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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여행] 지리산 뱀사골계곡, 광한루, 혼불문학관, 서도역

작은천국 2017. 7. 19. 19:00

남원 갈만한 곳 / 지리산 뱀사골 계곡, 광한루, 혼불문학관, 서도역 

[남원여행] 올여름, 남원 으로 가야하는 이유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여름은 

 답답한 도시를 떠나 일상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진다. 


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시원해지는 얼음장 같은 계곡물에 발도 담가보고  

낯선 곳에서 운명 같은 인연을 만나는 드라마 같은 상상을 펼쳐보기도 하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기차역에 앉아 간이역의 정취도 느껴보고

한 작품을 위해 17년의 세월을 오롯이 바치고 바람처럼 떠나간 

 불꽃 같은 작가의 인생도 만나고 포근한 잠자리와 여름 보양식까지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곳. 바로 남원이다. 

올여름 남원에 풍덩 빠져보는 것도 좋겠다. 



한양에서 KTX 타고 춘향골까지. 


여름의 한가운데로 빠르게 달려가고 있는 요즘. 코레일 명예 기자들과 함께 1박 2일 남원 여행을 다녀왔다. 원고 쓰느라 내내 네모난 모니터만 쳐다보는 시간을 벗어난다는 것만으로 홀가분했고 남원의 볼거리와 먹거리가 있어 콧노래가 절로 나오던 남원여행이었다. 춘향이와 이도령이 반기는 남원역에서 남원여행은 시작됐다. 






올여름 남원으로 가야 하는 이유더위 물럿거라, 지리산 뱀사골 트레킹 


우리나라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국립공원 안에는 수많은 계곡 가운데서도 계곡다운 계곡을 느낄 수 있는 뱀사골계곡은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인기 최고의 계곡이다. '뱀사골 계곡'이란 이름 때문에 지레 겁먹을 수도 있지만 뱀이 많아서 이름 붙여진 계곡은 아니니 걱정일랑 뚝. 그렇다면 왜 이렇게 요상한 이름이 붙었을까. 약 1,300여 년 전 뱀사골 입구 송림사에는 매년 칠월 칠석날 스님 한 명을 뽑아 신선바위에서 기도하게 했는데 다음날 스님은 감쪽같이 사라졌고 사람들은 스님이 승천했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상하게 생각한 한 스님이 스님의 옷자락에 독약을 묻혔고 다음 날 찾아간 신선바위에는 이무기가 죽어 있었다고 한다. 그동안 사라진 스님들은 승천을 한 것이 아니라 이무기의 재물이 됐던 것. 그때부터 이 계곡의 이름은 '뱀이 죽은 골짜기'란 뜻을 가진 '뱀사골'이 되었단다. 이름 때문인지는 몰라도 뱀사골은 계곡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지며 크고 작은 소와 폭포가 멋들어지는 곳이다.


 


뱀사골 계곡 트레킹의 핵심구간을 '신선길'로 따로 부르고 있는데 신선길은 입구 탐방로에서 와운(臥雲)마을까지 약 2.5km 정도 이어지는데 나무데크와 오솔길이 조성돼 있어 남녀노소 모두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에메랄드 물빛의 뱀사골 계곡을 따라 걷는 지리산 뱀사골 트레킹은 온통 녹음이 우거진 시원한 길이 이어지는데 여름에도 좋지만 단풍이 붉게 물드는 가을도 정말 멋진 길이겠다.  



꼭 와운마을까지 가지 않아도 뱀사골 계곡 아무 데나 눌러앉으면 그곳이 바로 자연 에어컨! 자연에서 불어 오는 바람, 시원한 계곡에서 불어 오는 바람,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그야말로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계곡 속으로 한 걸음 들어가는 순간 "아- 차가워-" 에어컨 바람이 아무리 시원하다 하지만 뱀사골 계곡물의 시원함을 어찌 따라가리오. 



가만히 앉아 물소리 들으며 계곡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절로 힐링! 지리산 뱀사골의 여름 속으로 풍덩 빠지고 볼 일이다. 




올여름 남원으로 가야 하는 이유② 신선의 정원, 광한루.  


남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바로 광한루다. 춘향전의 배경이 된 곳으로 삼척동자도 다 알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이미 몇 번이나 와 번 적이 있는 광한루지만 오랜만에 다시 찾은 곳이라 그런지 좀 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춘향이와 이도령의 로맨스가 흐르는 광한루와 오작교 등만 중요하게 생각했던 곳이었으나 이른 더위가 절정인 요즘 광한루에 들어서니 울울창창한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는 드넓은 정원이 한눈에 들어오니 광한루가 이런 곳이었나 새삼스러워졌다. 그렇다. 이곳은 호남 특유의 신선 사상이 표현된 곳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조선 시대 정원 중 하나로 담양의 소쇄원과 더불어 호남의 대표적인 정원 양식을 볼 수 있는 곳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곳이었다. 옛날에는 왜 이런 것에 주목하지 못했을까 싶을 정도로 건축양식이나 조경 등이 아주 새롭게 다가왔다. 신선이 사는 이상향을 지상에 건설한 정원이라는 광한루. 초록이 가득한 곳을 한가롭게 거닐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이지 않은가. 





광한루의 정문은 월궁의 출입문을 상징하고 있다는데 정문을 들어서면 왼쪽으로 완월정이 보인다. 완월정은 지상인이 천상의 세계를 꿈꾸며 달나라를 즐기려고 지은 수중누각이다. 



광한루는 평양의 부벽루, 진주의 촉석루, 밀양의 영남루와 함께 조선 4대 누각으로 불리고 있는데 광한루는 명재상 황희가 남원으로 유배 왔을 때 누각을 짓고 광통루(廣通樓)라고 부르다가 세종 때 정인지가 신선 사상에 의해 월궁(달나라의 정자)인'광한청허부'와 흡사하다고 하여 지금의 '광한루'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됐단다. 광한루 앞의 연못은 동서로 100m, 남북으로 59m로 꽤 넓은 정방형의 호수로 호수 안에 3개의 섬인 삼신산을 배치했는데 전형적인 호남의 도교 사상을 반영하고 있다. 




몇 번이나 와본 광한루가 오늘처럼 생경해 보이긴 처음이었고 뒷면의 광한루는 더욱 생소했다.  평면인 앞면과 달리 계단식으로 덧대진 누각의 뒷면은 가히 조선의 4대 누각이라는 명성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으로 호남제일(湖南第一樓) 편액이 걸려 있다. 



월궁이자 신선이 사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누각답게 다른 누각에서 볼 수 없었던 토끼와 거북이, 코끼리까지 조각되어 있어 신기했다. 그나저나 조선 시대에 이런 조각을 했다는 걸 생각하면 그때도 달나라에 토끼가 산다고 믿었다는 것인데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자못 궁금해졌다.  




광한루 다음으로 유명한 오작(烏鵲橋). 오작교는 일년에 한 번 만나는 견우와 직녀를 이어주는 다리로 이 다리는 잘 알려져있다시피 춘향이와 이몽룡이 만났다는 다리다. 오작교 아래 잔잔한 물은 견우가 직녀를 만나러 갈 때 건너야 하는 은하수를 상징한다. 



이밖에도 춘향이의 엄마인 월매의 집과 춘향과 관련한 다양한 내용을 볼 수 있는 춘향관 및 춘향사당 등이 있다. 



올여름 남원으로 가야 하는 이유③ 누구나 몸 안에 불덩이 하나씩은 품고 산다. 서도역과 혼불문학관   


경상도에 박경리 작가의 '토지' 평사리가 있다면 전라도에는 최명희 작가의' 혼불' 서도리가 있다. 그 혼불의 배경이 되는 서도리에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서도역이 복원돼 옛날 간이역의 낭만을 더하고 있고 혼불문학관이 있는 곳은 소설의 주요 배경인 노봉마을로 작가인 최명희씨의 조상들이 대대로 살았던 곳이라 '혼불' 곳곳에는 작가의 추억이 소환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소설 '혼불'을 읽은 사람이라면 꼭  번 와보고 싶은 곳 남원의 서도리겠다. 오랜만에 혼불문학관을 가보니 아직 다 읽지 못하고 남겨둔 '혼불'을 다시 읽어 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 혼불을 다 읽는 날 다시 한번 이곳을 찾으리라. 





혼불문학관 가기 전에 위치한 서도역(書道驛)은 소설 '혼불'에서 중요한 배경 가운데 하나로 소설 속에서는 '매안역'이라는 이름으로 소설 전반에 걸쳐 등장하고 있다. 특히 소설에서는 주인공인 효원의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을 서도역과 완행열차로 비교하고 있기도 하다. 



서도역은 1931년에 건립됐는데 지난 2002년 전라선이 이설되면서 다른 곳으로 신역사로 이전했고 이곳에 남은 구역사는 폐역이 되었지만 준공 당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추억의 장소가 되고 있다. 



대다수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역사들은 다들 말끔하니 새로운 역사로 지어져 많이 남아 있지 않은 것이 늘 아쉬웠는데 서도역에서나마 아쉬움을 달랜다. 




어린 시절 기차는 나에겐 세상 밖으로 연결되는 수단이었고 기차가 울리는 기적 소리에 늘 가슴이 뛰었다. 지금은 그런 낭만이야 조금 덜해졌지만 그래도 기차는 여전히 나에게 아날로그 감성 넘치는 공간이다. 이제는 더는 기차가 다니지 않는 간이역의 낭만은 낡은 침목 위에 새겨지고 있음이니.  



혼불문학관과 방문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꽃심관과 소살소살 대청마루. 



최명희 혼불 문학관에는 우리네 전통 풍속이 사진으로 볼 수 있는데 불과 한 세기. 이런 아름다운 풍속들이 모두 사라지고 더이상 볼 수 없을 만큼 세상이 바뀐 것만 실감한다.  조선 시대 남원 지역 양반가가 몰락하는 과정과 3대째 종가를 지켜온 며느리의 애환을 담고 있는 소설 '혼불'은 전라도의 풍속이 날 것 그대로 고스란히 담겨있는데 그런 '혼불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사료로써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혼불문학관에는 작가의 빛바랜 원고, 손때가 묻어있는 몽블랑 만년필 등에서부터 재현해 놓은 집필실과 소설 '혼불'과 관련된 내용을 볼 수 있다. 



무려 17년간 '혼불'이라는 한 작품에 인생을 바친 최명희 작가. 원고지 1만 2천 장에 어간을 기준으로 대략 6,000천 단어가 사용된 '혼불'. 셰익스피어가 평생 4,500 어간을 사용했다는 걸 생각하면 '혼불'이 어떤 작품인지 더이상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가 없겠다. '쓰지 않고 사는 사람은 얼마나 좋을까 나는 때때로 엎드려 울었다.'라고 회고하고 있는 최명희 작가. '혼불'은 전라도 지방 사투리로 '우리 몸 안의 불덩어리'로  이는 사람의 혼을 이루는 바탕으로 죽기 직전에 몸에서 빠져나가는데 크기는 종발만 하고 맑고 푸르스름한 빛을 띤다고 알려져 있단다. 죽을 때까지 누구나 몸 안에 불덩이 하나씩은 품고 사는 인생이지 않은가. 남의 혼불을 부러워해 무엇하랴. 나만 가진 나만의 혼불인 것을. 소살소살 부는 바람에 나의 혼불을 다독인다.



그 외 남원 여행지로 남원 옻칠 공예관은 남원목기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남원 목기의 역사는 신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신라의 고찰 실상사 승려들로부터 바리를 만드는 기술을 전수 받은 것에서 시작됐다. 남원의 목기는 조선 왕조 500년 동안 왕실에 진상됐을 만큼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는데 지리산의 좋은 목재와 뛰어난 옻칠 기술 덕분이라고. 집에 그대로 옮겨다 놓고 싶은 잇아이템이 가득했던 옷칠 공예관이었다.  



마을 전체가 벽화로 꾸며진 남원시 산동면의 부절마을은 남원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소박한 마을로 집공예로도 유명한 마을이다. 



국내 최대의 철쭉 군락지인 바래봉이 있는 남원시 운봉읍 자락엔 지리산 허브밸리가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허브단지로 현재 이곳은 내년 개장에 관광호텔, 허브스파, 지리산에서 생산하는 각종 허브와 식재료를 이용한 음식점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남원 또 하나의 관광명소가 될 전망이다. 현재 식물원 등 일부 시설이 오픈을 했고 허브 체험관에서는 화장품 만들기 체험이 가능하다. 




다양한 천연재료를 이용한 에센스 만들기 도전! 이거이거 넣고 요래요래 저으면 천연 에센스 한 병 뚝딱! 시중에서 파는 화장품에 비해 효과도 짱짱. 천연 화장품의 경우 보관 기간이 길지 않은 관계로 냉장고에 넣어 두고 아침저녁으로 바르고 있는 중. 생각했던 것보다 효과가 좋아 깜놀. 피부가 지치기 쉬운 여름 내 피부를 지켜줄 묘약은 바로 너! 



전북 관광 여행 tip. 투어 패스 한 장으로 행복한 남원여행! 


전북 투어 패스는 한 장의 카드로 전라북도 주요 유료관광지, 시내버스 및 공영주차장 무료 이용과 맛집.숙박.공연(체험) 등 특별할인을 제공하는 자유이용 관광패스로 1일권, 2일권, 3일권 등이 있다.



전북투어패스를 카드 단말기에 태크하면 끝!  7월 한 달간은 전북투어패스 체험수기 공모전 이벤트 행사(대상 상금 50만 원)도 있으니 여행도 하고 수기 공모도 하면 좋을 듯.  전북투어 패스 홈페이지 http://www.jbtourpass.kr/   


본격적인 휴가를 앞두고 어디를 갈까 고민 중이라면 

계곡이 있고, 문학이 있고, 낭만이 있는 

 춘향골 남원으로 전북투어 패스 한 장 들고 떠나보는 건 어떨지. 


남원에서 1박 2일 먹고, 자고로 이어집니다. 

http://blog.daum.net/chnagk/11265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