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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하늘공원, 구름 좋은 날 사진찍기 좋은 곳.

작은천국 2016. 6. 27. 06:30

[서울] 하늘공원, 구름 좋은 날! 사진찍기 좋은 곳

 

 

 

 하늘공원은 가을 억새축제로 유명한 곳이다.

그런 하늘공원은 누구나 다 인정하는 가을 풍경이지만

동네 주민 입장으로 생각할 때

가을보다는 여름이 훨씬 더 멋지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특히, 구름 좋은 날이라면 엄지 척!

구름에 붉은 노을까지 볼 수 있다면 엄지 척척!!

 

오랜만에 올랐던 하늘공원.

 

붉은 노을이 없었지만 구름만으로도

반할 수밖에 없었던 하늘공원이었다.

 

장마라곤 하지만 마른장마 탓에 비가 많지 않은 날들.

그래도 비가 한 번씩 내리고 나면 하늘에는 멋진 구름 쇼가 펼쳐진다.

 

디톡스 때문에 한껏 여유를 부리고 있는 요즘.

아침부터 하늘이 예사롭지 않았다. 

오랜만에 공원 산책을 위해 집을 나섰다.

 

조금 더 집을 일찍 나섰다면 노을공원으로 향했을 텐데

어영부영 하다 보니 시간이 애매해졌고 노을공원은 다음을 기약하고 하늘공원으로 향했다.

 

계단을 올라야 하는 하늘공원은 디톡스로 인해 체력이 따라주지 않을 것 같아 맹꽁이 전기차를 이용했다.

가끔 여행하는 기분을 내고 싶을 때면 일부러 맹꽁이 전기차를 타곤 한다.

하늘공원에서 노을공원까지 맹꽁이 전기차를 타고 한 바퀴 돌고 나면

늘 산책하는 동네지만 여행하는 것처럼 사뭇 다른 기분이 들기도 한다.

 

누구나 맹꽁이 열차를 타면 첫 마디는 '시원하다'며 이구동성!

 

걷는 속도로 만나는 세상보다 조금 더 빠르게 만나는 세상은

바람을 가르며 시원한 여름을 편하게 즐기라고 한다.

 

 

ㅣ 하늘공원 맹꽁이 전기차 이용안내

  + 가격  (어른) 왕복 3,000원 편도 2,000원 (어린이) 왕복 2,200원 편도 1,500원

  + 운행시간 오전 10:00~ 20:00(계절별로 운행시간 조절있음)

  + 현금, 카드 모두 가능 함.

 

 

 

 

흥이 막 달아오르려던 찰나, 어느새 하늘공원에 도착했다.

노을공원까지 같은 가격인데 역시 타는 맛은 노을공원이 제격이다.

 

가을엔 코스모스가 피는 곳인데 보리가 심겨져 있는 듯하다.

 

'가만있자, 올해 내가 하늘공원에 올라온 적이 있었던가.'

이러고 있는데 주위 사람들의 셔트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우와- 독수리 한 마리가 날고 있잖아.

 

오늘 어쩌면 멋진 일몰을 볼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일찍다.

 

하늘공원도, 노을공원도, 다른 공원도 구석구석까지 안 걸어 본 곳이 없어

부처니 손바닥처럼 훤하지만 자주 가다 보면 나름 루트가 생기는바

 늘 가던 길 대신 자주 안 가보던 길을 걸어 보기로 했다.

 

구름 좋은 날이니 구름이 이끄는 대로 걷는다.

 

온통 쓰레기로 가득 차 있던 곳이 억새를 심어 하늘공원으로 탄생한  해.

사실 하늘공원은 그때가 가장 아름다웠다.

여기도 저기도 전부 억새밖에 없었기에.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하늘공원의 생태계는 초지 식물인 억새 대신

미세하지만 숲의 천이가 이뤄지고 있고 어디에선가 날아온 씨들은 다시 또 그들의 종족을 이어간다.

 

다른 공원들도 물론 그렇겠지만 하늘공원의 생태계는 숲에 대한 전문 지식은 없지만

자주 올라오다 보니 변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찬찬히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경이롭다는 생각이 절로 들 수밖에 없다.

 

 

 

바람이 한쪽으로 불며 구름을 끌고 다닌다.

 

낮게 깔린 구름을 머리에 이고 걸어본다.

 

 

 

 

 

개인적으로 태풍이 막 지나간 하늘공원의 모습을 제일 좋아한다.

물론 그런 날 하늘공원을 오른다는 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하지만

제 몸 하나 가누기 힘든 날 하늘 공원에 올라서면

낮게 내려온 하늘을 뒤덮고 있는 구름이 미친 듯이 몰려다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옆 사람에게 고래 고함을 질러야 겨우 대화를 할 수 있는 바람 소리는 덤이지만

그 바람은 내 안에 있는 모든 불순물을 가져가 버린다.

 

풍욕이 별건가,

그게 풍욕이지. 

 

 

저 멀리 북한산 쪽으로 갑자기 하늘이 열렸다.

 

내게 온 건 미풍 정도의 바람이지만 하늘의 구름을 점점 몰아내고 있는 걸 보면 그곳은 미풍은 아닌가 보다.

 

 

 

어느새 구름은 조금씩 붉어지기 시작한다.

 

 

 

 

 

 

 

 

 

한라부터 백두까지를 '산'을 표현한 조형물은 언제나 내 눈엔 박쥐로 보인다.

 

 

같은 하늘공원이지만 이 공간에서 밖을 바라보면

늘 창문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몸을 움직이면 하나였던 창은 두 개가 되고 아까 보았던 풍경은

어느새 사라지고 완전히 다른 풍경이 훅- 다가온다.

 

 

누가 이 조형물을 만든 것인지 오늘은 작가 이름이라도

꼭 읽어보고 가겠다 생각하지만 혼자 히죽거리며 놀다 보면 까먹기 일쑤. 

 

하늘공원을 안 오긴 안 왔나 보다.

아마폴라가 식재된 줄 처음 알았다.

그러면 뭐하나. 이미 지고 있는데.

 

억새 축제 때 멋진 사진프레임으로 사용한 조형물은 억새축제가 아니어도 멋지다.

 

어느새 해가 산머리에 걸렸다.

 

다음에 노을공원에 가게 되면 일몰을 제대로 좀 찍어봐야겠다.

 

아쉽게도 구름은 저 멀리 달아나 버려 내가 기대했던 일몰은 아니었다.

 

 

오늘만 날인가.

앞으로 2016년이 반이나 더 남았고

멋진 여름은 이제 시작이다. ~~

 

집으로 돌아갈 시간-인데

해가 지고도 한참 동안 밝은 하늘.

 

숲으로 둘러싸인 상암이 오늘따라 참 아련하게 느껴진다.

 

이런저런 잡생각으로 사무칠 즈음,

저 멀리 남산N타워에도 멋진 조명이 들어왔다.

 

어둑해진 하늘,

고요하고 평화로운 하루가 저문다.

 

※ 하늘공원은 야경을 볼 수 있어 해가 지고 난 뒤에도 입장이 가능하다.

한 여름이라고 하더라도 도심보다 기온이 낮아 쌀쌀하게 느낄 수 있으니 얇은 겉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한 여름(7~8월)에는 여름철 모기가 기승을 부리니 대비하지 않으면 헌혈 잔뜩해야 하니 참고할 것.

 

 

<하늘공원 가는 방법>

지하철 6호선 월드컵 경기장역 2번 3번출구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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