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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관] 사진전시, 아주 공적인 아주 사적인

작은천국 2016. 6. 16. 06:30

[현대미술관] 사진전시, 아주 공적인 아주 사적인

1989년 이후, 한국 현대미술과 사진

 

 

사진에 관심에 있다면 현대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아주 공적인 아주 사적인 : 1989년 이후, 한국현대미술과 사진」은

놓쳐서는 안 되는 전시라고 감히 말한다.

 

한국 사진사에서 꼭 마주칠수 밖에 없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눈 앞에 펼쳐놓은 한국 사진사 백과사전이라고 말하고 싶어지던

「아주 공적인 아주 사적인 : 1989년 이후, 한국현대미술과 사진」이었다.  

 

 

「아주 공적인 아주 사적인 : 1989년 이후, 한국현대미술과 사진」

제목 그대로 지난 30여 년간 한국 현대미술사에 있어

 사진매체가 어떻게 현대미술의 언어와 조우하며 새로운 작품세계를 구축하여 왔는지를 조망하는 전시다.

 

그간 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 후 외국 사진작가들의 전시는 단독으로 기획되기도 했는데

한국 작가의 사진만으로 기획된 전시는 없어서 늘 아쉬웠다.

혹시 모르겠다. 내가 미술관을 가지 않은 기간 동안 전시가 있었는지는. 

 

사진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그런 부분이 늘 아쉬움으로 남아 있던 차,

1989년 이후, 한국 사진으로만 기획된 전시라니.  

정말, 이보다 더 반가울 수 밖에 없는 전시였다.

 

「아주 공적인 아주 사적인 : 1989년 이후, 한국현대미술과 사진」

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7월 24일(일)까지 열린다.

  

특별하게 중요한 일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웬만하면 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개막식이 있는 날은 참석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더더구나 '사진'이 주제가 되는 전시인데 놓칠 수가 없지 않은가.

 

숱하게 현대미술관 서울관 전시의 개막식들을 참석했지만

이번 전시처럼 많은 인파가 몰린 것도 드문 일이었다.

 

물론 참여한 작가수가 많은 것도 이유이긴 했겠지만

그보다는 사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개막식때는 사람이 너무 많아 전시를 보기에는 조금 부대끼는 편이지만

작가들을 현장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점은 큰 장점이다.

 

 

 

당대의 사진가들과 현대미술작가들이 글로벌 세계 미술계에서

미술의 언어로서사진이라는 미디움을 어떻게 차용하고, 사용하며

새로운 그들의 시각언어로 만들어 왔는지를 보여주는 전시이다.

디지털 혁명을 경험한 세대가 지난 30년의 변화를 조망하고

앞으로 새로운 사진의 가능성을 마주한 시점에서

이제 '사진가'가 미술가(artist)로 불리는 맥락을 주목하려 한다.

 

- 국립현대미술관 이지윤 서울관 운영부장 -

 

(전시 설명 안내문에서 발췌)

 

 

약 30년간 한국사진을 아우르고 있는 전시는 규모도 상당해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1,2,3,4 전시실을 모두 할애하고 있었다.

 

총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전시는 '메이킹 포토(making photography)'의 흐름과

사진의 표면적 이미지를 넘어선 추상적이고 비평적인 관점을 탐구하는 작품을 볼 수 있는 CHAPTER 1.

개념적 미술과 개념사진을 볼 수 있는 CHAPTER 2.  현대미술과 퍼포먼스 그리고 사진의  CHAPTER 3.

이미지 너머의 풍경 : 상징, 반미학. 비평적 지평 CHAPTER 4.로 구성되어 있다.

 

본 전시 참여작가는 총 54명으로 

강용석  강홍구  고명근  고승욱  구본창  구성수  김대수  김상길  김수강  김수자  김아타  김옥선  김용익  

김인숙  김장섭  노순택  니키  리  민병헌  박불똥  박영숙  박형근  방병상  변순철  배병우  배준성  배찬효  

백승우 성능경  성완경  송영숙  신학철  양혜규  염중호  오인환  오형근  이갑철  이규철  이명호  이승택 이윤진

 이정진  원성원  정동석  정연두  정희승  조습  주명덕  천경우  최재은  플라잉시티  한성필  황규태  KDK 이다.

 

 

다만, 너무 많은 작가의 작품들이 한꺼번에 전시되어 있다보니

생각했던 것 보다는 한국 사진에 대한 매락이나 담론 등을 볼 수 있기는 조금 힘들지만 

현대 사진사에 등장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면 좋은 전시다.

 

 

 

 

 

 

 

 

 

 

 

 

이밖에도 <패션을 넘어서>라는 패션 사진 코너도 특별전시로 함께 만날 수 있다.

 

참여작가 강혜원  구본창  김경수  김보성  김상곤  김영준  김정한  김현성  박지혁  보리 

 안주영  어상선  오중석  유영규  이건호   이전호  조선희  최용빈  태우  한종철  홍루  홍장현

 

 

 

한국 사진사에 내노라하는 작가들과 작품들이 많았기에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부분만 남겨본다.

 

 

구본창, 태초에 10-1, 1995-1996, 인화지에 사진(흑백), 면천, , 재봉,

 

 

이승택, 이끼심는 예술가, 1975, 이끼, 씨앗, 색소, 오브제

 

성능경, S씨의 반평생  

  

 

 김용익, <'신촌의 겨울'에>

 

 

박영숙, 장미

 

 

 오인환 <우정의 물건>

 

수많은 작품중 가장 마음에 크게 와 닿았던 작품은 정희승 작가의 작품으로

보자마자 마음에서 쿵! 하는 소리가 울렸다.

 

정희승 작가는 인물을 내적, 외적으로 탐구한 작업을 주로 진행했다고 한다.

무제인 작품들은 '본다'는 행위가 단지 보이는 것을 넘어서

느껴지는 대상의 잠재적인 상황 또는 내면의 것을 바라보게 함으로써

사진과 공간의 관계에 대한 사유를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아마 네 장의 사진이 한 장, 한 장 다른 식으로 디스플레이가 되어 있었더라면

정희승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잘 전달되지 않았거나

이처럼 한 번에 와 닿지 않았을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개인적으로는 디스플레이가 아주 좋았다.

 

한발짝 더 들어가면 과연 무엇을 '보고(觀)' 있으며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느끼고자 하는  내 사진에 대한 고민과도

닿아있어 정희승 작가의 사진들이 참 좋았다.

 

정희승, 무제, 2014,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벽을 양분해 작가의 의도를 표현한 이 디스플레이는

이 모든 전시를 통틀어 가장 좋았다.

 

보자마자 입이 떡!  벌어져서 다물어지지 않았다.

 

 

전시를 다 보고 나면 전시장에서는 나만의 놀이가 시작된다.

그건 바로 전시를 보고 있는 사람들 관찰하기.

 

살금 살금 낯선 관람자의 발걸음을 따라 가보기도 하고

그들은 때론 나의 피사체가 되기도 하고 때론

혼자 숨바꼭질 놀이를 즐기기도 한다.  

 

 

 

 

 

 

아무래도 개인 작업하다 아직 못 풀고 있는 '아버지' 작업 때문인지

인물사진에 조금 더 눈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아주 개인적이고도 사소한 작업을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할지

고민이 끝나지 않고 있고 여전히 출구를 못 찾고 있다.

 

무얼 찍어야할지, 무얼 찍고 있는지도 모르고

고민없이 셔트만 누르고 있는 요즘.

 

보이는 것도 제대로 찍지 못할 정도로

사진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중이다.

 

전시가 끝나기 전에 다시 한 번 미술관을 찾아

 사진들을 찬찬히 둘러보며 사진에 말을 걸어봐야 겠다.

 

 

[현대미술관 볼만한 전시들]

 

<서울관>  예술가의 문서들 :예술 타이포그래피 그리고 협업(8월 20일까지)

에코 시스템 : 질 바비에(7월 31일까지)

대한항공 박스 프로젝트 2015:율리어스 포프(9월 4일까지)

<덕수궁관> 백년의 신화 : 한국근대미술의 거장전 이중섭(10월 3일까지)

<과천관> 한국 현대미술작가시리즈 <초록빛 환영, 이숙자>, <김형대 회고전> (7월 17일까지)

과천관 30주년 기념전 무릎을 뚫고 턱으로 빠지는 노래-김소라 프로젝트(7월 10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