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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김정언의 <반짝반짝 모멘트>, 나로 시작해서 과연?

작은천국 2014. 12. 12. 06:30

[전시] 김정언의 <반짝반짝 모멘트>, 나로 시작해서 과연?

 

 

 

 김정언의 사진 전시 <반짝반짝 모멘트> !

 정말 오랫만에 전시장 나들이였다.

 

사실, 김정언작가가 지인이 아니었다면 요즘 상황에 갑자기 몰아닥친 한파까지 겹친 날에

압구정까지 사진 전시를 보러가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김정언작가의 작업은 작년에 본격적으로 아버지 작업을 해 보겠다고 마음먹었을때

김정언작가는 12년만에 개인전을 하겠다고 작업을 같이 시작했었다.

 

그랬던 그녀가 2년만에, 12년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개인전이니

힘들게 작업한 결과가 몹시도 궁금해 절로 전시장을 찾게했다.  

 

역시, 준비단계에서부터 아이디어가 좋다 싶었던 작업들이었기에 

고민하고 노력한 만큼  멋진 결과로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전시를 보러 가지 않았다면 후회 막심했을 

 김정언 작가의 두 번째 전시, <반짝 반짝 모멘트> 다.

 

전시날짜 : 2014년 12월 2일 ~14일까지

전시장소 : 윤당아트홀 (주소 서울 강남구 신사동 634-10)

 

 

전시장에 들어서자 마자 눈에 띈 스팽글 분신과 그녀의 작업실 풍경!

 이미 준비단계에서 이 스팽글 분신은 이미 보았던 작품이라 반가웠다. 

 

 

한동안 김정언 작가의 작업실에서 내 작업도 일부 진행되었기에 

작가 이상으로 익숙한 그녀의 작업실 풍경!이 작품속으로 들어왔다.  

 

많은 작가들이 Self-Image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그녀의 아이디어와 작업방식은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분신처럼 만들어 놓은 자아 이미지는 결국 '나' 일수도, '제3자' 일수도 

혹은 또 다른 그 무엇일 수도 있게된다. 

결국 나로부터 출발한 셀프이미지는 과연 누구에게 어디까지 의미가 확장되어 해석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셀프이미지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실물크기와 똑같이 스티로롬으로 만들어 하나하나

스팽글을 붙여서 만든 그녀의 고단한 작업은 

보는 것 만으로도 한숨이 나올 정도로 뼈빠지는 작업이었음을 보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분신이자 곧 그녀인 카메라.  

 

이런 고단한 작업은 한쪽에서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이건 관객들에게 이 작업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기에 전시에서 필수적인 부분이다.  

 

김정언 작가는 '정말 죽을 뻔했다'고 이 작업에 대해 한마디로 정의했다.

특히 개인전, 그것도 12년만에 하는 작업이니 이미 오랫동안 전시아이디어를 구상했고

구체화시킨 다음 무려 2년간의 시간동안 준비한 그녀의 지난했던 작업과정은

말하지 않아도 그 느낌이 와 닿았기에 '죽을 뻔' 이라는 말은 예사로 들리지 않았다.  

 

그랬기에 이번 개인전은 크게 보면 사진전이지만 스팽글조각이 함께 전시되지 않으면

사진을 보는 사람이 이해가 힘든 작업이라는 점에서 그녀의 전시는 정말 탁월했다.

 

 

 

 

전시 기획자의 전시평.

 

그리고 다 시 한번 천천히 둘러보는 <반짝반짝 모멘토>는

현대를 살고 있는 일상에서 드러나는 나, 혹은 우리의 모습이었다.

 

 

 

 

 

 

 

사실, 스팽글조각 분신을 만드는 것보다 몇 배는 더 고통스러웠을 사진작업,

어떤 내용물을 어떤 식으로 사진을 해야할지 그녀가 고민했던 흔적을 따라 가는 동안

김정언 작가의 Self-Image는 더 이상 그녀만의 Self-Image에서 벗어나 

 어느새 더 큰 의미로 가지를 뻗어나가며 확장되고 있었다.

 

 

상업사진 스튜디어를 운영하고 있는 그녀건만

스팽글의 질감이 사진으로 표현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스트레스였다며

누군가 이걸 오리지널로 표현해 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찾아가서 배우고 싶었다며

가장 큰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런 의도로 인해 오죽했으면 사진에다가 스팽글을 붙였다고 했지만

그 마저도 일러스트로 표현된 사진에 일부러 의도한 것처럼 보여 좋았다.

 

 

김정언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을 보지는 못했지만

작업 초반 그녀의 작업을 엿보면서 보게된 작가의 첫 번째 전시 역시 굉장히 좋았다.

첫 번째 전시 작품이자 아이디어를 얻었던 '스팽글 음식물 쓰레기'를 

이번 전시에서도 일정 부분 활용되고 있어 

작업의 연속성을 갖게하는 것도 좋았다. 

 

오랫만에 두 번째 전시를 준비하면서  더 많은 스팽글조각 작품이 준비되어 있으나

전시공간의 한계 등 몇 가지 이유로 반 정도만 선보였다고 했으니

아마 멀지 않은 시간내에 시리즈 연작으로 세 번쨰 전시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있는 그대로의 사진을 찍는다면 만드는 사진에 가까운 작업을 하고 있는

김정언작가때문에 알게 모르게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져준 이번 전시는 모든 면에서 '그녀 답다'는 생각이 들었고

2년동안 얼마나 많은 수고로운 시간을 보냈을지 ...

스팽글 색깔때문에도 무척이나 고민하던 김정언 작가의 표정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많은 분들이 좋은 전시를 함께 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