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like traveling/Jeolla

[홍도, 흑산도] 코레일 타고 홍도 흑산도 여행 ②

작은천국 2017. 6. 13. 08:30

[홍도, 흑산도] 코레일 타고 홍도 흑산도 여행 ②

홍도, 흑산도 2일 차 / 홍도 일출, 홍도 유람선 투어, 거문도 버스 투어 



1박 2일 동안 배를 4번이나 타야 하는 홍도, 흑산도 여행은 

한국이 아니라 외국으로 여행하는 느낌이 들었다. 


1박 2일의 동안 1,004개의 섬 중 고작 두 개의 섬을 돌아보는 여행인데도

뭔가 엄청나게 다니는 것 같은 기분에 취했다. 


실제 홍도 유람선 투어 할 때 

'홍도에 취하면 평생이 즐겁다.'고 설명하셨는데 진짜 그랬다. 


그렇다고 바쁜 여행도 아니고, 안 바쁜 여행도 아닌 

묘한 매력을 가진 홍도, 흑산도 여행 2일 차 여행 속으로! 



홍도에서 첫날. 

왜 사람들이 홍도 홍도하는지 직접 와 보지 않고는 모른다. 

지금 계절도 참 좋은 데 온 섬이 노란색 원추리로 뒤덮이는 계절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싶어 절로 시샘이 났지만

여행은 언제나 내가 갈 때가 제일 좋을 때인 걸로- 


홍도 2일 차. 홍도 일출


서울에서 새벽밥 먹고 출발하기도 했고 새벽 일출을 보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기상 시간 새벽 4시. 일상에서라면 절대 일어나지 못하는 시간이지만

신기하게도 여행에서만큼은 부지런 모드. 


아침에 일출을 보러 갈 사람이 4시 30분에 집합하기로 했기에 

일출을 어디서 볼지 신경도 안 쓰고 있었는데 맙소사. 

한 명을 제외하고 아무도 안 일어났어. -.-


어디서 일출을 보는지 알 수가 없어 숙소에도 물어보고,

 부둣가로 가서도 물어보고, 지나가는 주민에게도 물어보는데 

맙소사 위치가 다 다르다. 


"숙소 아주머니 왈. 겨울에는 바로 이 앞에서 해가 떠"


섬에서 일상을 누리는 사람들에게 6월의 일출 장소가 어디인지 중요하겠는가. 

매일 해는 뜨고 지는데 말이다.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과 여행자가 잠시 머무는 것은 다르다. 


해 뜨는 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여기로 갔다 저기로 갔다 종종걸음을 치다가

부둣가에서 만난 분이 동백군락지 있는 곳을 따라가면 일출 전망대가 있다고 하셨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느라 새벽부터 땀이 비 오듯 하는데 마음이 급해서 안중에도 없었다. 

나중에 일출을 보고 돌아가는데 뒤늦게 이야- 이렇게 가파른 길을 올라온 것이냐며 아연실색. 



이미 해 뜨는 시각은 지났지만 산이 가린 덕분에 

아직 산 중턱으로는 해가 올라오지 않았고 발걸음은 더욱 서둔다. 


일출도 일출이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홍도 앞바다도 참 좋았다. 



드디어 도착한 일출 전망대. 



점점 붉은 빛이 번져가는 홍도 바다. 







산머리에 걸린 해가 등성이에 걸치면서 쨍! 빛을 발하는 순간. 


아- 


늘 좋은 사진을 담아야 한다는 생각과 뭔가 놓치는 것은 없는지 혹은 더 다른 것은 없는지 

내내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태였기에 마음은 조급했고 

외국에서 한 달 넘게 취재 여행을 다니면서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순간은 한 번도 없었다. 


해가 산등성이에 걸리는 짧은 시간 동안 발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홍도 곳곳의 풍경과 일일이 눈을 맞추고 있으니 비로소 한 달 내내 터질 것 같은 

긴장감으로 중무장하고 있던 일상이 나도 모르게 스르르 풀어지고 있었다. 


일출 전망대가 있는 곳은 동백 군락지로 이른 봄 붉게 물들 홍도를 미리 만났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때 다른 길을 선택하니 홍도 연안여객선터미널이 있는 마을을 한 바퀴 돈 셈. 



느긋하게 일출을 보고 숙소로 돌아오니 기막힌 전복죽이 기다리는 아침.

엄청 많은 양이었음에도 한 그릇 싹싹 다 비웠다. 


흑산도(목포)로 나가는 배 시간에 맞춰야 하는 일정이라 홍도 흑산도 여행은 어쩔 수 없이 바지런을 떨게 되는 여행이다. 

일출을 보고 내려오니 이미 다른 투어 팀은 첫 번째 유람선을 타기 위해 터미널로 이동 중이었다. 


홍도 2일 차, 홍도 유람선 


든든히 아침을 먹고 홍도 유람선에 올랐다. 

보통의 섬 여행에서 1시간 혹은 1시간 30분 정도가 대부분인 유람선 투어인데 

홍도 유람선 투어는 무려 2시간 30분! 


홍도 해안선 21km를 따라 홍도 섬 한 바퀴를 돌아보게 되는 유람선 투어 출~발! 






시루떡 바위, 기둥바위, 탑바위, 원숭이바위, 주전자 바위, 병풍방위를 비롯해

물개굴, 석화굴, 홍어굴 등 다양한 이름이 붙은 기암괴석, 그런 바위 위에 자라는 소나무까지

홍도를 한 바퀴는 도는 내내 끝없이 이어진다. 


이 바위들이 저녁노을을 받으면 붉은색으로 보인다고 해서 섬 이름이 홍도라는데 

그런 홍도는 아침에 상상으로 만난다. 


유람선 투어를 하게 되면 늘 궁금한 점은 바위에 이름은 누가 붙이는 것일까? 










홍도에서 가장 유명한 촛대바위에서는 배를 잠시 멈추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오랜만에 보는 은빛 물결에 마음도 일렁- 


유람선 투어는 끝날 듯 끝날 듯 계속 이어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적극성을 뛰며 뱃머리에서 관람하는 관객들도 

이제 모두 앉아서 관람 모드. 


그러다 또 신기한 바위가 나오면 벌떡- 



다시 파도를 가르며 유람선 투어는 계속 진행 중 


유람선의 마지막 여정은 수산시장. 


이렇게 배가 정박한 상태에서 고깃배가 들어 오면 


배 위에서 즉석에서 맛보는 싱싱한 회. 


느긋하게 홍도를 한 바퀴 돌고 다시 홍도 연안여객선 터미널로 도착. 



잠시 숨 고르기 후 흑산도로 출발한다. 


흑산도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해상 관광지인 흑산도는 행정구역상 우리나라 최서남단에 위치한 섬으로 

가수 이미자의 '흑산도 아가씨'와 '홍어'로도 유명하다.

무엇보다 인근의 홍도를 비롯해 다물도, 대둔도, 영산도, 장도, 가거도 및 

삼시세끼로 유명한 만재도까지 품고 있는 섬이라 어머니의 섬이라는 수식어도 있다. 


홍도보다 훨씬 큰 섬인데도 불구하고 홍도의 유명세에 밀려 다소 억울할 수도 있는 흑산도다. 

홍도가 아기자기한 편이라면 흑산도는 남성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어도 굵직굵직한 느낌이었다. 


흑산도 버스 투어


섬이 워낙 커 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 버스 투어와 유람선 투어가 있는데 

주로 홍도는 유람선 투어를, 흑산도는 버스투어를 많이 하는 편이었다. 


흑산도 버스 투어 전 점심은 흑산도 홍어를 곁들였다. 

홍어를 삭혀 삼합으로 먹는 육지와 달리 흑산도에서는 생홍어를 회로 먹는다고. 

하긴 홍어가 이리 싱싱한데 부러 싱싱한 홍어를 삭힐 이유가 없지 않은가. 


홍어 하면 냄새 때문에 지레 겁먹는 사람이 있지만 

생 홍어 회는 냄새도 없고 꼬들꼬들한 식감이 독특했다. 

다만, 내 입맛에는 많이 먹기에는 다소 기름지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 그릇 다 비운 건 비밀입니다.-) 


흑산도 연안 여객선 터미널에서 출발한 버스는 

배낭기미 해수욕장 방향으로 읍동마을,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 전망대, 

마리 마을, 한반도 지도마을 등을 차례로 지나며 흑산도 섬을 한 바퀴 돌게 된다.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 전망대에서 기념사진 찰칵.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 전망대에서 바라본 흑산도 풍경은 

섬들을 바다에 뿌려 놓은 양 아름다웠다. 

저 멀리 홍도의 모습도 어렴풋이- 


흑산도는 맑은 날 멀리서 보면 숲이 검게 보여서, 

혹은 바닷물이 너무 맑아 푸르다 못해 검게 보인다고 해서 흑산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했다. 


숲이 검게 보인다는 말에는 고개를 끄덕끄덕. 

바닷물이 검게 보인다는 말은 시리도록 푸른 바다인 오늘은 아닌 걸로. 


효자바위로 불리는 7개의 바위섬, 다산 정약용의 형 정약전이 유배생활했던 유배 문화공원, 

자연 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산의 가장 자리에 만들어진 하늘 다리 등등 

이 섬이 유배지였던 시절의 역사와 아픔, 곳곳에 서린 섬의 이야기 등을 비롯해 


바위의 뚫린 모양이 한반도 지형과 똑 닮은 한반도 지형 바위 등 


양식이지만 자연산 못지않은 전복이 양식되고 있는 청정 흑산도의 바다까지 


생각보다 많은 볼거리와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흑산도였다. 



먼 곳까지 왔는데 흑산도에서 나는 수산물을 안 사가면 섭섭한 일. 

자연산 흑산도 미역과 멸치를 샀다. 

디톡스 끝나면 영양 흑산도 미역으로 끓인 미역국으로 몸보신할 일만 남았다. 

멸치는 혼자 먹기에 너무 많아 지인들에게 나눠 줬더니 다들 맛있다고 인기 짱. 


어떤 분들은 홍어를 잡아 그 자리에서 회를 떠 가기도. 



1박 2일 동안 이어진 숨 가빴던 홍도 흑산도 여행을 마치고 다시 목포로 돌아왔다. 


배를 4번이나 타니 해외여행 다녀온 기분이 절로 드는 여행은

몸이 피곤할 만도 한데 에너지를 듬뿍 받고 온 여행이라 기운 충만해진 여행이었다. 


울릉도 독도와 다르고 백도 거문도와 또 다른 홍도 흑산도 여행. 


홍도 흑산도가 가까운 거리는 아닌데 어른들이 최고로 꼽는 여행지가 

왜 홍도 흑산도일까 궁금했었다. 

역시 가 보고 나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그대도 떠나볼지어다. 



※ 이번 여행은 코레일 여행센터 관계직원들과 함께 다녀온 팸투어로 

코레일에서는 기차와 홍도, 흑산도 여행을 연계한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