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like traveling/Jeolla

[담양여행] 1박2일 담양 여행

작은천국 2016. 8. 22. 06:30

[담양여행] 가족들과 함께한 1박 2일 담양여행 

 

담양여행이라 쓰고 순창, 곡성, 순천까지 내리달렸기에

온전히 담양여행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담양여행이 아니랄 수도 없는 담양여행이었다. 

 

여행이란 본디, 계획대로만 움직여지지 않는 것이니

계획했던 담양여행에서 인근의 순창과 곡성까지 넘나들었던

 뜻.밖.의 행보 덕분에 더욱 풍부해진 여행이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담양은 참 많이도 변했고 변화하고 있었다.

한 번씩 올 때마다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는 담양의 풍경.

지난날의 담양 풍경은 지워지고 달라지고 있는 담양의 풍경은

때론 아쉽고, 때론 반갑고, 때론 뭉클했다.

 

평균 기온 36도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 엄혹한 날씨는

연로하신 부모님이 여행하기엔 더워도 너무 더운 날씨였지만

'마음 먹었을 때','언제 우리가 또다시',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란

세 단어를 입에 달고 사는 가족들은 '이것도 나중에 다 추억!'이라고 

그마저도 즐겁다 했다. (말로만 ㅎㅎ) 

 

지난 8월 15일 광복절 연휴에

더위를 찾아 나선 1박 2일 담양 여행 총정리되겠다.


광주송정역-  담앙(대통밥) - 순창(고추장마을) -

담양( 담빛 예술창고, 오쑈펜션, 용마루길, 가마골생태공원, 창평슬로시티, 명옥헌, 소쇄원)

- 곡성(기차테마파크, 메타세콰이어,곡성읍내) - 순천(보리밥집, 철도문화마을)- 순천역

 

이번 8월 광복절 연휴에는 해마다 우선순위에 올렸으나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제천 국제영화제를

 꼭 가보리라 연초부터 계획하고 있었건만  갑자기 담양으로 가족 여행이 결정됐고 오랜만에 담양으로 향했다.

 

다른 가족들은 모두 한두 번씩 다녀온 담양이지만

 부모님께서 담양은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고 해서 결정된 담양이었다.

자가용으로 이동하는 다른 가족과 달리 대중교통을 이용해 담양으로 이동했다.

방학시즌 동안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내일로' 여행자들의 성지로 손꼽히는 담양은

광주 송정역에서 버스를 이용해 광주 유스퀘어에서 담양행 버스로 환승해

 담양의 죽녹원까지 약 1시간 40분 정도면 도착한다.

 

광주송정역에서 대중교통으로 담양 가는 방법

광주송정역에서 밖으로 나간 다음 지하철 5번 출입구에서 반대편으로 건널목을 건넌 다음

김밥천국 쪽에 있는 버스 승강장에서 공항버스 1000번 혹은 02번 승차 후

 광천터미널(광주 유스퀘어) 하차(소요시간 30분, 배차간격 10~15분, 타지역버스카드사용가능)

광천터미널 내린 곳에서 맨 뒤쪽 승강장으로 이동해 담양행 311번 버스 승차

(담양 죽녹원까지 약45분 소요, 타지역버스카드 사용 가능) 

참고로 죽녹원 전 정거장이 담양터미널이다.

 

담양에서의 첫 끼는 대통밥과 떡갈비.

 

대통밥과 떡갈비는 담양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어디를 가던 반은 먹고 들어가는 담양의 대통밥과 떡갈비.

워낙 유명한 곳이 많지만 고민 끝에 결정한 곳은 '담양애 꽃'

 '담양애꽃'은 최근 담양에 떠오르는 인기 맛집이지만 

웨이팅 시간이 많은 곳으로도 유명하기에 혹시 몰라 대안으로 몇 가지를 더 제시했었다.

 

먼저 도착한 식구들은 대안까지 제시된  일정표를 공유했음에도 불구하고

 배고프고 덥다며 그곳에서 가까운 곳으로 들어갔다며 연락이 왔다.

그곳은 대나무 박물관 바로 앞에 있는 박물관 대통밥집.

 

담양애꽃에 전화하니 연휴라 웨이팅 시간만 한 시간 반. ㅠㅠ

대안으로 제시한 곳들은 예약 없이 갈 수도 있는 곳이 있었지만

이미 자리잡고 주문까지 마쳤다는데 더 이상 할말이...

이곳 역시 손님이 많이 오는 곳이었으나 내 입맛에는 그냥 소소한 정도.

 

★ 담양 떡갈비, 대통밥, 죽순 먹을 곳

담양애꽃(061-381-5788)  인스타 그램 맛집으로 평균 웨이팅 시간이 어마어마한 곳, 

(가급적 예약 가능한 시간대 방문)

한상근 대통밥집(061-382-1999)  원조 대통밥집

덕인관(061-381-7881)  갈비로만 만든 진짜 떡갈비집

신식당(061-382-9901)  떡갈비 떡갈비로 4대째 이어지는 곳

삼정회관(061-383-4900) 죽순요리 애호가들이 인정하는 맛집

 

순창 고추장 마을

 

담양은 그리 크지가 않기에 담양읍내에 있는 죽녹원을 기준으로

볼거리들은 대부분 차로 20분 정도면 돌아 볼 수 있다. 

 

점심 먹고 첫 번째 일정은 죽녹원이었으나

박근혜 대통령이 극찬한 울산의 십리대밭을 고향으로 두고 있는 가족들은

죽녹원에 큰 흥미를 보이지 않더니 대신 여기까지 왔는데 순창 고추장 마을을 가고 싶다고 했다.

 

엥? 순창? 여기서? 이랬는데 지도와 내비게이션을 확인해 보니 

대나무 박물관에서 차로 약 2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곳.

엄마의 강력한 취향을 존중하여 담양에서 첫 일정은 담양이 아니라 순창!

 

마을 하나가 아예 고추장 특화마을로 꾸며진 순창 고추장 마을에서는

집집마다 장독에는 고추장이 익어가고 있었다.  

 

 그중에 가장 적극적으로 들어와 보라던 김용순 전통식품은  

다양한 장아찌와 시원한 동동주와 식혜를 무료 제공하고 있었고

순창 장아찌 맛 본 가족들은 맛있다 연발하며 평소 잘 먹어보지 못한 감 장아찌 구매.

 

 순창 고추장 마을을 누비고 다니던 것도 잠시.

뜨거워도 너무 뜨거워진 날씨는 호주머니에 넣어둔 스마트폰에도 땀이 찰 정도.

결국 스마트폰은 가방과 함께 차에 두고 홀가분하게 몸만 다녔다. 

 

연중 15도를 유지한다는 토굴.

 

날이 너무 더워 연중 15도에 혹해 마을 끝에 있는 토굴에 들어선 순간.

"시원하다!!" 소리에 감탄했던 것도 잠시 토굴 안의 저장고 4개에는

소스와 관련된 다양한 전시물은 디스플레이도 훌륭했고

볼거리도 많아 꽤 오랜 시간을 머물렀다.

 

덕분에 하루 중 가장 뜨겁다는 시간을 피해 시원한 토굴을 들어온 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며 모든 공은 순창을 주장한 엄마에게로^^

 

담양 1일차 - 담빛 예술창고, 관방제림, 담양호 용마루길

 

순창에서 다시 담양으로 돌아와 담양의 가장 핫한 카페 '담빛 예술창고'로 향했다.  

 

2015년 9월에 문을 연 담빛 예술창고는 버려진 양곡 창고였던 곳이 복합전시장과 카페,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신했다.

특히 지방에서는 보기 힘든 현대미술 전시 위주로 운영되는 담빛 예술창고는  담양의 새로운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었다.

 

1960년대 빨간 벽돌로 지어진 담빛 예술창고.

실내는 양곡 창고의 흔적을 그대로 느낄 수 있으며

주변 풍경과 어우러지는 실내공간은 충분히 이색적이었다.

 

무엇보다 폐창고가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나니

동네의 모습도 바뀌고 있었다.

 

놀라운 예술의 힘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다.

 

 

담빛 예출창고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 인기를 증명하고 있는데

통 큰 창을 통해 바라보는 관방제림의 아름다운 풍경은 비가 오면 더욱 운치가 있는 곳으로 변신한다.

 

뒷문으로 나가면 바로 관방제림으로 연결된다.

죽녹원이 있는 곳의 관방제림은 입구로 그곳은 관광객들이 많아 조금 번잡스러운 느낌이 있다. 

같은 관방제림이지만  관방제림의 입구에서 약 1km정도 떨어진 추성경기장이 있는 곳에 

담빛 예술창고가 위치하는데 그래서인지 관광지 보다는 현지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었다.  

 

 

이곳에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대나무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돼 있는데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정기적으로 연주회가 열려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담빛 예술창고의 카페는 늘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어

언제 가더라도 자리가 나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점은 미리 알고 가자.

 

대나무 파이프 오르간 정기연주시간

토 16:00~16:20, 일 16:30~16:50

 

 

 

일반 파이프 오르간보다 소리의 중후함은 조금 덜했으나

대나무를 타고 흐르는 공명한 소리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죽녹원과 마주 보고 있는 관방제림의 모습

관방제림의 끝에 국수 거리가 있다.

 

★ 국수거리 맛집

옛날진미국수 백종원의 3대 천왕에 나온 집.

미소댓잎국수 국수거리 맨 끝에 위치하며 대담미술관에 가까이 있어 

미술관 직원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직원들이 강추하는 국숫집  

 

 

★ 그 외 담양의 미술관과 독특한 카페

대담미술관 (www.daedam.kr) 지역작가들에게 우선 기회를 주는 곳인데 생각보다 괜찮은 전시들이 꾸준히 열리는 곳으로

미술관의 풍경도 이쁘고 민박도 가능하며 죽녹원에서도 가까워 이곳 역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서플라이(SUPPLY) 성수동 핫플레이스인 '대림 창고 갤러리 컬럼'과 인테리어가 거의 흡사해 깜짝 놀랐던 곳이다.

공장 분위기 자아내는 외관과 창고를 개조한 내부는 상당히 독특하며  스카이 마켓도 함께 운영 중.

쌍교다방 정말 작고 소박해서 한눈에 보기에도 담양스러운 쌍교다방.

작은 곳에 비해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찾아오니 이곳도 웨이팅이...

담빛예술창고도 서플라이도 그렇고 쌍교다방도 그렇고 인스타를 장악하고 있는 담양 카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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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예술창고에서 한참의 시간을 보내고도 날이 너무 더운 관계로 숙소로 조금 일찍 들어가기로 했다.

펜션에서 추천해준 담양의 마트는 바로 점심 먹었던 곳 근처인 대나무 박물관 맞은편의 농협 하나로마트.

 

이곳의 고기가 맛있다고 해서 고기도 사고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주류 코너를 살피다 발견한 대잎술.

 

오호라~ 역시 담양이라 대잎술.

화이트 와인 느낌이 드는 대잎술이 홀딱 반해서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추석 때도 먹자며

다음 날 또다시 이곳 마트를 찾은 건 비밀이다. ^^

 

 

부모님과 함께한 여행이니 숙소에 신경을 써야 했고

다음 날 첫 번 째 일정인 가마골 생태공원이 가까운 곳 오쑈펜션으로 정했다.

이곳은 죽녹원이 있는 담양읍내에서 차로 약 15분 정도 걸리는 곳으로

추월산을 기대고 담양호수를 바라보고 있어 편안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처음 정했던 숙소는 '숲속의 호수'였으나 그쪽 홈페이지 시스템이 문제가 생겨

중복 예약이 됐고 결국 빈방이 없어 숲속의 호수 쪽에서 추천해 준 오쑈펜션으로 정했다.

 

복층 구조의 방을 선택했고 펜션에서 길만 건너면 용마루길이 바로 있어서

나쁘진 않았지만 호수를 끼고 프라이빗한 느낌을 원했기에

 '숲속의 호수'를 예약하지 못한 건 조금 아쉽긴 했다.

 

★ 담양 잠잘 곳 (담양호수근처)

오쑈펜션 http://osso-pension.com/main.php

숲속의 호수 http://www.sannaeum.com/main_frame.html

 

 

오쑈펜션에서 도로만 건너면 바로 담양호 산책코스인 용마루길이 있다.

약 4km의 용마루길은 왔던 길을 되돌아 와야하는 단점이 있긴하지만 경치가 아름다워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저녁을 먹기 전 산책 삼아 가자고 했더니 더위에 지친 가족들은

모두 에어컨 아래서 쉬고 싶다고 했고 결국 혼자 가벼운 산책을 다녀왔다.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산책로는 걷기에 그만이었고 무엇보다

다양한 밤나무 수종은 꽤 독특한 느낌을 자아내는 길이었다.

 

강바람이 불어오니 더위도 잊게 하던 담양호의 모습.

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힐링힐링

 

왕복 2시간이 걸린다는 용마루길을 다 걷는 건 무리였기에 테크가 있는 2.2Km까지만 갔다가 되돌아 왔다.

산허리에 걸린 해는 어느새 넘어가기 시작했고 발걸음을 서둘며

숙소가 보이는 곳까지 오고 나서야 한숨을 돌리는데 산마루에 걸친 빛내림이 환상이었다.

구름 사이를 뚫고 나오는 빛내림만 봤었는데 산마루에 걸친 빛내림이 이런 모습일 줄이야.

 

펜션으로 돌아오니 고기가 구워지고 있었다.

오빠야~ 불장난하면 밤에 오줌 싼다. 하하하

 

마트에서 사 온 담양표 돼지 목살과 아직 고기를 먹으면 안 되는 나를 위한 새우.   

 

고기를 제외하고 엄마표 반찬들.

 

담양 2일차 가마골 생태공원, 담양 창평 슬로시티, 명옥헌, 소쇄원  

 

<KBS 6시 내고향>을 너무나 사랑하는 엄마는 TV에 나온 곳을 가고 싶다고 해서

여름 휴가지를 앞두고 소개된 가마골 생태공원으로 정했건만

 

새벽부터 일어나서 올림픽 축구 온두라스와 8강을 응원한 여파로

 다들 피곤하다며 다시 드러눕는 사태 발생.

게다가 엄마는 더워도 너무 더운 날씨 때문에 살짝 더위를 먹은 것 같다고 하셔서

모두들 쉬는 모드였고 아침 먹은 뒤 동생만 함께 가마골 생태공원으로 향했다.

 

숙소에서 차로 15분 만에 도착한 가마골 생태공원은 기대 이상이었다.

맑은 계곡, 용이 승천한 전설을 가진 용소, 몇 개의 폭포와

사람이 발 아래로 까마득하게 보이는 출렁다리도 있어

굳이 등산이나 트래킹이 아니더라도

약 30분 정도만 투자해도 그 가치가 충분히 있는 곳이었다.

 

영산강의 발원지인 이곳의 물이 어찌나 맑은지

담양 사람들은 아침부터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에어컨 바람이 아무리 시원하다지만

계곡에 발 담그고 앉으니 이것이야말로 신선놀음.

좋다 좋다 연발하며 동생과 둘은 계곡 물에 발 담그고 멍때리는 힐링의 시간을~

 

가마골 생태공원

입장료 성인 2천원

 

 

생태공원 입구까지 가는 동안에도 계곡 양옆으로는 뉴스에나 보던 평상이 진을 치고 있었다.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보니 이미 평상은 사람들이 다 차지했고 음식은 끝도 없이 날라지고 있었다.

이 청정구역에서 이 모습을 보고나니 경악을 ㅠㅠㅠ

내가 그리 대단한 환경주의자는 아니지만 이건 좀 아니지 않은가 싶었다.

 

 점심은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에 지정된 담양의 창평 슬로시티에서 먹기로 했다.

 

이곳 창평의 삼지천 마을의 돌담길은 등록문화재로 보존 관리하고 있는 곳으로

옛 담장길이 그대로 남아 있어 골목만으로도 제 몫을 다하는 마을이었다.

 

오래된 담장이 뭐 볼 게 있냐고 하지만

사람들의 정이 넘나들며 쌓인 세월이 내려앉아 있는 담장이니

그 담장을 감히 어느 것과 비교하리오. 

 

올해 초 담장이 예쁘다고 해서 찾아갔던 성주 한개마을의 경우 담장이 말끔하게 수리되어 

적잖이 실망을 했던 터였기에 옛 모습이 그대로 남은 삼지천의 돌담길에 환호할 수밖에 없었다.  

 

가족들 모두도 옛날 고향 집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이 마을에 감탄사를 연발~

 

문제는 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골목이 복잡해도 너무 복잡했기에

점심 식사를 해야 하는 곳을 못 찾아서 날도 뜨거운데 동네를 한참 헤매야 했다. 

결국 논길까지 걸어야 했는데...

 

이게 뭐야..

벼꽃이 피었다.

 

평생을 농부로 살아오신 아버지와 엄마는 논이 국가 땅으로 편입되고 더는 농사를 짓지 않게 되자

비로소 농사가 지긋지긋했다며 오죽하면 한옥이 있는 시골로 여행도 싫다고 하셨다.

옛날 고생했던 때를 기억해야 하는 건 너무 싫다고..

 

 아버지와 엄마가 그닥 좋아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면서도

순전히 내 취향으로 결정한 창평 슬로시티였다.

 

그랬는데 이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엄마야.. 어째 어릴 때 살던 때랑 똑같다."로 시작해

농사를 짓고 있을 때 한 번도 듣지 못했던 이야기를 술술 풀어 놓으셨다.

 

"벼꾳이 피면 말이다. 이제 곧 가을이다. 벼 이삭이 햇빛을 받아 통통해지는데

벼꽃 피고 난 뒤 태풍 오면 그해 농사는 다 망친다."며

때아닌 태풍 걱정이 늘어지셨다.

 

벼꽃이 불러온 고생했던 옛날의 추억담.

그 고생했던 시절이 지긋지긋하다고 했는데

이게 그것도 추억이라며 새삼스레 이 마을이 좋다고 반색하는

부모님을 보니 진짜 엄마 아버지도 늙으셨구나 싶어 좀 울컥해졌다.

 

 

 삼지천 마을 안에 자리잡은 슬로시티 약초밥상

참고로 창평 입구의 시장터에 있는 창평국밥도 매우 유명하다.

 

참나물과 냉이, 삼지구엽초, 당귀, 쑥부쟁이, 민들레, 구기자, 화살나물, 초피나물, 질경이, 오가피,

헛개, 개다리, 제비꽃, 등등 36가지의 약초반찬에 모든 식재료는 우리 몸에 보약이 될 식재료로 준비되어 있다.

 

대표가 직접 산으로 들로 다니며 뜯은 약초들을 화학조미료 없이 저염 발효시킨 건강식으로

약초 고유의 맛들이 살아 있는 건강한 한 끼는 최고였다.

 

최근 내 몸이 실험이 대상이 되어 체질식으로 다이어트와 건강까지 회복하고 있다 보니

내 고집으로 찾아간 슬로시티와 약초밥상이었는데 식구들도 특별한 한끼에 별표 다섯개~

 

약초밥상 (http://www.약초밥상.kr/)

가격 1인분 성인 만원, 아동 오천원

단. 식사와 설거지는 셀프

 

 

 점심 먹고 난 뒤 가사 문학의 산실인 담양이니 정자 구경도 빼놓을 수없다. 

내가 제일 처음 담양을 여행했을 때 담양의 정자를 모두 찾아 나선 콘셉트였다.

그때 계절이 안 맞아서 가장 아쉬웠던 명옥헌원림과 담양에서 제일로 치는 소쇄원 두 군데만 가보기로 했다.

물론 이 두 곳은 창평 슬로시티와 모두 가까운 거리에 위치고 있다.

 

명옥헌 원 앞 주차장까지 차로 갈 수 있었던 옛날과 달리 워낙 사람이 많이 오다 보니

주민들이 차 통행을 금지하고 있었고 마을 입구 주차장에서 주차한 다음 

 연로하신 아버지와 함께 땡볕에 땀을 뻘뻘 흘리며 명옥헌 원림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그리 먼 거리는 아니고 작은 골목에도 소소한 즐거움이 있긴 했지만

날씨가 날씨인지라... 

 

명옥헌원림의 아름다움이 가장 돋보이는 계절은

바로 여름의 한가운데 8월 중순이다.

배롱나무 가지마다 붉은 백일홍을 피우는 명옥헌원림. 

담양을 찾을 때 마다 번번히 시기가 맞지 않아 늘 아쉬워 했었다.

이번 여행에서 그 아쉬움은 말끔히 지웠다.

 

명옥헌에 앉아 보면 안다.

개인적으로 소쇄원보다 높은 점수를 주는 이유를.

 

명옥헌은 별도로 포스팅할 예정이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소쇄원은 너무 관광지화되어 버려 이젠 정말 내겐 큰 감흥이 없다.

처음 소쇄원을 만났을 때 느꼈던 황홀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고

위대한 건축물은 내겐 그저 감흥 없이 평범할 뿐.

 

이유야 여러 가지지만. 뭐-

 

곡성 - 기차테마파크, 곡성읍내

 

소쇄원을 끝으로 서둘러 담양을 떠난 이유는 곡성이었다.

여길 또 언제 오겠냐며 곡성을 꼭 가야한다고 해서 찾은 곡성이었다.

 

곡성 기차테마파크의 증기 기관차는 봄 철쭉이 필 때 가면 정말 좋은 곳인데

곡성이 처음이라면서도 가족들은 더워서 증기 기관차도 미니 기관차도 모두 싫다며

눈으로만 감상모드 ^^

 

다음으로 곡성 영화가 촬영된 시내 몇 군데를 찾아 나섰다. 

하도 곡성곡성 노래를 부르길래 영화를 보고 가보고 싶다고 한 줄 알았더니

세상에나 영화도 안 봤단다.

곡성을 왔으니 집에 돌아가면 이제 영화 '곡성'을 보겠다며..

 

곡성이 그런 영화가 아니다며 스포일러를 날려 줄까도 생각했으나

본인의 꿈은 본인이 깨는 것으로~

 

담양의 메타세콰이어길이 돈 받는다는 것에 새삼스레 경악했던 가족들은

곡성의 메타세콰이어가 더 좋다며 반색을 했다.

 

곡성에서 가장 내 눈을 가장 사로잡았던 건 바로 기차 모양의 버스 정류장!

 

담양도 대나무로 만든 모던한 버스정류장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는데

이야~ 곡성의 버스정류장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순천 벽오동 보리밥 집, 철도문화마을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후루룩 곡성 여행을 마치고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순천에서 저녁으로 마무으리~

 

순천만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보리밥집 벽오동은

현지인들이 찾는 인기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메뉴라곤 달랑 보리밥 하나.

단지 쌀밥이냐 보리밥이냐만 선택할 뿐이고

1인분에 8천 원이라는 가격에 경상도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상차림이라며

역시 음식은 전라도라고 이구동성~

 

순천에서도 너무 안쪽까지 들어오는 것 아니냐고 투덜대던 가족들의

불만을 일시에 평정시킨 벽오동 보리밥집이다.  

 

 오빠네는 먼저 돌아가고 아버지와 함께 동동주로 담양여행 마무으리~

 

 저녁 먹고 빠이빠이 하며 모두 돌아갔고

또다시 나만 홀로 남았다.

 

기차 시간도 남아 있고 해서 순천역 뒤편의 철도 문화마을로 향했다.

곡성만 아니었어도 시간 여유가 제법 있어 천천히 돌아보려고 계획을 세웠건만

예정에도 없이 곡성을 갔다 오는 바람에 지도 한 장 들고

땀을 뻘뻘 흘리며 기차 시간이 다 될 때까지 숨은그림찾기 하느라 숨넘어갈 뻔했다.

 

하! 땀을 얼마나 흘렸는지 가늠하기 힘든 1박 2일의 여정.

담양에 이어 생각지도 않았던 순창, 곡성, 순천여행.

 

덕분에 2배로 알찬 여행이 된 듯하다.

 

집 밖이 위험할 정도로 뜨거운 8월의 여름. 

그야말로 이열치열의 여름을 보내고 있다.

 

추운 계절이 오면 뜨거운 이 여름을 그리워하겠지...라고 하기엔

너무 더운 여름이다. 다들 건강 조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