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lesse Nomad/Interesting culture

[산세베리아꽃] 행운을 가져다 준다지요~

작은천국 2016. 7. 6. 11:40

[산세베리아꽃] 행운을 가져다 준다지요~

 

 

올해도 어김없이 산세베리아 꽃이 피었다.

해마다 산세베리아 꽃이 피지만

산세베리아는 늘 나에게는 신기한 꽃이다.

 

그 신기한 꽃이 더 신기했던 건,

한 화분에서 무려 7개의 꽃대가 올라왔다는 사실.

 

2~3개의 꽃대가 올라오긴 했어도

한 화분에서 이렇게 많은 꽃대가 한꺼번에 올라오긴 처음이라

산세베리아 꽃을 처음 본 것도 아닌데 몹시 흥분 모드^^

 

산세베리아 꽃이 피면 해마다 지인들에게 꽃이 피었다고 알려주는데

지인들 반응은 늘 한결같이 똑같다.

 

"산세베리아에 꽃이 핀다고?"

 

구구절절 설명하던 예년과 달리

이제 나도 거의 포기 상태!

 

"응. 꽃이 피네"

 

그렇다. 산세베리아에 꽃이 피는 걸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그래서 산세베리아 꽃이 피면 행운이 온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지난 2012년부터 해마다 산세베리아 꽃이 피었는데

도대체 어떤 행운이 온 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윽한 꽃향기를 맡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니

 

산세베리아 꽃은 행운인 걸로~~

 

 

근처 꽃집에 분갈이를 맡기다가 이런 저런 이유로 올해부터는 화분 분갈이를 직접 하고 있다.

무엇이든 시도 해보기 전 처음은 막연함으로 인해 두렵기까지 하다.

그런데 막상 해보고 나면 별것 아니다.

 

에이 - 지레 괜히 겁먹었잖아.

 

분갈이는 별거 아니었다고 하지만 처음 해본 분갈이라

화분들이 새집에서 자리를 잘 잡을 것인지는 조금 걱정이 됐다.

 

다행히도 겨울에 동사 직전까지 갔었던 파키라도 풍성해졌고

다른 식물들도 새순을 틔우고 꽃도 피고 -

 

이만 하면 로맨틱에 성공적!

 

꽃이 피는 식물들과 달리 1년 내내 큰 변화가 없는 산세베리아는

물을 주면서도 자라고 있는지 몹시 궁금해진다.

 

그러다 봄이 되면 이렇게 새순이 올라오면 그제야 화분관리를 잘했다는 생각에 스스로 대견해진다.

 

마치, 1년 치 숙제 검사를 받는 느낌이랄까.

 

집에는 산세베리아 화분이 큰 것 2개가 있다.

 

십수 년도 전에 길 가다가 500원을 주고 산 화분 하나,

승진 선물로 받은 화분 하나, 전시 끝나고 받은 화분 하나,

이렇게 용도가 다른 산세베리아 화분 세 개가 세월이 흐르고 나니

이렇게 크고 실한 산세베리아로 바뀌었다.

 

그리고 2012년 처음으로 산세베리아에 꽃이 피었다.

꽃대가 올라온 그 날을 잊지 못한다.

 

산세베리아에 꽃이 핀다고 생각도 하지 못했을 뿐더러

주위에서도 산세베리아에 꽃이 피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꽃대가 올라온 날 검색을 통해 산세베리아에 꽃이 핀다는 사실을 알았을 정도.

 

그 이후로 꾸준히 해마다 산세베리아는 꽃을 피우고 있다.

 

오른쪽의 화분에서 꽃이 피었다가 질 즈음에

왼쪽 화분에서 꽃대가 7개나 올라왔다.

 

우와아아아- 

 

올해 초 왼쪽 화분에서는 새순이 4개나 올라왔고

오른쪽 화분에도 새순이 1개가 올라왔었다.

 

해마다 꽃을 피웠으니 올해는 어쩌면 꽃이 피지 않을 수도 있겠다 생각했었다.

그랬는데 5월 말쯤이 되자 여린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꽃대가 꽃 피기까지 약 보름 정도.

날마다 조금씩 조금씩 뻗어 나왔다.

 

 

그리고 드디어 꽃이 핀 날은 다른 해보다 조금 특별한 생각이 들었다.

 

다른 쪽의 화분은 대부분 다 꽃이 핀 것들이고 작년에 난 새순에서 꽃이 나지 않겠다 싶어

올해는 이 꽃대 하나가 전부라고  생각하니 다른 해 보다 더 귀한 꽃이다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 대의 산세베리아 꽃은 피었다 지기를 반복하며 초여름 밤마다 향긋한 향기를 피웠다.

 

참고로 산세베리아 꽃은 밤에 피는 꽃이다.

 

그렇게 한 대의 꽃이 시들어 갈 무렵.

 

이게 웬일.

 

다른 쪽의 화분에 어느새 꽃대가 7개나 올라와 있는 게 아닌가.

게다가 대부분 작년 혹은 재작년에 새순으로 나온 곳에서 꽃대가 올라오다니

 

 흥분지수 폭발!!

 

꽃이 어떻게 피는 건지 이젠 정말 모르겠다.

그저 꽃 피워주는 것이 감사할 뿐.

 

다시 목 빼며 기다려야 했던 지루한 시간들.

 

참 이상하리만치 꽃 피길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드디어 순차적으로 꽃망울을 터뜨렸다.

 

집안은 그 어떤 고급진 향수로도 따라오지 못할 향긋한 꽃내음이 가득~ 

 

 

 

 

 

 

산세베리아 꽃 때문에 향긋한 시간 속에 살았던 한 달 반.

 

이제 그들도 안녕을 고하고 있다.

이제 꽃 안 피운 꽃대가 올해에 난 새순 외에는 없는데

과연 내년은 어떨지 모르겠다.

 

2012년부터 해마다 꽃이 피어 별 특별한 것 없다 생각했던 산세베리아 꽃은

그 어느 해 보다 특별한 선물의 시간을 가져다준 듯하다.

 

식물들이 기운차게 뻗어 나가는 여름이다.

 

행운의 기운을 듬뿍 받으며 기운차게 뻗어 나갈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