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like traveling/Seoul

[서울여행] 경의선 숲길, 연남동 그곳엔 특별함이 있다.

작은천국 2015. 9. 4. 06:30

[서울여행] 경의선 숲길, 연남동 그곳엔 특별함이 있다.

 

 

기차가 멈춘 그 길엔 기찻길 대신 경의선 숲길이 생겼다.

1900년대 초반 서울에서 출발해 신의주를 오가던 경의선.

그러나 경의선이란 이름과 달리 신의주가 아닌 문산까지 운행할 수 밖에 없는 기차였다.

그렇게 한반도의 아픈 역사를 싣고 다니며 꼭 100년이 되던 지난 2005년.

기차가 다니던 그 길을 지하화 사업으로 기차는 더 이상 다니지 않고 덩그러니 기찻길만 남았다.

남겨진 기찻길은 경의선 숲길로 재탄생했다.

 

기차는 사라졌지만, 기차가 다닌 시간은 고스란히 숲 길 위에 남아 과거와 현재를 이어간다.

 

사라지는 모든 것들은 지극히 슬프다.

사라진 것들의 슬픔은 또 다른 씨앗으로 뿌려져

새로운 모습으로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 갈 것이다.

 

 

 

경의선 숲길은? 

 

경의선 숲길은 총 6.3km의 구간으로 현재는 연남동(1.268m), 대흥동(760m), 염리동(150m), 새창고개(630m)의 약 2.7km

공사를 마쳤으며 내년 5월이면 전 구간 경의선 숲길이 완성될 예정에 있다.

연남동 숲길은 홍제천과 연결되며 폰드라고 불리는 총 3개의 연못을 가지고 있다.

드넓은 잔디마당이 있어 사람들이 휴식을 즐기는 모습은 외국에서나 보던 여유로운 일상의 모습을 느끼게 한다.

 

경의선 숲길, 연남동 구간 (홍제천 부근)

 

집 근처에 경의선 숲길이 생겼다는 건 벌써 알았지만 날 더운 여름날에는 걸어볼 엄두가 도저히 나지 않았다.  

시내로 가는 버스가 이 고가로 다니기때문에 버스를 타고 이 고가를 지나 다니며 경의선 숲길을 내려다 보기만 했었기에

이 길이 연남동 어느 쪽으로 이어지는지 늘 궁금했었다. 

여름과 겨울을 제외하면 홍대에서 집까지 웬만하면 걸어다닌다. 

홍대에서 매연 가득한 도로를 따라 늘 걸어 다녔기에 경의선 숲길이 어느 쪽에서 시작되는지 알았더라면 아마 훨씬 더 일찍 이 길을 걸었으리라.

 

경의선 숲길은 연남동에서 마포구 가좌역까지 약 1.3km로 산책하기에 적당한 거리다.

마포구 가좌역에서 연남동 방향으로 경의선 숲길을 걸었다.

가좌역이 옆에 있는 덕분에 요란한 소리를 내며 멋스러운 풍경을 연출한다.

 

 

처서가 지나니 거짓말처럼 조금씩 선선해지고 있고 흰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 올라 걷기를 절로 부르는 요즘이다.

 

ㅣ 첫 번째 폰드.

    아무래도 홍대쪽은 연남동과 접하고 있어서 시끌벅적한 곳이라면 가좌역쪽으로 올라오면 올라올수록 한적하고

    주민들이 많이 이용을 하고 있다.

 

 

    이 폰드는 거의 아이들의 놀이터~~~이기도 하지만 어른들도 만만치 않다.  

 

 

 

밤에는 이렇게 어른들도~~^^

동심은 꼭 아이들에게만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이 구간에는 소나무를 가로수로 식재를 했는데 소나무는 자리를 잘 못 잡은 듯하다.

 

 

걷기 좋은 길 옆으로 잔디가 있어 시민들은 이곳에 자리를 펴고 여가를 보내기도 하고 

실개천에 발을 담그고 앉아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실개천엔 어느새 흰구름이 내려왔고  

 

아이들은 실개천을 놀이터 삼아 물장구도, 물길을 따라 한가로이 걷는다.  

 

 

 곳곳에서 외국인들도 느긋하게 앉아있는 모습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어서 가끔 서울이 맞나 의심이 들기도^^

 

 

 

데이트 장소로도 인기만점

 

 

소나무가 끝나면 이젠 은행나무가 식재되어 있어 샛노랑 가을을 선물할 듯한데 기대해 봄직하다.

 

 

 

실제 철로에 사용했던 침목들도 그대로 사용해 곳곳에 이 길이 경의선 철길임을 기억하게 한다.

 

 

잔디밭에 앉아 한참 책을 잀다가 허리가 아파서 키 큰 은행나무에 기대앉아 고개 쳐들어 올려다 본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구름의 모습, 바람은 슬금슬금 스치며 지나가니,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크게 다가온다.

 

 

나를 기억해줘! 

 

  경의선의 모습은 철길정원에만 남아 있지만 그 흔적은 오래도록 남아 있겠지?

 

 

 

 

 

 

곳곳엔 침목들...

비가 오면 어떤 냄새로, 어떤 향수를 자극할까?

기차에 대한 특별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나로선 비오는 날을 기대해 본다.

 

 

 

 

 

저 멀리 바글바글한 사람들, 이젠 연남동 시작점이 가까워 진다. 

 

 

상류와 달리 이쪽은 물이 고이는 탓에 들어가기엔 조금 무리수가 있다.

 

이 도로를 건너면 연남동의 핫 플레이스가 펼쳐진다.  

 

 

 이곳 역시 밤이면 이런 모습으로

 

 

 

 나, 연남동

 

신사동 가로수길, 이태원 경리단길에 이어 서울에서 가장 핫 플레이스인 연남동은 길 하나를 두고 홍대와 마주보고 있다.

경의선 숲길을 전부 걷지 않는다 하더라도 약 100m 정도인 이곳만으로도 충분히 경의선 숲길의 특별함을 느낄 수 있다.

 

불과 2014년만해도 경의선 숲길이 만들기전 뜨는 동네 연남동의 분위기는 이랬으니 상전벽해 정도는 아니어도 격세지감이겠다.

이곳에서 시작하는 줄 알았으면 걸어도 벌써 한 번 걸어봤을 텐데..

 

 

불금불금한 금요일과 주말이 되면 다양한 버스킹 공연이 열리기도 하고 사람들로 미어터져 앉을 자리가 없다고..

주변 상인들의 귀뜸이다.

 

한강도 하니고 서울시내 한 복판에서 이런 낭만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이 과연 얼마나 될까?

경의선 숲길... 차암~~~ 좋구나. !!

 

 

 

경의선 숲길, 뭐 먹지?

 

홍대입구쪽과 닿아있는 연남동 입구쪽에 먹거리들이 몰려 있다.

이미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곳들이 모두 이곳에 있다고나 할까?

물론 더 안쪽으로 가면 연남동의 매력을 재발견 할 수 있는 동진시장도 있고 연남동 골목만이 가진 넘치는 매력이 있지만 

아무래도 사람이 몰리는 곳은 입구 쪽!

 

카페 봉주르 & 빵 콤마, 스프가게 SOUPMAN. 대왕꼼짱어, 옥상달빛 등 이미 두 번 설명하면 입 아픈 유명 가게들.

특히 '술퍼마켓!' 은 정말 완소가게다. 대만에서 줄창 먹어댔던 망고맥주도 있고 온갖 주종은 다 갖추고 있다. 심지어 와인까지.

 

이곳때문에 또 다른 변화는 웬만한 가게들은 커피 뿐 아니라 생맥주도 테이크 아웃 서비스를 한다는 사실.

맥주 한 병 손에 들고 느긋하게 걸으며 홀짝 거리며 마시는 맥주맛... 누가 알리요!!

 

 

 

굳이 가게를 들어가지 않아도 밤이 되니 핑거푸드로 먹기 좋은 음식들이 즐비하고 치맥 한 잔을 즐기는 사람도 넘쳐난다.

 

 

경의선 숲길, 어떻게 가나요?

 

홍대쪽은 2호선 홍대입구역 3번추구로 나오면 바로 연결된다. (공항철도방면)

 

마포구 가좌역 방면은 지하철은 없고 버스를 이용할시 성산2교 버스 정류장을 이용해 연남동 방면으로 5분정도 걸으면 된다.

(버스정류장에서 연희104고지앞 구성산회관 방면으로 직진하다가 고가다리 가 보이면 고가 다리아래로 건널목을 건너면 그곳이 출발점!)

 

시끌벅적한 경의선숲길 홍대방향의 시작점에는 문학동네에서 운영하고 있는 북카페 카페 꼼마! 가 있다.

경의선 숲길 출발점이 술집이나 카페가 아니라 북카페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책 읽는 가을이다.!!   경의선 숲길이 생기고 카페 콤마에서는 모든 테이크 아웃 음료를 50%가격에 판매하고 있으니 참고할 것.

 

다시 집으로

 

매연 가득한 도로 대신 경의선 숲길을 따라 다시 집으로 가는 길.

익숙해도 너무 익숙한 길은 질리기도 하고, 운동 효과도 별로 없었는데 경의선 숲길 덕분에 신선한 마음으로 길을 걷는다.

벌써 일주일에 3번이나 이 길을 걸어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갔고, 강의를 들으러 갔고,  구름이 좋아 그냥 걸었다. 

 

여름이라 잠시 쉬었던 다이어트 다시 시작. 겨울까지 목표치에 도달해보자구~~아자!

 

 

홍제천이 만나는 곳에서 홍제전길을 걸어 성산대교로 향하는 길,

여름 내내 보지 못했던 분수쇼. 이 길을 걷게 되니 마지막 분수쇼를 보게 됐다.

아~ 황홀한 가을 밤이다.

 

 

 

19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