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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난지천공원의 싱그러운 여름

작은천국 2015. 7. 14. 06:30

[서울] 난지천공원의 싱그러운 여름

 

 

난지천 공원에도 여름이 찾아왔다.

지난 주말 태풍의 영향으로 계속 비가 내렸다.

우중 산책이라도 해 볼 요량이었으나

어영 부영 시간만 보내고 비가 그치기 시작하는 시간에 미뤘던 산책을 나섰다.

 

최근에는 근처에 산이 하나 있어 산으로 산책을 다니다보니

한동안 외면 했던 공원 산책이었다.

 

오랫만의 공원 산책.

짧은 몇 년 사이에도 공원은 변화가 생겼다.

 

자연은 늘 그렇게 제자리에 있는 듯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날마다 성장하고 있다.

 

비에 묻은 오는 싱그러운 풀냄새에

여름 꽃이 반기던 난지천의 공원.

 

평화로운 하루다. 

 

월드컵경기장 주변 일대를 총괄하는 월드컵공원 안에는 총 5개의 공원이 있다. 

그 5개는 평화의 공원, 난지천 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한강공원이다.

 

넓어도 너무 넓은 공원은 하루에 다 돌아보는 건 언감생신.

그저 내 입맛대로, 내 발길닿는 대로 돌아다니는 건

어쩌다 큰 맘먹고 나들이를 오는 사람이 아닌 동네주민의 특권일 터.

 

이 일대의 공원은 원래 있던 모습을 최대한 살려 공원을 만들었기에

인공적인 공원이 아니란 점이 내 맘에 쏘옥~ 든다.

 

그 가운데도 옛스러움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난지천공원은

비 내리는 날 가장 운치가 있는 공원이기도 하다.

 

하늘공원으로 향하는 입구에 있는 바로 그 공원이다. 

 

여름을 대표하는 노오란 원추리가 오랫만의 공원산책을 반긴다.

 

 

하늘공원 둘레길을 두고 자그마한 하천이 흐르고 있어

시골 개울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개울에는 오리가족도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오리가 없나?

 

어린이 공원을 지나 안쪽으로 걸었다.

 

풀이 무성하게 우거져 있어 들어가지 못하던 곳이 었는데 

어린이 공원을 조금 더 확장하는 듯 했다. 

 유아들이 힘들게 하늘공원까지 가지 않아도  억새풀을 즐 길 수 있을 듯 하다.

 

오랫만에 보는 질경이~

방학 숙제로 식물채집해서 스케치북에 붙이고 그리고 하던 옛 생각이^^

요즘 아이들도 그런 숙제 하려나~

 

오전까지만 해도 비가 왔던지라 이슬 머금고 있는 풀들이다.

 

바닥에는 온통 노랑노랑~~

너의 정체가 무엇이뇨?

 

 

열매의 씨앗으로 염주를 만들기때문에 염주나무라고도 불리는 모감주 나무.

 

모감주 나무의 흔적이 어찌나 요란한지

누가 뭐라해도 황금비가 내리는 나무라고 하는 

'Golden Rain tree' 영문명은 누가 지었는지 언제나 묻고 싶어진다.

 

여름에 황금비가 내리는 꽃도 좋지만

실상은 가을에 단풍색깔이 정말 고운 나무라 무척 좋아하는 나무이기도 하다.

 

 

이건 이름이 뭐더라~~~

 

공원 안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이젠 능소화가 핀 곳이 나온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다소 허술했던 울타리와 달리

튼튼한 나무로 새 울타리에 능소화가 번져 가고 있다.

 

 

공원에는 마포구에서 만든 난지 생명길이 만들어져 있다. 

 

 

지금은 텅 비어 있는 곳이지만

청보리, 코스모스, 메밀, 유채, 등등 계절 마다 다른 것들이 채워진다.

 

요즘은 이곳에 뭘 심나?  해바라기? ㅋㅋㅋ

 

이쪽으로 발길이 뜸해도 너무 뜸했다. 

 

 

 

난지천 공원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걷는다.

 

한때는 잡초 혹은 잡풀이라 눈길이 가지 않았던 개망초 꽃이었는데

공원 곳곳에 개망초를 군락으로 조성해 놓으니 들꽃으로 제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노란 원추리와 흰 개망초 꽃이 묘하게도 잘 어울린다.

 

드디어 도착~ !!

 

살짝 늪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었는데 비가 온 덕분에 호수가 되었다.

 

반대편에서 들어가는 길~

 

 

 

 

 

호수처럼 되어 버린 이곳도 실은 갈대가 가득차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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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가 자라는 공간을 막아서 호수처럼 만들어 놓았다.

 

한쪽에는 수련과의 연꽃이 피기 시작했다.

 

 

 수면 위로 바람이 흔들고 지나간다.

 

그리고 방울방울 동심원이 그려진다 싶더니~

 

소금쟁이가 그림을 그리는 중.

고흐가 따로 없네 따로 없어~  

 

일렁거림은 어느새 마음의 울렁거림으로 옮겨왔다.

 

 

그런 낭만을 느끼는 것도 잠시

바람이 불고 소금쟁이가 왔다갔다하는 걸 쳐다보고 있으니

아~~ 멀미야 멀미!!!

 

치명적인 신체적인 한계로 시선은 다시 저 멀리~~

 

모기가 극성을 부리는 탓에 산으로 산책을 기피하던 중이었는데

하늘 품은 호수는 이곳으로 오라고 유혹하고 있다.

 

온 몸 세포 마디마디에 스며든 촉촉한 습기가 적당히 무거워질 즈음.

다시 집으로~~

 

마침 울리는 만보기 알림!!

 

오늘의 걸음수 10,000 목표 초과달성!!!

 

비,

바람,

촉촉촉,

초록초록,

일렁거림 속의 울렁거림.

 

2015년 7월 난지천 공원의 여름

일상이 여행이 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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