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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여행] 할 말 잃게 만든 교토 단풍여행

작은천국 2014. 11. 24. 06:30

[교토여행] 할 말 잃게 만든 교토 단풍여행

 

 

 

 겨울로 접어든 한국과 달리 단풍시기에 들어선 교토여행. 

교토여행의 또 하나의 백미인 교토 단풍여행되시겠다.

 

지난 봄, 교토 벚꽃 여행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한 교토의 봄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황홀했었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교토는 봄도 예쁘지만

가을에는 봄 보다 세 배는 좋다며 꼭 다시 가을에 방문하기를 추천했다.

 

황홀한 교토의 봄을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교토의 불타는 가을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었다.

 

올해 가을에 '교토' 책 출판이 내년 초로 연기되면서 급하게 다녀오게된

교토 단풍여행은 우리나라 단풍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물했고,

늘 그러하듯이 위대한 자연은 최첨단의 기계적인 도구로 표현되지 않았다.

 

눈으로 보는 것의 만분의 일도 사진으로 담아지지 않던 교토단풍여행이다. 

 

교토의 가을은 여기를 저기를 둘러봐도 온통 홍엽(紅葉)으로

 특별히 단풍시즌을  '모미지'라고 부를만큼 엄청난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일순위로 꼽는 곳은 바로 에이칸도!

원래 입장료는 600엔이지만 모미지 기간에는 입장료도 1,000엔으로 상승하며

교토시내에서 입장료도 최고 수준인 곳이다.

 

 

사쿠라 시즌도 그렇지만 모미지 기간에도 단풍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단풍나무 아래에서 간단한 다과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 있다.

 

가장 스폿이 아름다운 에이칸도의 대표적인 풍경이다.  

 

 

 

교토에 도착한 첫 날, 바로 에이칸도를 찾았는데 날씨가 다소 흐린 편이었다.

해가 들었다 나갔다를 반복하며 정말 한편의 드라마틱한 명장면을 연출해주던 에이칸도는

물론 날씨가 맑았다면 사진은 더 없이 아름다웠겠으나 웅장한 느낌은 덜했을 듯 하다.

 

첫째 날, 두번째로 찾아간 곳은 고다이지이다.

네네라는 여인이 남편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기 위해 지은 사찰인 고다이지는

네네노미치라는 길이 있어 유명세를 타는 곳이기도 하다.

참고로 네네노미치는 청수사에서 이어지는 니넨자카, 산넨자카길이

네네노마치로 연결되며 교토의 한복판이라고 할 수 있는 아카자진자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 곳은 다른 계절에는 그리 주목 받지 못하는 곳이지만

가을이면 꼭 방문해야 하는 곳 중에 하나로 손꼽히는 곳이다.

바로 가을 라이트업이 환상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봄과 가을의 시즌에 맞춰 밤 늦도록 불을 밝히는 라이트업은

별 것 아닌 듯 싶어도 자연과 함께하는 조명은 참 특별한 풍경을 선물한다.

 

우리와 시차가 없는 일본이지만 위도가 낮아서 실지로는 약 1시간의 시차가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오후 4시 40분 정도면 해가 지기 시작해 오후 5시가 넘어가면 어두컴컴해지는 교토의 가을 밤.

서서히 어둠이 내리면 평범한 순간이 황홀한 순간으로 바뀌는 라이트업이 연출된다.  

 

 

고다이지 숲 속 뒤쪽의 대나무도 이날만큼은 특별하게 느껴지는 듯 했다.  

 

가을 취재를 준비하면서 오로지 라이트 업 사진 한 장 때문에 이끌려 찾아간 쇼레인.

다른 곳이 단풍색을 돋보이게 하는 붉은 계열의 조명을 사용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곳은 푸른 색의 조명을 연출하고 있는데 마치 은하수가 바닥으로 내려온 느낌이라 꼭 가보고 싶었다. 

 

연두색 잔디밭은 푸른 조명으로 인해 환상적인 밤이 연출되고

 

정말 특별한 곳에 와 있음을 실감하게 했다.

 

삼각대가 없어서 정말 아쉬운 깊고 푸른 밤.

그 밤 한가운데 오래도록 침묵과 마주하며 환상선을 타고 날고 있었다.

 

 둘째 날은 난젠지에서 철학을 길을 따라 은각사까지 천천히 걸어 다녔다.

11월 세째 주의 교토는 단풍이 약 60~70% 정도만 든 상태로

아마 11월 마지막 주 혹은 12월 초까지 원없이 단풍을 즐길 수 있을 듯 했다.

 

난젠지의 수로각에 단풍이 전혀 안 들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수로각 입구의 단풍나무 만으로도 그윽했다.

 

눈꽃처럼 벚꽃이 휘날리던 철학의 길에는

 

낙엽들이 전부 바닥으로 내려 앉았다.

벚나무의 이파리들이 가장 먼저 떨어지는 줄 교토에 오고서야 알았다.

 

정말 황홀해 절로 눈물이 흘러 내렸던 봄의 철학의 길,

지친 몸과 마음에 절로 여유가 찾아오던 녹음 우거진 여름의 철학의 길,

 늦가을의 우수어린 풍경으로 마음 한켠이 묵직해지던 가을의 철학의 길,

 

눈 내리는 겨울 철학의 길이 궁금해진다.

 

비와코 수로에는 가을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하다.

 

 

지난 봄, 여름에는 여유가 없어 차 한잔 마시지 못했던 것이 두고 두고 아쉬워

도안에서 가을을 한껏 느끼며 차 한잔을 마셨다. 

참고로 도안은 교토에서 발견한 가장 좋아하는 도자기 전문점으로  

가격은 상당하지만 찻잔세트와 접시를 기꺼이 구매를 할 만큼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다.

 

철학의 길에서 놓치기 쉬운 호넨인은 가을이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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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도 단풍나무가 즐비해 단풍이 절정에 이르면 정말 아름다운 곳 인듯하다.

 

햇빛 잘드는 곳은 고운 색으로~ 

 

아직 다른 곳은 단풍이 다소 이른편이었지만 절정의 단풍을 선보이고 있던 은각사.

 

초록이 무성한 것과 붉은 색이 있는 것은 정말 차원이 다르다.

 

작은 호수에 비친 은각사의 가을.

 

가을에는 절로 고개를 치켜들게 만든다.

 

명불허전이 따로 없다며 절로 감탄사가 쏟아지던 은각사의 가을.

몇몇 한국인 관광객들은 입구의 가레이산스식 정원만 둘러보고

힘들다고 굳이 산을 오르냐며 투덜대고 그냥 나가셨다.

이런 풍경이 있다고 알려 드리고 싶었으나 괜한 오지앞인가 싶어 참았다.

그리 높은 산도 아닌데 조금만 수고로우면 될 것을 ...

이런 풍경을 못 보고 가는데 뭐 어쩌랴... 개인의 취향인걸..

 

이번 가을 취재는 기대했던 곳은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아 기대에 못 미쳤고

기대하지 않았던 곳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가장 기대에 못 미친 오하라도 그 중 한 곳이다.

 

봄에 유채로 가득한 곳은 코스모스가 반기고 있었지만  

 

교토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기에 기온이 낮아서 단풍이 들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온화한 기온탓에 단풍은 약 30% 정도밖에 들지 않아서 아쉬웠다.  

 

게다가 지난 여름에 9시도 안되어 도착했기에 혼자 새소리 들으며

녹음 우거진 곳을 고즈늑하게 걸으며 걷던 가슴울렁거림은

모미기 기간에 맞춘 단체 관광버스의 한 무리의 사람들은

그 고즈늑함마저 가져가 버려 많이 아쉬웠다.  

 

그래도 입구의 단풍나무 한 그루는 제대로 빛깔이 고운 느낌이라 아쉬움은 한 순간에~

나중에 보니 오하라 가을 대표사진으로 이곳의 찍혀 있었다. ^^

 

하지만, 산젠인과 반대편에 있는 잣코인은 가을의 명소답게 오하라를 찾은 보람을 느끼게 해주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소박한 잣코인  

 

교토 시내의 한 가운데 전통을 느낄 수 있는 기온 신바시에도 가을은 찾아왔다.

 

봄에는 온톤 벚꽃으로 아름다운 곳은 가을이 되니 운치를 더한다.  

 

봄과 또 다른 매력의 기온 신바시  

 

특별한 계절, 특별한 사진을 남기고 있는 교토의 가을.  

 

 수능 기간이 되면 팔공산에 사람들이 넘쳐나듯

교토에서는 기타노텐만구라는 신사가 그런 곳이다.

하지만, 기타노텐만구는 봄과 가을철이면 특별히 개방하는 이곳의 경치는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스폿이다.

 

누구라도 화보 사진 한 장은 남길 수 있는 기타노텐만구다.

 

꼬마 아이도 멋진 기모노를 입고 삐딱하게 서서~~ 

 

아라시야마의 조잣코지 또한 빼놓으면 섭섭한 곳이다.

평소에는 세계문화유산 덴노지에 밀리는 곳이지만 가을이면 이곳은 꼭 가야해! 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오전에 다른 곳에서 시간을 너무 허비한 탓에 입장마감 20분전에 겨우 들어갔기에

해가 저물고 있어  좋은 사진을 찍지 못해 상당히 아쉬웠다.

 

하지만 그 덕분에 해지는 풍경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또 하나의 행운이었다.  

 

이번 취재에서 나름은 기대를 했던 에이잔 전철,

일명 단풍열차라고 불러도 좋을 에이잔 전철은 교토 사람들이 등산을 위해 많이 타는 전철이기도 하다.  

 

에이잔 전철을 타면 일정 구간은 이렇게 단풍구간이 있어 이 구간을 보기위해

엄청난 사람들이 이 열차를 탄다.  

 

자. 나도 열차 맨 앞칸에 딱 붙어서~~  

 

그리고 해가지고 난 뒤 다시 열차를 타고 되돌아오면 이젠 환해진 불빛의 단풍을 볼 수 있다.   

 

 

그렇게 정신없이 일주일이 훌쩍 넘어가고 교토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자

가장 기대했던 도후쿠지를 찾았다.

지난 여름 이곳을 찾았을 때 온통 단풍나무로 둘러쌓인 도후쿠지의 풍경은

가을을 기대하게 만들었고 역시 가을풍경은 실망시키지 않았다.  

 

 

교토에 처음 도착했을 때 도후쿠지를 가장 먼저 가보고 싶었으나

아직 단풍이 덜 들었다는 말에 미루고 미루다가 가장 마지막 날에 찾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하지만 엄청난 인파는 솔직히 감당이 안되더라는~

가을 최고의 단풍 명소답게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인파로 붐비던 도후쿠지였다.

 

마지막 날 청수사의 라이트업을 보러 가는 길.

네네노미치에서 만난 마이코와 게이코.

 

벚꽃시즌과 단풍시즌이 되면 이들도 이렇게 계절을 즐기러 나온다.

하지만 이상하게 난 이들을 보면 슬픈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 건지는 모르겠다.

 

교토에서 꼭 한 곳만 선택해야 된다면 주저없이 선택하는 청수사의 가을 라이트업.

아직 단풍이 최고가 아니라고 해서 봄의 라이트업을 보았기에 다른 곳을 갈까말까 망설인 곳이었다.

 

입장하기위해 무려 30분이 넘는 시간을 기다려야 할 만큼 교토 최고의 관광명소의

가을 라이트업은 단풍이 조금 이르기는 했지만 붉은 조명때문에 30분 넘게 기다린 것이 아깝지 않았다.

 

이번에 가을 단풍 사진때문에 교토를 다녀오고 보니 교토가 몹시 질투가 났다.

별 다른 것 없이 조상들이 물려준 문화유산과 더불어 자연유산으로

봄과 가을에 조명 시설 하나만 설치하고 야간개장까지 해가면서

전세계의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는 사실은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보다 더한 점은 철저하게 자신의 색깔을 더해

찾아오지않을 수 없도록 만든 교토의 관광정책이었다.

 

모든 시스템들은 관광객들이 움직이기 편하도록 맞춤설계가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사소한 디테일마저도 시선을 두게 만드는 교토는 참 배울 곳이 많은 도시란 생각이었다.

 

그동안 너무 바빠서 한국의 가을은 느낄 새도 없이 지나가버렸는데

교토의 가을을 통해 서운하고 섭섭한 마음을 한껏 달래도 돌아왔다.

 

이렇게 2014년의 붉은 가을이 지나간다.

 

교토의 봄이 궁금하신 분들은

절대로 혼자가면 안되는 교토 벚꽃여행을 누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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