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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생태관광] ④ 하례리 생태관광 매력 속으로

작은천국 2016. 12. 28. 17:34

[제주 생태관광] ④하례리  생태관광 매력 속으로

효돈천 탐방(남내소), 오삼불고기(황금부엌), 고살리길, 망장포, 돼지구이(쇠소깍 식당), 밸리통나무펜션(전복죽) 

 

 

"하례리에 뭐 이싱고?"

 

궁금증 절로 유발하는 질문이다.

과연, 제주 하례리에는 뭐가 있을까?

 

같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이지만

제주 중산간에 자리 잡은 저지리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진 하례리.

 

 '하례리에 뭐 이싱고?'의 답을 찾아

떠났던 하례리 생태관광이다.

 

 

하례리 생태관광일정

효돈천 탐방(남내소) → 오삼불고기(황금부엌) 점심 →  감귤따기체험(http://blog.daum.net/chnagk/11265064)

 →  고살리길 산책 → 망장포 → 돼지구이(쇠소깍 식당) 저녁 → 숙소 밸리통나무펜션 → 전복죽 (아침)

 

 

저지리에서 1박 후 곧장 하례리로 이동했다. 

한라산에서 발원한 효돈천을 끼고 있는 하례리는

 중산간 마을의 메마름으로 가득했던 제주 저지리와 달리

첫 인상은 무척 촉촉한 곳으로 다가왔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하례리 주민센터.

하례리 주민센터에서는 하례리 생태관광과 관련된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설명의 끝에 이런 말로 하례리 생태관광을 정의했다. 

 

" 세계의 숨겨진 보물을 찾는 생태관광지 하례리가 하리! "

 

실로 대단한 자신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런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는 법.

 

주민센터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것은 하례 초등학교 아이들이 그린 하례리 내창(효돈천)의 이야기 그림었다.

 

마을의 중요한 시설에는 옛날부터 전설이 있기 마련으로

내창에 전해지고 있는이야기를 토대로 아이들은 상상력을 동원해 그림동화를 꾸민 건 놀라웠다.

 

그리고 어른들은 마을회관 전시에 머무르지 않고 2017년의 달력으로 만들어 배포하고 있었다.

 

옛 어르신들의 기억 속에 머물러 있던 이야기들은 아이들의 가슴으로 전해지고

그 작업에 참여한 마을 사람들이 느끼는 자신 마을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은

하례리 마을 공동체를 이루는 큰 자산이겠다.

 그들의 자부심이 곳곳에서 묻어나던 하례리의 생태관광이었다.

 

하례리는 서귀포에서 동쪽으로 7km 떨어져 있는 마을로

마을에서는 한라산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따뜻한 서귀포를 느낄 수 있는 하례리 마을의 돌담길이 정겹고

굳이 귤 농장을 찾아가지 않더라도 집 안 감귤 나무에 감귤이 익어가고 있는 하례리였다. 

 

하례리 생태관광 첫 번째 방문지는 효돈천 남내소.

 

감히 말한다. 남내소는 인터스텔라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달팽이가 느릿느릿 돌담을 걷는 풍경이 있는 골목을 걸어 남내소로 향하는 길.

 

 

이곳 역시 주민들의 안내가 없이는 입구가 어디인지조차 찾을 수 없겠다 싶었고 

하천 탐방은 직접 계곡을 걸어야 하고 낙석 등의 위험이 있어

개별적인 여행보다는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해설사를 동반해야 제대로 된 탐방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하례리 생태관광이었기에 주민 센터에서 준비된 안전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전문 해설사와 함께 계곡 탐방에 나섰다.

 

골목을 따라 걷다가 효돈천 계곡에 도착한 순간,

일제히 일행들의 입에서는 감탄사 연발!

 

눈 앞에 펼쳐지는 인터스텔라 같은 풍경에 압도됐다.

 

효돈천은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182호로

한라산에서 발원해 서귀포 바다에 이르는 약 13km 하천이다.

 

 한라산과 접하고 있는 효돈천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핵심지역으로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기에 지금까지도 잘 보존된 식물자원들을 볼 수 있는데

효돈천 계곡 주변으로는 아열대, 난대식물대, 온대 식물대, 아고산 식물 등 한라산의 모든 식물군이 자리 잡고 있다. 

 

무엇보다 한라산의 화산이 폭발하면서 용암이 지나갔던 자리에 다시 물길이 지나가면서 만들어낸 흔적은

현대 문명이 아무리 발달한다고 한들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었다.

 

그야말로 불과 물이 만나 그려내는 살아 있는 한 폭의 그림이라고나 할까. 

 

늘 느끼는 것이지만 눈으로 본 감동의 1/10도 사진으로 담아낼 수 없는 미천한 사진 실력이다.

 

바위의 다양한 모양을 보면서 뜨거운 용암이 어떻게 지나갔으며

그곳에 물이 지나간 흔적이 어떤 식으로 남는지 지구과학 용어가 곁들어진 찰진 설명이 이어졌다.

 

 

불과 물이 흘러간 곳을 따라 사람도 흘러간다.

 

대략 30분쯤 계곡을 걸어 남내소에 도착했다.

남내소는 효돈천의 남쪽에 위치하며 제주에서 유명한 관광지인 쇠소깍과도 연결되는 곳이란다.

 

효돈천의 남쪽에 있는 큰 '소'라는 의미를 가진 남내소는

남북으로 48m, 동서로 58m, 평균수심 13m라고 하는데

사진으로는 표현이 잘 됐지만 서서 내려다보기에도 아찔함이 절로.  

 

영천관이라는 주막에 살았던 애향이라는 기녀의 전설이 있는 효돈천은

기회가 되면 좀 더 길게 탐방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적인 곳이었다.

 

아쉬움보다 크게 느껴지는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점심으로 찾은 곳은

집 밥 같은 느낌을 받았던 황금부엌이다.

 

실제로 이곳을 찾는 사람은 관광객들보다 현지분들이 많아서

밥 먹는 동안 하례 생태관광을 함께 한 제주분들이

여기서 만난다며 서로 인사를 나누는 훈훈한 모습이 절로 미소 - 

 

 

불 맛 가득한 오삼불고기에 신선한 채소가 밑반찬으로 곁들인 깔끔한 메뉴의

집 밥 같은 한 끼는 관광지에서는 먹는 것이라 더 남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물론, 다음에 다시 하례리를 가게 된다면 다시 가고 싶은 곳으로 밑줄 좍-

 

황금부엌 064)763-7138

 

든든하게 점심을 먹고 오후 일정은 서귀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귤 따기 체험으로 시작했다.

http://blog.daum.net/chnagk/11265064

 

 

그리고 이번 일정에서 사진을 가장 많이 찍은 고살리 숲길 탐방이 이어졌다.

 

고살리는 하례2리 마을의 상징이자 마을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으로

현재도 외지인들에게는 잘 안 알려진 주민들의 피서지로도 이용되고 있는 곳이었다.

 

특히 이곳은  한라산 남쪽의 첫 마을로 원시적인 계곡과 숲길을 동시에 탐방할 수 있으며

그 계곡의 중심에는 고살리라 부르는 샘이 있고 주변으로  

생태 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어 환경부 지정 자연 생태 우수마을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고살리 탐방에 앞서 전문 해설사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고살리 탐방이 이어진다.

고살리 탐방은 효돈천을 끼고 학림교까지 약 2.1km의 탐방로로 조성돼 있다.

 

 다소 건조하고 메마르다고 느낀 저지 곶자왈과 달리

하천을 옆에 두고 있어서 있어서인지 겨울에도 이끼가 가득한 고살리 숲길은 초록의 싱그러움이 가득했다.

특히 비가 와도 이 길은 정말 멋진 곳일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계곡을 따라 조금씩 내려갈수록 같은 탐방로지만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고살리 숲길이었다.  

 

 

이곳에서도 다양한 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데

고살리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들을 비롯해

제주의 식물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참 좋았다.

 

만져보고 느껴보고 온몸과 마음의 오감을 깨우는 생태관광은 이곳에서도 예외일 수 없다.

 

시선은 때론 하늘로,

 

때론 바닥으로 도심이라면 눈 한번 맞추지 않았을 것들과 인사를 나눈다.  

 

원시의 풍경이 그대로 남은 고살리 숲길은 온종일이라도 걸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탐방로 700m 지점 속괴에 도착했다.

속괴는 우천시에는  폭포가 장관을 이루고 바위 쪽에 적송이 우뚝 서 있어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적송보다 더 눈길을 끈 건 여전히 원시적인 느낌 가득한 풍경이었다.

 

고살리 탐방의 마지막이자 이 탐방로의 이름인 고살리에 도착했다.  

 

냇가 바위틈에서 샘이 솟아 나와 학림천을 타고 흐르는 고살리의 샘은

물이 마르지 않고 사시사철 솟아나는 곳이라고 했다.

 

주민들이 이곳에 발 담그고 피서를 즐기고 있을 여름 풍경은 상상으로.

 

제주도에 왔는데 바다를 안 보고 가면 섭섭하지 않겠냐며 망장포로 안내했다.  

 

망장포는 고려 말 몽고의 지배 당시부터 이 포구를 통해 세금으로 거둬들인 물자와 말 등

진상품을 실어내던 포구여서 붙은 이름으로

이곳 주민들은 주로 이곳에서 그물을 펴서 고기를 잡는 곳이다.

 

조선 시대 이곳을 통해 실어 날았던 말은 강진 마량을 통해 서울로 진상되었다 생각하니

괜히 짠한 기분이 든 건 석양 탓으로 치자.

 

이곳은 올레 5코스로 남원 포구에서 이곳을 지나 쇠소깍까지 이어진다.

 

무엇보다 이곳의 바다의 한라산 화산활동의 최종 도착지로

왼쪽 바다는 동글동글한 모양을, 오른쪽 바다는 뾰쪽뾰쪽한 바위로

한 곳에서 서로 다른 두 개의 화산활동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지역이라고 했다.

생태관광이 아니었다면 평범한 제주 바다였을 망장포가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하례리에서 저녁은 제주 오겹살이 맛있다는 쇠소깍 가든 소연이네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먹음직한 오겹살 한 상 가득.

 

버섯이 하나 통째로 올려지고 멸치젓에 찍어 먹는 제주 스타일은

역시 제주에서 먹어줘야 제맛.

두툼하면서도 부드러운 육질의 제주 오겹살.

늘 느끼는 것이지만 같은 오겹살인데 왜 육지에서는 이런 맛이 안 나는지는 의문이다.

 

역시 서귀포답게 잘 구운 토스트와 함께 감귤 잼이!

너무 맛있어서 고기 나오기 전에 게눈 감춘 듯 먹었다는 건 비밀.

 

쇠소깍에서도 가까우니 쇠소깍을 여행한다면 이곳도 밑줄 좍-

 

 쇠소깍 가든 효연이네 064)732-7769

 

하례리에서 하룻밤은 효돈천 바로 옆에 위치한 밸리 통나무 빌리지에서 보냈다.

 

밸리통나무 빌리지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로  064)767-3337

 

 다육식물과 다양한 조각작품으로 꾸며진 밸리통나무 빌리지는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이층 침대와 트윈 침대가 들어가고도 방이 워낙 넓어서 식구가 많은 사람도 상관없겠다 싶었다.

바닥이 워낙 따뜻해서 침대 대신 모두 방바닥에 옹기종기 누워 

이번 여행을 함께한 일행들과 밤 깊도록 폭풍 수다 삼매경.

 

무엇보다 아침 조식으로 전복이 가득 들어간 전복죽은 또 한 번 감동.

 

옛 어른들이 없다면 영원히 기억 속에 사라질 마을 이야기들이

어른들의 입을 통해 고사리 같은 아이들에게 전해지고

그렇게 마을의 역사가 새로 쓰여지고 있는 하례리는 참 아름다운 곳이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곳이라는 이면에는

여러 가지 경제적인 개발이 제한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그곳에 사는 사람은 개발할 수 없는 것이 싫고

그곳을 찾는 사람은 개발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건

어쩌면 생태관광이 그 답이 아닌가 여행하는 내내 드는 생각이었다.

 

제주의 흔한 관광지가 아니라 제주만이 간직한 멋진 자연환경과 함께

제주민의 삶으로 들어가는 생태관광이야 말로

우리가 제주에 언제나 바라는 그런 여행일 테니까.

 

 

※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가 주최하고 (사)제주생태관광협회가 주관한 팸투어로 다녀온 여행기입니다.

저지리 여행과 관련해서는 저지리(064-772-4992)로,  하례리 여행과 관련해서는

하례리 생태관광마을협의체(http://ecori.co.kr/ 064-9767-0144)로 문의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