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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안미로 특별전] 꿈을 그린 화가 '호안 미로(Joan Miro)' 특별전

작은천국 2016. 8. 1.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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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안미로 특별전, 작가의 스페인 작업실로의 초대! 

 

 

초현실주의의 거장이라 불리는 호안 미로(Joan Miro) 특별전이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와 유럽을 통틀어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전시로

좀처럼 보기 힘든 호안 미로의 걸작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함을 더한다.

 

호안 미로를 좋아하는 사람도, 호안 미로를 더 알고 싶은 사람도

모두가 좋아할 만한 호안 미로 특별전이다.

 

 쉬 지치는 여름 더위를 피고 싶다면,

혹은 휴가철 그동안 못 누린 문화생활을 하고 싶다면

<꿈을 그린 화가> 호안미로의 미술 세계로 떠나 보는 건 어떨까.

 

 

|호안미로 특별전 전시안내

  + 전시일시  2016년 9월 2일(토)까지 (휴관일 없음)

  + 전시장소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 관람시간 10:30~20:00(관람종료 1시간 전까지 입장 가능) 

  + 입장료 (성인) 15,000원 (청소년) 10,000운 (어린이/4세~12세) 8,000원

  + 홈페이지 http://www.mirokorea.co.kr

  + 특전1. 8월 2일 ~21일 보호자 1인 유료 입장시, 동반 어린이2인(초등학생 이하) 무료 입장

  + 특전2.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 문화의 날 관람특별할인가(7,500원) 및 오후 21:00시까지 관람가능(오후 8시 마감)

 

 

 

 

호안 미로 전시는 내게는 좀 특별한 전시다.

 

몇 년 전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여행할 때 미로 미술관이 휴관이어서 관람하지 못했었다.

대신 몬주익 언덕에서 바르셀로나 시내를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여행 일정상 갈 수 없었던 마요르카의 아쉬움까지 더해 스페인 여행은 한구석이 허전했다.

 

어쩌면 미로 미술관보다 더 많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에 더해

호안 미로의 마요르카 작업실을 재현해 놓고 있어 그 아쉬움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었던 전시였다. 

<바르셀로나 몬주익 언덕에서 바라본 풍경>

 

 

섹션3 에서는 실제 호안 미로의 세르트 작업실 내부를 고스란히 재현해 놓고 있다.

호안 미로가 타계할 때까지 사용했던 그의 손때가 묻은 미완성작과 다양한 미술도구,

오랜 시간 걸쳐 수집한 소품과 골동품들, 그리고 미로에게 영감을 주었던 소품들까지

내밀한 미로의 작업실로 초대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전시여서 더없이 좋았다.

 

 

 

 

 

 일반 대중들에게는 회화 작품이 워낙 유명해 회화로 많이 알려져 있기에

조각이나 도예 등의 작품을 보기는 흔치 않은데 회화 외에도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는 점은 

이번 전시를 놓치면 안 되는 또 하나의 이유다. 

 

 

 

미술관 관람은 작가나 그림에 대해서 아는 만큼 더 알찬 관람이 될 수 있기에  오디오 가이드 대여를 추천한다.

이번 전시는 특별히 중후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배우 박해일 씨가 오디오 가이드를 맡았다.

 

 

호안 미로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도슨트 시간에 맞춰 가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그동안 도슨트는 월~일 11:00 / 14:00 / 17:00  3회 진행됐는데

도슨트를 맡은 엄선용 실장의 맛깔나는 설명 덕분에 입소문을 타고 매 도슨트마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

8월에는 파격적으로 11시, 13시, 14시, 15시,16시, 17시 총 6회 도슨트를 진행하고 있으니 참고하자.

 

다만 도슨트가 읽어주는 전시 관람이 아닌 주도적인 관람을 원하다면 먼저 작품을 감상한 다음

다시 도슨트와 함께 작품을 감상한다면 훨씬 깊이 있는 감상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하자!  

 

 

 호안 미로의 많은 작품을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 많은 사람이 전시장을 찾고 있었다.

 

전시는 총 5개의 섹션으로 구성되는데 천천히 전시장을 관람하다 보면

 호안 미로의 초반 작업부터 말년 작업까지 한눈에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한 사람의 예술 인생에 동참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섹션호안 미로 작품의 근원 : 자연, 몬트로이그와 마요르카, 안토니 가우디, 로마네스크 양식, 알타미라 동굴, 팝아트, 그외의 문화

섹션2 시, 기화, 리듬, 절제와 명상  : 시, 단어와 이미지,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동양의 예술과 기호

섹션3  마요르카, 창조적 공간 : Taller Sert 세르트 작업실, Son Boter 손 보테르

섹션4  말년의 열정, 독창적 색과 표현 : 움직임과 선, 질감, 흑과 백, 단순함  

 

 

 

 

 

 

각 섹션마다 주제에 맞춰 전시장의 벽면 색깔로 차별화를 준 점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전시장의 타이포그래피 역시 다소 파격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끊임없이 교류하고 변화하고자 했던 호안 미로의 예술적인 느낌과 닿은 듯해서 눈길이 머물렀다.

 

 

미로의 작품들은 언뜻 보면 아이가 그린 그림처럼 쉬워 보이기도 하지만

미로의 그림이 그리 말처럼 쉽다면야 초현실주의 화가라고 불릴 일도 없겠다.

 

제목이라도 있다면 작품의 의도나 주제를 유추해보기도 하련만,

미로의 작품에는 제목이 없는 '무제'가 많아서 관객들 입장에서는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그런 그의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관객들은 미로의 작품에 대해 유독 비슷한 질문을 많이 하게 되는데

그런 질문들은 어디에서도 설명해주지 않고 있기에 다소 답답함을 느끼다가 전시관람이 끝나기도 할 터.

이번 전시에는 그간 의문을 품었던 미로에 대한 질문들을 알 좋은 기회다.

 

 

 

 

'동심을 간직한 예술가'란 칭송을 받는 호안 미로이기에  

방학을 맞이해 자녀들과 함께 관람을 온 관객들도 상당히 많았다.

 

자녀들이 호안 미로에 대해 지금은 자세히 알지 못하겠지만

미로의 그림들을 본 것만으로도 미로의 작품은 언제가 그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이다.

 

 

 

이런 어린이 관람객들을 위해 전시장 내부에서는 어린이 활동지를 무료로 배부하고 있으며

어린이들이 직접 미션을 해결하도록 적극적인 전시 관람을 돕고 있었다.

 

특히 전시 관람이 끝난 후 편안한 자세로 엎드리거나 앉아서

미로의 그림 도안에 자신들의 상상력을 덧칠하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미술관과 전시관람은 또 하나의 즐거운 추억이자 즐거운 놀이로 기억될 터.

 

 

간혹 미술책에서 보았던 미로의 그림들을 직접 만나는 경험은 나에게도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동양적 사상에서 받았던 영감을 비롯해 앤디 워홀 등 다른 예술과들과 교류하면서

작업 영역이 폭넓어지는 과정이 담긴 사진들과 작업의 결과물을 함께 볼 수 있는 점은

단순히 텍스트로 읽으며 미로에 대한 지식을 넓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단순하면서도 절제된,

점 하나 찍기까지 미로의 모든 예술 인생이 녹아든 후반기 작품들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 내 발길을 오랫동안 붙들고 있었다. 

  

 

 

 제1 전시실과 제2 전시실을 연결하고는 공간에는 관람 중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또한 한쪽 벽면에는 호안 미로 재단이 있는 마요르카의 풍경과 작업실의 풍경 등을  

볼 수 있으니 잠시 다리가 아프다면 쉬어가는 것도 좋겠다.

다만, 음향이나 설명이 없는 점은 다소 아쉽다.

 

 

 작가의 작업실에 초대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전시이니 기념사진 한 장 정도는 남겨줘야 한다면

생전 호안미로가 스튜디오에 앉아 있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곳에서 특별한 추억을 남겨 보는 것도 좋겠다.  

 

 

 전시를 보고 나면 작가와는 별개로 작품 자체가 가진 아우라가  느껴지는 작품들이 있다.

이번 호안 미로 전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오직 나에게만 말을 걸던  작품들.

 

 

 

 

 

 

 

 

대가의 인생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모두 만나고 나면

결과물보다 그들이 작업했던 과정 혹은 작업이 어떻게 영향을 받았고 어떻게 변화했는지 큰 흐름을 느낄 수 있는데

이번 호안 미로 전 역시 그런 점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1893년에 출생해 1983년 90세로 사망할 때까지 현대미술의 격변기를 살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것과 교류하고 변화하기를 주저하지 않으며

지치지 않은 열정으로 살다간 호안 미로.

참 많은 생각이 수없이 오고가던 호안 미로 전이었다.  

 

좋은 전시를 보고 나면 늘 드는 생각은

'내 작업은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하나'라는 고민으로 귀결된다.

한번 멈춰버린 작업을 다시 시작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기에

당장 무언가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어린이들이 오늘 본 미로의 전시가

언젠가 어떤 모습으로든 영향력을 발휘하듯 나 역시 오늘 본 호안미로의 작품들이

내 작업에도 알게 모르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전시를 보는 내내 호안 미로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가우디의 고향이자

호안 미로 역시 살았던 타라고나(Tarragona)의 해변이

생생하게 떠오를 정도로 내 기억 속의 추억과 만나니

매우 특별하게 느껴낄 수 밖에 없었던 호안 미로 전이다.

 

 

 ※ 전시와 관련된 사진촬영은 (재)세종문화회관의 협조를 받아 진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