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like traveling/Chungcheong

[아산여행]세계꽃식물원, 봄꽃 여행

작은천국 2016. 3. 4. 15:07

[아산여행]세계꽃식물원, 꽃 향기는 봄 바람을 싣고~

 

 

날씨는 봄기운을 타고 조금씩 따뜻해지기 시작하고

남부 지방에서는 꽃망울이 터졌다는 소식이 들리니  

내가 꽃을 피우는 것도 아닌데 마음은 덩달아 바빠지기 시작한다. 

 

아름다운 꽃눈을 품고 춥고 긴 겨울을 잘 견디고 난 뒤

 땅속에서 새싹을 틔우기 위해 몹시도 분주해지는 시간.

봄이다.

 

괜스레 옆 동네 꽃 소식에도 마음이 설레는 봄.

 

봄은 좀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봄이니까.

 

 

겨우 내내 어찌나 움츠리고 살았던지

입춘, 우수를 차례로 지나고 나니 마음이 먼저 앞서간다.

 

다른 계절과 달리 좀 뜬금없이 봄이 온다는 생각을 하던 차,

세계꽃식물원이 갑자기 생각났다.

우중충했던 겨울 마음 날씨가 화사한 봄꽃을 불렀는지도 모르겠다.

 

세계꽃식물원은 충남 아산시 도고면에 있는데 기차를 이용하니 서울에서 도고온천 역까지 1시간 30분.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지만 기차를 타고 이동하니 여행기분이 절로 따라왔다.

 

도고온천 역앞에서 세계꽃식물원까지 버스를 이용하면 약 15분~20분 정도 걸리는데

 

기차 시간과 버스 배차 간격이 맞지 않아 도고 콜택시를 이용했다.

 

나 같은 사람이 많은지 역사 안에는 콜택시 전화번호가 친절히 안내~

택시로 움직이니 대략 10분 정도에 6,000원 정도의 요금이 나왔다.

 

 

 

2006년에 이곳을 다녀갔으니 10년 만이다.

 세계꽃식물원은 참 많이도 변했다.

버스 정류장도, 식물원 진입로도 기억하고 있는 건 모두 사라졌다.

 

옛날에는, 옛날에는, 옛날에는..

나도 모르게 옛 기억의 조각과 보이는 풍경을 맞춰 보기 시작한다.  

하지만 기억 속의 풍경 따윈 하나도 없었다.

 

한 번 와 본 곳을 얼마나 기억할까마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데 내가 기대한 건 뭐였을까?

 

참 새삼스러웠다.

 

 

다른 계절이라면 초록의 덩굴 식물이나 화분들로 치장되어 있겠지만, 

 이 계절엔 보시다시피 다소 휑함-

 

꽃이 본격적으로 피기 시작하는 3월 중순이면 이곳도 꽃으로 장식되고

특히 튤립 필 때면 온통 튤립 꽃길이 만들어진다고 했다.

 

식물원이 가장 화려하고 아름답고 사진찍기 딱 좋은 시기라고!

 

 

■  세계 꽃 식물원 이용안내 (연중무휴)

입장료 대인 8,000원 초등학생(37개월 이상) 및 경로(만 65세이상) 6,000원

영업시간 11월~2월 10:00~17:00 3월~9월 09:00~18:00

홈페이지 http://liaf.kr/

 

 식물원 입장료가 비싸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 미니 다육 식물 화분 하나가 기념으로 제공되니 생각하기 나름이다. 

<세계 꽃식물원 입구>

 

 

2004년에 개관한 아산 세계꽃식물원은 네들란드식 가든 센터라는 공간 구성을

한국에 최초로 도입한 곳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내내 화사한 꽃을 볼 수 있다.

 

특히 세계꽃식물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 온실 식물원으로

약 3,000여 종에 달하는 원예종 관상식물 관람이 가능하다.

 

실제로 식물원 안에서는 다양한 계절의 꽃을 쉼 없이 볼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었다.

 

봄에는 뭐니뭐니해도 꽃구경이겠다.  

 

 세계꽃식물을 나타내는 영문 이니셜. LIAF

뭐라고 읽지 잠시 망설였으나 주목해야 할 것은 발음이 아니라 내용이다.

 

LIAF = Life is a Flower

 

삶이 꽃이라니 간단명료하면서도 이보다 더 멋진 말이 있을까 싶다.

 

'삶이 꽃이다' 라는 의미 그대로 우리 모두의 인생이 꽃처럼 아름답고 즐겁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하는데

 그 이름대로 세계꽃식물원 꽃구경에 정신을 팔려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새 기분 좋은 꽃향기로 가득 채워지는 느낌이 차오른다.

 

음-

 

나 역시 한 송이 꽃이었다고!!

 

 

 

자. 그럼 본격적인 세계꽃식물원 구경 할 차례.

 

식물원을 들어서면 덩그러니 아무것도 없었던 예전과 달리

식사나 차를 즐길 수 있는 가든 센터가 있어 식물원의 화사한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었다.

 

 

 

 

달라진 공간이 낯설어 눈이 휘둥그레도 잠시,

강아지 인형인 줄 알았는데

 

"옴마야- 인형이 움직여-" 

 

강아지 한 마리가 거침없이 내게로 돌진! 

오죽 급하고 당황했으면 카메라 초점이 다 나갔다.

 

최근 고양이 혹은 강아지 중 한 마리 분양하게 생겨 고민 중인데

돌직구로 다가온 강아지는 내 발밑에 쭈그리고 앉아

떨어질 생각을 않고 한참을 부비적, 부비적.

 

강아지에게서 전해오는 체온의 따뜻함.

순간 울컥-

 

아놔 -  

나한테 왜 이래 ;;  맘 약해지게..

 

떨어지지 않는 강아지를 억지로 떼어놓고 온실 식물원으로 향했다. 

 

가든센터를 지나면 야외로 이어지고 다시 몇 개의 실내 온실동에서 본격적인 식물원 관람이 시작된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야외 공간에서도 꽃이나 다양한 식물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온실안에 마련된 식물원이기에 사계절 내내, 외부 날씨와 상관없이 꽃구경이 가능하다.

 

온실로 지어진 식물원이라 그저 그렇겠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냥 설렁설렁 걸어도 1시간 30분 정도

꽃이나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2시간 혹은 3시간도 훅~ 지나가는 곳이 바로 세계꽃식물원이다.

특히, 나도 모르게 사진을 엄청나게 찍게 되는 곳이니 배터리와 메모리 카드는 넉넉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식물원은 꽤 넓은 곳이지만 관람로라고 표시된 화살표만 따라가면

하나도 놓치지 않고 식물원 구석구석을 모두 돌아볼 수 있다.

 

 

겨우내 메마른 가지와 갈색 나무들만 보다가 초록색 가득한 식물원에 오니

긴장된 몸과 마음이 저절로 풀어졌다.

다양한 콘셉트의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어 슬슬 걷고만 있어도

향긋한 꽃 냄새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원래 관람로는 왼쪽의 열대 식물정원으로 안내하고 있지만, 

 정면의 베고니아 터널에 시선이 꽂혔다.

화분 한 개였다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베고니아 행렬의 아득함.

 

 냄새는 없지만 눈이 화려해지는 베고니아 앞에 한참을 머물렀다.

 

식물원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양한 꽃들이 피어나고 있어 계절을 잊게 했다.

 

열대식물정원

 

 

세계꽃식물원에서 처음 알게 됐던 시계꽃. 

 

보라색의 시계꽃이 너무 황홀해 결국 화분 하나를 구매했더랬다.

어찌나 잘 자라는지 아파트에서는 감당이 안 됐고 한동안 부모님 댁에서 키웠었다.

 엄마도 시계처럼 생긴 보라색 꽃이 이쁘다고 참 좋아하셨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없다.

 

아열대 기후에서 자란다는 빨간 새우꽃.

 

재활용품을 활용한 연못정원

 

백설공주의 난장이를 닮은 인형들도 동심을 자극하고

 

에코 정원을 지나면 다시 베고니아 터널로 이어진다.

 

"집에 있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여기 이렇게 모아 놓으니 예쁘다."

꽃 구경을 나선 한무리들의 사람들이 같은 느낌을 쏟아 낸다.

 

사실, 나도 그랬다.

 

자리가 사람을 만들 듯 식물도 매한가지인가 보다.

여기저기서 연신 셔터 터지는 소리가 나지만 나는 가만히 노래 가사를 읊조렸다.

 

'베고니아 화분이 놓인 우체국 계단, 어딘가에 엽서를 쓰던 그녀의 고운 손~ ♬"

 

꽃 터널과 열매정원을 번갈아 지나가고

 

식물원을 들어서는 순간 꽃내음은 당연했고

어디선가 계속 새소리가 들린다 생각했는데 앵무새 체험관이 한곳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색깔 화려한 앵무새들~

 

근데 니들 말은 할 줄 아니?

 

골든 크레스트 윌마로 만들어진 미로 정원을 한참을 걸었다.

 

코 끝으로 전해지는 윌마의 냄새,

손 끝으로 전해지는 윌마의 촉감,

 

어쩌면 내 기억의 한 순간을 걷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득, 길을 잃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마 정원에서는 곧 있으면 시작될 튤립축제의 미리보기 버전이 연출된다.

 

3월 중순 정도면 튤립이 절정이라고 하는데

그때 세계식물원이 일년 중 가장 아름다운 시기라고 귀뜸해주셨으니 밑줄 좌악~

 

차례로 허브 정원, 열매 정원을 따라 걷는다.

 

 

 

 

 꽃 이름을 외우기 위해 열심히 사진도 찍고 꽃 이름표를 보는 것도 잠시,

이름을 외우는 것보다 꽃을 즐기는 게 더 좋아졌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코로 냄새 맡아보고

온몸의 감각 세포를 꽃향기로 가득 채워간다.

 

식물원의 맨 끝에 있는 허브 연구소

여기에서는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꽃구경에 너무 심취하다 보니

어느새 문 닫을 시간이 다 된 관계로 사진만 한 장 찍었다.

 

세계꽃식물원 안에서는 식사할 공간도 따로 마련되어 있으니

주말 가족 나들이라면 도시락을 준비해 가도 좋겠다.

 

어차피 식물원 근처에는 농지밖에 없어 먹을 곳이 전혀 없으니

꽃밭에서 도시락도 먹고 꽃도 즐기고 일거양득 되겠다.

 

구내식당 같은 곳도 있고 반대편으로 나무 식탁도 있으니 취향대로 선택하는 거로~

 

 

꽃 구경을 마치고 나오면 가든 센터 한 쪽에 마련된 곳을 지나게 되는데

식물원에서 자라고 있는 원예종들의 화분을 구매할 수도 있다.

 

다양한 종류의 화분들이 다양한 가격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곳을 빈손으로 지나치긴 힘들지 않을까 싶다.

 

물론, 관람을 마치고 나면 매표소에서 미니 다육식물 화분 하나가 기념으로 제공되긴 하지만 말이다.

 

식물원에서 구매한 히야신스는 방향제가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고급진 향기를 피우고

선물로 받은 미니 다육이도 분갈이를 하고 나니 새집에서 잘 자라고 있다.

 

 

식물원에서는 화분도 팔지만 다양한  판매되고 있었다. 

 20L 배양토가 5천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에

무거운 거 생각도 않고 덥석 들고 오느라 팔 빠지는 줄 알았는데

덕분에 봄맞이 분갈이도 완료! 

 

 

봄은 시작도 안 했는데 봄 기분은 혼자서 다내고 왔던 세계꽃식물원.

세계꽃식물원의 초절정의 봄은 이제 시작이라고 하니

날씨에 상관없는 봄꽃 구경 유람을 떠나도 좋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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