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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 흑산도] 코레일 타고 떠나는 홍도 흑산도 여행 ①

작은천국 2017. 6. 12. 11:36

[홍도, 흑산도] 코레일 타고 떠나는 홍도 흑산도 여행 ① 

홍도, 흑산도 1일차 / 목포에서 흑산도를 거쳐 홍도로, 홍도 깃대봉 트레킹 



여행의 여독은 여행으로 푼다고 했던가. 

타이완의 소도시 취재를 위해 이십 여일이 넘는 장기 여행으로 

몸이 상당히 피곤한 상태였기에 당분간 휴식 모드여야 정상이겠지만 

다른 곳도 아닌 홍도와 흑산도 여행 앞에 일초의 망설임도 없었다. 


1박 2일 동안 배를 4번이나 타야 하는 해외여행 같은 홍도, 흑산도 여행이었지만 

홍도와 흑산도의 아름다운 자연은 그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힐링의 시간이었다. 

 맑은 해풍에 몸을 맡기고 있으니 장기 여행의 피로감은 눈 녹듯 사라졌고  

쏟아내기만 했던 장기 여행의 허탈감을 채우며 보듬어 주던 홍도 흑산도였다. 


잘 살아내고 있는 일상에서 위로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 

그대여 홍도, 흑산도로 떠나 볼지어다. 



 1,004개의 섬을 가진 신안군 중에서도 단연코 인기 1위의 섬 홍도. 흑산도.

홍도 흑산도는 언젠가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섬이었다.


서울역에서 목포역으로 이동 후 목포 연안 여객선 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홍도와 흑산도로 이동하게 된다. 

코레일에서는 바뀐 정책에 따라 호남선의 경우도 용산역이 아니라 서울역에서도 출발할 수 있다.  



홍도 흑산도 여행은? 


홍도 흑산도 여행은 1일 차 목포 - 홍도(약 2시간 30분), 홍도 깃대봉 트레킹(약 1시간 30분), 

2일 차 일출(선택 사항), 홍도 유람선투어(약 2시간 30분), 홍도 - 흑산도(약 30분), 

흑산도 버스 투어(약 1시간 30분), 흑산도-목포(약 2시간)로 구성된다. 

다만, 해상 날씨에 따라 홍도에서 유람선 투어와 깃대봉 트레킹이 순서가 바뀔 수도 있다.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홍도로 향하는 길.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배에 올랐다. 


목포에서 홍도까지 약 2시간 30분, 

가는 날 파도가 더 높았다고 하는데 이상하게 갈 때는 

멀미를 거의 하지 않았는데 홍도에서 나오는 날은 살짝 멀미했다. 

다른 승객분들도 나오는 날은 대부분 멀미약을 복용.  


목포 - 홍도 - 흑산도의 경우 배를 4번이나 타야 하는 관계로 

평소 멀미가 있는 분들이라면 멀미에 대비하는 것이 좋겠다. 


간혹 배를 타면 가는 동안 바다 구경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으실 텐데

유람선이 아니고 쾌속선이기 때문에 배가 운항 중일 때는 절대 선실 밖으로 나올 수가 없다. 

워낙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섬이라 쾌속선은 규모가 큰 편이었다. 


목포에서 출발해 비금도를 거쳐 흑산도에 도착하니 짙은 안개로 인해 발이 묶였다. 

다행히 다음날은 화창한 날씨^^



목포에서 2시간여를 달리는 동안 실내가 조금 갑갑해 갑판으로 나오니 

엄청난 안개로 인해 망망대해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안개가 걷히지 않으면 배가 출항할 수 없기에 홍도가 아닌 흑산도를 먼저 둘러 볼 수 있다고 했다. 

날씨를 예측할 수 없는 섬 여행인지라 변수가 많지만 여행이란 게 본디 의외성이 있기 마련이고 

오소독소한 재미가 추가되는 것이리라. 


다행히 20분 정도 지나니 안개가 걷히기 시작했고 배는 다시 홍도로 향했다. 



다시 약 30분을 달려 도착한 홍도 연안여객터미널. 

 멋진 구름이 걸린 홍도 바다가 반긴다. 



배가 도착하니 조용했던 섬은 갑자기 분주해진다. 

여행이 시작되는 사람, 여행을 마친 사람이 같은 배를 두고 엇갈리고 

육지에서 온 물품을 받느라 주민들은 분주하다. 


배가 도착하면 여행객들은 가장 먼저 여장을 풀기 위해 지정된 숙소로 순식간에 흩어진다. 



홍도(紅島)는? 

홍도는 목포항에서 서남쪽으로 115km 떨어져 있으며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이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 속하며 2009년 5월 26일 유네스코 신안 다도해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붉을 홍(紅)을 사용하는 홍도는 해 질 녘에 섬 전체가 붉게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섬 전체가 아름다워 남해의 소금강이라고 불린다. 


아름다운 이름인 홍도지만 이상하게 홍도라는 이름에는 물기가 젖어 있다. 

그건 어쩌면 '홍도야. 우지 마라 오빠가 있다.' 라는 노래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 노래는 나의 취향은 아니지만 우는 홍도에게 오빠를 꼭 찾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노래 속의 이름 홍도와 섬 홍도가 같은 의미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주 어릴 때부터 먼 곳에 있는 홍도를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건 노래 가사도 한몫했다. 

그나저나 저 노래의 제목이 뭔지는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모른다.  


홍도는 이른 봄 섬 전체가 동백으로 물들 때와 섬 전체가 노란색 원추리로 

수놓는 7월부터 9월까지 가장 아름답다고 하니 여름 휴가철이 고민인 분이라면 홍도 여행을 고려해도 괜찮겠다. 


1일 차. 홍도 깃대봉 트레킹 


홍도에서 제일 높은 곳 365m. 온 사방이 탁 트여 있어 홍도 외 다른 섬 조망도 가능하고 

 홍도의 절경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인 '홍도의 낙조'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깃대봉까지 가는 동안 숲길에는 동백나무, 후박나무, 구실잣밤나무, 황칠나무 등이 둘러싸고 있어 

길을 걷는 내내 푸른 숲이 뿜어내는 건강함을 한껏 느낄 수 있다. 


흑산도에서 안개로 인해 시간이 지체된 관계로 숨 돌릴 틈 없이 바로 깃대봉으로 향했다. 


언덕을 타고 넘어오는 맑은 갯바람. 

초여름 싱그러움을 품고 있는 숲.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깃대봉으로 향하는 길이다. 


깃대봉을 향해 산책로를 오르며 등 뒤로 바라보는 홍도의 풍경. 

중간중간 전망대가 있는데 높이가 달라지면서 달리 보이는 풍경은 가히 절경이었다. 







그러나 맑았던 날씨는 언제 그랬냐는 듯 점점 흐려지기 시작하고 


계단이 끝나는 곳에서 숲길이 시작되니 온통 안개 천지. 

숲에서 만나는 깊은 안개에 젖은 이슬로 숲은 촉촉하고 촉촉했고

검은 숲인 듯 신비스러운 매력에 빠져들었다. 


출발할 때만 해도 365m의 깃대봉은 그리 높지 않다 여겼고 

깃대봉까지 600m 남았다는 표지판을 보고도 그리 멀지 않다 여겼다. 

짙은 안개가 가득 들어찬 숲은 높지 않은 고도에도 

나무의 종류들이 달라지는 숲길도 좋았고 

안개를 헤치며 나아가다 보니 뭔가 미션을 해결하고 있는 느낌이 들어 더욱 좋았다. 


안개로 들어찬 숲이라 볼 게 하나도 없어 아쉬웠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나는 그 안개 때문에 깃대봉 가는 길이 더욱 풍성하게 다가왔다. 

사진을 어찌나 많이 찍었는지 - 

 



 깃대봉 정상으로 향하는 마지막 계단-을 지나 깃대봉에 도착!


날씨가 좋다면 이곳에서 흑산도와 태도, 가거도도 보인다고 했지만

보시다시피 아무것도 안 보여- 


그래도 좋았다. 


사진을 찍느라 시간을 많이 지체한 터라 해 지는 시간도 돼가고 

올라올 때보다 더한 숨 가쁨으로 내달려 하산하는 길 역시 안개가 지천이다. 





다시 산책로가 끝나는 길에 이르니 거짓말처럼 하늘의 구름이 일직선으로 걷히고 있는 게 아닌가. 


드디어 숲을 벗어나니 다시 맑아진 하늘. 



하늘이 원래부터 맑았는지 아니면 우리가 숲에 들어가 있는 동안 안개였다가 지금 맑아진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마치 신비스러운 세계에 몰래 다녀온 것 마냥 시시각각 달라지는 홍도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그냥 먹어도 맛있을 홍도의 자연산 회. 

땀 흘린 뒤에 먹으니 어찌나 꿀맛이든지. 

숨도 안 쉬고 허겁지겁 다 먹어치웠다. (아. 군침이 꼴깍-) 



안개 덕분에 얼굴도 마음도 촉촉해진 홍도의 저녁. 

횟집이 있는 몽돌 해수욕장 너머로 근사한 일몰이 시작됐다. 



홍도 흑산도 2일차 여행으로 이어집니다. 


※ 이번 여행은 코레일 여행센터 관계직원들과 함께 다녀온 팸투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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