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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공원] 연두색 봄의 황홀경!

작은천국 2016. 4. 26. 07:00

[평화의 공원] 연두 봄의 황홀경!

 

 

온 천지 사방으로 눈 돌리는 곳마다 연두색 봄의 황홀경이 펼쳐지고 있다.

 

유독 일찍 찾아온 봄.

모든 꽃이 뒤죽박죽으로 피어 한꺼번에 지고 나니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연두색 봄이 황홀하다.  

 

도서관으로 향하다가도 아파트 곳곳에 물오르는 연두색을 따라 삼천포로 빠지기 일쑤고

원고를 쓰다가도 나도 모르게 창 밖 연두색에 시선에 꽂힌다.

 

꽃 필 때도 멀쩡했는데 연두색의 봄 때문에

할 일이 태인인데도 능률과 효율을 고민해야 할 만큼 진도가 안 나간다.

 

1년에 한 번뿐인 연두색의 봄.

봄꽃보다 더 짧아 늘 아쉬웠던 연두색의 봄이 아니었던가.

일찍 찾아온 봄 덕분에 더 많은 날을 연두색의 봄과 함께 보내게 될 줄 누가 알았으랴.

 

가장 좋아하는 계절인 연두색의 봄에 이리도 바빠서 하루만이라도 

느긋하게 그 연두의 봄을 즐길 수 없게 될 줄 또 누가 알았으랴.

 

참 요지경인 인생사.

 

비 한 번에 후두두 속절없이 꽃이 떨어진다.

 

벚꽃이 지고 나니 다음 차례의 꽃들이 비가 한 번씩 내릴 때마다 자기 차례라고 뽐내고 있다.

 

꽃도 꽃이지만 온 천지 산하는 연두색의 싱그러움으로 가득가득.

 

늘 이맘때는 연두색의 봄을 만끽하곤 했었다.

 

올해는 어쩌다 보니 계속 일이 있어서 하루도 느긋하게 보내기 힘들다.

계속 모니터만 보다가 계절이 갈 듯하여 황사가 조금 물러간 주말 짧은 산책을 나섰다.

 

굳이 길을 놔두고도 개울을 건너 공원으로 향하는 기분.

아시려나.

 

요즘 가장 많이 보게 되는 라일락이 한쪽에 다소곳이 피었다.

 

앙상한 나뭇가지에도 연두색 물이 오르니

겨우내 애처롭게 보였던 조형물도 화사하다.

 

발길은 자연스레 평화의 공원으로 향한다.

월드컵 경기장에서 내려다보면 연두색 이불을 펼쳐놓은 것 같은 느낌인데

내 눈과 달리 내 카메라인 GR은 그 이불 느낌 표현이 안 된다.

 

그게 뭐가 됐던 사람 눈보다 더한 카메라가 있을까.

 

평화의 공원에서 한가로운 휴일을 즐기는 사람들.

안쪽으로는 벌써 텐트족들이 등장했다.

 

 

걷기 열풍은 이곳에서도 확인~

올해는 나도 서울 둘레길 완주를 해 봐야겠다 생각은 하고 있는데 과연...

 

연인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봄날이다.

 

수도 없이 봐왔던 평화의 공원 난지연못이었는데

바람 탓인지 기분 탓인지 좀 생경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곳이 가장 좋을 때는 찌는 한 여름밤 11시부터다.

사람도 별로 없는 시간 혼자 벌러덩 누워 밤하늘을 쳐다보고 있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그 시간에도 공원의 스피커에서는 음악도 흐르고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바람따라 구름이 흘러가고 때론 별도 반짝이고...

 

그야말로 한 여름밤의 꿈! 이다.

 

생각 같아서는 돗자리 하나 들고 와서 멍때리며 앉아 있으면 딱 좋은 날씨인데.....

 

 

 

 

바람을 잠시 느끼는 것으로 만족.

 

 

 

 

 연못 안쪽의 공원길로 걷는다.

 

 

 

 

 

 

이미 다른 곳에는 창포꽃도 피기 시작했다고 하던데

 

난지의 이름을 선물해준 주인공 창포가 꽃 필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 봄이 즐거운 건 강아지들도 마찬가지. 

 

 

 

한강까지 나가기에는 조급한 마음이 허락하지 않아

에너지 드림 센터 쪽 튤립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한번 보고 지나쳤을 튤립인데

올해는 유독 튤립이 시선을 끈다.

 

이곳은 튤립 지고 나면 아마폴라가 뒤이어 코스모스가 이어 피게 된다.

 

 

 

일렬로 줄을 맞춰 늘어선 튤립이 참 비현실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엄지공주가 보는 세상이 이랬을까.

 

 

너무 자로 잰듯한 튤립이라고 생각했었기에

예쁘기는 하지만 인위적이란 주관적 느낌 때문에 크게 끌려 본 적 없었던 튤립.

 

자기와 같은 키의 왕자를 만나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다는 엄지공주.

엄지공주를 품었던 튤립이 새삼스러워졌다.

 

 

그래서 튤립의 꽃말이 모두 좋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빨간색은 사랑의 고백, 보라색은 영원한 사랑이지만

노란색은 헛된 사랑, 하얀색은 실연이다.

 

병 주고 약 주는 튤립이잖아~~~

 

 

짧은 산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라일락 군락이 고급진 황홀경의 봄날을 만끽하라고 한다.

 

 

 

다시 연두연두한 길을 걷는다.

 

 

 

짧게 느낀 연두색 봄의 황홀경을 끝내야 할 시간.  

 하루해가 이렇게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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