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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을이 찾아오는 하늘공원

작은천국 2015. 9. 14. 06:30

[서울공원] 가을이 찾아오는 하늘공원

 

 

하늘공원은 서울에서 가을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곳 중 하나다.

가을이면 서울에서 가장 분주해지는 곳 또한 하늘공원이다.

 

하루가 다르게 여름이 물러나고 있는 요즘

물러난 여름만큼 가을이 성큼성큼 찾아오고 있는 것 같다. 

 

온통 초록초록초록인 하늘공원도

앞으로 약 한 달정도가 지나면 황금의 억색물결로 일렁일터,

 

 하늘공원으로 가을 마중을 나간다.

 

전속력으로 빠르게 달리던 시간들도 이 계절에는 천천히 달리며

생각이 깊어지는 사색의 가을을 만끽하라고 하는 것 같다.

 

 하늘공원으로 향하는 길.

먹구름이 잔뜩 몰려와 오묘한 풍경을 연출한다. 

 

월드컵경기장 서문쪽 맞은편에 있는 주차장은 예전에는 석유비축기지로 사용되던 곳이었다.

오랜 논의 끝에 올해 초 석유비축기지가 공원으로 확정되었고 내년에는 공원으로 만나볼 수 있을 듯 하다.

매봉산에서 이 부지를 볼 때마다 폐허처럼 된 공간이었기에 공원으로 조성된다고 결성났을 때 정말 기뻤다.

내년에 이 곳이 어떤 모습으로 매봉산과 어우러질기 기대가 크다.

 

이곳 바로 앞쪽으로 매봉산 길이 시작된다.

올해 봄에는 공원대신 주로 매봉산을 산책했었다.

산을 자주 가다보니 매봉산에 정말 다양한 종류의 산진달래꽃을 발견하게 된 건 또 하나의 수확이다.

여름에는 내내 도서관에서 보내느라 은방울꽃을 못보고 지나간게 조금 아쉽긴 하다.

은방울꽃을 좋아하지만 여름에는 산모기때문에 잠시도 머물수가 없어 올해는 포기.

모기들은 갈 수록 더 요란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얼마걷지 않으면 하늘공원 앞에 위치한 난지천 공원에 도착한다.

 

가끔 여행 기분 내고 싶을 때 이용하는 맹꽁이차.

하늘공원을 거쳐 난지천공원까지 맹꽁이차를 타고 돌다보면

걸을 때 보던 풍경과는 또 다른 낯선 풍경으로 다가오기에 기분전환이 필요할땐 가끔 이용하곤 한다.

 

■ 맹꽁이 전기차 이용안내

운행시간 10:00~일몰때까지 (여름 저녁 8시, 그외 계절은 오후 7시)

운행요금 : (성인 ) 3,000원 (아동) 1,500 ※왕복요금 

 

하늘공원으로 향하는 길에는 난지 유아숲체험장이 새로생겼는데

유아들이 야외활동하기 좋은 공간이라 인기만점이다.

 

유아숲체험마당 맞은편으로 희망의 숲길이라는 이름으로 하늘공원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다.

중앙계단을 이용하지 않고 둘레길을 통해 돌아가야하는 길이지만

메타쉐콰이어가 갈색으로 물들어오는 계절 가을이라면 한번쯤은 걸어봐야 할 만큼 멋진 길이기도 하다.

 

둘레길로 빠지지 않고 곧장 직진하면 하늘공원으로 향하는 계단이 위치한다.

 

하늘공원까지 291개의 계단을 걸어올라야 한다.

쉬지 않고 오른다면 헉헉헉~~ 숨이 턱에 찰 때 쯤이면 계단 끝에 도착하게 된다.

 

 

언니 동생 혹은 형 아우 같은 노을공원과 하늘공원

몹시도 닮은 두 공원이지만 컨셉도 다르고 일단 규모면에서 노을공원이 월등하다.

노을공원은 캠핑장으로도 유명한 곳이지만 무엇보다 노을공원이라는 이름답게 노을이 정말 끝내주는 곳이다.

 

노을공원은 다음 기획에~

 

 

하늘공원 계단을 한 발짝, 한 발짝 오르면

넓디 넙은 평화의 공원을 조망할 수가 있다.

이곳이 처음 공원으로 만들어졌을 때만 해도 휑~ 했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이젠 울창해진 평화의 공원이다.

 

 

 

저 멀리 한강과 성산대교 63빌딩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슴이 탁! 열리는 느낌.. 서울에서 이런 곳 흔치 않다..

동네인 상암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계단을 다 올랐다고 바로 하늘공원인줄 알면 큰 오산이다.

여기서도 다시 또 걸어야한다.

 

자. 이곳이 바로 하늘공원이다.

 

온통 억새만 가득했던 하늘공원은 어느새 이종식물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식물들의 천이가 어떤 순서로 변하는 것인지 거대한 자연책 한 권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든다.   

 

작년까지 보지 못했던 나리꽃도 발견.

이 씨앗은 도대체 어디서 날아온 것일까?

 

 

인위적으로 심었던 코스모스들도 일찍 피어 가을의 코스모스를 느끼게 한다.

 

 

태양은 어느새 오렌지 빛으로 바뀌고 있는 중이다.

 

이 시간에 하늘공원을 오르게 되면 곧장 하늘담은 접시에 올라간다.  

 

하늘담은 접시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아직은 윈도우 바탕화면 같은 느낌으로 초록초록하다.

 

 

하지만 한 달만 있으면 이곳은 초록색 대신 억새가 피어 온통 은빛물결

 

어느 계절이고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는 인기만점이다.

 

언젠가부터 이곳에도 사랑의 자물쇠가 달리기 시작했다.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사랑하는 오늘,

그 마음을 듬뿍 담아 추억을 남길 수 있을 때 많이 남겨라~ 

 

 

 

오렌지 빛의 태양은 이제 주홍빛으로 바뀌었고 일몰이 시작됐다.

 

요즘은 일 할때를 제외하고 자그마한 컴팩트 카메라만 들고 다니기때문에

이런 장면을 찍을 때면 아쉬움이 들 수 밖에 없다.

 

일몰 멋진 날 제대로 장비 갖추고 사진 찍으러 오는 걸로~

 

카메라가 아쉽긴 하지만 손톱만큼의 노을도 아름답다.

 

서산 너머에 걸렸던 노을빛도 잦아들며 또 다른 고요와 평화가 찾아온다.

 

마음이 번잡할때면

하늘 담은 접시에 앉아 부는 바람에 마음을 실어 보내고

멍하니 해지는 걸 보고 나면 그냥 만사 오케이~

 

마음 근육도 단련하고, 체력도 단련하고 ^^

 

 

 

 

봄에서 여름이 다가오는 속도와

여름에서 가을이 다가오는 속도와 분명 같을진데

해가 길어지는 여름보다 해가 짧아지는 가을이

유독 더 빠른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올 가을은 시간의 미세한 흐름까지 피부에 와 닿는다.  

 

 

바야흐로 가을이 찾아오고 있는 하늘공원.

잠깐의 산책으로 한껏 충만해진 마음과 행복한 기운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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