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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서울정원박람회] 공원에서 만나는 85개의 정원

작은천국 2016. 10. 7. 06:30

[2016 서울정원박람회] 공원에서 만나는 85개의 정원

 

2016 서울 정원박람회가 10월 9일(일)까지

월드컵공원 내 평화의 공원에서 열리고 있다.

 

시월 한 달내내  바야흐로 상암은 축제 중이다.

<DMC 페스티벌>이 상암 일대를 들썩이게 하며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그 뒤를 이어 <2016 서울정원박람회>, <하늘공원 억새축제>, <마포나루 새우젖축제>, <마포 가요제> 등에

주말마다 마라톤 대회, 다양한 플리마켓을 비롯해 버스킹 공연에 영화상영까지

시월 한 달 동안 상암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을 정도니 이쯤 되면 행복한 고민의 연속.

 

그중에서도 가장 눈여겨본 것은 다름 아닌 <2016 서울정원박람회>다.

작년 첫 박람회를 열었을 때는 하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마지막 날 공원 산책을 하러 가서 알게 된 터였고 비가 온 날씨였기에 다소 아쉬움이 있어 

올해는 큰 기대를 하고 기다리고 있던 <2016 서울 정원박람회>였다.

 

서울 정원박람회는 서울월드컵 경기장이 있는 평화의 공원 일대에서 열리고 있으며 무료이다.

평화의 광장에 있는 난지 호수를 기준으로 월드컵 경기장 쪽으로 정원 체험마당이,

평화의 공원 쪽으로는 정원 전시마당에서 다양한 정원을 만날 수 있다.

 

서울 월드컵경기장과 마주 보고 있는 메인광장의 메인무대에서는 매시간 다양한 공연이 열리고 있다.

그 밖에도 박람회장 곳곳에서 버스킹 공연도 있어 눈도 귀도 즐거운 시간이 되겠다.

 

엄청난 크기의 잉어들이 사는 난지호수

 

정원의 체험마당의 체험 부스에서는 목공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이 있어 인기 만점.

 

 

정원용품이나 집에서 키울 수 있는 다육이 등도 구매할 수 있다. 

 

매점이 있는 쪽에 마련된 텃밭 정원을 시작으로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참고로 메인부스에서 나눠주는 스탬프 용지에 지정된 부스에 마련된 스탬프를 찍으면

선착선 1,000명에 한해 다육이 화분을 선물로 증정해 준다.

물론 스탬프 도장 다 받고 다육이 화분 하나 받아 왔다.^^

 

 

초청 정원/ 주제 정원/ 작가 정원/ 포미터가든 /2015 서울 정원까지 

전문가의 정원부터 시민참여 정원까지 총 85개의 다양한 콘셉트를 가진 정원들을 만날 수 있어

물 만난 고기처럼 이곳저곳을 눈을 반짝이며 걸어 다녔다. 

 

작가들의 머리 속을 들여다 보는 느낌이 있어 작가정원은 꼼꼼히 보게 된다.

알면 알수록 그들의 창조성이 못내 부러울 뿐.

 

 

 

 

 

 

 

각각의 정원에는 정원의 제목과 전체 조경 도면과 콘셉트를 설명해 놓고 있으므로

굳이 해설이 없더라도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작가의 정원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Sensitivity Garden>.

일본인 야노 티(Yano Tea)의 작품으로 쓰레기 더미였던 난지도가 2002 한일 월드컵 공원을 계기로

환경 생태 공원인 월드컵 공원으로 다시 태어난 것을 표현해내고 있다.

 

대부분 콘크리트 폐자재를 활용해 디자인한 정원은 식물과 돌을 사용했음에도

매우 감성적인 공간으로 다가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작가들의 정원도 좋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수목원 세 군데 모두 이곳으로 옮겨와 있어서 정말 좋았다.

 

언제나 이름만으로도 그리운 용인의 한택식물원, 태안의 천리포 수목원, 포천의 국립수목원을 

평화의 공원에서 만날 수 있다니... 

 

입이 절로 헤벌쭉-

 

 

 

 

 

2015년의 정원도 없애지 않고 그대로 있었기에 1년 내내 보고 다닌 정원이었는데

박람회로 새로 조성된 정원들과 어우러지는 느낌은 역시 새롭게 다가왔다.

 

작년에 조성된 정원 중 하나인 정원은 조용필 님의 노래 '꿈'을 모티브로

조선 시대 악보를 정원으로 삼은 꿈은 정말 색달랐었는데 실제 노래 '꿈'도 울려 퍼졌는데

올해는 음악은 없지만 그래도 좋았다.

 

작년 정원 중에 올해 새롭게 다가온 황지해 작가의  ‘모퉁이에 비추인 태양’이다.

이 정원은 광복 70주년었던 작년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해를 기억하고 평화를 염원하기 위해 조성된 정원으로

1년 이곳에 심은 식물들이 자리를 잡아 올해 더욱 운치를 더하고 있었다.

 

특히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는 작업에서는 대부분 '나비'를 모티브로 삼고 있는데

이 정원의 경우 그런 점에서 착안해 나비가 좋아하는 종류의 꽃들을 심어

유독 나비가 많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기에 괜스레 가슴이 찡해졌다.

 

 

또한 팬들이 기증한 초록 숲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정원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구경하는 박람회가 아니라 이곳에 조성된 정원들은

휴식공간을 같이 겸하게 되어 있는 곳들이 많아 책 한 권 들고 가서

정원을 만끽하기에도 더없이 좋다.

 

 

사실 평화의 공원이 있는 이 일대는 주요 산책 코스라 눈을 감고도 어디가 어딘지 훤할 정도로 잘 알고 있다.

정원이 조성된 공간은 대부분 잔디가 심어진 곳이었는데 작년 정원 박람회가 조성되면서

공간이 정원으로 채워지고 있다. 

 

올해는 날씨가 너무 덥기도 했지만 너무 바빠서 느긋하게 공원에서 시간을 보낼 여유가 없었는데

가을이 찾아들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 드니 공원에서 한가로운 시간도 가져보리라 생각해 본다.

 

크게 한 바퀴 돌아 다시 난지 호수로 되돌아 왔다.

 

 올겨울에는 딸기도 심어야 하고 당장 분갈이를 해야 하는 화분도 몇 개가 있는데

정작 내가 필요한 원예 용품은 파는 곳이 없어 상당히 아쉬웠다.

딸기 모종 사러 양재꽃시장 갈 때 구매하는 걸로~

 

그중에 눈에 띈 화분.

내년에 방울토마토를 심으려면 딱 맞겠다 싶은 기능성 화분 발견.

딱 2/3 정도 부피면 고민 없이 구매했을 텐데 집에 들고 오기도 벅차서 일단 보류.

 

설렁설렁 돌아도 거의 2시간이나 걸렸던 2016 서울 정원박람회.

다리도 아프고 쉴 겸 메인무대 광장에서 아카펠라 그룹 '팝카펠라'의 공연을 즐겼다.

 

햇빛 그늘막으로 쳐 놓은 독특한 장치는 바람이 불 때마다 이 저리 휘날리며 묘한 소리와 함께

마치 바닷속 열대어들이 하늘을 바다삼아 헤엄치는 기분이 들어 한참을 쳐다보게 만드는 구조물이었다.

 

바람이 부니 묘한 소리까지 내며 휘날리던 그늘막 밑에 오랫동안 앉아 모처럼 여유를 부린 날이다.

 

눈도 즐겁고 귀도 즐거웠던 2016 서울 정원박람회.

 

본격적이라고 할 수 없지만 '조경'에 관한 공부를 시작했기에

그 어 느때보다 서울정원박람회를 더 눈여겨보게 된 듯하다.

 

정원도 유행이 있다는 것도 보이기 시작했고 식물 등에 대해서도 좀 더 폭넓은 공부가 필요하기에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식물 공부에도 시간을 좀 할애할 생각이다.

 

이번 주 일요일(9일) 박람회 마지막 날에 설치해 놓은 황화코스모스는

시민들에게 무료로 분양해 준다고 하는데 마지막 날 산책 삼아 다시 가볼까 싶다.

 

일반적인 축제나 박람회는 기간이 끝나고 나면 모두 철거되는 것과 달리

한번 조성된 정원과 숲은 평화의 공원에 그대로 남아 있기에

계절이 바뀔 때 마다 정원이 바뀌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움이다.

 

내 정원이 아니면 어떤가.

동네 주민으로 공공정원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호사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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