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like traveling/Jeju

[제주여행] 제주 북촌 이을락에서 보낸 힐링 여행

작은천국 2015. 3. 24. 06:30

[제주여행] 제주 북촌 이을락에서 보낸 힐링 여행

 

 

 

3월의 시작과 함께 떠난 제주여행.

약 2주 정도 제주에서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돌아왔다.

 

늘상 원고를 쓸 때  라디오를 틀어 놓고 일을 하는 일상임에도 불구하고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노래 1절을 듣고 있을 여유를 허락하지 않을만큼

스스로를 혹독하게 몰아부치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원고작업은 생각보다 드뎠고 더딘 원고 작업을 견디는 동안

다른 곳에 정신이 쏠리는것을 경계하기위해 무덤덤해질 수 밖에 없었다.  

의식적으로 무덤덤해지려고 노력하던 것이 언젠가부터

 무엇을 보더라도 정말로 무덤덤하고 감흥이 사라져버렸고

그러면 그럴 수록 나는 점점 더 지쳐갔다.

 

뭐가 뭔지 감당할 수 없는 혼란스러운 마음은

힘들고 지칠때 다시 뛰어갈 힘과 용기를 마법처럼 불어 넣어주는

제주를 갈망하고 있었다.

 

 모든 감각을 무신경하게 만들어 놓은 일상을 떠나 만났던 제주의 바람.

그 바람은 마음과 영혼을 흔들며 내 모든 감각을 어느새 다시 깨어나게 했고 

영혼을 충만하게 만드는 건 결코 물질이 아니었다.

 

제주 여행 덕분에 다시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시작하는 봄! 이다. 

 

제주를 여행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충전을 위한 여행에서는

렌트를 하는 일도, 시간 내어 관광지를 찾아가는 일도 거의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그저 고요하게 숙소 근처를 어슬렁거리기만 할 뿐.

 

예전에 충전을 위해 제주를 찾았을 때 대평포구에서 보냈다면 이번에는 북촌포구와 가까운 곳에서 보냈다.

 

몇 년 전 제주 여행프로그램과 관련하여 방송을 촬영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현지 오프레이터를 맡아주셨던 여행전문사회적기업인 (주)제주생태관광 고제량님이

 운영하고 있는 게스트 하우스 이을락(樂)을 숙소로 정했다.

 

북촌 포구까지 걸어서 약 10분 정도로 가까이 있지만 이을락은 포구에 위치한 곳이 아니라서 그런지

  웬지 지리산에 있는 듯한 고요하고 맑은 느낌을 가진 곳이었다.

 

오죽하면 난 제주에 온 게 아니라 지리산에 틀어 박혀 있는 것 같다는 착각아닌 착각을 종종하곤했다. 

 

이런 여행에서는 시내버스가 교통수단이 된다.

이번에는 함덕해수욕장에서 서귀포까지 운행하는 버스 노선을 꿰뚫었다^^

 

사실, 이을락에 도착하고 나서도 일주일동안은 원고쓰느라 계속 일 모드였다.

제주까지 일을 가지고 가지 않기위해 2월 마지막 주에 연겨푸 며칠 밤을 새기도 했으나

막바지 원고작업은 퇴고에 퇴고를 거듭하느라 어쩔 수 없이 제주에서 끝냈다.

 

몸이 조금 편하기위해서는 게스트하우스보다는 리조트 등을 숙소를 정할 수도 있겠지만

장기여행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선택한다. 

 

 숙소에서 함께 지냈던 사람들은 아침이 되면 제주의 볼거리를 찾아 분주히 떠나고

다시 혼자만의 고요가 찾아드는 적당히 쓸쓸한 시간이 좋다.

 

그리고 저녁이면 또 다른 사람들이 들어온다.

 

밀물과 썰물처럼 사람들이 들고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도

혼자 장기로 머물게되는 게스트하우스의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아무도 없는 고요한 시간에 이을락 마당을 바라보는 것도 즐거움이었고

무엇보다 호흡이 깨지지 않으면서 원고 작업을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정말 행운이었다.

 

각자 따로, 그리고 때때로 또 같이 보내는 게스트 하우스의  풍경이다.

 

늘 혼자 있는 머무르는 생활은 누가 들고 나고 하지 않기때문에 스스로의 고립감에 빠질 수 있지만

 게스트하우스에서는 늘 새로운 사람이 들고 나는 풍경도 재미있고

때로는 그들과 같이 보내는 의외의 시간도 솔솔하고 재미있다.

 

허나 더러는  '여행지'라는 이유만으로 흥청거리는 감성으로 하루 이틀 보내고 가는 사람들로 인해

장기로 머무는 경우에는 그런 사람들때문에 힘든 경우도 종종 있기마련이다.

 

이을락을 찾는 대부분의 경우가 고제량님과 나처럼 어떤 식으로든 연줄이 닿아 있는 분들이고

약간은 연령이 있는 분들이셨고 일정 부분 비슷한 성향들이라 이번 여행에서는 참 좋았던 것 같다.

 

신부님 3분도 머무르셨는데 처음에 신부님인 줄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신부님인 걸 알고 박장대소하는 일도~~ 

 

서울에서는 원고가 빨리 안 끝나서 조바심을 내며 계속 몰아치기만 했었는데

 이을락에서 하루 이틀 지나면서 이상하게 마음이 느긋해지며 없던 여유가 슬슬 생겼다. 

 

원고 쓰다가도 하염없이 비소리를 듣기도 하고 바람소리를 듣기도 하고

 

원고가 제대로 진도가 안나가면 그냥 덮고 일어나서

드넓은 이을락 마당을 서성이기도 했다.

 

끙끙대며 원고를 붙잡고 아무것도 못한 채 의자에 족쇄를 채우며

지난 3개월을 보냈다는 것에 피식 웃음이 나기도했다.

 

제주 생태관광에서는 봄을 맞이 하여 '꽃보다 한라산' 이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는데

여차저차해서 매우 적은 인원이 참여하게됐고 원고가 안끝났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날 잡아서 '꽃보다 한라산'을 실시했다.

 

'꽃보다 한라산'의 정체는 밑에서~~

 

'꽃보다 한라산'의 첫 번째 방문지는 제주 동백동산이었다.

 

이제 곧 문을 열 동백동산 방문자 센터~

 

우리나라에서 제1호인 생태관광마을인 선흘리는 동백동산이란 생태숲과  함께하고 있는 마을이다.

그 마을 어르신들이 손수 자신들의 집을 도자기로 구워 미니어처로 만든 모형은

가우디도 울고 갈 정도로 동화적이었고 낭만적이었다.

 

생태 전문가와 함께 동백숲 트레킹~

 

설명없이는 알아 볼 수 없는 희귀한 제주 고사리삼

 

동백동산의 먼물깍에도 어느새 나른한 봄이 찾아왔다.

람사르 습지인 제주 동백동산은 곶자왈지형으로 생태적,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생태자원의 보고로 훌륭한 자연학습장이 되는 곳이다.

 

올해는 해갈이라 동백이 많이 피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약 2시간의 트레킹을 마치고 난 뒤 동백동산 앞의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햇빛을 쪼이고 있으니 봄날의 새초롬한 민들레가 되고 싶을만큼 나른한 포만감이 밀려왔다.

 

첫번 째 '꽃보다 한라산'이 동백이었다면 

 두번 째 '꽃보다 한라산'은 제주 백서향이었다.

 

개화기간이 약 일주일에서 열흘정도인 백서향이

마침 3월 초순에 핀다고 해서 찾아간 저지곶자왈이다.

 

도대체 처음 들어본 꽃 이름은 어떤 모습과 어떤 향기를 가지고 있을지 기대감에 부풀었다.

제주도 기념물 18호에 지정되어 있는 백서향의 향기는 고고하고 은은했다.  

 바람에 실려오는 백서향의 향기는 눈을 감으면 몽롱해질만큼 특별했다. 

어떤 고급향수로 흉내내지 못할 자연의 고급진 향기였다.  

 

  '꽃보다 한라산'을 기획한 고제량님을 비롯해 대부분 숲과 관련있는 분들과 함께한

'꽃보다 한라산'은 안내자들이 더 좋아한 희안한 프로그램이었다. ^^

 

향기를 담을 수 있는 카메라가 빨리 개발되기를 진심 바랄 뿐~ 

 

세번 째 '꽃보다 한라산'은 딸기꽃^^

 

제주에 딸기를 재배하고 있는 줄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자라는 제주 딸기는 한 입 베어물면 입에서 바로 녹을 만큼 어찌나 달고 맛있던지~

 

아이들과 딸기따는 체험프로그램도 있으니 참여해보면 좋을 듯하다.  

 

그날 밝혀진 '꽃보다 한라산'의 정체는 다름아닌 바로 이것!

 

'꽃 보다(가) 한라산' 마시는 프로그램이었던 것이었다~~ 하하!!

이래저래 일정이 좀 꼬이고는 탓에 소박하고 간소하게 진행됐던 '꽃보다 한라산'은

비록 하루만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특별했고 그 특별함의 끝은 숙소에서 한라산으로 마무리~

 

으하하 이렇게 기막힌' 꽃보다 한라산'이라니~~

 

하루 잘 놀고 나니 다음 날은 맞춤맞게 비가 내렸고

이슬 머금은 제주는 연두하자며 손짓을 ~~ 

 

일곱 송이 제주 수선화도 빗물을 머금고 길가에서 한들거리고 있었다.

 

제주와서도 며칠 째 코 박고 원고만 쓰다가 '꽃보다 한라산'으로 하루 잘 놀고 다시 심기일전!

어김없이 동 터올때까지 원고작업은 계속~~

 

아무도 없는 텅빈 공간에 혼자 있노라면 가끔 창밖에 이을락의 춘자가 함께 밤을 지켜준다.

춘자는 이을락에서 키우고 있는 진돗개로 늑대처럼 날렵한 암컷이었다.

어찌나 영리한지 나도 전화기 하나 사주고 춘자랑 통화하고 싶더라는~~

 

그런데 춘자가 그만 바람이 났다...

내가 제주를 떠나는 날 춘자가 집을 나가서 이틀째 감감무소식이어서

다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는데 나중에보니 남친을 데리고 나타났다는 ㅠㅠ

 

 춘자야 니가 나보다 낫다 하하 !!

 

춘자는 언제쯤 엄마가 되려나~~

 

모처럼 숙소를 벗어나 함덕으로 때 빼러 외출~~

원고가 안 끝나니 함덕해수욕장의 그림과 같은 바다 풍경은 다음으로 미루고~~

 

막바지 원고작업을 위해 노트북 쓸 수 있는 카페를 찾아 전전하다가 결국 어쩔 수 없이 찾아간 카페베네

카페베네의 시장통 분위기는 제주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어폰 꼽고 볼륨 최대로 올리고 꿋꿋이 원고작업~

 

제주에서 일하며 놀며 쉬며 일주일이 흐르고 지난 3개월 동안 붙잡고 있었던

원고를 탈고하고 나니 홀가분도 그런 홀가분도 없었다.

 

이젠 진짜 힐링여행의 시작!

이을락에서 100m 정도 떨어져 있는 북촌 돌하르방공원으로 산책을 나섰다.

 

이곳에서도 백서향의 진한 향기는 여전했고

 

동백은 하늘에 담겼다.

 

한 사람의 예술혼이 그대로 녹아들어있는 돌하르방 공원은

예전에 찾았을 때 희미하게 느껴지던 어떤 울림은 이번엔 굉장히 크게 다가왔고

꽃샘추위가 아니었다면 훨씬 더 오래도록 머물고 싶을만큼 느긋했다.

 

주인장이 내어준 따뜻한 커피 한 잔은 그래서 더욱 따뜻했다.

 

지금은 공사중이라 무료개방을 실시하고 있는데 빨리 원상회복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음 날은 육지에서도 그랬지만 제주섬이 떠나갈 듯 바람이 많은 날이었다.

숙소를 나서야하나 말아야하나 잠시 고민을 했다.

허나 이런 날이야 말로 진짜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몸이 기억하고 있는 바,

 

 

올레길 화살표 쯤은 가볍게 무시해주시고 북촌포구에서 김녕포구까지 바다를 따라 걸었다. 

 

제대로 서 있기 조차 힘든 날씨의 북촌 포구 

 

정말 바람많은 제주란 걸 실감했지만 그 덕분에 엄청난 경치의 제주 바다를 품었다.

모처럼 아킬레스건이 단단해지는 느낌을 받은 하루였다.

 

날씨는 모지도록 추웠지만 3시간을 걷는 내내

혼자 대박! 대박!이라며 목이 쉬도록 감탄했지만 그 소리는 바람과 파도가 전부 집어 삼켰다.

 

 김녕포구의 짬뽕 한 그릇 때문에 3시간 칼바람을 맞은 건 아니지만

모양새는 결국 짬뽕 한 그릇으로 귀결됐고

이 바람에 바닷길을 걸어온 나를 희안하게 보면서 서비스 듬뿍 주신 다래향이다~

 

다른 건 안해도 이번에는 필히 거문오름 탐방을 하리라 마음먹었기에

다음 날은 세계자연 문화유산인 거문오름으로 향했다.

 

 거문오름 곳곳은 복수초가 있었고 알싸한 공기와 함께 거문오름을 만났다.

 

거문오름은 해설사와 함께 반드시 동행해야하는데

해설을 맡아주신 분이 연세가 꽤 되는 분이었는데도 탐방객들보다 좋은 체력과 

거문오름을 총망라하는 해박한 지식으로 약 2시간 30분의 탐방은 일초도 쉴세없이 이어졌다.

 

숲의 천이가 눈으로 확인되기까지 대략 20년.

 20년 뒤에 다시오면 거문오름의 모습이 달라진 걸 확인할 수 있을거라며

20년 뒤에 만나자고 하시는데 갑자기 울컥했다.

 

당장 내일도 알수 없는 우리 앞에 놓은 생.

20년 뒤... 그때 난 누구를, 무엇을 만나고 있을까?

 

숲은 그렇게 나를 또 가르치고 있었다.

 

혼자 다니는 여행은 또 혼자인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

숲 탐방이 끝나고 혼자 여행을 다니는 그녀와 거문오름 근처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

 

혼자 여행을 온 그녀는 '힘든 일이 있었다.'며 한마디를 뱉었다.

그녀는 적당히 애둘러 자기가 하고 싶은 것까지만 이야기를 했고

나도 무언가를 묻지도, 해결책을 제시하지도 않았다.

이젠 안다. 나는 그저 묵묵히 들어주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다음 날 함덕해수욕장을 갈 계획이라는 그녀와 나의 계획은 동일했으나

그녀도 나도 굳이 다시 보자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

인연이 닿으면 우연히라도 만날 것이고

설령 만나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오늘 인연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칼국수와 막걸리 한 잔을 나누어 마시고 그녀는 처진 등을 보이며 쓸쓸히 사라졌다.

 

여행지에서 스치우는 만남은 때로는 가볍다.

그러나 밥 한 끼를 함께 나누는 만남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녀와 만남 속에 문득, 시린 바람에 한 뼘 자란듯한 내 자신이 대견해졌다.

 

 어짜피 우린 인생이란 여행을 함께 하고 있는 중이 아니던가. 

 

그리고 다음 날, 북촌에서 함덕해수욕장까지 차로 10분이면 가는 거리를 걸었다.

 

며칠 전 그렇게 집어 삼킬듯 뒤집어지던 바다는 망망대해가 생각날만큼 잠잠하다.

 

북촌포구에서 서우봉을 넘어 함덕 해수욕장을 향하는 길은 올레 19코스로

원래 계획은 서우봉을 넘을 계획은 아니고 도로를 따라 걷다가 빠질 예정이었다.

 

허나 고제량대표님께서 이 길을 꼭 걸어보라고 추천을 하셨다.

 

그리고 언덕을 넘는 순간 이런 바다가~~ 이런 바다가~~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졌다.

 

생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하더니

뚝 떨어져서 바라보는 함덕 해수욕장의 희극적인 풍경을 마주하니 그냥 마음이 녹아내렸다.

 

북촌에서 함덕까지 굉장히 천천히 걸었는데도 생각보다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아 해변을 따라 산책도 하고

 

다시 함덕해수욕장으로 내려가 서우봉과 마주했다. 

여름 쯤이라면 서우봉에서 해지는 걸 봐도 좋겠다 싶었다.

이 정도의 바다는 남태평향의 바다 어디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지 않은가.

 

서귀포 쪽에서 들리는 꽃소식과 달리 위쪽에 있는 북촌은 봄이라고 하기엔

다소 쌀쌀한 날씨였기에 제주의 봄을 느끼고 싶어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버스를 타고 성산일출봉으로 향했다.

 

북촌에서 머물렀던 2주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그렇게 좋았던 광치기 해변도, 성산일출봉도 이상하게 감흥이 일어나지 않았다.

 

노란색의 유채꽃이 피어 그야말로 제주의 화사한 봄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음에도 

성산일출봉이, 광치기 해변이 별 감흥이 없다는게 이 무슨 조화냐 싶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아직은 여전히 제주 고유의 모습을 가진 북촌일대에 비해

너무나도 관광지스러워진 성산일출봉 일대가 가진 차이가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바다가 뒤집어지던 날

북촌에서 김녕포구까지 걸으며 느꼈던 제주의 감동은 그 어느것과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다.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

북촌 입구에 있는 4.3의 유적지인 너븐숭이를 찾았다.

 

너븐숭이는 현기영의 소설 '순이삼촌'의 배경이 된 곳으로

마침 이을락에 있던 순이삼촌을 꺼내 다시 읽었다.

 

 

이념과 이데올로기의 논쟁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이유도 모른채 떼죽음을 당해야했던 4.3 사건

제주는 여전히 아픔을 간직한 섬이자 그 아픔을 용서와 화해,

그리고 치유와 힐링으로 되돌려 주고 있는 섬이었다.

 

제주 북촌 이을락에서 보낸 제주 힐링여행.

한치의 여유없던 마음엔 나도 모르게 어느새 여유가 찾아들었고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설레임에 마음은 다시 울렁거리기 시작한다.

 

이번 제주여행, 200%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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