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ign Country/China

[홍콩여행] 10년 만에 다시 홍콩 여행, 기억은 재편된다.

작은천국 2016. 1. 5. 06:30

[홍콩여행] 10년에 다시 홍콩여행, 기억은 재편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10년 만에 다시 찾은 홍콩은...

10년 전에 가보지 못했던 마카오는...

 

과연 어땠을까?

 

12월 초 뜬금없이 동생은 그랬다.

 

"그때 홍콩 참 좋았잖아."

 

12월 중순 동생은 그랬다.

"홍콩과 마카오까지 같이 가보자.

확인해보니 비행기가 있다."

 

사실, 홍콩이란 도시는 그닥 내 취향이 아니다.

쇼핑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마음을 움직이는 볼거리들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한 번이면 충분하다 생각했다.

 

휴가 내기가 늘 빠듯한 동생은 업무 특성상 12월 연말에 

외국 바이어들이 모두 휴가인 시기에 맞춰 편하게 휴가를 갈 수 있다며

10년 전에 다녀온 홍콩을 다시 가보고 싶다며

평소와 달리 비행기 표까지 확인하는 적극성을 보이는데 거절을 할래야 할 수가.

 

동생도 나도 여행일정을 짤 수 있는 넉넉한 상황이 아니어서

급하게 비행기와 호텔만 예약하고 연말연시이니 혹시 몰라서

이동 동선상 꼭 필요한 것만 예약하고

어디로 어떻게 움직일지, 무엇을 먹을 것인지 계획도 없이

말 그대로 아무 대.책.없이 떠난 홍콩 마카오 여행이었다.

 

10년 만의 홍콩은...

 음-

우리나라가 그동안 얼마나 발전했는지 새삼스러웠고

신선함은 없지만 이상하리만치 정겹지도 혹은 익숙하지도 않았다.

 

두 번째 여행이라 그랬을까?

 

 

  처음 가본 마카오는...

음-

 

 영국이 지배한 홍콩과 달리 포르투칼의 지배를 받았던 마카오이기에 문화가 다른 건 당연하겠지만

홍콩에서 불과 1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홍콩보다 평균 5도 이상이 높은 기후는 의외였다.

 

다만, 이미 포르투칼을 다녀온 나로서는 마카오 역시 큰 문화적 감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총평이라면

 홍콩과 마카오는 가 볼 만한 이유가 있는 곳이었다.

 

그 어떤 나라보다 많이 걸어야 하는 홍콩과 마카오.

 

매일 2만 5천 보 이상을 걸어야 했기에 디스크 증상과 평소에 거의 걷지 않는 동생은 처음에는 무척 힘들어했다.

마지막 날이 되니 만 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다며 스스로도 놀라워했다.

 

역시 인간은 환경의 동물이라는 걸 새삼스럽게 증명해낸 동생이다.

 

걷기를 좋아하는 나 역시도 마카오에 오니 피곤이 좀 누적되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곤함에 절어 뒷다리가 당기는 아침에 걷기 시작하면 

어느새 굳었던 몸이 서서히 풀리면서 온몸에 느껴지는 쾌감.

 

이런 기분을 경험한 시인은

 '걷기를 세계를 느끼는 관능에로의 초대다' 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오롯이 내 피와 살을 이용해 천천히 걷다 보면 쾌감은 물론이거니와

어느새 내 안의 세상은 바깥세상으로 확장되고 비로소 온전한 세상이 나와 마주하는 기분. 

 

걷기야말로 직립보행의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선물임을 다시 한 번 느낀 여행이다. 

 

 

호텔 바로 앞이 버스 정류장 및 트램 정류장~

스탠리까지 가는 버스도 있고 복잡한 시내를 통과하지 않고 IFC 몰까지도 한 정거장.

위치는 최고!!

 

 

첫 번째 여행에서는 침사추이 근처에 숙소가 있어 홍콩섬을 거의 보지 못했기에

이번에는 숙소를 홍콩섬에 잡았고 대부분의 시간을 홍콩섬에서 보냈다.

 

호텔 뒤에 도보 10분 거리에 홍콩대학이 있어서 가보려고 했으나 첫 날 아침 늦잠자는 관계로 패스~가 조금 아쉬웠다.

 

미드레벨 엘레베이트 탑승!! 소호 일대 투어~

 

 

 

 

 

 

 불야성을 이룬다는 란콰이펑의 밤은 이번에도 패스~

 

대신 오후에 찾아간 하드락 카페.

 

모히또에서 몰디브 한 잔이 아닌

모히또에서 홍콩 한 잔! 

 

 럼주로 알딸딸해지니 홍콩의 낮거리도 좋더라!!!

 

홍콩의 깎아지른 빌딩들이 나에게로 쏟아질 것 같다.

마천루의 빌딩은 재미없다.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는 듯 홍콩의 믹스매치된 문화에는 묘한 향기가 있다.

 

12월 31일 거리에서 이뤄지는 웨딩 촬영은 커플에게도 관광객들에게도 특별한 재미.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더 앙증맞은...

삭막한 도시 풍경과 여유로운 도시 풍경을 가르는 한 끗 차이.  

 

 

수많은 관광객이 지나다니는 소호거리에서 아랑곳없이 초로의 노인이 신문을 읽고 있는 모습

 

 

첫 번째 여행도 그랬지만 이번 여행도 홍콩에서 탈 수 있는 교통 수단은 모두 다 탔다.

 

트램, 버스, 택시가 한 공간에 공존하는 홍콩섬  

 

구룡과 홍콩섬을 연결하는 페리~

 

 빅토리아 피크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15번.

 

홍콩섬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트램.

 

모든 여행이 날씨가 좌우한다지만 첫 번째 여행에서 날씨가 정말 좋았기에

 홍콩 여행이 날씨가 정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줄 그때는 몰랐다.

 

오전에 잠깐 쨍하다가 온종일 흐림이었던 홍콩날씨 덕분에

일정을 하루에도 몇 번씩 바꿔야 했다.

 

 

두 번째 여행이지만 빼놓을 수 없었던 심포니 오브 라이트

모든 관광객은 오후 8시가 되면 모두 이곳으로 집결!

 

 

심포니 오브 라이트가 아니라 하더라도 홍콩의 밤은 화려했다.

 

 

동생이 홍콩 여행을 제안했을 때 썩 내키지 않았음에도

홍콩 여행을 기대한 단 하나의 이유는 바로 홍콩 트레일.  

 

 

두 번째 여행이니 빅토리아 피크에서 트레킹도 하고 일몰도 보고 야경도 보고

첫날 소호 거리 갔다가 바로 이곳에 올라 이곳에서 머물 생각이었건만,

여행 첫날 하루 종일 구름으로 시야가 많이 가려 과감히 일정을 수정했는데 신의 한 수였다.

 

이날도 아침에만 파란 하늘이었고 트래킹이 끝날 때 즈음에는 다시 구름이 몰려와 있었다. -

 

 

트래킹에만 약 1시간 10분.

 

빅토리아 피크 타워에서도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지만

루가드 로드를 따라 걸으면 더 멋진 홍콩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동생이 10년 전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스탠리 해변도 다녀왔다.

 

10년의 세월은 스탠리의 풍경도 참 많이 바꿔 놓았다.

 

스탠리 해변에서 바라보는 2015년 12월 31일의 일몰

 

홍콩에 대한 좋은 기억이었던 카운트 다운~

하루 전 부터 침사추이 스타의 거리에는 카운트 다운 행사를 위해 무대 설치가 한창이었다.

 

 

침사추이가 너무 붐비는 관계로 순탁 페리 터미널로 향했고 

강 건너 리츠 칼튼의 카운트 다운 까지는 좋았으나~

 

페리 pier 1 터미널에 딱 가려 제대로 보이지 않았기에 조금,,,  아주 많이 아쉬웠다..ㅡ.ㅡ

 

괜히 이 코스로 잡은 동생을 타박하고 나니

서울에서도 사람북적이는게 싫어서 카운트 다운은 안 가는데

이게 뭐라고 왜 이렇게 서운한지~~

내가 아직 미성숙한 인간인 듯 많이.. 좀 많이 부끄러웠다.

동생아 미안하다~~!!

 

새해 첫 날,

부모님께 새해 인사 전화를 드렸드니

 

아버지 왈

"새해 복많이 받으라는 거 별 거 없다.

지 복은 지가 태어날 때 이미 다 타고 나온다."

 

심오해도 너무 심오한 우리 아버지의 철학적 메세지는 늘 움찔 움찔하게 한다. 

 

그래도 난 꿋꿋히 외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젠 마카오로~

카지노가 먼저 반기던 마카오~

 

마카오 카지노 사업에 눈이 휘둥그레진 동생은

그날 밤 마카오 카지노 사업에 대해 2시간이 넘도록 폭풍 검색으로 공부를 했다.

 

 

 

홍콩은 연말임에도 생각보다 사람이 적어서 홍콩 역시 경기가 불황인가보다 하며 마카오로 왔는데..

 

맙소사!!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아 ㅠㅠㅠ

5분 이면 갈 거리가 사람에게 떠밀리다 보니 족히 20분...

40분 정도로 예상했던 시간은 2시간이 훌쩍~

 

결국  로컬버스를 타고 마카오를 한 바퀴 돌아보려고 했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세계문화유산 보다 더 큰 기대를 품었던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마카오 여행을 기대한  이유다.

이 공연 하나만을 본다고 해도 마카오는 충분했다.

 

공연 90분 내내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던...

 

 

 

 

그리고 삐놓을 수 없는 마카오 세계문화유산 투어

 

지도 한 장 들고 마카오 구석구석을 걸어 다니며 숨은 그림찾기!

 

 

사람이 너무 많다보니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지체되어 모든 문화유산은 다 보지 못했지만

걸어야만 보이고 느낄 수 있는 골목길의 매력은 마카오 여행을 오랫동안 기억하게 할 듯 하다.

 

 

 

약 백 년동안 포르투칼의 지배를 받았던 마카오 곳곳에는 흔적이 남아 있었다.  

 

 

 

 

포르투칼을 다녀온 나로서는 곳곳에서 만나는 포르투칼의 흔적은 큰 감동은 아니었지만

포르투칼에서 마셨던 맥주 슈퍼 독만은 진한 감동이었다.~~

 

 갑작스럽게 결정된 홍콩 여행은 본의아니게

새벽에 한국 출발, 새벽에 홍콩 출발의 밤도깨비 여행을 해야 했다.

 

경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홍콩과 마카오는 정말 많은 한국사람들로 북적였다.

 

이 시간에도 수많은 사람이 여행을 한다는 것도 놀라웠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가 고속버스터미널도 아니고 5분, 10분 단위로 있는 건 더 놀라웠다.

 

결국, 대부분의 비행기들은 기본 1시간에서 3시간씩 연착을...

 

6일 만에 다시 돌아온 한국의 맑은 날씨..

생각보다 우중충했던 홍콩과 마카오의 날씨였기에

한국의 맑은 날씨를 보니 정말 좋았다.

 

한국이 좀 그리웠나 보다..

고작 6일 만에.. 하하!

 

10년 전에 좋았던 기억은 이번에는 좀 별로였다.

두 번째 여행이라서 그런 것인지

그동안 수많은 다른 나라를 여행을 했기에 조금 무덤덤해진 것인지는 여전히 미스테리다.

 

10년 전에 비해 더 급작스럽게 이루어진 여행은

너무 준비없이 간 터라 먹는 것이 다소 아쉬웠고

마음 같아서는 갤러리 투어도 하고 싶었고

한국 관광객들이 전혀 가지 않는 곳만 다니고 싶었지만

동생과 함께 한 여행이니 내 욕심만 채울수 없는 법.

그래도 발길 닿는대로 이리저리 마음껏 걷다가 온 여행은

그곳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한국에 들어오니 뒤늦게 기운이 충만하다.

 

홍콩여행이 나에게 의미가 있는 것은 트렁크 여행에서 벗어난 첫 번째 자유여행이었고

정보가 많지 않았던 그때 어떻게 그 많은 정보들을 찾아 깨알같이 홍콩여행을 했던 것인지 신기할 따름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홍콩 여행 이후 나는 블로그를 개설했고 첫 번째 포스팅이 바로 홍콩이었으니

이쯤되면 내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 또한 홍콩이지 않을까.

 

10년 동안 홍콩도 많은 변화를 겪은 것이 피부로 느껴졌지만

가장 많은 변화는 바로 '나' 라는 점.

 

앞으로 10년 후 그때 다시 홍콩을 찾는다면 그땐 어떨까 급궁금해진다.

 

허나, 하나도 변하지 않은 건,

그때나 지금이나 홍콩 카페에 올라오는 질문은 한결같이 똑같다는 것.

'처음'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만 바뀔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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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해외 여행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 일은 더 산더미가 된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도 대청소를 해야하고

여행을 돌아와서도 대청소를 해야한다.

어디 그 뿐인가.

산더미 같은 빨래에 냉장고는 텅텅 비어있지

배는 고프지 몸은 피곤하지..

총체적 난국이 따로 없다.

 

이번에는 고향집에서 출발해 고향집으로 돌아왔다.  

새벽에 집에 도착해 엄마가 해 놓은 따뜻한 밥을 먹고 자고 일어나니

산더미같은 빨래는 어느새 산뜻하게 원상태로 돌아와 있었다.

 

전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는 미슐렝쉐프의 음식이건만

엄마가 해주는 따뜻한 집 밥 앞에는 무용지물.

 

역시 엄마가 최고다.!!!

 

사랑해요. 장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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