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lesse Nomad/Off the Record

홍대 거리, 미술로 소통하다. '홍대 거리미술전'

작은천국 2012. 9. 24. 07:30

홍대 거리, 미술소통하다.

제20회 홍대 거리미술전

 

 

 

지난 9월 19일부터 23일까지 젊음의 거리 홍대에서는 '거리 미술전'이 열렸습니다.

거리미술전이 올해로 벌써 20회째를 맞이했다고 합니다.

 

'거리 미술', 이름에서부터 어떤 컨셉을 가진 미술전인지 짐작을 하고 남겠죠?

거리미술전은 미술관이나 화랑등의 닫힌 공간을 관객이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거리'라는 열린공간에서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미술을 보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도록,

그야말로 미술이 문턱을 낮추고

대중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기를 원하는 미술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손가락 한번 눌러 주실꺼죠?

이쁜짓

 

소비문화와 유흥문화로 변질되고 있는 홍대가 아쉽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에

홍대에서 벌어지는 문화행사에는 관심을 두고 있는 편이라

거리미술전을 취재하게 되었습니다.

 

거리미술전을 통해  잠깐 스치듯 홍대 문화를 경험하는 젊은이들이 아닌

홍대에서 대학생활의 대부분을 보내는 그야말로 홍대 젊은이들이 느끼고 있는

'홍대스러움'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고

 

젊다는 것은 '그들에게 주어진 기회가 많다'고도 하는데

그래서 젊은 그들이 부러웠던 홍대 거리미술전이었습니다.

 

이번 취재에서는 제20회 홍대거리미술전의 경영부단장을 맡고 있는 윤병진씨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1993년부터 시작된 거리미술전은 미술이 어렵다거나 무관심한 대중들에게

그들이 일상적으로 지나다니는 '거리'에서 미술을 마주함으로써 대중과 미술 사이에 거리를 좁히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이번 전시의 주제는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 라고 질문을 던지는 마인드 맵을 주제로 잡았다고 합니다.

 

전시포스트 뒷면에는 마인드 맵을 형상화 해  공연, 벽화, 설치, 영상, 참여미술의 총 5개 구역을

쉽게 찾아 갈 수 있도록  지도로 만든 아이디어가 돋보였습니다.

 

 홍대 정문앞에 설치된 Mind Tower는 홍대 석고프로젝트 팀 B:born의 설치작품으로

이번 거리미술전의 메인테마 작품입니다. .

 

지난해 부터 홍대 미대 진학 실기시험이 폐지되고 난 뒤 창고에서 방치되고 있던

석고상을 활용해 설치미술을 시도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B:born 팀은 석고상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는 의미로 작품을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홍대에 거주하고 계시는 동네 주민께서 슬리퍼를  신은 채

조각작품을 흥미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계십니다.

 

미술작품 감상, 어렵지 않아요^^

 

이런 아이디어를 이용해 이번 거리미술전 작품이 있는 곳이라면 이렇게 싸인물로 만나볼 수 있도록

활용한 아이디어! 신선함이 돋보였습니다.  

 

거리 미술전에서 어떤 작품이 어디에 있는지 전체 주제인 마인드맵을 통해 지도로 표시했고

석고상의 각 싸인물도 한 곳에 모아 홍대 입구 지하철 역에서 홍대 방향으로 향하는 길에

또 하나의 작품으로 전시가 되고 있습니다.

 

 

홍대의 특성상 낮보다 밤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 때문에

밤이면 거리미술전의 모든 작품에는 조명을 설치해 두었고

오히려 그냥 지나치던 사람들이 조명때문에 작품앞으로 모여

낮보다 밤에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더 몰리는 진기한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거리미술전'은 다른 미술전 혹은 축제와 성격이 조금 달랐는데

전시를 기획하고 주체하는 사람들은 모두 대학생들만으로 구성되어 있고

거리미술전에 작품으로 참여하고 있는 작가들도 몇몇 기성작가를 제외하면 대부분 대학생의 작품입니다.

 

게다가 더 놀라운 사실은 작품에 참여한 작가가 미술 전공자뿐만 아니라 비전공자도 많다는 사실입니다.

 

거리미술전의 특성상, 미술전공자냐 비전공자냐를 구분하기전에

이번 전시의 주제인 '마인드 맵'을 통해 작품을 감상할 관객들에게

'한번쯤 작품을 통해 생각할 기회를 줄 수 있는 작품인가 아닌가?'를 선정기준으로

공모를 통해 선발했다고 합니다.

 

'귀신의 집'이란 설지작품에 참여한 한재웅(홍대 경영학과3)과 김진우(홍대건축학과3)씨는

총 6명의 협업작업을 통해 '귀신의 집'이란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설계는 건축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진우씨가 귀신의 집 내부는 미술을 전공한 다른 학생이,

경영학을 전공한 한재웅씨는 전체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했다고 합니다.

 

 ‘파빌리온’의 작가 양희구(건축대학 실내건축학과2)씨는 건축이 아예 미술과 동떨어진 학문이 아니지만

 개인작품을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없는데 거리미술전에서 개인작업을 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작품을 감상할 사람들에게 조언을 부탁한다는 저의 우문에 

" 아! 예쁘다하면 그게 예쁜작품이 되는겁니다. 이건 왜 이렇게 만들었나 하면서 그분 나름대로 상상을 하실꺼죠.

 그런게 더 중요하고 소통과 가깝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거리미술전의 주제가 마인드 맵이기 때문에 작품의 의도를 전달하기보다

관객들이 스스로 제 작품을 보면서 왜 이런 작품을 만들었나 마음대로 상상하고 느끼셨으면 한다"는 현답을 주셨습니다.

 

홍대 거리 곳곳에 작품이 설치되어 있기때문에 작품을 지키고(?) 있어야하기에 많은 자원봉사자를 필요로 하는데요

 

기성작가들이 참여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의외로 대학생의 작품이 많아서

대학생들 인터뷰를 많이 하다보니 기사에는 어쩔 수 없이 빠지게 되었던 홍대 법대생 오하람양입니다.

 

홍대 정문 옆 K동 벽화골목을 담당하고 있는 그녀는 홍대를 다니다보니 미술을 자주 접하게 되었고 미술에 관심이 있던 차

자원봉사도 하고 싶고 마지막 학기라 새로운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참여를 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기획단 전체가 학생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보니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을 현장에서 배울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전공, 성별, 연령을 비롯해 의견들이 전부 다른 사람이 모여있고 게다가 개성들이 워낙 강하다보니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배울 수 있었던게 가장 보람있었고

어떻게 하면 홍보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지,

법대에서는 전혀 생각하고 느끼지 못했던 여러가지 방면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 또 다른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게 된다면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수줍게 웃었습니다.

 

젊다는 것은 시행착오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 정말 부러웠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리 열린 공간인 '거리'에서 열리는 미술전이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이게 작품이다 정도는 알고 가면 더 좋지 않을까 살짝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거리미술전의 작품들을 둘러보기위해 윤병진 부단장과 홍대정문에서 출발해

벽화거리, 푸르지오거리, 걷고 싶은 거리를 약 1시간 넘게 걸어다니면서

거리미술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바를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일부러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거리'라는 특성을 제대로 활용해

눈여겨 보지 않으면 이것이 작품인지 아닌지 그냥 스쳐지나갈 곳곳에

깨알같은 작품들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심지어 작품으로 설치된 화장실 변기에는

 진짜 변기인줄 알고 실례를 하시는 분도 있다고 하더군요

맙소사!

 

거리에 빨래줄을 이용해, 수건, 브레지어, 고무장갑등을 널어 놓기도 하고

이번 전시회에 청바지를 제공한 가게 앞 바닥에 그림을 그려놓기도 하고

석고가면들은 홍대 걷고 싶은 거리의 나무에 자리를 잡고

거리를 지나 다니는 행인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행인들은 의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문턱이 높은 미술이라는 예술이 일상으로 들어오는 순간입니다.

 

조소를 전공하고 있는 딸과 함께 홍대로 데이트를 나온 이숙씨께서는

대학로에 가면 미술 작품이 너무 많아 현기증이 난다고 하시며

심지어 인도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작품들을 볼 때 너무 답답하다고

거리미술전이 있는 줄 모르고 왔다가 작품이 설치된 걸 보고 미술전을 하는 걸 알았는데

예술하고 거리문화가 자연스럽게 조화되는 홍대스러움이 좋다며 제발 대학로 처럼 되지 않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주셨습니다.

 

특히, 백화점에 쇼핑갔을 때 음악이 흘러나오지만 음악은 신경도 쓰지 않고 쇼핑을 하게되는데

예술도 그랬으면 좋겠다며 이게 꼭 예술작품이예요 하면서 가르치기 보다

그냥 거리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것! 그게 진짜 예술아니냐고 반문하셨습니다.

 

참 많은 생각을 해보게 하는 말씀이셨습니다.

 

 

이번 거리미술전을 통해 음침한 골목이었던 주거공간은 이렇게 색다른 공간으로 탄생했습니다.

작업이 끝나고 난 뒤 작업에 참여한 작가들 보다 주민들이 너무나 좋아하셔서

가장 보람이 있었던 작품이라고 합니다.

 

홍대에 거주하고 계시는 주민들은 밤이면 밤마다 유흥가로 변하는 그들의 주거공간이 달가울리가 없습니다.

게다가 자신들이 일상적으로 지나다니는 골목의 벽에는 알지도 못하는 그래피티들이 덕지덕지...

 

공공미술의 성격을 가진 벽화작품이 아니었다면

서강동 주민들과 대학생이 함께 소통하며 서로가 서로의 간격을 좁히긴 힘들었겠죠?

 

K동 벽화거리는 홍대 정문을 지나 왼쪽으로 가다보면 언덕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준비하는 거리미술전이라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았다고 하는데

홍대 인근 주변 상가에서도 적극적으로 발벗고 나서서 도움을 많이 주셨다고 합니다.

 

작품마다 밤에 조명이 필요한 것들은 이렇게 인근상가에서 자신들의 전기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며 거리미술전 기획단에서 무한 감사를 표현하셨습니다.

 

저도 나중에 BURGER 4.5 여기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학생이 주체가 되어서 주체한 거리미술전은 미술이 '거리'라는 공간으로 나오게 되는 장점도 있지만

'거리'라는 공간이 주는 단점으로 인해 사진, 회화등의 작품은 선 보일 수 없고

예산의 문제로 인해 많은 제약을 가질 수 밖에 없지만

그 한계를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한다며

한계보다는 장점을 부각시키는 전시를 만들고 싶다는 기획단의 굳은 의지!

 

거리 미술전을 통해 들여다 본 홍대 문화가 가진 힘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싶었습니다.

 

최근 몇년동안 홍대가 소비문화, 유흥문화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정서라고 할 것입니다.

상업적인 자본주의 논리가 적용되는 것이기에 누구를 탓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홍대가 가지고 있는 젊은 문화로 대변되는

순수한 '홍대스러움'이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어쩔수 없는 것 같습니다.

 

홍대에서 일상을 보내야 하는 우리들이

이전에 홍대에 없었던 클럽 삐끼들이 판을 치는 것이 매우 이질스럽다며

"그저 잠깐동안 홍대에 머물면서 클럽에서 놀다가 첫 차 타고 집에 들어가는 것이 홍대 문화가 아니다" 라며

분명히 홍대스러움이 있는데 그걸 참 뭐라 말하고 정의하기 힘들다던 윤병진 부단장.

 

이번 전시를 통해 그들 자신들도 모르게 훌쩍 성장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홍대스러움'이란 것이 이런것이다라고 정의할 수는 없지만

젊다는 것 자체가 바로 홍대스러움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던  거리미술전이었습니다.

 

홍대스러움을 잃지 않으며 현재 20회에서 40회 60회 그 이상까지 롱런할 수 있는

거리미술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낮은 밤으로 바뀌었고 코끼리와 함께 걷는 일상의 홍대 밤 거리,

아직 초보적인 마인드를 가진 저에게도 매우 뜻깊은 거리미술전이었습니다.

 

 

제 20회 홍대 거리미술전은 문화관광부 정책포털 '공감코리아' 기사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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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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