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like traveling/Jeju

[제주생태관광] 진짜 제주를 여행하는 방법 (feat. 저지리 에코파티)

작은천국 2017. 12. 18. 07:30

[제주생태관광] ① 진짜 제주를 여행하는 방법 (feat. 저지리 에코파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제주 생태관광이라는 콘셉트로 

늦여름에 제주 여행을 다녀왔다.


생태관광은 관광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지역의 생태를 보존하거나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여행으로

그야말로 여행자도, 지역 주민도 모두가 행복한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 생태관광은 남들 다 가는 곳을 찾아가는 제주여행이 아닌

 제주의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제주 현지인의 삶을 만나는 진짜 제주여행이다.


이번엔 특별히 저지리에서 열린 저지리 에코파티에서

제주 생태관광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었던 제주 여행이었다.


제주 생태관광 1박 2일


작년에 2박 3일의 일정으로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인 저지리와 하례리를 돌아보면서

생태관광이 어떤 것인지를 느껴보는 시간이었다면 이번 여행은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지역민들과 직접 부대끼면서 지역과 지역민이 '생태관광'을 통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직접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1일차 제주 저지리) 저지곶자왈 - 점심/물통식당 두루치기 - 저지오름 - 저지리 에코파티

(2일차 제주 하례리) 하례리 마을탐방 - 쇠소깍 - 점심/ 복순이네  매운탕 -  망장포 - 효돈천트레킹


▲ 에코가이드와 함께  제주올레14-1 코스 저지곶자왈에서 저지상수원까지 트레킹


▲ 에코가이드와 함께 저지오름 탐방 


▲ 지역민과 함께 즐거운 저지리 에코파티


▲  돌담이 정겨운 하례리 마을탐방


▲  태풍 지난 다음 날 바다가 거칠게 울어대던 쇠소깍,


▲ 잠깐동안의 나른함을 즐겼던 망장포


▲ <솔가와 이란>의 멋진 화음에 취해~ 오로지 우리만을 위한 공연.



'저지리 에코파티 '


에코파티는 제주 생태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여행 프로그램으로

 마을의 생태와 토속 음식, 문화 등을 현지인의 삶을 조금 더 가깝게 느껴볼 수 있는데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역주민들이 직접 기획했다.

즉, 에코파티는 지역민 삶의 터전인 마을로 초대인 셈.


올해 에코파티는 머체왓숲길이 있는 한림리를 시작으로 동백동산이 있는 선흘리, 청수곶자왈이 있는 청수리,

무릉 곶자왈이 있는 무릉2리, 고살리숲길과 효돈천이 있는 하례1리, 예례생태해안이 있는 예례리 등에서 열렸다.


저지리에서도 에코파티가 열렸는데 이번 제주여행은 에코파티가 목적이었다.

작년에 저저리 생태환경을 중심으로 돌아보는 여행이었다면 

이번 제주여행은 에코파티 덕분에 생태환경은 물론이고 제주의 토속음식 등 

지역민의 삶을 더욱 가깝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여행이었다.



저지리 에코파티는 참가자들이 모두 함께 모여 간단한 티파임을 시작으로 생태 해설사와 함께 저지오름과 저지올레를 트레킹하고

지역민의 멋진 문화공연을 느긋하게 즐기고 마지막으로 제주의 토속음식인 제주 콩죽과 지름떡 음식체험 순서로 이뤄졌다. 



 1. 간단한 티타임으로 에코파티 시작~!!


저지 마을 녹색농촌체험장의 드넓은 운동장에는 에코파티 준비가 한창이었다.

본격적인 에코파티에 앞서 간단한 티타임을 즐겼는데 적당한 단맛이 일품인 티는

일행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는데 알고 보니 청귤로 만든 차였다.


내가 갔을 때는 감귤이 익기에는 이른 시기로 감귤나무마다 청귤이 달려있었는데

이 청귤과 설탕을 1:1의 비율로 담아 한 달간 숙성하면 청귤청이 된다.

더운 날씨에는 얼음을 넣어 차게, 추운 날씨에는 뜨거운 차로 즐길 수 있어

참가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 저지리 마을 녹색농촌체험장에 있는 드넓은 운동장에는 에코파티 준비가 한창이다. 


▲ 자꾸만 손이 가던 청귤차


▲ 에코파티가 시작되기 전에 생태해설사와 함께 저지오름과 저지올레 트레킹을 다녀왔다.



 2. 저지마을 주민들과 함께 멋진 공연을~  


에코파티 참석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누어 생태해설사와 함께 저지오름과 저지올레 트레킹 후

다시 저지마을 운동장으로 모였고 본격적인 에코파티가 시작됐다.


저지 에코파티는 제주생태관광 홈페이지를 통해 50명 선착순으로 사전 접수를 받았는데

일찌감치 마감될 정도로 뜨거운 인기였다고 했다. 

나 역시 큰 기대를 품고 제주를 여행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건만

막상 에코파티가 있는 날 태풍 탈림이 제주를 지나간다는 일기예보에 비행기 결항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었다.

이날 제주에는 다양한 행사가 많이 열렸는데 태풍 때문에 대부분 행사는  취소됐다.

저지리 에코파티도 취소를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고 하던데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오직 에코파티만을 위해 지역민들이 오랫동안 준비한 만큼 

태풍이 오면 오는 대로 진행하기로 결정됐고 제주로 향했다.

일기예보와 달리  가랑비 하나 내리지 않는 제주의 날씨는 태풍이 왠말인가 싶었고

그렇게 우리들만의 오롯한 에코파티를 즐겼다.

(축제를 취소했던 곳들은 빗나간 일기예보에 속이 쓰렸다는 후문을~ )



저지리 중학생들의 밴드 공연을 시작으로 댄스 타임이 이어졌고

어머님들의 난타 공연과 이을락 밴드의 멋진 공연이 어우러지는 에코파티는

지정 좌석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제각각 저마다 편한 자리를 찾아

편한 자세로 앉아 저마다의 방식으로 즐겼다.


무대는 소박했고 저지리 학생들은 수준급의 실력은 아니었지만

무대 위에서 실수가 있자 살짝 수줍어하는 모습도 좋았고

아이돌 칼군무 못지않게 합이 잘 맞는 어머님들의 난타 공연엔 물개 박수가 절로 나왔고

이을락 밴드의 공연은 수차례 앙코르를 받았을 만큼 호응이 좋았다.


궂은 날씨에도 제주여행을 취소하지 않고 에코파티를 찾았던 참가자들은

제주 어딘가 태풍이 지나고 있는 듯 저지리에 부는 적당한 바람 덕분에

오히려 더 감성적으로 즐길 수 있었던 에코파티였다.


▲ 자신만의 스타일 대로 편하게 앉아서 즐기는 에코파티


▲ 저지리 학생 밴드의 노래와 댄스타임



▲  어머님들의 난타공연에 도시에 찌든 스트레스가 한 방에 훅 날아가네 -


▲ 이을락 밴드의 무대


▲ 이런 건 혼자 볼 수 없어-

 

▲ 자연과 음악, 여행자와 지역민이 하나되어 즐기는 에코파티



 3.  저지리 한지 만들기 체험과 제주 토속음식 콩죽과 지름떡 맛보기


즐거운 문화공연 관람 후 녹색농촌체험장 안에서는 한지 만들기 체험과

제주 토속음식인 콩죽과 지름떡을 맛보는 시간을 가졌다.


제주에서 한지 만들기가 의아하기도 하지만 '저지'의 옛 이름은

 '닥모루(닥몰)'로 한문으로 '닥나무 저(楮)'자를 사용한다. 

옛날부터 마을에 닥나무가 많아 마을 이름도 저지가 된 것이다.

알다시피 닥나무는 종이를 만드는 주재료로 전통적인 방법으로 종이를 만드는데

오랜 시간과 손이 많이 가는 관계로 이번 체험에서는 간단한 방법으로

한지 만들기 체험을 했는데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체험이었다.


마지막으로 제주 토속음식인 콩죽과 지름떡을 맛볼 수 있었다.

화산섬인 제주는 물을 가둬놓을 수 없기에 논농사를 지을 수 없는 환경이라

옛날부터 쌀이 귀했는데 콩은 상대적으로 재배가 쉬워 흔한 작물로 제주에서는 중요한 식재료 중 하나.

가을에 콩을 수확하고 나면 겨울에 영양식으로 콩죽을 별미로 먹었다고 하는데

제주 어느 지역이나 먹는 콩죽인 줄 알았다.

제주도민들도 에코 파티에 많이 참석했는데 의외로 콩죽은 처음 먹어본다는 분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저지가 중간산 지역이라 좀 더 척박했기에 생긴 음식문화가 아닌가 싶었다.


가장 궁금했던 지름떡은 찹쌀가루로 만든 떡인데 어렸을 때 할머니가 자주 해주던 음식이었다.

'지름'이란 말도 경상도에서 '기름'의 사투리로 사용되는데 경상도에도 같은 음식이 있다는 게 신기했다.

경상도에서 지름떡은 형편이 나아지고 간식거리가 많아지니 잊혀진 음식이 됐다면 

제주도에서는 제사음식으로 반드시 올라가는 음식으로 남은 것이 차이라면 차이겠다.

제주에서 만나는 어릴 적 추억의 맛에 흠뻑 빠졌다.


▲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는 녹색 농촌체험장


▲  물에 푼 한지를 살랑살랑 채에 거른 다음


▲ 꼭꼭 눌러 물기를 제거해주면 종이 완성!


▲  우와~ 신기해요!!!!


▲ 콩가루에 무나 배추를 섞은 후 소금을 간을 맞추고 죽을 끓인 다음 파를 넣으면 콩죽 완성


▲ 걸쭉하면서도 부드럽고 고소한 맛은 남녀노소 누구에라도 잘 어울려 일반인들 영양식도, 아이들 이유식도 제격.


▲ 넉넉하게 기름을 두르고 찹쌀가루 반죽을 도톰하게 구워 설탕을 살짝 바른 지름떡


▲  지름떡은  제주 제사음식이다.



반나절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개인적으로 저지를 여행했을 때보다 

더욱 깊게 다가갈 수 있었던 저지리 에코파티는 제주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다.


나의 소비가 제주 도민에게 도움이 되고 제주 환경도 생각할 수 있는

생태관광진짜 제주를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여행이 아닐까 싶다.


제주 유명 관광지만 돌아다니는 천편일률적인 여행이 아닌 진짜 제주를 만나고 싶다면

내년에도 있을 지역마다 '에코파티'를 기대해도 좋겠다. 

또한, 제주를 한 걸음 더 들어간 방법으로 여행을 하고 싶다면

제주 생태관광(http://storyjeju.com/)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참조하면 된다.


내년에도 에코파티는 진행될 예정이니 제주를 여행한다면 꼭 한번 생태관광을 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