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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만리장성에서 단풍구경이라니!!

작은천국 2015. 11. 16. 06:30

[베이징] 만리장성 팔달령 단풍구경 갑시다!!.

처음 베이징에 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것들

 

 

만리장성에서 단풍구경을 하게 될 줄은

베이징을 가기전에는 미처 몰랐다.

 

어디 그 뿐인가.

베이징에 가보고서야 '대륙'이 가진 압도적인 크기를 비로소 실감할 수 있었다.

오죽하면 '중국 여행은 가보지 않고서는, 눈으로 보지 않고서는 모른다'는 말이 있을까.

 

하지만, 만 리라는 길이가 주는 압도감에 놀라기 전에

어마어마한 중국 사람에 더 놀라게 될 줄 꿈에도 생각 못 했다.

 

 

게다가 그것보다 더 놀란 건, 만리장성의 단풍이었으니.

 

실로 가을, 베이징에도 찾아 온 가을.

산의 등허리를 따라 구비구비 내려앉은 만리장성.

그 산에 단풍이 들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했던 중국에 대한 고정관념.

 

대륙의 압도적인 규모에 놀라고, 풍경에 놀라고,

중국 베이징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더 놀랐던, 

그야말로 놀라움의 연속이었던 중국 베이징 여행.

 

작년에 다녀 온 여행을 1년 만에 복기하는 만리장성이다. 

 

 

인류 최고의 건축물로 손꼽히는 만리장성.  

 

이런 만리장성을 두고 '인류 최고의 토목공사'라고도 하고 

'달에서 보이는 건축물'이라고도 하는 등 신 세계 7대 불가사의라며

기꺼이 최고! 라는 찬사를 보내는데 마다하지 않는다.

더욱이 1987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기도 하다. 

 

 

 

 

만리장성은 진나라의 시황제에 의해 흉노족을 방어할 목적으로 지어졌다.

진나라 이후 여러 나라를 거치며 각 왕조의 성격에 따라 장성이 증측되기도 하다가

명나라에 이르러 현재의 규모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명나라를 세운 주원장은 수도 베이징에서 가장 가까운 팔달령을 시작으로

만리장성이 시작되는 대륙의 동쪽 팔달령과 대륙의 북서쪽 가욕관까지 총 길이 약 6,350km,

즉, 만리장성이 완성된 것이다.  

 

베이징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만리장성 여행이긴 하지만 가까운 팔달령보다는

 이왕이면 만리장성이 시작되는 산해관에서 만리장성을 오르고 싶었다.

하지만, 베이징에서 산해관이 있는 곳까지 교통도 너무 불편하고 무엇보다 짧은 베이징 여행에서는 무리였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만리장성의 팔달령을 찾는 건 당연한 수순.

 

흉노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워진 군사 목적의 성곽이라는 것에만 생각이 머물다 보니

만리장성이 가진 경치에 대한 생각은 눈곱만큼도 하지 않았다.

 만리장성에 서게 되었을 땐,  그 경치가 주는 황홀감은 또 하나의 고정관념을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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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그 뿐인가?

우리네 성곽과 달리 성곽 위를 걸을 수 있는 구조로 지어진 만리장성은

험준한 산과 산을 이어주는 '길'의 역할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2천 여의 세월동안 그 자리를 꿋꿋히 지키며 또 하나의 길을 이어낸 만리장성은 

그것만으로도 감동이었고 위대했다.

 

 

 

베이징에서 만리장성 팔달령까지는 버스로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지하철 2호선 지수이탄역(积水潭) A출구로 나가 표지판을 따라 계속 직진하면 덕승문 왼쪽에

팔달령으로 가는 877번 버스 정류장이 위치한다.

 

시외로 향하는 많은 버스들이 이곳 승강장을 이용하고 있어서 엄청난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었다.

 

버스는 승객이 다 차면 바로바로 출발하는 시스템으로 배차 간격은 약 3~4분 정도.

버스요금은 현금으로 지불하면 12원인데 특이한 건 3원짜리를 여러 장 주더라는.

게다가 버스 안에는 우리나라로 치면 문화관광해설사로 생각하면 되는 안내원이 타긴 하는데

표 검사도 하고 해설도 해주지만 모두 중국어라 말이 안통해~~ ㅠㅠ

 

만리장성까지 올라갔다가 되돌아 오는 소요시간까지 감안해 버스 운행은

덕승문에서 12:30분 출발하는 버스가 막차이니 참고할 것.

 

또한 교통카드를 이용하면 편도에 비해 반값인 6원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약 1시간을 달려  팔달령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엄청난 사람들에 한번 놀라주시고

 

 팔달령까지 케이블카를 이용하고 내려올 때 걸어올 예정이었는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케이블카는 보이지도 않고 관광안내소에서 물어보자고 했으나,

맙소사 관광안내소까지 1km,

거기까지 갔다가 맘이 변해서 케이블카를 타지 않을 경우 이곳까지 1km를 되돌아 와야된다는 사실에 아연실색.

 

아! 대륙이란 이런 곳이구나 싶어 헛움이 실실~

 

나중에 알고보니 877번 버스 종점인 이곳은 슬라이딩카 매표소였다.

결국 이곳에 도착하면 처음부터 걸어가거나 아니면 슬라이딩카를 이용해 팔당령을 올라야 한다.

물론 케이블카를 이용하려고 이곳에서 1.5km를 걸어 가거나 버스를 이용하면 되긴하지만 복잡하다.  

 

결국, 슬라이딩카라는 정체모를 운송수단을 이용해 중간즈음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슬라이딩카를 타기 위해 길을 걸으니 '팔당령웅낙원'이라고 적힌 간판 발견.

 

몇 개의 상점가를 지나면

'팔당령웅낙원'의 정체는 바로 곰 사육장.

세계문화유산인 만리장성에 전혀 어울리지도 않고

시설 또한 허접하기 이를때 없는데 왜 이곳에 곰 사육장이 있는 것인지 미스테리.

 

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슬라이딩카를 탈 수 있는 곳에 도착한다.

 

문제의 슬라이딩 카는 이렇게 생겼다.

 

팔달령 중간까지 쉽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 좋기는 한데

세계 문화유산과는 너무 안 어울린다 싶은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막상 이 슬라이딩카를 타지 않았으면 팔달령까지 걷는 거리가 만만치 않아

무척 힘들었을것 같았기에 내 마음도 오락가락하는 이중잣대에 일단 몸 편한걸로 마음이 옮겨갔다.

흡사 유원지에 놀러온 기분을 느끼며 팔달령까지 이르는 길 중간 정(제 4루)도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북쪽 성벽의 정상에 위치한 팔달령까지 걸어서 올라야 한다.

 

 

버스에 내릴 때부터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성곽위를 걷는 사람들을 보니

오늘이 그리 붐비는 날이 아니란 점을 감안하면 사람많은 대륙임을 여행 내내 마주했던 것 같다.

 

산의 험준한 지형을 이용해 쌓은 만리장성은 지형에 따라

최저 3~4m에서부터 최대 8~9m까지 성벽의 높이도 달라진다.

 

수도인 베이징과 가까워 황제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었기에 

 이곳 팔달령의 성벽이 다른 곳에 비해 매우 견고하게 지어졌다고 한다.

 

 만리장성은 말5필과 마차가 성곽을 따라 이동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눈으로 확인해 주셨다. 

 

 

팔달령까지 제4루에서부터 걷기 시작.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기 시작하면 베이징은 난방과 매연으로 엄청난 스모그로 악명이 높은 도시다.

그랬기에 화창한 날씨는 기대도 하지않았던 만리장성이었는데 날씨가 정말 좋아 기분은 절로 굿굿굿~

 

게다가 단풍이 든 만리장성을 보게 될 줄이야~  

 

팔달령이 있는 쪽은 북쪽성벽이고 뒤를 돌아보면 남쪽 성벽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만리장성 여러 구간 중에서도 유독 팔달령이 인기가 많은 것은

팔달령이 베이징에서도 가깝기도 하지만 팔달령이 있는 북쪽 성벽이

만리장성 중에서도 아름다운 경치로 손꼽히는 곳도 또 하나의 이유가 된다고.

 

북쪽이 경치가 좋았긴 했지만 산 자락에 단풍이 워낙 곱게 들어 있다보니

걷다가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걷다가 힘들면 성벽에 기대어 쉬기도 한다.

 

여름에 이 성곽을 걷는다면 그늘을 피할 곳이 없어 십중팔구 뜨거워 죽을 듯.

겨울에 걷는다면 매서운 바람때문에 무척이나 추울 듯 하지만

눈 덮인 만리장성은 한번 쯤 걸어보고 싶기도 하다.

 

일정거리마다 2층의 망루가 위치하고

 

망루 안쪽을 따라 다시 성곽이 이어지는 구조였다.

 

 

 

각 루마다 표지석이 있어서 중국 사람들은 기념사진을 찍기도~

 

이곳을 지나면 오늘의 목적지 산의 정상에 있는 팔달령이 보인다.

 

자. 다시 힘을 내어 걸어보자고~ 여기서부터는 은근히 가파르다.

 

케이블카를 타면 이곳에 도착하게 된다.

 

높이 올라온 만큼 경치는 압권이다.

 

조금씩 오를 수록 경치는 갑절의 풍경을 보여주고 있어 감탄사는 절로 나온다.

흡사 산 등허리에 용한 마리가 앉은 양 굽이치는 모양새에 반하고

만리장성의 단풍구경이라니 웬 횡재인가 싶었다.

 

 

 

드디어 팔달령에 도착!

 

정상답게 험준한 산의 높에 아찔하기까지.

 

 

 

그러나 사람이 너무 많아 여유롭게 즐길 상황이 안되는 것이 다소 흠.

 

내려갈 때 성벽 옆 길을 따라 걷기로 했다.

 

성곽에서 볼 때와 또 다른 느낌이 든다.

 

케이블카가 도착하는 곳에는 휴게소 비슷한게 있어서

아이스크림도 하나 먹으며 더위를 달랬다.

 

다시 성벽을 따라 걷는다.

 

늘 그렇듯 올라올 땐 까마득한 길도 내려갈 땐 가깝게 느껴진다.

이미 한 번 가본 길에 대한 익숙함은 가보지 않은 다른 길에 대한 두려움을 말끔히 없앤다.

기회가 된다면 만리장성을 전부 걸어보고 싶다는 미친 생각까지.

 

그렇게 순식간에 슬라이딩카를 타는 곳으로 돌아왔다.

 

눈으로 보고도 도저히 인간의 솜씨라고 믿기지 않았던 만리장성.

 

철옹성을 쌓았던 왕조는 이미 과거로 흘렀고

역사의 뒤안길을 따라 과거의 시간을 걸어 현재의 시간으로 만나는 만리장성.

 

만리장성의 팔달령은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그 시간의 간격을 넘어 건네주고 건네 받았을 그 무엇.

중국인의 역사 속에 그 무엇은 오늘도 살아 만리 만큼이나 길에 뻗어 가고 있는 것이리라.

 

다시 슬라이딩 카에 탑승~

 

몸은 편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적응 안 되는 슬라이딩 카지만

올라갈 때와 달리 내려올 때 이렇게 앉아서 만리장성을 굽어 볼 수 있으니 그것 하나는 굿~

 

 

 

『처음 베이징에 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것들』이 출간되었습니다.

베이징 여행도 하경아 작가의 베이징 취재길에 따라 나선 것이었다지요.

그녀를 따라 나 선 길에 만났던 만리장성, 이화원, 자금성, 후통골목 등

베이징에서 꼭 보고 먹어야할 곳들이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베이징에 가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고정관념으로 베이징을 대하고 있는지를요.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제가 경험한 베이징은

그 어떤 도시 보다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만드는 도시로

철저한 계획도시 답게 충분히 자유여행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대륙'의 규모는 직접 가 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정말 엄청나게 넓었던 베이징 덕분에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된 탓에

가장 가보고 싶었던 789 예술구를 가보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후회로 남아있습니다.

언젠가 훌쩍 이 책 한 권 들고 789예술구 전시장만 돌다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압니까?

이 겨울에 눈 내린 중국 만리장을 보러 가게 될지도요.

앞일은 아무도 모르는 일니까요.

 

혹 베이징 가신다면

『처음 베이징에 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것들』

슬며시 추천해드립니다. 

 

공감 꾹!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