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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슈퍼문 뜨던 날 마음에 담은 명선도 풍경

작은천국 2014. 9. 11. 06:30

[울산] 명선도, 슈퍼문 뜨던 날

마음에 담은 명선도 푸른 밤

 

 

이번 추석은 달이 가장 크게 보인다는 수퍼문이 떴습니다. 

 

슈퍼문은 달이 지구에 가장 근접했을 때 뜨는 보름달로

평소 볼 수 있는 달보다 무려 16%나 크고 30%나 더 밝은 빛이 난다고 합니다.

 

 예정에도 없이 명선도에서 본 슈퍼문 덕분에

조금은 더 특별한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슈퍼문 뜨던 날 마음에 담은 명선도 풍경입니다.

 

추석 당일 땅거미가 내리는 시간,

추석 연휴에 예고된 슈퍼문을 보기 위해 명선도로 향했습니다.

 

늘 그렇듯 예정에도 없이 그냥 훌쩍 명선도로 향하면서

문득 생각해보니 어린 시절 뒷동산에서 하던 달구경 이후로

실로 오랫만에 달구경이더군요.

 

슈퍼문의 위력이란^^  하하!!

 

이미 명선도에 도착하기도 전에 떠 있던 달은 어둠이 내리니 본격적으로 환한 빛을 비추기 시작합니다.

 

 

명선도는 모래사장이 곱기로 유명한 울산의 진하해수욕장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무인도인 명선도는 조수간만의 차이에 의해 물이 빠지면

섬까지 걸어 들어가 볼 수 있는 섬이기도 합니다.

 

애초에 달구경 생각이 없었던데다가 제대로 된 달 사진을 찍겠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기에

달을 찍을 만한 카메라와 렌즈가 없는 상황은 슈퍼문을 손톱만한 달로 만들어 놓았네요 ^^ 

 

추석 연휴고 해수욕장도 이미 폐장을 한 철 지난 바닷가에 사람들이 얼마있겠냐며 

고즈늑한 바다를 기대한 저의 꿈은 여지없이 무너졌습니다.

 

 

집에서 동해바다까지 얼마 걸리지 않기에 굳이 절정의 피서철이 아니어도

충분히 바다를 즐길 수 있어 시끌벅적한 여름에는 되도록이면 바다를 피하는 편인데

아~~~

 

 절정의 피서철이면 감당해야 하는 왁자한 소음과 음주가무의 현장은

이곳에선 아직도 여름의 끝자락을 붙잡고 있더라구요.  

 

그래도 바닷가에서 빠질 수 없는 불꽃놀이를 위해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였고

 

그렇게 슈퍼문이 뜬 바닷가는 어느새 불꽃으로 수를 놓았습니다. 

 

 

진하해수욕장 주변으로는 해송들이 둘러치고 있는데

늘상 새벽 일출을 보기 위해 찾던 곳이었기에

소나무에 대한 감흥은 그리 큰 편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슈퍼문이 뜬 날  멋드러진 소나무가 달과 함께 어우러지니

그야말로 한폭의 산수화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만큼 환상적이었습니다.

 

바다에서 보는 달 구경은 의외로 무척이나 황홀했습니다.

 

 

 명선도(名仙島)는 '신선이 놀던 섬' 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을만큼 멋진 경치를 자랑하는 곳입니다.

 

 밤이되면 명선도는 오색조명이 불을 밝히고 있어 풍경이 멋지기도 하고

'달맞이 하기 좋은 곳'을 뽑을 때 항상 이름을 올리는 명선도입니다.

 

그래서 수퍼문과 함께 명선도의 멋진 풍경을 기대하고 찾았으나

아쉽게도 공무원들도 연휴인지라 이렇게 암흑천지의 섬이였습니다.

 

명선도 옆으로 멋진 야경을 자랑하는 명선도가 있어 아쉬움을 달래주네요.

 

명선도는 달맞이 장소보다는 일출장소로 더 유명하기에

사진 좀 찍는다 하는 사람은 적어도 한 번은 다녀가는 곳이기도 하고

저도 가끔은 이곳에서 해맞이를 하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불꽃놀이 덕분에 조명이 없는 아쉬움을 조금은 달랠 수 있었습니다.

 

비록 기계적인 한계로 인해 손톱만하게 담을 수 밖에 없었던 슈퍼문이지만 

제 마음에 한 가득 꾹꾹 눌러 담은 슈퍼문은 그 어떤 달보다 큰 달이었습니다.

 

손에 닿을 듯 홀로 외딴 섬이 되어버린 명선도를 두고

 파도는 쉴세없이 밀려왔다 밀려가며 푸른 밤 안개에 젖어듭니다.  

 

그렇게 한참동안 젖어들었던 깊고 푸른 밤 안개.

명선도의 푸른 밤은 참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긴 연휴가 끝나고 다시 시작된 일상.

바야흐로 가을입니다.

 

멋진 가을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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