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nkook's Diary/Ordinary Daily Life

[2015년 5월 소소일기] 교토 책과 함께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작은천국 2015. 5. 6. 06:30

[2015년 5월 소소일기] 교토 책과 함께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정신차리고 보니 2015년의 1/3이 훌쩍 가버렸다.

지난 늦 가을부터 교토 책을 쓰기 시작해 올해 3월 초가 되어서야 작업이 끝날만큼

교토는 다른 도시들에 비해 몇 배는 힘들고 고된 작업이었다.

 

워낙 봐야할 것도, 먹어야 할 것도 많은 도시였던 교토였던지라

원고는 분량을 굳이 욕심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나중에는 원고 분량이 너무 많아서 취재한 곳은 다 넣지도 못했을 정도였다.

 

교토 교정지는 오사카 책의 2배 분량이 될 정도니

그만큼 교토가 매력적인 도시라는 반증일 터.

 

원고를 쓸 때도 힘들었는데 퇴고가 끝난 원고를 꼬박 일주일이 넘게 

 초 집중 모도로 다시 읽으려니 정말 미칠 노릇이었다.

 

 

오사카 책 2권 분량과 맞먹는 교정지 분량이라 무게도 장난이 아니었다.

 

다른 두 도시의 경우에는 PDF 자료를 중간에 한번 정도 받는 것 까지 포함해서 

최종 PDF 까지 두 번 의 자료를 받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게다가 2틀 혹은 3일 정도면 전체 교정이 전부 끝나고

수정부분만 최종적으로 검토하면 저자교정이 전부 끝났었더랬다.  

 

그런데 교토는 워낙 원고 분량이 많다보니 편집자도 너무 힘들어했고

나중에 수정이 많아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최종 교정시간도 줄이기 위해 

중간 중간에 계속 PDF를 검토했었고 일부 디자인이 끝난 것은 미리 받기도 했었다.

 

이러다보니 4월 달 내내 본의 아니게 교토 책에 메인 몸이 되는 것 까지는 괜찮았는데

분량이 워낙 많고 이것저것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다보니

예정된 마감일정보다 일주일이상이나 시간이 연장되어

결국, 5월 연휴에도 폴매카트니 공연을 간 것외에는

꼼짝 못하고 교정지를 봐야했다. ㅠㅠㅠ

 

 

오랫만에 얼굴이나 보자는 지인은

책 작업 때문에 꼼짝 못한다고 했더니

도대체 책 작업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며

작업 구경을 좀 시켜달라고 했다.

 

뭔가 거창한 것이 있는 줄 알겠지만

책 작업 별 거 없다.

 

노트북과 유인물이 전부다.

 

워드작업한 원고를 보내면

저자가 최종 교정을 위해 출판사에서는

최종적으로 책으로 인쇄될 디자인을 끝낸 PDF 파일과 유인물을 보내온다.

 

가장 먼저 내가 쓴 원고와 PDF의 텍스트를 대조하고

내가 지정한 사진이 제대로 앉혀졌는지 확인한다.

 

이미 원고를 작성할때 대략적인 디자인 구성과 페이지를 생각해서 원고를 작성하지만

막상 결과물을 보면 내가 생각한 의도가 잘 전달이 안되는 경우도 있어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부분을 전체 혹은 일부분을 수정하는 경우도 생긴다.

 

사진의 경우에도 이미 셀렉했던 사진이 생각보다 마음에 안드는 경우도 있고

혹은 앞, 뒤, 좌, 우를 고려했을 때 이미지가 중복되거나 색깔이 중복되거나 등등

디자인적인 요소를 고려해 바꾸기도 한다.

 

물론 편집자도 자신의 생각을 교정지에 빼곡히 적어 보내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시간과 폼은 더 들지만

내가 느끼고 보았던 교토를 전해주고 싶은 의도대로 

 디자인은 훨씬 더 보기 좋게 더 다듬어지게 되서

지금 보고 있는 PDF와는 상당히 다른 결과물이 실제 인쇄물로 나오게 된다.

 

 

지도 역시 만만한 작업은 아니다.

전부 일일이 손으로 스폿들을 표시해야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내가 직접 손지도를 그리기도 한다. 

원고를 넘기 난 뒤 편집자와 책에 관해 회의를  할 때

전체 디자인 방향과 지도도 어떤 식으로 디자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다른 작가들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의견을 많이 내는 편이다.

 

교토는 지하철과 달리 버스를 이용해 여행을 해야하는 도시이고

생각보다 지역도 꽤 넓은 곳이라 이번에는 지도 그리기가 만만치 않았다.

 

지도가 워낙 많기도 하고 여러 가지로 대충 넘어가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처음부터 디자이너가 지도때문에 볼멘소리를 ㅠㅠ

 

그러나 고민한만큼 지도 퀄리터는 내 마음에 쏙 든다.

 

여행책은 다른 책과 달리 원고가 끝나고 나서도

최종 교정에도 많은 폼을 들이게 된다.

 

뭐 거창한거라도 기대했던 지인은 이런 내 설명에

'별 거 없구만' 이라고 했다.

 이런.... 

 

이번 교토 작업은 텍스트도 사진도 분량이 너무 많다보니

손을 좀 많이 봐야되는 상황이라 오랫만에 밤샘작업까지 해가며

꼬박 일주일이 조금 더 걸린 듯하다.

 

 아무 할일 없는 황금휴일이라고 하더라도

일을 끼고 있는 건 썩 유쾌한 일은 아니었... ㅎㅎ

 

수정한 부분이 제대로 반영되었는지 

최종적인 체크를 한 번 더 해야하지만  

큰 산을 넘었으니 교토 책은 이젠 끝난 거나 마찬가지다.

 

아마 다음 주면 시중에서 책을 만날 수 있을 듯하다. 

 

아~~

시원 섭섭보다는

징글징글하다는 생각이 먼저~~

 

그동안 책상 앞에 앉아 버티고 있느라

원고만 잡으면 온 신경이 집중되어 녹초가 되는 탓에

모든 것은 나중으로 미루는 습관적인 유전자가 활성화되어

엉망이 된 집안꼴과 책상 정리부터 좀 해야할 것 같다.

 

그리고 일 년 넘게 제대로 된 독서를 할 수가 없었는데

읽어야 할 책도 쌓여 있으니 책도 좀 읽고 마음의 양식도 좀 쌓아야 겠다.

 

그러나 그 전에 가장 시급한 것은

집안도 몸도 본격적인 다이어트 돌입!

 

다음 소소일기는 다이어트 일지나 한 번 써볼까?

 

 

 

19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