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lesse Nomad/Off the Record

전통한지로 아시안 게임 피켓 요원 의상을 만들었다고?

작은천국 2014. 9. 23. 06:30

전통 한지로 아시안게임 피켓 요원 의상을 만들었다고?  

 

 

17회 인천 아시안 게임이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지난 금요일 인천 아시안 게임 개막식은 여러 가지 화제를 낳았는데

이날 선수들 입장시 피켓 요원의 의상은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각국의 국화를 모티브로 만든 의상의 소재가 전통 한지  라는 점은 놀라웠다.

 

개막식을 앞 둔 지난 수요일, 개막식 피켓 요원 의상 및 개막식 문화공연 의상등에 관해

개막식 의상 총감독 및 디자이너를 맡은 이유숙(청강문화산업대 패션스쿨) 교수를 인터뷰를 했다.

 

<사진 이유숙 교수 제공>

 

이번 아시안게임 개막식 피켓 요원의 의상은 개막식을 앞두고 

지난 8월 27일 서울 국립 현대미술관에서 개.폐회식 공연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먼저 선을 보였다.

 

이날 선 보인 개막식 피켓 요원의 의상을 두고 '선정적' 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의 이런 논란과는 달리 아시안게임 외신 취재기자들 사이에는 긍정적인 반응 일색인 점 또한 흥미롭다.

 

하지만, 나는 그런 보이는 외형적인 요소보다   

그냥 한지가 아니라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일일이 염색을 하는 수고로움과 정성을 들인 우리의 전통한지에

아시안 게임 참가 45개국의 국화 혹은 상징적인 꽃 또는 식물을 모티브로 만든 의상은 놀라웠고,

무엇보다 이 작업이 학생들과 협업이었다는 점에 주목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진 이유숙 교수제공>

 

옥양목에 염색 작업을 하는 친구를 두고 있는 탓에 정확하게는 잘 모르지만

염색의 농도조절부터 색을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품이 드는지 미루어 짐작을 하고 있다.

하물며 천 염색도 어려운데 종이에 염색이라니...

게다가 만에 하나 비라도 오면 어쩐단 말인가?

<사진 이유숙 교수 제공>

 

또, 이런 국가적인 중차대한 행사에 자신의 학생들과 협업으로 작품을 만들었다는 점은 더욱 놀라웠다. 

 

개막식 의상과 관련된 이야기는 나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했고

 개막을 앞두고 초긴장의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흔쾌히 인터뷰를 허락해주셔서 바로 다음 날 인터뷰를 진행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워낙 시일을 초박했던지라 개막식 리허설도 겹치고 해서

학생들의 인터뷰는 밤 11시간 넘어서 전화로 진행해야 했다.

 

<가장 많은 정성과 노력이 들어간 대한민국의 무궁화 의상이다. 사진 이유숙교수 제공>

 

먼저 소감을 묻는 얘기에 한참의 침묵이 흐를만큼 그간의 육체적, 정신적 고생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약 1시간 조금 넘게 진행된 인터뷰 내내 참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디자인부터 모든 작업의 진행과정 등등 작업과 관련된 내적 외적 모든 이야기를 듣는 동안

지난 30년간 무대의상 제작을 위해 그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현장에서 차곡차곡 쌓아왔던 모든 노하우가 오롯이 담겼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의상에 대한 철학과 주관이 뚜렷한 분이란 느낌도 들었다.

이런 주관은 학생들과의 작업이 '콜라보'라고 강조한 점은 결정타였다.

 

제자가 쓴 논문을 마치 자신의 논문인양 발표하는 사례를 관행처럼 여겨왔던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모든 아이디어가 하나의 의상이 되기까지 그 과정에 

 자신이 가르치는 제자들과의 작업이 '협업' 이었다고,

그러면서 모든 공을 '학생들의 열정' 때문에 이 작업이 가능했다고 말하는 스승이라니..

어쩌면 그런 말이 그저 멘트용일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그 말의 진정성이 더 크게 와 닿았음이다.

 

이런 스승 밑에서 학생들은 워낙 손이 많이 가는 한지의 특성상

작업 시간이 부하다보니 수면부족으로 인해 졸다가 손을 다치기도 했단다. 

그들 또한 이번 작업을 통해 엄청난 성장을 이뤄냈을것이란 건 두말하면 잔소리일터.

 

단순히 '선정적' 이라는 시각으로만 바라보기엔 너무 많은 것을 품고 있는 아시안게임 의상이었다.

<개막식 의상 총감독 및 디자이너를 맡은 이유숙(청강문화산업대 패션스쿨) 교수>  

 

기사는 아래 링크를 누르면 확인이 가능합니다.

 

http://reporter.korea.kr/newsView.do?nid=148784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