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ign Country/Japan

[교토여행] 강렬한 주홍빛 토리이~ 후시미이나리타이샤

작은천국 2015. 1. 6. 06:30

[교토여행] 강렬한 주홍빛 토리이~ 후시미이나리타이샤

 

 

후시미 이나리타이샤의 산 정상까지 빨간 토리이가 늘어서 있는 모습은

교토 뿐 아니라 일본 여행을 홍보할때 빠지지 않고 등장할만큼 유명한 스폿이다.

 

어디 그 뿐인가!

게다가 천 개의 빨간 토리이 사이로 한 소녀가 뛰어오는 장면은

영화를 본 전 전세계인들에게 한번 가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곳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믿는 신앙이기도 한 이나리신은

전국적으로 약 4만개 이상이나 된다고 하는데

후시미이나리타이샤는 바로 총 본사이다.

 

원래는 농업의 신이었으나 이후 사회가 산업화되면서 상업번창의 신을 신앙하게되면서

기업들이 앞다투어 회사의 번창을 위해 토리이를 봉납한 것이

갯수로는 만 여개가 되고 이 토리이가 산 정상까지 참배길을 따라 이어지고 있다.

 

일본 사람들의 경우에는 신년이 바뀌면 소원을 빌기위해 엄청난 인파가 몰리기도 하는 곳이지만

그런 것과 상관없는 이방인들의 경우에는

 짧은 일정이라면 볼거리 많아도 정말 교토인지라

우선 순위에게 밀리게 되는 후시미이나리타이샤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렇게 놓치기엔 강렬한 주홍빛이 너무나 인상적이 곳,

후시미이나리타이샤이다.

 

 

 

 

JR 교토역에서 약 10분이면 도착하는 후시미이나리타이샤는

교토여행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대중교토인 시버스로는 매우 불편하다.

시버스는 후시미이나리타이샤 한 정거장인 도후쿠지 밖에 운행을 하지 않기때문에 

시버스를 이용한다면 도보로 약 20~30분 정도가 걸린다. 

 

따라서 JR이나 게이한전철을 이용해야 하는데 JR 노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JR 웨스트레일패스를 구매했기에 JR을 이용했다.

 

참고로 JR 웨스트레일패스는 전용커버지에 붙인 상태로 발행되며

구입할때 사용날짜를 미리 지정해야 하며 커버지에서 패스를 떼어내면 무효가 되니 주의해야한다.

 

전용커버지로 되어 있어 JR을 이용할때는 개찰구에 투입할 수 없고

승무원에게 보여주면 통과할 수 있다.

 

언제 교통패스에 대해서도 정리를 한번해야지 마음먹고 있는데  쿨럭 ㅠㅠ 

 

JR 교토역의 8번과 9번 플랫폼을 이용하면되는데 참고로 이 노선은 나라행으로

후시미이나리타이샤를 거쳐 일본 동전 10엔에 등장하는 보됴인을 지나간다.

 

보됴인의 경우라면 상관없지만 후시미이나리를 가는 경우라면 급행이나 특급을 이용하면

후시미이나리타이샤의 정차역인 이나리역은 규모가 작아서 패스~ 하게 되니

반드니 녹색의 보통열차를 이용해한다에 밑줄 좌악~~~

 

교토역 다음이 도후쿠지 그리고 바로 이나리역이다.

당초의 계획은 게이한전철의 하차역인 후시미이나리역의 고풍스러운 모습이 인상적이었으나

내가 움직이는 방향에서 게이한전철을 일부러 타러 가는 것도 번거롭고

무엇보다 JR 패스가 있으니 따로 교통비도 안들고 해서 JR을 이용했다.

 

그런데, 도착하고보니....

게이한 전철을 이용하면 10분정도 상점가거리를 걸어와야하는데

 개찰구 나가자마자 바로 정면에!!!! 

JR이나 게이한전철이나 교통비는 도찐개찐인데

요런 고급정보를 왜 아무도 안 가르쳐 준거냐고!!!! ㅎㅎㅎ

다만, 게이한전철이 지나는 지역에서 (가령 산조, 기온, 청수사 등)에서 출발할 경우라면

JR교토역까지 이동하는 것보다 게이한 전철이 편리하다.

 

 

정면에 직선으로 난 오모테 산도를 따라 걸으면 입구에 도착한다.

야사카 신사의 엄청난 토리이를 보고도 놀라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후시미이나리타이샤의 붉은 토리이는 웬지...

 

2층으로 된 당파풍의 루문이다.

통피 약 15m의 거대한 루문은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어머니의 건강을 기원하며 봉납한 것으로

루문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다고 알려져 있다.

 

규모가 큰 루문도 눈에 들어오지만 루문앞에 여우 2마리가 지키고 있는 것이 훨씬 더 눈길을 끈다.

보통 일반적이라면 고마이누라고 해서 사자의 형태를 띈 동물상이 대부분인데 이곳은 여유가 지키고 있다.

 

"어! 여우가 입에 뭘 물고 있네!!"

그렇다. 여우가 물고 있는 것은 바로 쌀 창고 열쇠다.

그리고 '벼'를 의미하는 '이나리신사'답게 벼이삭을 물고 있는 여우도 볼 수 있다.

 

후시미이나리타이샤의 본전은 교토가 불바다가 되었던 오닌의 난 때 소실된 것을 재건했다. 

엄청 화려한  양식을 보이고 있는 본전은 막부의 찬란한 유적을 대거 남긴 모모야마 시대 건축이다.

 

사실, 후시미이나리타이샤는 우리나라와도 관련이 있는 신사다.

수천 년전에 한반도에서 건너간 신라계 도래인 씨족인 하타씨가 창건한 신사로

벼가 나온 것(이네()가 나루()’에서 유래되어 이나리신사로 이름지었다는 창건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창건설화는 창건설화일뿐 보시다시피  도래인의 역사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일본의 문화에 토착화되어 다른 모습으로 자리를 잡았기에

우리나라의 흔적을 찾는다는 건 아무래도 무리일 듯하다.  

 

원래는 농업의 신을 모시던 신사는 사회가 발전하면서 상업의 신을 받아들이게 되고

'토리이를 봉납하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믿음이 생겼으니

이나리신이 가장 인기 있는 신으로  전국에 약 4만개나 되는 이나리 신사가 있다는게 나름은 수긍이 가기도...

 

토리이 하나에 적게는 십만엔에서 많게는 백 만엔을 훌쩍 넘어가니

개인들은 이렇게 자그마한 미니 토리이를 달아 놓는 것으로~

 

이곳에서 가장 많은 것은 토리이고 아마도 그 다음으로 많은 것은 여우가 아닐까 싶다.

이곳은 에마모양도 이렇게 여유 모양이다.

 

근데 왜 하필 여우였나고?

그건 바로 여우가 신의 사자로 신통력을 갖추고 사람들의 소원을 신에게 전해주기 때문이란다.

 

 

여우 눈썹만 있는 에마에 정말 다양한 창작품이 쏟아져있어 에마 그림을 구경하는 재미도 솔솔~

 

 

 

자 그럼 대충 지도를 한 번 볼까나?

경내를 지나면 이 곳에서 가장 유명한 센본토리이가 위치하고 산을 한 바퀴 돌아볼수 있게 돼있다.

 

산 정상까지 간다면 돌아보는데 대충 2시간 정도를 예상하면 되고

센본토리이까지만 가게되면 1시간이면 충분하다. 

 

본전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센본 토리이가 나온다.

 

자.... 저 뒤로 보이는 것이 이곳을 일약 스타로 만든 센본토리이!

 

천개의 토리이가 줄지어 널어서 있는 모습은 가 보지 않으면 도저히 글로는 그 느낌이 전달이 안된다.

 

센본 토리이를 찍은 사진을 수없이 많이 봤지만 사진으로 보던 것과는

느낌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여행이란 직접 가서 봐야한다는 걸 실감하게 하는 곳이다.

 

길이 두 갈래라서 어디로 가야 고민할 필요없다.

어느 쪽으로 가든 한 곳에서 만나게 되어 있으니 가고 싶은데로 가면 정답!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 등장한 후시미이나리 타이샤.

선명한 주홍색 토리이를 새털처럼 가볍고 청초하게 뛰어오는 치요!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모든 것이 다 잊혀져도 이 장면 하나만은 제대로 기억하게 하는

명장면 중의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오리엔털리즘에 대한 환상이 있는 서양인의 눈에 비친 이 씬은

그야말로 여행에 대한 환상을 키우고도 남음이다.

실제로 교토를 여행하다보면 후시미이나리타이샤에서 외국인을 가장 많이 만나는것도

그런 점에서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닌 듯하다.

영화 한편이 주는 힘은 실로 놀랍고 대단하다.

 

워낙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사람들이 아무도 없는 사진을 찍으려고

아~~ 진짜 오래 기다렸다가 사람들이 아무도 없는 찰라에 겨우 한 장. !!

 

좋은 사진을 찍고 싶다면 특히나 이곳은 오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토리이 사이로 부서지는 햇빛이 주는 느낌은 사진으로 표현이 힘들만큼 압권이다.

 

대체로 한국 여행객들은 센본토리이에서 인증 사진만 실컷 찍고 바로 다시 되돌아 간다.

하지만 일본 여행객들은 센본토리이를 지나 오쿠샤 옆에 있는 오모카루돌은 반드시 보고 간다.  

 

왜냐고?

이 석등으로 자신의 소원이 이뤄질 것인지를 점쳐 볼 수 있기때문이다.

 

사람들이 많으면 이 돌을 들기위해 줄을 서야 할 정도니

후시미이나리타이샤를 가게된다면

센본 토리이만 보고 휙~ 돌아가지말고 재미삼아

한번쯤은 석등을 한 번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외국인들이 이곳을 방문해 산 정상까지 한 바퀴 돌아보는 것까지 당연시하는 것과 달리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은 센본토리이만 보고 그냥 다시 되돌아 간다.

 

물론 취재로 온 곳이니 무조건 산 정상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것이 당연했겠지만

평소였다고 해도 그런 반쪽짜리 여행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자~~ 그렇게 해서 참배길 도보 순례가 시작됐다.

 

걷다보니 봉납한 토리이를 설치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센본토리이에서 약 20여분을 걸으니

 어머~ 이게 웬일이니 여기에 연못이 있다니...

이 연못에도 전설이 있는데 그건 책에서 공개~

 

그렇게 산을 오르면 사거리에 도착하게 되고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상점가가 있는 쪽은 오르막이고 반대편은 내리막인데 표지판만 있을 뿐

당췌 어떻다 설명이 없어서 어느 길로 가야하나 엄청 망설였다..

 

그런데 나뿐만 아니라 다들 처음 본 사람끼리 어느 길로 가야하냐며..

 

딱히 어느 쪽 길이라는 방향표시가 없는 길은 결과적으로 어느 길로 가던 상관이 없이

한 바퀴를 돌아 이 자리로 내려오게 되어 있기때문이다.

 

센본토리이를 걷다보니 자연적으로 아무 글씨가 없는 곳이 진행방향이라는 걸

감으로 터득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상가가 있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마냥 산길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참배길을 따라 전부 보도 블럭이 깔려 있어 걷는데는 큰 무리가 없다.

 

참배길은 곳곳에 이름 를 작은 신사들이 늘어서있고 여우상은 정말 질리도록 보게된다.

후시미이나리타이샤 초입에서 여우를 만났을때만 해도 신기하게 생각했는데

너무 많은 여우상을 만나니 무덤덤~~  역시 휘소성의 법칙은 예외가 없다.

 

다소 더운 날씨에 쉬지않고 걸으며 무심결에 작은 신사하나를 지나쳤다.

 

어..... 랏.... 갑자기 토리이 기둥에 봉납한 사람들이 문구가 나오기 시작..

엥? 그럼 여기서 부터 내려가는 길인건가 싶어 아차했다.

 

그리고 다시 뒤돌아 지나왔던 신사의 위치를 확인하니 당당히 적혀 있는 일노봉(峰)

맙소사... 이곳이 산 정상이란 말이가?

 

하는 찰라에 지나가는 일본인을 붙잡고 정상이 진짜 저기냐고 재차 물으니 맞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산 정상에 서면 앞도 탁 트이고 정상같은 느낌이 들어야 하는데

 

그냥 지나가는 길에 위치한 일노봉은 앞 부분에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가게가 있어

완전히 앞이 막혀 있어서 설마 이곳이 정상일 줄이야...

 

어쨋거나 책에 들어가야하난 포인트이니 정면 사진 하나 찍어주고 다시 출발~

 

정상까지 오는 길은 계단을 따라 계속 이어지기고 있어 다소 숨이 차기는 했지만

그다지 가파르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내려가는 길은 지나온 길보다 더 가파르게 느껴졌다.

역시 순방향을 만든데는 다 이유가 있다니까~

 

내려가는 길은 올라올때보다 산속을 걷는 기분을 많이 느끼게 한다.

 

중간 중간에 가게 등이 있어 음료나 간단한 식사등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리고 어김없이 자그만 무덤같은 곳들도 많이 보게된다.

 

역시 온통 여우가~~

 

대략은 사거리에서 한 시간 반이나 걸린다고 했는데

후다다닥 걸어서 한 시간만에 도착하니 갈증은 극에 달하고

사거리입구에서 교토시내를 전망할 수 있는 곳에 들어갔다.

 

허나 식사메뉴를 시키지 않으면 교토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창가자리에 앉을 수 없다고 했다. ..

이런......

 

원래는 여우와 발음이 같은 키츠네 우동을 먹어 보고 싶었으나

보됴인에서 출발 할 때 녹차로 만든 우동을 먹고 출발하기도 했고 

땀을 너무 많이 흘린 탓에 밥 생각이 없어서 말차 와라비모치로 갈증을 해소했다.

 

사거리에서는 교토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데 나무에 가려서

제대로 된 사진을 찍지 못해 끙끙대고 있으니

 

일본 아저씨(동네 주민으로 추정)께서 따라 오라고 하더니 익숙한 듯 거침없이 성큼성큼.

공동 묘비가 좌르르르 있어서 사이에 길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여튼

이리저리 막 앞서가는데 문득 생각하니 혼자서 낯선 아저씨를 무턱대고 따라왔나싶어

갑자기 겁이 덜컥! 하는 찰라....

 

여기!! 라며 여기서 사진 찍으면 된다고 쿨 하게 얘기하시더니

손 한 번 흔들고 바로 굿바이 하셨다. ㅠㅠ

 

교토 시내 몇 군데 스폿에서도 교토 시내를 조망할 수 있지만

뻥 뚫린 풍경을 보기는 쉽지 않았다.

 

분지 지형으로 이뤄진 교토의 남쪽풍경이 고스란히 눈앞에 좌~~악...

 

다만 사진이 제일 안 안나오는 정오의 흐린 날이라 이 정도에 만족하는 걸로~~

 

그리고 다시 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센본 토리이에 도착했다.

 

교토에서 취재를 하는 동안 수학여행 온 학생들을 참 많이 만났다.

세월호 사고 한 달 정도가 지나고 있던 터라,

이 학생들을 보면서 괜히 울컥해지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두 계절이 흘러 여행책을 쓰면서 다시 꺼내 보고 있는 후시미이나리타이샤.

 

여름의 신록이 우거진 것과 대비되는 주홍색을 보고 있으니

눈 내린 순백색의 겨울과 대비되는 주홍색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JR역으로 가는 길,

관계자분들이 일일이 손으로 바닥에 분은 오물을 청소하고 계셨다.

 

일본은 참 깨끗하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이런 보이지 않는 노력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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