고 효돈천을 무대로 인디밴드 '솔가와 이란'의 공연이 있었다.

제대로 된 음향시설도 없고 늦여름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관객의 입장으로서는

뮤지션에게 무척 미안한 마음 한 가득이었다.


톤이 다른 두 개의 목소리가 한 사람인 양 어우러지고

바람 소리와 새소리가 자연스레 음향효과를 더해주니

'솔가와 이란'의 음악에 흠뻑 빠졌다.


기꺼운 마음으로 음악을 선물해준 '솔가와 이란'의 무대는

소박했지만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특별한 순간이었다.

많은 사람이 '솔가와 이란'의 음악 여행을 즐겨볼 기회가 있길 바란다.



솔가와 이란이 부르는 '같이 살자'


 목소리만으로 모든 것을 압도하는 '솔가와 이란'의 노래는 황홀했다.

 그들의 대표곡인 '같이 살자'는 생태관광의 취지와도 너무 잘 어울리는 노래로

간결한 몇 마디로 표현된 철학적인 가사는 질투가 날 정도로 좋았다.


"같이 산다는 건 날 덜어내고 너를 채우는 일  같이 산다는 건 내 우주 너의 우주 만나는 일 " 






짧은 1박 2일의 제주 생태관광이었지만 이 여행은 언제나 특별하다.

남들 다 가는 제주 여행이 아닌 남들이 경험하지 못한 제주로 한 걸음 더 들어가는 생태관광.


제주도 천혜의 자연환경을 있는 그대로 아끼고 보존하며

거기에 더해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에 전통적인 먹거리까지 누릴 수 있는 제주 생태관광은

 주민이 주인이 되어 여행자를 맞이하니 어찌 특별하지 않겠는가.

2018년에는 한 번쯤은 생태관광으로 제주여행을 계획해 보시라. 

그대 앞에 완전히 색다른 제주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