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like traveling/Jeju

[제주 생태관광] ③ 저지리 생태관광 매력 속으로

작은천국 2016. 12. 26. 06:30

[제주 생태관광] 저지리 생태관광 매력 속으로

저지곶자왈, 저지오름, 한방 오리백숙(물통오리), 리움하우스, 새오름 식당 해장국

 

 

제주 원시림의 신비함과 아름다움을 간직한 저지마을.

 

제주 천혜의 자연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면

그 숲에서는 누구나 어린아이가 된다.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했던 풍경 속에

자신의 오감을 깨우며 

신비한 자연에 감동하게 되는  저지마을.

 

제주만이 간직한 곶자왈과 오름을 올라

화산섬인 제주를 품는다.

 

제주 중산간이 품은 마을 저지리 생태관광 속으로 떠나보자.

 

+ 저지리 생태관광 일정

딸기 농장 체험(딸기따기, 딸기수제비, 빙떡 만들기 http://blog.daum.net/chnagk/11265064)

저지곶자왈 → 저지오름 →  한방오리백숙(물통오리) 저녁 → 숙소 리움하우스 → 새오름식당 해장국

 

 

유네스코 생물권보전 지역에 포함되는 저지리는

마을 한가운데 우뚝 솟은 저지오름을 품고 있다.

 

전형적인 제주 중산간 마을의 메마름이 인상적인 저지리였다.

 

 

딸기 농장 체험(http://blog.daum.net/chnagk/11265064) 후 본격적으로 생태관광에 나섰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저지 곶자왈.

 

 

곶자왈은 제주지형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곳으로  

곶자왈은 수풀을 뜻하는 '곶'과 돌이나 자갈들이 모인 곳을 뜻하는 '자왈'

합쳐 만든 제주 고유어다.

즉, 나무. 덩굴식물. 암석 등이 뒤섞여 수풀을 이루게 된 곳을 일컫는다.

 

곶자왈은 화살이 분출할 때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윗덩어리로 쪼개지면서

요철형태의 지형이 생성된 것으로 용암지대에 분포하는 독특한 지형으로

비가 오면 물을 머금고 있다가 비가 오지 않을 때 머금을 물을 내보내기에

연중 18도를 유지하는 특이한 지형으로 그 덕분에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유일한 지역으로

그 보존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곳이다.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을 비롯한 다양한 동. 식물이 자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자

늘 푸름을 간직하고 있는 신비의 숲이자 제주의 허파라고 불리는 곳. 바로 곶자왈이다.

 

그동안 몇 군데의 제주 곶자왈을 여행했고 그때마다 곶자왈 지형에 반했었기에

저지 곶자왈도 꼭 한 번은 가보고 싶다 생각했었다.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는 다른 지역의 곶자왈과 달리

저지 곶자왈은  아직 덜 알려진 곳답게 원시적인 느낌이 가득했다.

 

도심에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고

오직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곶자왈은 그래서 늘 감동이다.

 

 

곶자왈이 품고 있는 원시의 푸르름 덕분에 도심에서 움츠러들었던

마음과 몸이 절로 펴지며 기운이 돋는 건강한 발걸음을 내딛는다.

 

 

 

상당한 규모의 저지 곶자왈인데 우리가 탐방한 곳은 약 1.1km의 탐방로로

입구에 간판이 있긴 하지만 덩굴로 우거져 있어 아는 사람의 안내가 아니라면 곶자왈 탐방 자체가 힘들겠다 싶었다.

 

곶자왈 지형은 돌이 대부분인지라 구두 신고 탐방은 안 된다.

게다가 늘 축축하게 습기를 머금고 있는 곳이라 지정된 탐방로에서 벗어나면 뱀을 만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생태관광이 좋은 점은 지역민 해설사가 동행을 하면서 자세한 설명을 곁들이기 때문에

몰랐다면 그냥 지나쳤을 모든 것들이 새롭게 다가오며 인식의 지평을 넓혀준다는 점이다.  

 

특히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곶자왈 지형의 경우 

식물군도 다양하고 같은 종이라고 하더라도 곶자왈 지형에서는 특이한 부분들도 볼 수 있어 

식물에 대해 모르면 그저 우거진 수풀에서 끝나게 될 수도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절대 진리는 숲에서 더욱 그 빛을 발한다.

 

평소에도 식물이 관심이 많아 숲에 가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식물 공부를 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식물을 조금이라도 안다고 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기에

이런 기회는 매우 소중하다.

 

동백꽃의 밑부분을 먹으면 단맛이 난다는 것도 알게 됐고

 

콩을 반쪽으로 쪼갠 모양을 한 콩짜개는 보기와 달리 오동통했다. 

 

 동백나무와 비슷해도 너무 비슷한 조록나무는 늘 구별하기 힘들었는데  

이파리 두 개를 따서 어느 것이 동백 이파리인지 맞춰 보라고 하셨다.

정답은 왼쪽이 동백 이파리. 이젠 절대 틀릴 일 없겠다.

 

숲에 들어가면 누가 알려 주지 않아도 알게 된다.

자연은 정해진 규칙 안에서 스스로 그렇게 움직이며 순응하며 살아간다는 것을.

 

스스로(自) 그러한 (然) '자연(自然)'은 환경에 따라 때론 변화하고, 때론 순응하며

스스로가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하며 긴 세월을 꿋꿋하게 살아내고 있지않은가.

 

채 100년도 못사는 인간이 죽고 나서도 자연은 그대로 이 땅을 지키며 살아갈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일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12월. 이미 다른 지역에는 단풍이 모두 지고 없지만

푸르름으로 가득한 나무들 가운데서 이곳만은 단풍이 여전했다.

이것도 곶자왈 지형이기에 가능한 일.

 

언제 오더라도 늘 내 눈엔 호기심 가득한 곶자왈이다.

 

도심이었다면 1km를 걷는데 10분~15분이면 충분할테지만

걷는 곳마다 눈 돌리는 곳마다 신기한 것 투성이인 곶자왈에선 무려 1시간이나 걸렸다.

 

돌담이 남아 있는 길을 걸어 나오니 처음 출발했던 장소로 돌아왔다.

짧은 듯 짧지 않은 곶자왈 탐방 끝!

 

 

이젠 오름을 오를 차례.

 

마을 가운데 우뚝 솟은 저지오름으로 향했다.

저지오름은 아름다운 숲 전국 대회 대상을 받은 오름이다.

 

여전히 돌담길을 벗삼아

 

본격적인 오름 탐방에 앞서 이곳에서도 저지오름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저지오름은 해발고도 239m, 비고 100m, 분화구 둘레 800m, 깊이 62m인 화산체로

정상이 깔때기 형태를 띤 원형의 분화구를 갖추고 있는 오름이라고 했다.

 

마을 이름과 같은 이름을 가진 저지오름은 닥모루 또는 새오름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저지의 옛 이름이 '닥모루(닥몰)로 한문으로 표기하면 '저(楮)'자가 '닥나무 저'자로

 마을에 닥나무가 많아서 닥모루로 불렸는데 한자로 표기하면 '저지가 됐단다.

하지만 저지리 사람들은 새오름이라고 더 많이 부르는데  

초가집을 덮을 때 사용했던 새(띠)를 생산하던 곳이어서 그렇단다.

 

 일제강점기 아름다운 우리말 지명을 굳이 한문 표기로 바꾼 곳들이 많은데

혹 저지도 그런 곳이 아닐까 혼자만의 생각을.

 

 이 길은 제주올레 13코스로 저지오름을 올랐다가 내려가게 되어 있다.

 

제주가 화산섬이라는 걸 종종 잊어버리는데 송이라는 분석(噴石 cinder)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지구과학 용어 대량 쏟아져 나오니 실로 제주가 화산이 폭발한 섬이란 걸 깨닫는다.

 

저지오름은 마을과 붙어 있는 마을 뒷산으로 오름의 정상까지

오름의 둘레를 따라 호젓한 숲길을 걷게 되는데

길이 무난해 남녀노소 누구나 무리 없이 슬슬 산책하듯 오름의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숲길이 좋아서 올레를 걷는 사람들에게도 인기 만점인 곳이라고.

 

하지만 처음부터 저지오름이 이렇게 근사한 숲길은 아니었단다.

저지오름은 마을주민들의 힘으로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어 아름다운 숲으로 재탄생한 것.

 

태생이 화산이니 저지오름 역시 민둥산이었고 게다가 소까지 길렀으니 언덕배기는 나무는 커녕 온통 풀밭.

제주에서도 산림녹화 사업이 시작되면서 길가에 편백을 심었던 기존 마을과 달리

저지리 사람들은 아랫부분에는 소나무를 심고 세월이 지나 그 소나무가 자리를 잡은 뒤에는

분화구 주변에는 삼나무를 심었고 그렇게 민둥산이었던 저지오름은 푸른 숲으로 되살아났다.

 

그야말로 사람이 빚은 숲이니 '아름다운 숲 전국 대상'을 받은 건 당연한 결과겠다.

 

그렇다고 저지오름에 소나무와 삼나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원래부터 있던 닥나무를 비롯해 후박나무, 생달나무, 육박나무, 자귀나무 등등

오솔길을 따라 다양한 나무들이 자라고 있으며 식물 종류도 무려 220종이나 자라고 있는 생명의 숲이다.

 

오름을 오르다가 만난 민달팽이.

민달팽이를 처음 본지라 너무 신기해서 유치원생처럼 다들 눈을 굴리며 -

 

저지오름은 두 번의 계단이 있긴 했지만 그리 힘들지 않았다.

 

다시 호젓하고 아름다운 숲길을 걸어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 도착해서도 오름과 제주 지형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저지오름을 기대했던 건, 이곳에서 한라산을 볼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서울에 밀어닥친 강력한 미세먼지는 제주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미세먼지에 가려진 한라산은 저쯤 어디겠거니 짐작만 해야했다.

 

아쉬운 마음에 혹시나 희뿌연 하늘이 맑아질까 한참을 기다렸으나

단시간에 맑아질 하늘이 아니어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저지 오름을 내려와야 했다.

원래는 오름의 분화구까지 내려 가볼 생각이었으나 날이 어두워지고 있어 오름 탐방은 이것으로 만족했다.

 

저지오름 탐방 후 저지리에서 오리백숙이 가장 맛있다는 자투리 연탄구이로 향했다.

 

엄청난 비주얼을 자랑하는 오리 백숙은 육지의 것과 차원이 달랐다.

게다가 밑반찬들도 손맛에 정성 가득.

 

 

맛있게 보글보글-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운 오리고기의 식감은 굿 굿 굿.

 

중산간 지역으로 여행하게 되면 은근 맛집이 좀 적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그런 편견은 이곳에서는 접어야 했다.

 

혹, 가족들과 제주 여행을 한다면 꼭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물통식당 064) 772-5292

 

 

꿀맛 같은 저녁을 맛있게 먹고 숙소로 이동.

저지리에서 활동하고 저지리에서 저녁 먹고 저지리에서 잠자고 -

모든 것이 한 마을에서 이루어지니 멀리 이동하지 않아서 더욱 좋았던 생태관광이다.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건물도 깨끗하고 취사도 가능한 펜션으로 방이 넓어 가족들 여행에도 무난한 곳이었다.

 

제주 리움 하우스 http://leeumhouse.fortour.kr/

 

저녁에 숙소에서는 파티가 벌어졌는데 바로 요즘 제철이라는 히라스를 맛볼 수 있었다.

제주분께서 직접 히라스를 공수해 오셔서 오리까지 먹은 부른 배는 온데간데없이

기름기 좔좔 흐르는 히라스를 게눈 감추듯 맛있게^^

 

히라스는 방어의 사촌이라고 하는데 제철에 먹어본 적 없는 방어였건만

통통하면서도 기름진 히라스 덕분에 입이 호강했다.

 

다음 날 아침은 전날 술도 한잔했겠다 해장국으로 속을 풀었다.

어제 저지 오름에서 들었던 지명인 '새오름'이란 지명이 반가운 새오름 식당.

메뉴라곤 해장국과 내장탕 오직 2개만 있어 메뉴만으로 맛집의 포스를 풍긴다.

얼큰한 국물과 선지로 속을 다스린 건 두말하면 잔소리.

 

새오름식당 064) 772-5807

 

 

바람불던 저지리의 아침 풍경.

어제와 달리 맑은 하늘이라 기분이 좋았고 같은 풍경인데 어제와 다른 느낌이 들어 더 좋았다.

그저 스쳐 가기만 했다면 보지 못했을 풍경은 머물러야 보이고 머물러야 느낄 수 있음이다.

 

저지마을은 지금이야 제주 올레길도 있고 볼거리도 많아서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곳이지만

물도 귀하고 먹을 것도 마땅치 않아 아주 가난했던 중산간 마을이었다.

게다가 4.3 사건 때는 마을이 통째로 없어지기도 했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략 1,500여 명이 감귤 등을 비롯해 다양한 농작물을 기르며 살고 있고

이젠 외지인들도 정착하면서 마을의 연령대는 40대가 60%를 차지하는 젊은 마을로 탈바꿈했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이곳을 '뉴저지' 라고 부른다는 아재 개그에 잇몸 미소 만개.

 

생물권 보전지역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진 저지리는

젊은 마을답게 생물권 보전지역을 지키면서도

사람들에게 새로운 여행의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는 멋진 곳이었다.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생태관광이야말로

앞으로 제주 여행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로 생각하며.

 

 

※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가 주최하고 (사)제주생태관광협회가 주관한 팸투어로 다녀온 여행기입니다.

저지리 여행과 관련해서는 저지리(064-772-4992)로,  하례리 여행과 관련해서는 하례리 생태관광마을협의체(0649767-0144)로 문의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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