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lesse Nomad/Off the Record

인천 아시안게임 12년 만에 남자 단체전 배드민턴 금메달 따던 날

작은천국 2014. 9. 30. 06:30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 배드민턴 금메달 따던 날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배드민턴은 총 금 1개, 은2개, 동2개를 따면서 모든 경기 일정이 마무리됐다.

비록 목표했던 금메달 2개는 따지못했지만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개인전에서 나름의 선전을 펼친 우리 선수들에 아낌없는 보낸다.

 

지난 주 12년만에 안방에서 배드민턴 단체전이 금메달을 획득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계방송을 하지 않아 원성이 자자했던 현장에 취재로 함께 했다.

 

무려 5시간 30분의 경기 시간동안 내내 서서 관전하면서 취재하느라

몸은 정말 힘들었지만 심장이 쫄깃거릴 정도로  안방에서 보는 것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스펙타클한 경기는 매력만점이었다.

 

또한 취재를 위해서 관전을 한 터라 운이 좋게도

이득춘 국가대표 감독님과 함께 경기를  본 것은 물론,

일부러 인터뷰 약속을 잡기도 쉽지 않은데 인터뷰에다가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바로 코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건 정말 운좋았다고 할 수 밖에. 

 

나에게도 거짓말 같은 하루였다.

 

지난 주에 경기에서 메달을 획득했지만 기록차원에서~

12년만에 남자 단체전 배드민턴 금메달 따던 날로 고고!!

 

배드민턴 경기가 열렸던 계양 경기장~

 

경기 전에 이번 단체전 금메달의 수훈갑이자 '신의 한 수' 라는 평을 들었던

 이현일 선수를 경기장 앞에서 만났다.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해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은퇴했다가 복귀한

이때까지만 해도 이 선수가 그리 큰일을 내 줄은 몰랐다.

금메달이 걸린 중요한 경기를 앞 두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일이 팬들의 싸인요청에 사진까지 찍어주던

이현일 선수의 여유로움은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경기장안 관람석은 어찌된 영문인지 전부 중국 응원단들이 차지했더랬다.

빨간 옷 입은 사람들이 모두 중국관람단이다.

 

배드민턴 남자 단체전은 3단식 2복식제로 진행되는데

1번 단식의 손완호 선수의 경기로 출발했다.

 

경기장안에는 셔틀 콕 날아가는 소리가 슈슈슝~ 들리며

스펙타클하고 박진감 넘치는 안방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묘미였다.

 

게다가 첫 경기에서 천룽선수를 이기는 이변아닌 이변의 손완호 선수! 였다.

 

 

사력을 다한 경기에서 승리를 확정짓고 난 뒤 코트위에 드러누워 버린 손완호 선수

 

첫 시합을 이긴 후 환호하고 있는 대표팀 선수단

 

선수단을 향해 두 주먹을 불끈 쥐는 손완호 선수

 

2번째 복식에는 세계랭킹 1위의 대한민국  간판스타 이용대 선수와 유연성 선수가 등장했다.

 

응원석에도 이 팀을 응원하는 피켓이~

 

역시 세계 랭킹 1위는 남달랐다.

특히 복식경기는 단식경기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속도감이 상당해서

그야말로 눈깜빡할사이여서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다.

 

무엇보다 유연성 선수와 지난 10월부터 호흡을 맞췄다고 했는데 이들의 환상궁합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경기가 진행될때마다 손바닥을 부딛치며 서로에게 기운을 불어넣고

 

나즈막히 외치는 파이팅은 따로 또 같이 보내는 금메달을 향한 하나의 목소리였다.

 

특히 이 날 경기는 배드민턴 역사에 남는 명승부라고 모두들 입을 모았는데

셔틀콕의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거의 본능적으로 몸을 날려 셔틀콕을 받아내면

 

상대편의 선수도 몸을 날리고 ~ 

특히 이용대 선수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셔틀콕에서 눈을 떼지 않고

끝까지 받아내던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금메달을 향한 열정은 양 선수모두 혈투라고 해도 좋을 만큼 팽팽했고

그야말로 명승부가 매 세트마다 펼쳐졌다.

 

2대 0으로 압승을 거두고 기뻐하는 이용대 유연성조.

 

이용대 선수는 그동안 번번히 은메달에 머물렀기에 더욱 절치부심했고

이번 아시안게임에 사활을 걸만큼 금메달에 대한 기대가 컸다고 했다.

 

환호하는 얼굴에 담긴 메달을 향한 열망에 뭉클해지던 순간이었다.

 

경기를 마치고 난 뒤 선수들은 선수석쪽에 자리를 옮겨

남은 선수들의 경기를 함께 응원하는 것도 단체전의 매력이었다.

 

경기를 마친 두 선수를 격려하며 안아주고 있는 이득춘 국가대표 감독님

 

마침 이날 국군체육부대에서 제대하는 날이었던 유연성선수는 제대증을 받아들었으니

정말 잊지 못할 순간이 아닐까 싶다.

 

내 코 앞에서 제대증 들고 포즈를 취해준 유연성 선수

이 사진 찍은 사람은 전 언론사를 통틀어 나 밖에 없다는 뿌듯함이^^

 

그렇게 금메달을 손쉽게 움켜 쥐는 줄 알았지만

중국의 작전은 3경기, 4경기에 잘하는 선수를 배치한 전략으로

이번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중국최고의 선수 린단을 맞아 조금은 역부족이었던 이동근 선수.

 

하지만 일방적인 경기가 아닌 최선을 다해 때론 린단을 궁지에 몰아넣는 등

이동근 선수도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

 

비록 패한 경기였지만 선수단에서는 최선을 다한 결과에  이동근 선수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서로 격려하고 손을 잡아주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자리로 돌아올때는 죄송하다며 고개를 푹 숙이는 모습은 애처롭기까지했다.

 

이어 우승을 예상했던 2단식 김기정, 김사랑조

 

상승세를 타고 있던 분위기는 상대변의 어깨에 맞고 넘어 온 공으로 인해

이미 콜이 된 경기였음에도 어이없는 판정 번복이 발생.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코트안의 화면에서는 분명이 몸에 맞는 셔틀콕이 리플레이 되었고

선수들은 하나같이 심판에게 화면에 나오지 않냐고 일제히 항의를 했고

 

이득춘 감독은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경기가 속행이 되었는데

이건 국제경기대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처사였기에 오점이 된 듯하다.

 

이 경기 이후 더 이상 경기 화면은 중계를 하지 않았다.

 

이젠 사활이 걸린  이현일 선수의 마지막 경기가 시작되었다.

먼저 기선을 잡은 이현일 선수였지만 한 점 달아나면 한 점 따라오는

동점의 순간은 물론이고 역전에 재역전에 동점이 계속 반복되니

그야말로 심장을 들었다 놨다 셔틀콕 하나에 천당과 지옥을 왔다갔다해야했다.

 

 

이전 경기들이 정신없이 셔틀콕이 왔다갔다했다면

 찬찬히 찬찬히 역전되는 순간에도 한 점 한 점 서두르는 것없이 

노련미과 관록을 볼 수 있는 이현일 선수의 경기운영능력에

왜 은퇴를 번복할만큼 이현일 선수여야 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또한 이현일 선수를 맨 마지막에 배치한건 치열한 상대편 감독과의 싸움에서 이긴 전략의 승리였다.

 

 

첫 번째 세트를 따내고 난 뒤 두 번째 세트 시작하며

이제 1세트만 더 이기면 된다는 제스추어를 취하고 있는 이현일 선수

 

마지막 경기의 승리를 응원하기위해 대부분은 앉지도 못하고 일어서서 응원을 했고

경기 시작 5시간이 훌쩍 넘어가고 있었지만 누구하나 자리를 뜨는 사람이 없었다.

 

이현일 선수가 차곡 차곡 점수를 쌓으며 대한민국 대표팀의 승리가 점쳐지자

선수들은 메달 시상대쪽으로 이미 내려가 시상식 준비를 하고 있다.

 

이현일 선수가 마지막 금빛 스매싱을 날리며

 

금메달을 확정짓고 난 뒤 두 손을 번쩍 들고 기뻐하는 이현일 선수다.

 

이용대 선수가 가장 먼저 뛰어가 이현일선수를 격하게 끌어 안으며

온 몸으로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이윽고 모든 대표팀 동료들을 서로 얼싸안다 코트에 넘어지면서

서로 뒹굴면서 금메달의 기쁨을 만끽했다.

무려 12년만의 금메달이아니던가.

이 날을 위해 땀 흘렸을 그들의 노고.. 정말 기뻐고 행복한 밤이었다.

과연 그들에게 무엇을 해 준게 있다고 이런 기쁨을 온전히 누려도 되는 것인지

못내 미안해지면서도 벅찬 마음을 가눌 길이 없었다.

 

이득춘 감독의 헹가레를 비롯해 선수들의 헹가레가 이어지고

 

응원을 해준 관람객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그리고 자랑스러운 우리 대표팀은 가장 높은 곳에 자리를 차지했다.

 

경기장에 울려퍼지는 애국가는 늘 뭉클뭉클 ~

 

단체전의 금메달이 개인전까지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기를 응원했지만

아깝게도 대표팀에 애초에 기대했던 성적에는 못 미친 듯하다.

 

에어컨 논란도 그렇고 이번 아시안게임은 이래저래 많은 뒷이야기를 남기고 있어 많이 아쉽지만

 우리 선수들이 흘린 값진 땀방울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수고한 대표팀에게 박수를 보내며 다음 대회에 미리 가서 응원전 준비하고 기다릴테야~

 

 

이 글은 문화체육관광부 정책기사로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http://reporter.korea.kr/newsView.do?nid=148784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