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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생태관광] 저지리 에코파티 : 저지오름, 저지곶자왈

작은천국 2017. 12. 21. 12:24

[제주 생태관광] 저지리 에코파티 : 저지오름, 저지곶자왈



저지리에서 열린 저지리 에코파티는 오후 2시부터였기에

그에 앞서 저지오름저지올레를 먼저 찾았다.


제주 중산간 지역에 자리 잡은 저지리 역시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작년에 제주 생태관광으로 저지리를 찾았을 때는

저지오름과 저지 작지곶자왈을 걸었고 저지리 대표 농작물인 딸기 따기 체험을  했었다.


작년에 갔던 곳이지만 특별한 생태환경을 가진 제주는

 갔던 곳을 여러 번 가더라도 새롭고 여전히 궁금한 것 투성이라 늘 기대를 하게 된다.

그리고 자연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건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지역주민이 에코가이드가 되어 함께

올랐던 저지오름과 저지올레다.




제주올레 14-1, 저지곶자왈


작년에는 저지 작지 곶자왈을 탐방했었는데 이번에는 저지곶자왈을 탐방했다.

저지곶자왈은 저지에서 서광녹차밭까지 이어지는 제주 올레 14-1코스에 있다.

곶자왈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제주에만 있는 지형으로

화산이 분출할 때 용암이 크고 작은 덩어리로 쪼개지면서 생긴 곳이다.

 비가 오면 물을 머금고 비가 오지 않으면 머금은 물을 내보내기 때문에

연중 18도를 유지하는 특수한 지형 덕분에 다양한 식물이 공존하는 곳으로 

그 보존가치를 인정받았으며 사시사철 푸르름을 느낄 수 있다.

▲ 문도지 오름에서 오설록티뮤지엄으로 이어지는 9.6km의 제주올레 14-1 코스에 있는 저지곶자왈



자연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파괴되고 나면

결국 인간도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 이미 이스터섬 모아이로 증명되고 있음이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면서 인간이 함께 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여행 방법을 제시하는

생태관광의 취지는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마주할 때 더욱 공감하게 된다.


원시적인 곶자왈은 고요하고 혼자라면 오로지 내 발소리만 그 고요를 깨뜨리겠지만

제주의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숲을 걸으니 즐거움은 배가 된다.

용암이 흘러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수천 년 전의 시간을 내 멋대로 상상하며 걷는다.



혼자였다면 알지 못했을 곶자왈에 관한 전문적인 내용부터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는 지역주민들이 느끼는 사소한 이야기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곶자왈 탐방이다.


늘 그렇듯 들으면 기억나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내 머릿속에 지우개를 가진 치명적인 매력의 나란 여자라는 건 함정이다. ^^



다른 곶자왈도 그렇지만 원시적인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저지의 곶자왈은

그냥 간다면 일반적인 숲과 다를 것 하나 없이 스쳐 가는 공간이지만

전문 해설사와 함께 곶자왈을 걷게 되면 곶자왈이 새롭게 다가온다. 


신비한 곶자왈에 대한 설명을 듣다 보면 곶자왈의 나무들, 식물들 어느 것 하나 쉬 지나치지 못한다.

붉은 열매가 달리는 제피나무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생달나무가 향기롭다며 직접 나무의 향기를 맡아보게 하고

오줌 냄새가 난다는 말오줌대의 이야기에 한바탕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또한, 저지곶자왈은 제주 백서향 군락지로 유명한 곳이다.

제주 백서향은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18호에 지정됐을 만큼 중요한데

백서향에 꽃이 피면 제주의 봄이 시작됐다는 신호탄같이 여겨진다.


우리가 찾았던 늦여름에는 백서향이 피는 시기가 아니어서 볼 수 없었지만

이미 나는 백서향을 봤다.

2015년 교토 책 마지막 집필을 제주에서 하면서 꽃구경 간다길래

어떤 곳인지 어딘지도 모르고 꽃구경 한마디에 따라나섰다.

그리고 향수보다 고운 향을 가진 백서향을 만났었다.

저지곶자왈 끝부분에 이르러 저지 상수원에 도착하니

그곳이 바로 여기였다는 게 뒤늦게 생각났다.


여기가 거기였다며 감탄하는 내게

지인들은 기억력  제로라며 한바탕 시원스러운 웃음...


그때는 저지 상수원에서 백서향 군락지만 보고 나왔고

이번에는 반대편에서 시작해 저지 상수원으로 나왔기에

백서향 군락지에 도착해도 그곳인지 몰랐던 것.


그래도 하나 선명한 건 백서향 꽃이 피지 않아도 

백서향의 치명적인 향기만은 기억한다. 


물론 함께한 일행들은 천리향과 비슷할 것이란 짐작만 하겠지만.  



아는 만큼 보였던 저지 곶자왈의 아름다움을 만끽했던 탐방은

자연은 개발 대상도 아니요, 우리가 후세에 있는 그대로 돌려줘야 할

의무와 책임감을 느껴야 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설명을 총정리하는 탐방의 마무리는 교훈적이면서도 재미있는 해설사님의 퍼포먼스로 ^^




제주 저지오름 


작년에 저지리를 방문했을 때 저지오름까지 마을에서 출발할 때부터 걸어서 갔었는데

이번에는 저지리 명물인 셔틀 트레카를 타고 저지오름 입구까지 이동했다.


이것이 바로 저지리 셔틀 트레카


울퉁불퉁한 길을 지날 때는 텅텅거려 엉덩이가 살짝 아프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요령이 생겨 엉덩이를 자동으로 들게 됐고 

그러다 보니 절로 스쿼드 운동이 되던 셔틀 트레카의 재미에 푹 빠졌다.  


저지리 에코 파티 티타임으로 마셨던 청귤차에 혹해

저지오름 입구의 귤밭에서 아직 익지 않은 청귤에 절로 눈이~~



해설사 두 분과 함께 저지오름으로 향하는 길.

평지를 걷는 저지곶자왈과 달리 약간의 계단을 올라야 하는 저지오름은

잠시 숨 고르기가 필요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오름을 올라야만 느낄 수 있는 오름 오르는 맛이다.


작년에도 저지오름을 올랐고 해설사분께 저지리와 저지 오름에 관해 충분히 설명을 들었지만

같은 설명이라도 새롭고 그때 보지 못했고 그때 알지 못했던 것을 다시 알게 되니

같은 곳인데도 새롭게 느껴진다.


오름을 오르는 동안 이곳에 분포하는 나무와 식물들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 

저지의 이름이 된 닥나무도 만져본다. 



작년에도 신기하게 생각했던 분석은 여전히 신기하다.

분석은 스코리아라고도 하는데 화산이 폭발하면서 현무암질 마그마가 쪼개져 분출된 용암 덩어리다.

흑색, 흑적색 등으로 색이 나뉘는데 철의 산화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오름에서 발견되는 분석이 바로 제주가 화산섬이었다는 증거들이다.


제주도 전체가 화산섬인 지형의 특성상 물이 고이지 않고

모두 지하수로 모이게 되는 제주.

그러니 내가 제주에서 무심코 하는 행동이 제주 생태에는

 치명적인 환경오염이 될 수 밖에 없는 점을 늘 유념해야 한다. 


드디어 저지오름 정상에 도착했다.

제주 중산간에 있는 저지오름은 한라산을 볼 수 있는데

작년에는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한라산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

이번에는 태풍으로 영향으로 구름이 내려앉은 한라산을 만났다.



작년에는 늦은 시간이라 분화구를 내려가 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에코파티 시간에 맞춰야 하기에 역시 분화구를 내려가 보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다.

다음에는 꼭 분화구를 내려가 보리라 다짐하며 저지리 에코파티에 시간 맞춰 가기 위해 서둘러 저지오름을 내려왔다.


탐방의 마지막은 저지오름 분석을 이용한 멋진 퍼포먼스로 마무리했다. 



저지오름저지올레는 작년에 갔던 곳임에도 해설사들과 함께하니

 여전히 신기하면서도 새로운 마음을 품게 되는 곳이었다. 


그들의 체험에서 나오는 설명은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이야기들이었고 

마을이 보존해야 할 자연환경에 대한 깊은 공감과 교육적인 내용은

나의 여행 소비가 지역주민의 직접적인 이익으로 돌아가는 여행이야 말로

자연과 사람이 함께 공존할 방법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제주를 여행한다면 한 번쯤 제주의 생태를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제주 생태관광을 경험해보기를 꼭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