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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여행] 박명수씨 후통골목에 만둣집 차리셨어요?

작은천국 2015. 5. 19. 06:30

[베이징여행] 박명수씨 후통골목에 만둣집 차리셨어요?

 

 

 

어랏, 이게 누구야? 박명수씨다.

설마 박명수씨일리가 없겠지만 닮아도 너무 닮았던 것이었다.

 

여긴 어디? 바로 베이징 골목 후통!!

이런 곳에서 박명수씨와 닮은 꼴의 만둣집을 만날 줄을 상상이나 했겠는가?

 

베이징 여행 후통에서 만났던 박명수씨 판박이 만둣집.

여행의 첫 날 만났던 만두가게 아저씨 덕분에

사회주의에 대한 편견과 베이징에 대한 편견이 일시에 깨졌었더랬다.

 

아무 준비없이 대차게 떠났던 지난 가을의 베이징 여행.

이제서야 조금씩 빗장 해제!!!

 

그야말로 아무 준비없이 '언니는 그냥 떠났습니다.'로 다녀온 베이징여행이었다.

 

베이징에 도착해 숙소에 짐을 풀어 놓고 나니 

 뭘 하기엔 늦은, 그렇다고 뭘 안하기엔 늦지않은 애매한 오후 3시.

 

어짜피 아무 준비도 계획도 없이 떠난 여행에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본

만리장성, 자금성, 이화원 등 큰 볼거리외엔 딱히 동선도 정하지 않은 무대뽀의 여행자에겐

그들의 실핏줄인 적당한 골목을 찾아 들어가 보는 것으로 

첫 날의 일정을 시작했다.  

오후 3시에!!

 

늘 그렇듯 자유여행의 진정한 재미는 후미진 골목에서 만나는

도시의 소시민들을 일상일 터. 

 

사람사는 곳 어디에서나 똑같다는 만고의 진리는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 한 영원한 것이고

가이드북이고 어디고 절대 전해주지 않는 그 도시만의 온기는

낯선 도시를 금새 친근하게 만들어 준다.

 

골목길 후통...

이름하야 베이징의 실핏줄로 불리고 있는 후통은

골목도 세계문화유산이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주고 있는 곳이다.

 

이런 후통이 베이징에만 대략 6천개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하는데

그 중 제대로 골목길의 모양을 갖춘 것도 무려 1,300여개나 된다고 한다.

 

후통은 베이징 시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곳으로

옛날에는 오래된 우물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살았는데

후통은 원. 명. 청 시대를 거치는 동안 우물을 중심으로 다닥다닥 붙은 서민들의 집들이 점차 늘면서

자연스레 골목도 확장을 가져온 것이 아닌가 싶었다.

 

후통은 '우물(gudum, 구둠)'이란 의미를 가진 몽골어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그리고 신기한 것은 집의 문을 열면

그 안쪽으로 또 다시 미로같은 골목길이 펼쳐지고 있다는 점. 

 

동네 사람이 아니라면 십중팔구 길을 잃기 십상.  

 

겨울철이면 매연으로 인해 온 도시가 흐려지는 베이징에서

뿌연 안개같은 시멘트 색깔의 집들이 끝도 없이 이 골목으로 저 골목으로 이어지며

베이징 서민들속을 걸어다니는 재미는 솔솔했다.

 

여기 저기 기웃거리는 외쿡인의 낯선 여행자를 경계하기는 커녕,

마치 어제 본 사람마냥 친근한 미소에 가벼운 인사까지...

 

말이 통하고 안 통하고 뭐 그리 대수랴.

소시민의 삶은 어디서나 비슷비슷한 모양새.

골목은 그런 곳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후미진 곳에 하나씩 등장하는 멋진 카페들!

의외로 외국인들이 많은 것 또한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 후통에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스트 하우스들이 꽤 많아서

외국인들이 자기 동네 다니듯 다니고 있는 모습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간혹 현지인들은  외국인들과 함께 후통 투어도 하고 있는 듯~

워낙 베이징에 대한 공부를 안 하고 온 터라 후통의 역사가 너무 공금해서

옆에 슬쩍가서 귀 쫑긋하며 몇 마디 듣다가

내 기분대로 내 느낌대로 마음껏 누려보기로 했다.

 

가끔은 많은 정보가 눈을,  귀를 닫기도 하기에~

 

같이 간 지인의 느낌은 이랬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0년 상하이 엑스포라는 세계적인 행사를 치르면서

고이 간직하고 있던 옛 모습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고...

 

그래서 불과 몇 년전의 베이징 혹은 상하이는 이젠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고.

실제로 내가 상하이를 여행했던 2010년 상하이는 한창 엑스포 준비가 한창이었고

도시 곳곳은 옛 건물이 무너지고 새 건물이 지어지고 있던 중이었다.

그 이후에 다녀온 지인의 상하이 사진을 보고 어리둥절 했던 기억...

 

지금 중국은 날마다 상전벽해의 현장이 펼쳐지고 있는 듯하다.

 

이 골목들 역시 개발의 위기에 처했음에도 운좋게 살아 남은 건,

옛 문화를 지키고 보존하는 움직임이 일어났고

후통의 옛 가옥들을 공식 홈스테이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덕분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오니 낡은 가옥은 관광객들을 위한 상업용도(카페 등)으로

변화를 겪어내고 있지만 다행은 후통의 표정은 최대한 살려내고 있는 점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희소가치 마저 느끼게 하는 골목길이니  

후통의 골목길이 세계문화유산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고

낡음과 새로움이, 과거와 현재와, 현지인과 이방인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후통은 꽤 매력적일 수 밖에...

 

지도가 있을리 없는 후통 골목을 발에 채이는 대로 이리로 걷다가 또 저리로 걷다가

잘 생긴 외국인이 눈에 띄어 발길을 딱! 멈추니...

 

오호라.... 만두가게!!

저녁을 먹을 예정이었기에 만두가게라고 하나 큰 관심은 없었다.

 

그런데 이게 누구야.. 박명수씨 여기에 만둣가게 차린 거니? 라며

닮아도 너무 닮은 만두가게의 캐릭터 앞에서 박장대소.

 

게다가 당당히 MSG 사용하지 않고 최소의 기름과 소금만 사용한다는 홍보 문구.

 

어머머머.. 베이징이 이런 곳이었어라며 감탄하고 있을 즈음.. 

 

문제의 한 사람이 등장...

 

얼굴 보자 마자... 이 캐릭터가 당신이냐며 바로 취조 들어가 주시고...

이마가 훤~~언 한게 실물도 살짝은 박명수옹 닮았다...

 

한국의 유명한 코미디언 닮았다고 인증샷 찍자고 하니 흔쾌히 엄지척!!

 

굳이 사장님을 만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MSG없고 소금도 기름도 적게 사용하는 만두의 맛이 궁금해

여긴 꼭 가야해! 모드였지만 사장님 만나니 발걸음은 자연스레 안으로~

 

밖에서 보던 것과 달리 안으로 들어서니

아마도 외국인들사이에선 이미 유명한 집인 듯했다.

온 벽면은 다녀간 여행자들의 낙서가 빼곡하게...

 

그리고 딱 하나 발견한 한국태극시.. 옆에 스페인 국기가 그려진 걸 보니

아마 한국인과 스페인의 국제적인 만남이었나 보다.

 

옆의 TV 모니터에는 만둣가게를 소개하는 홍보영상이 소개되고 있는데

보아하니 외국 방송에도  소개된 영상이었다.

 

베이징에서 후통 골목을 따라 걷다 우연히 발견한 만둣가게에서

먹는 첫 끼는 행운 한 가득~

 

자~ 메뉴판 주세요...

군만두도 있고 물만두도 있고 채식주의자를 위한 만두까지...

 

베이징의 고정관념이 대체 뭐란 말인가?

 

두 종류의 만두 각각 6개씩 12개 주문이 가능하다. 

만두는 종류도 어찌나 다양한지..

 

우리가 만두를 주문한 것과 동시에 오픈된 주방에서는 만두가 만들어 지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외국인들과 달리 한국인들이 이 골목을 찾는 일은 드문 일인 듯

아주머니들은 부끄러워하면서도 계속 우리를 힐끔힐끔~

 

그러나 손놀림 하나 만큼은 정말 예술이었다.

슥삭슥삭 금방 예쁘게 빚어지고~

 

만두가 튀겨지는 시간동안 식탁위에 놓인 아저씨의 아름다운 추억을 내 것인냥 더듬었다.

 

그리고 이윽고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만두 등장에 우와~~ 소리 절로 나왔다.

 

홍보문구처럼 기름이 많이 묻어나지도 않으면서

재료 자체의 맛과 향이 그대로 살아 있어 식감 또한 일품이었다.

 

만두에 좌르르르 흐르는 육즙~

 

방금 튀겨진 만두는 적당히 뜨거웠고 우리의 첫 날 첫 끼 식사는 행복했다.

 

이런 날에 한 잔이 빠지면 섭한 일...

이후 호로록 호로록 게눈 감추듯 만추 12개를 순식간에 먹어 치웠다는^^

 

박명수옹 닮은 후통의 만둣가게

Mr. Shi's Dumplings 는 먹으면서도 이 맛이 그리울 것 같다며 폭풍 칭찬세례..

 

골목골목을 다녔지만 지금도 찾아가라면 갈 수는 있겠는데

설명은 힘드니 베이징 여행 가실 분들이라면 전화번호와 주소를 참고하시면 되겠다.

 

만두를 먹고 다시 골목길 투어를 나서는 길..

한 블럭 떨어진 곳에 이렇게 지점이 따악...

 

반가운 마음에 앞집에서 만두 먹었으니 사진 한 장 찍고 싶다고 했더니  

흔쾌히 그러라며~~~

 

앞집이 밥집 갔은 느낌이었다면 이곳은 카페같은 느낌으로~~

박명수씨의 사업수완능력과도 묘하게 닮았다며 감탄을 했었더랬다.

 

현지 베이징 통신원에 따르면 산리툰에도 최근에 지점을 오픈했다고 하는데

정말 잘나가는 만둣집임을 인정받고 있는 곳인 듯하다. 

 

 

후통 이곳 저곳을 어슬렁거리며 걷고 있으니

여행 첫 날이 웬말이냐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한 골목을 빠져 대로변으로 나오니 이 골목의 후통은 또 다른 이름이 붙어 있었다.

 

만두 먹는 내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에 칭찬에...

한국에 돌아와서도 이 집 만두가 먹고 싶어 생각만으로도 군침 질질~

파블로브의 개가 된 듯. 하하!!

 

박명수옹 닮은 만둣집에 군만두 먹으러 가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