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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코레일 & 헝가리 마브 심포니 오케스트라 교류 음악회

작은천국 2017. 9. 29. 15:02

[공연리뷰] 코레일 & 헝가리 마브 심포니 오케스트라 교류 음악회  



지난 9월 23일 롯데콘서트홀에서는 아주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제118주년 철도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문화교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헝가리 마브(MAV)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교류 음악회가 열렸다.


이날 롯데콘서트홀을 가득 메운 2,000여 명의 관객은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 지수한 상임 지휘자의 지휘로 

코레일과 마브(MAV) 심포니 오케스트라 단원 90명이 함께 들려주는 

멋진 클래식 음악에 흠뻑 취했던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클래식 애호가라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롯데 콘서트홀 


주말 오후는 어디를 가나 붐비지만 특히 롯데월드몰은 상상 초월이었다.

롯데월드몰 8층에 위치한 롯데콘서트 홀이지만 

 롯데 콘서트홀로 곧장 이어지는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어 편리했다. 


롯데 콘서트홀은 어떤 곳인지 궁금하기는 했지만 그동안 가 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코레일 & 헝가리 마브(MAV)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특별한 공연 덕분에 

처음으로 롯데 콘서트홀을 가보게 됐다.  




이번 공연은 제118회 철도의 날을 맞이하여 문화교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뤄진 

코레일 & 헝가리 마브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함께 공연한 아주 특별한 행사다. 


 코레일 공식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KoreaRailroad/

일반인에게 초대권 신청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경쟁력이 어마어마했다고 한다. 

또한, 이 공연은 '신나는 예술여행'의 일환으로 문화에 소외된 계층도 이 공연에 초대됐는데

나중에는 표가 모자라 코레일 단원들, 코레일 명예 기자들도 좌석표가 부족했지만 

기꺼이 좋은 뜻에 동참했다. 


이번 교류 음악회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하듯 공연 시간이 가까워져 올수록 엄청난 사람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롯데 콘서트홀은 로비 앞에 석촌호수와 롯데월드타워를 볼 수 있는 야외 테라스가 있었는데 

공연장이 어떤지 너무 궁금해서 그런 풍경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공연장 안으로 들어서니 롯데 콘서트홀의 멋진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클래식 음악을 잘 모른다고 해도 이제 개관한 지 1년밖에 안 되는 공연장이지만 

예술의 전당 못지않은 클래식 공연장으로 인기를 누리는 것에는 이유가 있겠다 싶었다. 


약 1,500여 억 원을 투자한 롯데 콘서트홀은 부채꼴 형태의 디자인도 훌륭했지만 

어느 곳에 앉더라도 뛰어난 음향은 클래식 음악을 즐기기에 손색이 없겠다 절로 생각이 들었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롯데 콘서트홀에 열광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다음에 다시 가게 된다면 다음에는 오케스트라 뒤쪽 자리에 한번 앉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KORAIL SYMPHONY ORCHESTRA)는? 


2012년 1월 창단한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매년 전 국민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우수한 음악인들로 구성되는데

지수한 음악 감독 겸 지휘자를 비롯해 20대부터 50대까지 폭넓은 연령대와 각기 다른 직업군은 물론이고

다양한 지역의 단원들이 열정으로 함께 모여 멋진 하모니를 이루어내는 오케스트라다. 

예술의 전당은 물론이고 매월 서울역, 용산역, 부산역 등의 전국 주요 역사를 비롯해

코레일의 다양한 행사에서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리허설 @김진영>



<리허설 @김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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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 @김진영>


마브심포니오케스트라(MAV SYMPHONY ORCHESTRA)는?


마브심포니오케스스트라는 헝가리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 중 하나로

 1945년 헝가리 국립 철도회사에 의해 창단된 음악 단체다. 

세계 2차 대전 이후 전쟁으로 폐허가 된 헝가리 전역을 다니며 음악회를 열었고

역사에 걸맞게 바로크부터 현대까지 광범위한 레퍼토리를 연주하며 

매년 5만 명이 넘는 관객들의 마브심포니오케스트라의 공연을 함께 즐긴다고 한다.

무엇보다 마브심포니오케스트라가 녹음한 헝가리 국가는 올림픽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헝가리는 물론이고 유럽전역을 비롯해 일본, 레바논 등 여러 나라에서 공연은 물론이고 

교향 요한 바오로 2세 앞에서도 공연을 하기도 했던 오케스트라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 하루 전이었던 22일 오후 대전역 맞이방에서

코레일 오케스트라와 함께 미리 공연을 선보였는데

대전역에 모인 사람들이 뜻밖의 선물로 매우 즐거워했다고 한다.



<리허설 @김진영>



<리허설 @김진영>

<리허설 @김진영>


코레일 & 마브(MAV) 심포니 오케스트라 프로그램


최성환 - 아리랑 환상곡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협연 피아노 임현정)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관객 2,000여 명의 숨소리마저 침묵으로 잦아들자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으로 협연이 시작됐다.

많은 클래식 공연에서 종종 연주되는 아리랑 환상곡은 다양한 버전이 있는데

이 곡을 작곡한 사람은 북한의 공훈예술가인 최성환이다.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은 북한에서 가장 널리 연주되는 관현악곡으로

 이 곡은 남북한을 망라해 전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에 의해 가장 많이 연주되는 아리랑 주제 관현악곡이다.


철도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만난 한국과 헝가리 그리고 북한.

그들의 손을 타고 흐르는 아리랑 환상곡을 듣고 있자니 

언젠가 통일되면 서울에서 기차 타고 북한을 지나 헝가리까지 가 볼 날도 있겠지 싶어 괜히 가슴이 뜨거워졌다.


<리허설 @김진영>



<리허설 @김진영>



<리허설 @김진영>


두 번째 연주곡인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은

피아니스트 임현정 씨와 협연이었다.


여러 클래식 음악가 중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독 좋아하는 라흐마니노프. 

그의 첫 데뷔작 교향곡 1번이 처참한 혹평을 받고 3년 동안 음악을 접었을 만큼 

가장 우울한 시기에 작곡한 곡이 바로 피아노 협주곡 2번이고 이 곡은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우게 된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의 1악장은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연주되기도 했고 

특히 피아니스트의 뛰어난 기교가 돋보이는 3악장의 경우 각종 영화, 드라마, 광고 등에 삽입되면서 많이 알려져 있다. 


언제나 그렇듯 연주회를 찾아야만 전곡을 들어본다는 건 언제나 함정이다. 


피아니스트 임현정 씨는 관객들이 준비될 때까지 지그시 눈을 감고 집중하며 기다린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는 동안 관객들의 움직임이 서서서히 잦아들고 

숨소리마저 정지되는 찰라를 놓치지 않고 피아노 건반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검은색과 흰색의 건반 위에서 피아니스트의 손가락이 춤을 추기 시작한다. 


온전히 그녀를 통해 만나는 라흐마니노프는 끓어 올랐다 가라 앉기를 반복하는 동안

그녀의 몸짓도 더 화려해진다. 

손가락이 아닌 그녀의 몸이 연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런데 나는 왜 그녀의 몸짓을 나도 모르게 따라 하고 있었던 걸까? 


1악장, 2악장, 3악장 점점 고조될수록 감정은 더욱 격해지고 화려한 손동작으로 연주가 끝났다. 

객석에서는 뜨거운 박수가 끊임없이 쏟아졌다. 




인터미션 후 2부 순서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으로 가득 채웠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은 듣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는 악기 구성으로 

3악장까지 다소 잔잔하게 흐르다가 마지막 4악장에 모든 것을 다 쏟아붓는다. 

특히 마지막에 금관악기들이 차례를 기다린 것처럼 화려하게 마지막을 장식하는 교향곡인지라 

연주가 끝나고 나면 저절로 물개 박수를 치게 되는 것도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의 매력이다. 



<리허설 @김진영>



역시 그랬다.  

모든 연주가 끝남과 동시에 뜨거운 박수가 끊임없이 이어지며 멈출 줄 몰랐다. 


수천 명의 관객은 환호로, 환호성으로때론 열렬한 기립 박수로 

코레일 & 헝가리 마브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화답했다. 



지수한 지휘자는 이번 특별한 공연을 함께한 헝가리 마브 심포니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일일이 소개하는 한편

코레일 단원들도 악기별로 차례로 관객들과 인사할 기회를 마련했는데 무척 인상적이었다. 


두 번의 앵콜 공연 내내 흥겨운 음악을 들려준 코레일 & 헝가리 마브 심포니 오케스트라 교류 음악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헝가리 마브 심포니 오케스트라 단원이 인사를 하고 있다. @김진영>



공연이 끝난 후 무대 뒤에서는 


모든 공연이 끝나고 무대 뒤를 찾았다. 


만족스러운 연주를 마친 단원들은 기념사진을 찍느라 분주했고 

그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고 있었다. 


관객들이 좋게 느낀 공연이라고 하더라도 단원들은 더러는 아쉽게 느끼는 공연도 있기 마련인데 

그들의 얼굴은 공연을 만족하게 끝낸 사람들이 많이 느낄 수 있는 미소로 가득했다. 


공연이 끝난 무대는 허전함은 기분 좋은 시끌벅적거림과 분주함으로 채우고 있었다.  




 단원들이 한마음으로 빚어내는 하모니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밖에 없는 오케스트라. 

짧은 연습량이었음에도 '음악'으로 서로 교감했을 코레일 & 헝가리 마브 심포니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헤어짐의 손길에도 아쉬움이 묻어난다.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 또 만나요!  


공연이 끝나고도 멋진 연주에 대한 여운으로 관객들은 한참이나 공연장을 떠나지 못하고 서성이고 있었다. 

이런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지수한 지휘자와 함께 로비로 향했다. 


여기저기서 지수한 지휘자와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모여 든다. 




수줍은 얼굴로 조심스럽게 지휘자 주변을 맴돌던 아이는 

결국 보다 못한 엄마가 사인을 받고 싶다고 말했고 끝까지 쑥스러워하며 사인을 받았다. 


사소한 사인 한 장일지 모르지만 이 아이에겐 또 다른 꿈의 비전이 될 중요한 순간일지도 모른다. 


혹시 아는가. 이 아이가 세계적인 음악가가 되어 

"제 꿈은 그때 코레일 & 헝가리 마브 심포니 오케스트라 교류 음악회 때 시작됐어요."라는 

인터뷰를 보게 될 날이 올지.  



※ 포스팅과 관련된 사진은 코레일과 롯데 콘서트홀의 협조를 받아 촬영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