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 작곡 그리고 처음 해 본 편곡
그동안 배우던 작곡은 편곡에 믹싱까지 진화하고 있다.
산 넘어 산이라고 '처음'은 늘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라고 하지만
편곡 프로그램 사용도 처음이고 선생님도 이 분야에 능통이 아니어서
시간이 더뎌도 그렇게 더딜 수 없었다.
어찌어찌 작곡과 가사는 이제 어느 정도 쓸 수 있게 된 상황이지만
편곡과 믹싱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품을 요구했다.
어쨌건 지날 몇 달간 멘봉의 시간을 보내며 끙끙댔던 곡이 드디어 모두 완성됐다.
일주일에 한 번 약 3~4시간 정도 할애하며 취미로 하는 작곡은
곡 쓰는 게 익숙해진 상황이라 편곡도 프로그램 정도만 익히면 금방 끝날 줄 알았다.
피아노와 기타를 조금 칠 줄 알긴 하지만
기타의 경우 연주할 수 있다고 얘기할 정도의 상황도 아니기에
악기 주법을 아예 모르는 상태에서 편곡 프로그램을 다루려니 난감했다.
유튜브를 이용해 <FL studio> 사용법을 익히는 한편,
실제 연주는 못 하더라도 드럼, 베이스, 기타 등등 악기 연주법도 틈틈이 익혀야했다.
몇 달 동안 편곡을 하고 있으려니 나중에는 너무 지겨워져서
듣기도 싫을 정도가 돼서야 겨우 끝낼 수 있었던 편곡이다.
<바람, 거닐다>
노래 한 곡이 완성되기까지 인트로, 인트로 반주, 베이스라인도 다시 작곡해야 했고
어느 정도 편곡이 완성되어 갈 때 즈음 크게 기대를 안 하셨던 선생님이
갑자기 이 곡이 마음에 든다며 후주까지도 해보자고 욕심을 내셨다.
하지만, 수개월 동안 같은 곡만 질릴 정도로 만지고 있으니
내가 너무 지겨워져서 도저히 더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아 원래대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베이스의 경우 처음부터 끝까지 다 연주할 것이 아니니
베이스가 연주되는 부분만 작곡해도 된다고 조언하셨다.
하지만 처음 해 보는 편곡이니 베이스라인을 원곡 전체에 붙여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베이스를 다룰 수 있는 건 전혀 아니지만 베이스의 저음 소리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
전체 베이스라인을 잡는데 채 30분이 안 걸렸다.
그저 노래의 느낌만 생각해 베이스 라인을 잡고
편곡 프로그램에 악보 그대로 올려보니 생각했던 그대로여서 기분이 좋았다.
실제 편곡에서는 베이스로 강조하고 싶은 부분만 살리고 나머지는 다 잘라냈다.
<베이스 라인>
감상자로 노래를 들을 때는 몰랐는데 원곡 작곡을 하고 난 뒤에도 손 가는 작업이 많다는 걸 실감했다.
인트로 작곡을 따로 해야 했고 인트로 부분 반주도 작곡을 따로 해야 했는데
곡 전체를 어쿠스틱 분위기로 갈 생각이었기에 피아노 하나만 사용할 생각이었기에
인트로 부분 반주는 <FL studio>에서 그냥 작업했다.
<인트로>
처음 해 보는 편곡이기에 정석대로 밴드 음악으로 하되 어쿠스틱으로 만들어 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이 부분, 저 부분을 이렇,게 저렇게 생각도 많았는데
이것만 계속 잡고 있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고작 일주일에 집중적으로 몇 시간씩만 보는 상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어떤 부분을 어떻게 계획했던 것인지 뒤죽박죽이 됐고 결국 모든 것이 다 엉켜버렸다.
게다가 <FL studio>가 익숙하지 않아 정말 안 건드려 본 것 없을 정도로
다 건드려 본 터라 나중에는 무엇을 어떻게 건드린 것인 줄 기억도 못 할 정도가 됐다.
그러다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내가 원했던 어쿠스틱 느낌은
<FL studio>의 기타 소리로는 불가능했다.
다행히도 같이 수업 듣고 있는 J는 밴드에서 기타를 치던 경력이 있어 J가 쓰는 곡들은
대부분 기타 위주의 밴드곡이기에 <기타 Pro>를 이용해 편곡하고 있어서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
<FL studio>의 내장된 악기들은 어쿠스틱 보다는 기계음에 가까운 소리가 많고
는 프로그램 이름답게 기타 소리 하나는 확실한데 드럼이 좀 약한 장단점이 있었다.
어쨌건 <기타 Pro>에서 기타를 작업해 미디로 바꾸어 <FL studio>에 적용하고
<FL studio>에서 작업했던 기타는 그대로 키보드로 교체하니 소리가 풍부해진 느낌이라 그대로 가기로 했다.
베이스 역시 <FL studio>에 내장된 소리는 나쁘지 않았으나 여러 악기가 한꺼번에 연주될 때
베이스의 특성상 소리가 묻히는 경향이 있었고 음향을 키우는 것에 한계가 있어
슬랩 효과가 확실히 났으면 좋겠다 생각했던 몇 군데는
<기타 Pro>에서 작업해서 <FL studio>에 옮겼다.
특수효과음으로 실로폰과 하모니카를 사용하고 싶었는데 <FL studio>에 내장된 효과음이 없어서
다른 미디 파일 다운 받았지만 원했던 소리가 없어 트라이앵글 효과음과 벨 소리 2종류를 사용했다.
전체 악기 구성은 2종류의 피아노 + 키보드 + 기타 + 2종류의 베이스 + 3종류의 특수효과음으로 구성했다.
<기타 Pro>에서 기타 작업 중.
역시 밴드 기타리스트는 역시 다르긴 다르더라는.
대략 이 부분은 이런 느낌으로 이렇게 연주되면 좋겠다고 설명하면 그대로 주법으로 구현하는 것은 물론이고
내가 마음에 들어 할 때까지 수십 번의 수정까지 마다치 않고 함께 고생을 해줬다.
악기를 연주할 수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는데
편곡만 하는 사람이라면 모든 악기를 다 다룰 수 있는 건 아닐 텐데
그들은 어떻게 편곡을 하는 것인지 (무궁무진한 샘플 작업인가) 궁금해졌다.
편곡이 끝나고 나니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선생님이 굳이 발표하자고 하셔서
얼떨결에 믹싱까지 건드려 보게 됐다.
사실은 중간 중간에 믹싱 부분을 만져보긴 했지만 무궁무진한 믹싱의 신세계는 무한대였고
이거까지 하기에는 내 실력으로는 무리였기에
아주 기본적이고 누구나 다 하는 것 몇 개만 어찌어찌 만졌다.
애초에 이 노래를 발표하겠다는 생각으로 작곡한 것은 아니었다.
아직은 내가 작곡하는 곡들이 내 마음에 흡족한 것도 아니거니와
이제 걸음마 수준에 취미로 하는 작곡이라 작곡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재미 삼아 놀기 삼아 하는 정도라 큰 욕심을 부리지도 않고 있다.
그런데 중반까지 죽을 쑤며 편곡을 하고 있을 때만 해도 전혀 언급이 없다가
막상 편곡이 거의 완성단계에 오니 선생님이 이 곡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며
굳이 굳이 발표하고 싶다고 욕심을 내셨다.
음정, 박자, 발음 정확하게 동요 발성으로 부르는 내가
노래를 잘 할 리도 없거니와 디톡스로 인해 체력도, 호흡도 엄청 딸리는 상황이라
정말 마음이 내키지 않았으나 그간 선생님 정성과 노고를 생각해
어쩔 수 없이 그러나 하면 또 열심히 노래를 불러야 했다.
신인가수들이 그렇게 죽자고 연습해서 첫 무대 올라가 가사 까먹고
무대 공포증 생긴다더니 몇 달 동안 그렇게 수도 없이 부르고 들었던 노래인데
막상 노래를 부르려니 내가 작사한 가사이건만 왜 그렇게 엉키던지 죽을 맛이었다.
멜로디가 발랄하긴 해도 가사가 한껏 발랄한 가사는 아닌데 왜 이렇게 웃으며 노래를 한 것인지.
게다가 다른 일 때문에 발음 교정을 하고 있는 중인데
그 선생님이 보셨다면 폭풍지적질로도 모자랄 몹쓸 발음들..
그동안 공부는 어디로 한 건지..
몇 달 동안 한 곡만 붙들고 있으니 지겹기도 했지만 참 많은 감각을 깨우게 한 곡이다.
결정적으로는 뭣도 모르고 만들어 놓았던 드럼 라인이 처음에는 어울린다고 생각했으나
곡이 거의 완성될 즈음 드럼 라인이 이 곡의 전체 분위기와 안 어울린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드럼을 수정하게 되면 다른 모든 악기가 다 수정돼야 하기에 다시 엄청난 시간을 들여야 하기에
부족한 걸 알지만 내 정도 실력에서는 이 정도까지 한 것도 엄청난 일이라 자위하며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아직 제대로 된 곡을 작곡한다기보다는 그저 흉내만 내는 정도고
좀 더 깊이 있는 작곡 이론도 공부해야 한다.
작곡을 공부하다 보니 기타 정도는 다를 줄 알아야 할 것도 같고
기회가 된다면 보컬도 공부해보고 싶다.
이건 분명히 취미인데 궁금한 게 자꾸 많아져서 일이 점점 커지고 있는 중.
[작곡 이론 정리]
작곡이론정리(화음) http://blog.daum.net/chnagk/11264869
작곡이론정리(음계) http://blog.daum.net/chnagk/11264797
작곡이론 정리(기초) http://blog.daum.net/chnagk/11264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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