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like traveling/Gyeonggi

[KBS 라디오 전국일주] DMZ-train 평화열차

작은천국 2016. 5. 24. 06:30

[KBS 라디오 전국일주] DMZ-train 평화열차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관광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자동차가 아니라 조금 느리게 가는 기차 여행은

올해 내 여행의 테마이기도 하다.

 

KBS 제1라디오 <라디오 전국 일주>에서는

청취자의 목소리로 직접 여행을 소개하는 '뻔뻔한 여행지'라는 코너가 있다.

 

원고만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작성한 원고를 내 목소리를 통해 소개하게 되는데

사실, 과정이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었다.

 

나레이션 원고는 써 본 적이 없기도 하거니와

사투리 작렬하는 이 목소리로 방송이라니...

 

고민이 살짝 되기도 했지만 조혜은 PD님이 사투리는 전혀 상관없다며

 용기를 주셔서 또 한 번 재미있는 경험을 하게 됐다.

 

나레이션 원고가 처음이라 조금 힘들지 않을까 고민했던 원고는 생각보다 빨리 써졌고 

초고가 별 수정 없이 O.K를 받고 나니 사투리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사투리가 전혀 상관없다고 했지만 앞선 <EBS 하나뿐인 지구> 청산도 편 방송에

개인적으로 사투리가 너무 신경이 쓰여 급하게 사투리 교정을 받으며 연습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요즘 조금 바쁜 날을 보내고 있는데 이 일로 인해 정말 더 정신이 없었다.

 

늘 그렇듯, 녹음을 앞두고 목감기가 심하게 걸려서 고생을 하는 상태에서 녹음을 진행했고

(희안하게 녹음할때는 잔기침 한 번 안했다.)

급하게 배운 서울말은 어찌나 어색한지 여러 번 녹음하느라 조 PD님이 고생을 좀 하셨다. ㅠㅠㅠ

 

이번에 소개하는 기차 여행은 2016년 5월 23일(월)~27일(금)까지

DMZ-train(월), 레일크루즈 해랑 열차(화), 백두대간 협곡열차(수),

서해 금빛열차(목), 스위치백 트레인+ 추추파크(금)가 차례로 소개될 예정이다.

 

본 방송은 KBS 제1라디오 97.3 에서 오후 3시 10분 제1라디오 뉴스가 끝나고 난 뒤

약 1~2분 후 이런저런 멘트 후 '청취자가 전하는 뻔뻔한 여행지'가 방송된다.

 

다시 듣기는 로그인이 필요 없으며 약 28분 52초경부터 들을 수 있다.  

http://www.kbs.co.kr/radio/1radio/around/replay/2471342_96676.html?dt=20160523

 

 

<라디오 전국일주> 방송 내용 원고 그대로 포스팅됩니다.

실제 방송에서는 방송 시간때문에 한 두 문장이 통편집되기도 했으니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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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떠난다,, 상상해보세요.

여러분은 무엇을 타고 여행을 떠나고 있나요?

비행기? 자동차?

 

모든 여행은 저마다의 의미가 있지만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하다보면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과 하나하나 눈을 맞추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그 어떤 여행보다 아날로그 감성 돋게 하는 매력적인 기차여행.

저는 오늘부터 여러분께 특별한 기차를 타고 떠나는 여행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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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은 허리가 잘려, 남북을 오가던 철마는 달리고 싶지만 더는 달릴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죠. 그러나 그곳은 언젠가 우리가 가야 할 곳입니다.

철마가 달릴 수 있는 남한 땅 최북단까지 달려 비무장지대 일대를 관광하는 평화열차 DMZ-train.

DMZ-train을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열차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DMZ train은 서울을 기점으로 임진강을 거쳐 도라산까지 운행하는 경의선과

신탄리를 거쳐 백마고지까지 운행하는 경원선 2종류의 열차가 있습니다.

제가 다녀온 곳은 DMZ 평화열차 경원선 백마고지입니다.

경원선의 경우 신탄리역은 연천 일대를, 백마고지역은 철원 일대를 돌아보게 되는데요.

두 곳 모두 DMZ 관광 열차 패키지를 이용하면 편리합니다

 

 

 

 

 

 

 

다소 경건한 마음으로 DMZ train에 오릅니다.

3량의 미니열차 외부에는 녹슨 증기기관차와 동서양의 사람들 그리고 아이들과 어른들이 손을 맞잡은 모습이 그려져 있어 눈길을 끌더군요.

열차 내부 천장에는 풍선이, 바닥에는 연꽃이, 의자에는 바람개비가 그려져 있는데요. 무거웠던 마음과 달리 알록달록한 기차 덕분에

순식간에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느낌이었습니다.

 

 

 

 

 

 

 

 

 

 

 

 

서울에서 불과 2시간이면 도착하는 백마고지역. 백마고지역의 철원 안보관광투어는 백마고지 전적비에서 출발해

멸공 OP, 철책선 걷기, 금강산전기철도 교량, 월정리역을 거쳐 마지막으로 노동당 당사를 돌아보는데요.

오후 4시 백마고지역을 출발할 때까지 숨 가쁘게 이어집니다.

 

 

6.25 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격전지였던 백마고지는 상상했던 것과 달리 낮은 언덕이라 깜짝 놀랐습니다. 

비무장지대의 철책선을 걸을 때는 북한 땅을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한없이 평화로웠고 그래서 더 가슴이 시렸습니다.

한때는 내금강까지 달렸던 금강산 전기철도의 교량은 끊어진 채 남았고, 월정리역에는 6·25전쟁 당시

마지막 기적을 울렸던 객차의 잔해 일부와 유엔군의 폭격으로 부서진 인민군 화물열차가 녹슨 채로 시간이 멈춰있습니다.

서태지의 노래 발해를 꿈꾸며'의 뮤직비디오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했던 노동당 당사 역시 폭격으로 외부골격만 남아 있습니다

 

 

 

 

 

 

 

 

 

 

 

 

 

 

 

 남한 땅은 괜찮지만 북한 땅은 군사지역이라 사진 촬영이 안 됩니다.”

비무장 지대를 여행하는 온 종일 가장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언젠가 우리는 진짜 평화 열차를 타고 금강산을 지나 유럽까지 가는 날이 오겠지요

 

지금까지 여행작가 정해경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