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nkook's Diary/Ordinary Daily Life

[2014년 5월 소소일기] 꽃은 날마다 새롭게 피어난다.

작은천국 2014. 5. 19. 06:30

[2014년 5월 소소일기] 꽃은 날마다 새롭게 피어난다.

 

 

 

꽃은 날마다 새롭게 피어난다.

겉모습은 어제의 그 꽃 같지만 유심히 들여다보면 어제의 것이 아니다.

 새로운 빛깔과 향기로써 그날을 활짝 열고 있다.

 그러다가 제몫을 다하고 나면 머뭇머뭇 뒤돌아보지 않고 미련 없이 뚝뚝 무너져내린다.

우리가 뜰이나 화분에 꽃을 가꾸는 것은 단순히 그 꽃의 아름다움만을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다.

말없는 가운데 삶의 모습과 교훈을 보여주고 있는 그 뜻도 함께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 법정스님 -

 

 

온통 신록이 물들어 가는 계절의 여왕 5월,

집 안에도 꽃이 피기 시작했다.

 

몇 년 전부터 산세베리아에 꽃이 피기 시작하더니

1년에 한번 씩은 5월 정도에 꽃을 피운다.

 

처음에는 산세베리아에 꽃이 피는게 너무 신기해서 엄청 호들갑을 떨었는데

작년에는 봄에 꽃이 피었는데 10월에 또 꽃이 피고 나니

남들은 한 번도 꽃 피는 걸 본적도 없다는 꽃이

1년에 2번씩이나 피어주니 신기하기도하면서도 살짝 감흥이 떨어지긴 했다.

 

그래도, 작년에 화분 2개 모두 2번씩 꽃을 피운지라

 올해는 안 피는 건 아닐까 싶어 봄이 되면서 조바심을 좀 내기는 했다.

 

혹여 내 마음이 귀하게 대접하지 않은것을 눈치 챈 건 아닌지 미안해질 즈음,

아아아~~~ 올해도 여지없이 꽃대가 무려 3개,, 3개나 올라왔다.

 

평소 5월 초. 중순즈음이 되어야 꽃대가 올라왔었는데

 4월 중순부터 꽃대가 올라오더니 다른 해보다 약 2주나 빠른 진행을 보였다.

이상기온 현상은 자연에게 그리고 인간에게 고스란히 되돌아 올 것이라 생각하니

에너지절약, 쓰레기 절약 등등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야는 생각을 해 본다.

 

산세베리아는 꽃대가 처음 올라오고 꽃이 필때까지 거의 한 달이 걸린다.

위 사진을 찍었던것이 2014년 4월 29일이고 5월 14일부터 꽃이 피기 시작했으니 2주만에 첫 꽃이 피었다.

 

한쪽에서만 꽃이 피고 다른 곳에도 꽃이 피려면  족히 일주일은 더 기다려야 한다.

 

백합꽃을 선으로 그린 모습과 거의 흡사한 산세베리아 꽃

 

 

다시 또 일주일이 지나고 나니 꽃들이 앞다투어 피기시작했다.

산세베리아는  밤이 되면 화사하게 피어 은은한 꽃 향기를 날리고

아침이면 시들시들하게 시든다. ^^

 

밤에 피는 장미와 동급인 산세베리아 꽃.

 

정말 은은하고 고귀한 향을 누리는 호사스러움 혼자 만끽한다.

 

산세베리아 화분이 2개가 있는데 하나는 3개나 올라왔는데 다른 한 쪽은

초 봄이 되자마자 새순이 돋았는데 꽃대는 안 올라오고 5월이 되니 새 순이 한쪽 더 올라온다.

너도 반가워~~~

이젠 화분이 너무 비좁하서 내년이면 분갈이를 한번 해야할 듯하다.

 

 

초 봄에 전체적인 분갈이를 하면서 이 난을 좀 더 큰 화분에 옮겨심고 싶었다.

작년 가을에 워낙 다른 일에 정신을 팔고 있어서 화분을 돌볼 여력이 안되서

물 주는 시기를 놓쳐버렸는데 그리고는 난이 시들시들해서 신경이  엄청 쓰였다.

봄이 오자마자 새 화분에 옮겨심고 영양제도 주려고 꽃집으로 달려갔다.

 

꽃집 아줌마 왈~ 난은 다른 꽃과 달리 물 주는 것을 한 번만 놓쳐도 죽는다며

이미 죽어가고 있으니 굳이 돈 아깝게 분갈이를 하지 말라는 날벼락 같은 이야기를 듣고

눈물을 삼키며 돌아와야 했다.

 

한 눈에 보기에도 싱싱하고 두툼했던 이파리들이 바짝 마른 모양새가.....

겨울 내내 마음을 졸였건만...

 

그래도 그렇지 죽을 애니 신경쓰지 말라는 아줌마의 목소리는 너무 매정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봄이 되면서 꽃대가 올라오는게 아닌가?

한편 반갑기도 하고 한편 안스럽기도 하고 정말 만감이 교차하는 마음이었다.

 

어쨋거나 처음 내게 온 그 상태 그대로 아름드리 꽃을 피워주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니

다음 일은 다음에 생각하기로 하자.

 

가을에 제대로 물관리를 못한 탓에 난 화분들이 전부 고전중인데

그나마 상태가 양호했던 이 녀석은 다행히도 분갈이를 했다.

그런데 분갈이를 할 즈음에 꽃대가 새초롬하게 올라오고 있는 중이었는데

꽃집 아줌마의 부주의로 꽃대가 확~~ 꺾여 버렸다. ㅠㅠㅠㅠ

꺾여버린 꽃대를 보니 마음이 너무 안 좋아서 이걸 잘라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만 하고 있었는데

아이고... 생명의 신비라니.. 짤린 꽃대에서 꽃 봉우리가 맺혔다.

 

그리고 근 2달만에 이렇게 꽃이 피었다.

 

이 난은 정말 오랫만에 꽃이 핀 상황이라 원래 색깔이 무슨 색이었는지 궁금했는데

피고보니 노란색~~ 난 왜 흰색으로 생각하고 있었을까?

 

꽃 봉우리 밑에 이파리가 너무 시들어서 잘라주었는데

몇 주가 지나고 보니 어느새 거기에서 새로운 뿌리가 꽃대를 감싸 보호하며 뿌리를 내리고 있는 중이다. 

 

그 어떤 환경에서도 살기위해 스스로 자신을 보호해 나가는 모습은 무한감동이다.

 

아줌마가 조금만 더 신중했더라면 적어도 10개 이상의 꽃을 볼 수 있었을텐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꽃 피워준 그대가 눈물나게 고마울 뿐...

 

너무 무신경하게 보낸 지난 가을 겨울 동안

물 주기를 소홀한 탓에 가장 심하게 비실그리고 있는 동양난이다.

 

상태가 안 좋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굉장히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데

도저히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한번 어긋난 물주기는 언제 어느 시점에 물을 주고 바람을 쐬어 주어야 하는건지

작년여름까지만 해도 멀쩡한게 난 꽃을 피웠던 이 녀석을 도저히 어쩌지 못하겠다.

 

나와 심하게 밀당 중인..

아~~ 난 세상에서 밀당하는 것들이 제일 싫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다.

 

더 이상 식물을 키우는건 도저히 감당히 안되서 더는 화분을 늘이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분갈이를 하고 나니 빈 화분이 덩그러니 남은 것이 보기 싫어 분홍색 꽃이 주렁주렁 달리는

(이름은 까먹었다) 선인장을 하나 사왔다.

 

한동안은 화려하게 꽃을 피웠는데 역시 물조절 실패...

(난 선인장 물주기가 제일 어렵다.) 

 

갑자기 시들시들하며 꽃이 다 떨어지길래 엄마도 이 화분을 키우고 있어

득달같이 전화를 했더니 물을 너무 많이 준 것 같다며 한동안 아예 물을 주지 말라고 조언하셨다. 

 

그래서 한동안 내버려 두었더니 헤헤   요렇게 새 순들이 쭉쭉쭉~~ 자라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나는 선인장 키우는게 제일 힘들어 ㅠㅠㅠ

 

 대나무 처럼 생긴 난인데 봄에 마디마다 분홍색 꽃이 피는 난이다.

(역시 이름은 까먹었다 ㅠㅠ)

가을까지 멀쩡했는데 역시 물주는 것에 소홀했던 탓에 이파리가 따 떨어지고

대나무 처럼 앙상해져버렸던 모양새였다.

 

지극정성으로 물을 줘가며 햇빛에 내주고 이파리 닦아주고 3개월 공을 들였다.

 

다행히도 올해 꽃은 피지 안았지만 고맙게도 2개의 새순이 어느덧 훌쩍 자랐다.  

 

그외 다른 화분들은 지난 가을 그렇게 소홀했음에도 불구하고

열대식물 자라듯이 잘 자라주고 있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꽃은 이처럼 날마다 새롭게 피어나고 있다.


제 자리에서 제 몫을 다하고 있는 스스로(自),  그러한(然) 그들을 보면서

나는 과연 스스로  얼마나 나를 키워내고 있는 것인지

 

이 봄에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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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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