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like traveling/Seoul

[서울 대설] 눈 다운 눈 내린 서울 풍경

작은천국 2015. 12. 3. 13:00

눈이 오면 그대가 보고 싶다.  

 

“눈이 왔다.

 

어제 예고한 폭설이 어김없이 내렸다.

이른 아침에는 바람이 많이 부는 탓에 눈이 세로로 눈이 미친듯이 흩날렸다.

 

바람이 잦아지고 나니 눈은 천천히 천천히 소리없이 내린다.

 

 

일단 나가자.

 

늘 그렇다.

망설이다보면 순간은 지나간다.

 

나에겐 첫 눈이지 않는가.

가지 마다마다 눈이 시나브로 쌓인다.

 

 

 

 

 

 

 

 

 

아이는 신나고 어른은 피곤하다.

 

 

눈 싸움을 하느라 아이들은 신이 났다.

까르르, 까르르

웃음소리가 내리는 눈을 사정없이 흔들어 댄다.

 

지하철역의 아저씨는 쉴 새 없이 눈을 치우며 이렇게 말한다.

 

"남자들은 눈이 진짜 싫어요.

군대에서 죽도록 눈만 치웠거든요."

 

1988년도에 우리 오빠는 강원도 홍천에서 군생활을 했다.

그 해 겨울 집으로 보낸 편지의 첫 문장은 항상 '눈이 왔다.' 였다.

 눈이 얼마나 왔는지, 매일 눈을 얼마나 치우는지 구구절절히 적고 있었지만

 그 행간의 의미는 '눈이 와서 정말 좋다.' 였다.

그 다음 해 겨울 편지 역시 첫 문장은 '눈이 왔다.' 였다.

그러나 더 이상 '눈'에 대한 설렘은 없었다.

 

다만, 눈이 오면 가장 먼저 뛰어나가는 이등병은

묻지 않아도 '경상도 애들 그 중에서도 특히 부산' 이라고 적고 있었다.

오빠는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외에도 '눈' 얘기는 빠지지 않는다.

 

내 고향 울산은 눈이 거의 오지 않는 곳이었다.

지금은 이상 기후로 눈 보기 힘든 곳은 아니지만 말이다.

고등학교때까지 내가 눈을 본 기억이라곤 채 3번이 되지 않는다.

 

해마다  소원은 '겨울에 눈을 보고 싶다.' 였다.

 

어느 해 겨울 그렇게 눈이 내리지 않는 울산에도

거짓말처럼 내 발목정도까지 눈이 왔다.

아버지는 몇 시간이 걸려 집 채 만한 눈사람을 만들어주셨다.

눈만 오면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그 집채만한 눈사람이 잊혀지지 않는다.

 

가끔 오빠는 말한다.

서울에서 살게 되니 처음에는 눈이 많이 와서 좋았는데

 이제는 차 막힐 걱정을 먼저하게 된다며 지금은 무덤덤하다고 했다.

 

나도 서울에서 살만큼은 살았다.

그런데 여전히 나는 눈이 오면 설렌다.

 

아!

군대가서 눈이라도 치워야 하나...

 

 

 

“진짜 겨울겨울이 된 눈 

 

걷다 보니 눈이 그쳤다.

평화의 공원으로 가려던 발길은 매봉산으로 향했다.

다시 눈이 내린다.

 

지난 주 가을이었던 산은 겨울이 되었다.  

 

 

 

 

 

 

 

 

이 오면 그대가 보고 싶다.

 

 창밖에 눈이 오네 추억이 손짓하네

하얀 모자 하얀 장갑 하얀 얼굴

자욱한 그리움이 내 가슴을 채우네

그대 그대 어디갔나

거리엔 눈이 오네 하염없이 쏟아지네

내 가슴에 들어 있는 얼굴 하나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지 않는 모습

나만 홀로 걷고 있네

지난 날은 흰눈이 즐거웠네

마아가렛 꽃향기 퍼졌었네

가슴깊이 흐르는 아름다운 이야기들

그녀도 어디선가 나늘 그릴까

내맘엔 눈이 오네 슬픔처럼 눈이 오네

생각하면 잡힐듯한 그대얼굴

조용히 눈 떠보면 그대 모습 간 곳 없고

하얀 눈만 쏟아지네

 

-조용필 제10집 Part II 눈이 오면 그대가 보고 싶다.

 

 

 

 

 

 

 

 

 

 

 

 

 

사람과 사람이 기대어 사람이다.

 

 

사람인(人) = 사람 + 사람 

 

 

시간은 흐른다.

그래서 시간은 기여코 이별을 만들고

그리하여 시간은 반드시 후회를 남긴다.

사랑한다면 지금 말해야 한다.

숨가쁘게만 살아가는 이 순간들이 아쉬움으로 변하기 전에 말해야 한다.

어쩌면 시간이 남기는 가장 큰 선물은 사랑했던 기억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쑥쓰러움을 이겨내고 고백해야 한다.

사랑하는 그대에게

 

-응답하라 1988 제7화 -

 

 

눈이 내린 오늘 아침.

눈이 오면 당신이 보고 싶다.

너와 걷고 싶은 겨울!  

 

Sorry & Th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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