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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태항산] ④팔천협, 중국 태항산의 꽃!

작은천국 2016. 6. 20. 06:30

[중국 태항산]  팔천협, 중국 태항산의 꽃!

 

 

중국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리는 태항산.

그 중에서도 팔천협은 태항산의 꽃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웅장한 태산의 풍경과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 태항산의 팔천협은

 비가 내린 덕분에 짙은 에메랄드 물빛은 최고의 풍경을 선물했지만

 안개 짙은 태항산은 살짝 드러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아주 감질난 풍경으로 진한 아쉬움을 더했다.

 

자연을 어찌 내가 원하는 내 입맛대로 품을 수 있단 말인가. 

그저 그 품을 내어주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오롯이 즐기는 것.

그것이야말로 자연의 부름에 응답하는 일일지니. 

 

요산요수(樂山樂水)를 즐기며 신선놀음을 했던 태항산 팔천협이다.

 

 

중국의 그랜드캐니언, 태항산. 

 

중국의 그랜드캐니언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태항산이다.  

어떤 이는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이 생각난다고 했다.

 

미국의 그랜드캐니언도, 요세미티 국립공원도 가 본 적은 없지만

거대한 암벽에 푸르름이 공존하는 태항산은 그보다 못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산(泰山)에서 무려 5시간을 달려야 도착하는 태항산(太行山)은 

 이름을 줄인 것으로 생각해 간혹 같은 산이냐고 묻는 사람이 더러 있다. 

 

태산과 태항산은 엄연히 다른 산이다.

산동성에 위치한 태산과 달리 태항산의 경우 남북 길이 600km, 동서 폭 250km로

 하남성, 하북성, 산서성의 경계에 걸쳐 있는 산맥으로 거대한 암석 벽이 병풍처럼 협곡을 이루고 있다.

 

남북 길이만 600km라는 태항산.  부산에서 서울까지 약 400km!!!

남한 땅 끝에서 끝까지 달려야 하는 거리가 일개 중국의 산 하나와 비슷하다니.

대륙의 크기는 숫자만으로는 충분히 압도되고 남음이 있지만 실제로 경험하면 공포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같은 남태항산에 위치하는 팔천협, 왕망령, 천계산이지만

각각 차로 2시간 여를 달려야 도착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 태항산이니 중국의 그랜드캐니언이란 별명은 괜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태항산 왕망령 일출

 

태항산과 만선산을 잇고 있는 비나리길

 

태항산 석애구

 

태항산 천계산

 

본격적인 팔천협 여행에 앞서 듣게 된 태항산에 관한 이야기는 태항산을 좀 더 특별하게 느끼게 했다.

 

워낙 산이 험하고 깊어 옛날부터 군사요충지였던 태항산.

가장 대표적인 이야기는 광무제가 왕망이 싸운 곳이 태항산의 왕망령 일대로 

싸움이 얼마나 치열했던지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곳으로 지명도 '왕망령'이다.

근대에 이르러서는 중국군과 일본군이 이곳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으며

일본군을 피해 사람들이 태항산으로 숨어들었단다.

 

그들은 일본군 폭격 시에 눈에 띄지 않게 우거진 나무 아래 집을 살았고 오랜 시간 동안 세상과 단절이 됐다.

그러다 1990년 태항산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서 이들의 존재가 드러났는데

사람이 살 것이라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험하고 깊은 산골짜기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고

 또다시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도 그 깊은 골짜기에 사람이 살고 있을 정도라고 했다.

 

그리고 그들이 외지인을 처음 만났을 때 가장 처음 던진 질문은 "아직 일본군들이 있냐?" 였다고.

이들은 그때까지도 일본군과 대치 상태일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었단다.

 

일본군에 저항하며 누구도 찾지 못하는 태항산 깊은 산골짜기까지 숨어들어

세상이 천지개벽 되어 모든 것이 바뀐 줄도 모르고 살았던 태항산의 사람들.

 

버스 안에서 태항산의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어찌 태항산이 특별하지 않으랴.  

어느새 버스는 안개가 잔뜩 몰려와 있는 태항산의 산골짜기 앞에 대려다 놓았다. 

 

그야말로 병풍처럼 펼쳐지고 있는  태항산의 산골짜기.

버스가 산마루를 한 번 돌 때마다 좀 더 깊숙한 산골짜기가 나타나며

안개 낀 태항산으로 한 발짝,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선다.  

 

병풍 한쪽 한쪽을 걷어 내는 기분이랄까.

 

 

그렇게 한참을 달려 바위산이 우뚝우뚝 솟아있는 팔천협의 입구에 도착했다.

 

팔천협(八泉峽),  올해 3월 1일 일반인에게 공개

 

그야말로 태항산의 핫한 곳. 바로 팔천협이다. 

 

태항산은 약 8년 전부터 개발이 시작됐는데 산이 워낙 깊어 그동안 베일에 감춰져 있던 팔천협은

 지난 2014년 개발을 시작했고 올해 3월 1일 일반인들에게 공개됐으며 케이블카는 5월에 완공됐다.

 

태항산은 여러 개의 협곡을 가지고 있어 태항산대협곡이라고 부르는데

팔천협을 비롯해 홍두협(紅豆峽), 흑룡담(黑龍潭), 청룡협(靑龍峽), 자단산(紫團山)  5개의 관광지로 구성돼 있다.

이중에서도 팔천협은 태항산대협곡 중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관광지로 '태항산의 꽃' 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팔천협이란 이름은 팔천협 풍경구를 흐르는 주요 세 갈래의 지류가 모두 숫자 8과 연관되는데

하나의 줄기가 여덟 갈래로 갈라지기도 하고 다시 또 여덟 갈래가 한줄기로 이어지고 한단다.

그래서 팔천협이라 불리고 있다고.

 

팔천협 구석구석까지 돌아보기 위해 다양한 탈 것을 경험하게 된다.

 

먼저 산 중턱까지 차로 이동한 다음 다시 미니카를 이용해 부두에서

 

 ① 유람선을 타고 이동해(약 10여 분) ② 본격적인 팔천협 트래킹을 거쳐(약 1시간)

③ 'ㄱ'자로 꺾이는 세계 최고 난도의 케이블카 탑승(약 3km, 약 20여 분)

④ 산길 트레킹(약 40분) ⑤ 208m의 수직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코스다.  

 

 

 

팔천협의 입구

 

입구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것은 약 208m 높이의 수직 엘리베이터!

팔천협 트레킹을 끝낸 다음 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처음 출발지로 돌아오게 된다.

 

케이블카가 개통되기 전에는 협곡을 되돌아 나온 다음 산의 반대편까지

약 3~4시간 정도 이동해야 했기에 팔천협 협곡 트레킹과 산 정상의 풍경

이 두 가지를 한 번에 보기는 힘들었다고 한다. 

 

올해 5월에 케이블카가 개통되면서 팔천협의 아름다운 풍경을 힘들이지 않고 모두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약 5분여를 걸어 미니카에 탑승해 부두까지 이동했다.

 

 배 타고 팔천협 협곡 유람

 

팔천협 협곡 트레킹이라고 해서 정말 협곡 트레킹만 하겠다 생각한 건 착각이었다.

 

미니카, 유람선, 케이블카, 엘리베이터까지 태항산 곳곳에 들어선 인공적인 문명이지만

그런 문명과 자연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며 또 다른 절경을 선물하는 태항산은

인간과 문명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합작품이었다.

 

입구에서 미니카를 타고 약 5분 정도 달렸을까 호수에 도착했다.

이곳은 3년 동안 비가 한 번도 내린 적이 없을 정도로 비가 안 오는 지역이라고 했다.

그랬기에 그렇게 귀한 비가 오는 것도 참 특별하다 생각했는데 그런 곳에 호수라니!

게다가 이렇게 아름다운 에메랄드 물빛이라니!!

 

눈앞에서 보고 있는데도 비현실적인 풍경 같다는 생각에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깎아지른 절벽 사이에 에메랄드 물빛을 가두고 있는 이 호수는 댐을 막아서 만든 인공호수로

약 15분여 정도 유람선을 타고 가면 팔천협 협곡 트레킹이 시작되는 곳이 도착하게 된다.  

 

 

 

 

 

팔천협 협곡 트레킹

 

  

 

 

팔천협은 연중 18도를 유지하며 여름에는 써늘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고 했다.

제주의 곶자왈이 연중 18도를 유지하고 있어 원시적인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처럼

 팔천협 역시 원시적인 자연 생태의 모습이 살아 숨 쉬며 또 다른 감동을 느끼게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웅장한 풍경에

제주 곶자왈에서 느꼈던 원시적인 자연의 모습이 더해져

팔천협 협곡 트레킹 내내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어야 했고

되도록 오래도록 협곡에 머물고 싶었다.

 

그렇게 비가 오지 않는다는 곳에 부슬부슬 비까지 내리니 

물빛은 더욱 짙었고 그런 날이 아니라면 도저히 볼 수 없을 에메랄드 색깔과

 비 냄새를 가보지 않은 사람에게 어떻게 낱낱이 설명할 수 있으리오.

 

 

③ 전무후무 'ㄱ' 자로 꺾이는 아시아 최고 길이의 케이블카

 

에메랄드 물빛을 가르며 걸었던 팔천협 협곡 트레킹의 감동이 진했고

혼자 기분에 취해 일행과 뒤쳐져 너무 늦게 걸었나 보다.

 

허겁지겁 정신없이 마지막 케이블카에 탑승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그 감동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 쑤우욱! 쑤우욱!

몇 초 만에 케이블카는 하늘로 치솟으며  내가 걸었던 팔천협 굽이진 협곡이 발 아래에 펼쳐진다.

 

아!

아!

아!

 

운무가 수묵담채로 그려놓은 태항산 팔천협의 진경산수화는 눈 깜짝할 사이 좌악-  

 

 완전 취향 저격이었던 팔천협 협곡 트레킹의 감동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또 다른 풍경이 그 감동의 여운 속을 파고들며 빈공간을 빠르게 채워 나간다.

 

비가 온 덕분에 더없이 좋았던 협곡 트레킹.

 

이젠 그 비가 야속하다.

 

아시아 최고의 길이를 자랑하는 약 3km의 케이블카는 'ㄱ'자로 꺾이며

약 20여 분만에 산봉우리 몇 개를 넘나드는 동안

운무 가득 찬 협곡은 어느 순간 빠르게 사라졌다가 다시 보이기를 반복한다.

그럴 때마다 감탄사는 아쉬운 탄식으로 바뀌며 조금만, 조금만을 애타게 반복해야 했다.

 

맑은 날이었다면 팔천협 풍경구를 흐르는 주요 세 갈래의 지류 모두 한눈에 품을 수 있을 텐데

보일 듯 말 듯 감질나는 풍경은 아쉽고 아쉬웠다.

 

하지만 맑은 날이라면 도저히 느끼지 못했을 감질나는 풍경은 그마저도 장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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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태항산 팔천협 산길 트레킹(약 40분)

 

팔천협 협곡 트레킹이 숲 안의 나무를 보는 것이었다면 이제 숲을 볼 차례.

운무 자체만으로 환상적이지만 결정적으로 아무것도 안 보인다는 치명적인 단점.

 

마치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 것인 양 팔천협 헙곡이 갈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최고의 전망대 '천황각(天皇阁)',

산세가 12띠 자리를 모양을 하고 있다는 생초배천(生肖拜天)도 운무 앞에 무용지물이었다.

 

잔뜩 몰려와 있는 성난 운무는 깊고 깊은 팔천협의 골짜기가 어느 정도인지 모두 지워버렸다.

한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코 밑까지 밀고 들어오는 안개를 헤치며 산길을 걷는 기분,

또 이때가 아니면 언제 느껴볼까 싶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팔천협이었지만 그렇게 아쉽지는 않았다.

 

무엇을 상상하고 기대했던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준 팔천협이지 않은가.

 

 

안 보여도 악착같이 찍는다!

 

 

 

 

 

 

 

 

 

 

 ⑤ 208m의 투명한 수직 엘리베이터

 

산길을 약 40여 분 걸어 팔천협 입구에서 보았던 수직 엘리베이터에 도착했다.

208m 높이만도 어마어마한데 산 절벽을 따라 설치한 투명한 엘리베이터라니.

 

중국 돈으로 4,000만 위안이나 들인 이 엘리베이터의 이름은 '하늘의 성'[천공지성(天空之城)].

산 위에서 놀고 하늘 위에서 구경하고 구름 위에서 걸어 다닐 수 있다는 설명은 빈말은 아닌 듯했다.

도대체, 기술이 어느 정도면 이런 절벽에 엘리베이터를 세운단 말인가.

 

눈 뜨고도 코 벤다고 했던가.

투명 엘리베이터라는 설명을 들었고 고소공포증이 없는데도

투명 바닥에 서고 보니 발밑으로 보이는 지상이 아찔아찔.

악! 소리 절로 나오며 오금이 저렸다.

 

 

 

엉덩이 치켜들고!

 

 

 

엘리베이트 옆의 오른쪽 검은 줄무늬는 인공폭포의 물줄기 흔적이다. 

폭포가 떨어지는 풍경도 장관일 듯하다.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팔천협의 풍경은  

마지막까지 쉼 없이 감탄사를 연발해야 했다.

 

이제 팔천협과 안녕을 고해야 할 시간.

병풍이 걷히듯 깊디깊은 제 속살을 드러냈던 태항산 팔천협은

안갯속에 숨어들어 장막을 치며 서서히 멀어져 갔다. 

 

 

태산에서 빌었던 소원이 이뤄지면 3년 안에 다시 이곳을 찾아야 한다는데 부디 소원아 이루어져라.

단풍 드는 맑은 가을 날 태산을 거쳐 태항산 팔천협을 꼭 다시 한 번 찾아보고 싶구나.

 

♣  문득 이 노래가 잘 어울릴 것 같아. <끝없는 날개짓 하늘로>

 

19082

 

[중국 태산, 태항산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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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여행은 태항산대협곡 한국사무소, 왕망령한국 사무소의 미디어 팸투어로 다녀온 여행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