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nkook's Diary/Ordinary Daily Life

2013년 혼란, 혼돈 그리고 홀로서기

작은천국 2013. 12. 31. 06:30

2013년 혼란, 혼돈 그리고 홀로서기

 

 

2013년 혼란과 혼돈속에서 참 피곤하게 보낸 한 해였다.

 

평생을 삶의 에너지가 밖으로 향하고 있던 것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 순간부터 내 안으로 방향을 바꾸었고

이유없는 피곤함을 동반하며  바뀐 에너지의 흐름이 주는 생경함으로 인해

일년 내내 혼란과 혼돈을 거듭해야 했다.

 

어쩌면 2014년에도 그 혼란과 혼돈이 끝나지 않은채

계속 길을 헤매야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2013년 혼란과 혼돈을 거치는 동안

홀로설 수 있는 힘이 조금씩 길러지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었던 의미있는 한 해로 기억해 본다.

 

 

1월. 소중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는 지나보면 안다.

 

지나가고 난 뒤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을 땐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너무 많다.  

 

70년이 넘는 세월이 내려 앉은 아버지의 시린 등.

세월가면 그 마음을 잊을까 그 토록 사랑했던 마음을...

 

작업. 결심하다.  

 

2월.  사람 사는 세상

 

지적 장애인 선수들의 스포츠 축제인 스페셜올림픽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2013년 1월 29일 ~2월 5일까지 강원도 평창에서 열렸다.

 

지적 장애인들이다보니 경기중에 넘어지면 혼자 일어날 수 없는 선수들이 종종 있는데

다른 선수들이 넘어진 선수를 발견하고 경기 중인 것을 잊어버리고

넘어진 선수를 일으켜 세우며 같이 가자고 하는 웃지 못할 상황들이 발생한다고 했다.

 

스포츠 정신이라는 것이 때론 지적 장애인 선수보다 못한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상황에서

그냥 흘려버리기엔 그들의 순수함이 가슴뭉클해졌다.

 

물론 지적장애인이라서 가능한 일들이겠지만,

모든 것이 순위와 결과로 평가되는 세상에서 그들의 맑고 순수한 영혼은 그 어떤 세상보다 아름다웠다.

 

'안녕' 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요즘, 사람 사는 세상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3월 아니, 제가 왜요?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즈 Top 100

 

살다보면 가끔은 내 일이지만 남의 일 같은 의외의 순간을 만나기도 한다.

 2013년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TOP 100에 내 블로그가 선정이 됐다는 한 통의 메일이 날아들었다.

그런게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블로그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의 연합체인

한국블로그산업협회가 주최하는 행사로 1년동안 가장 왕성하고 의미있는 블로그 활동을 보여준

블로그를 소개하고 시상하는 행사라고 했다.

 

블로그 관리에 부쩍 소홀해지고 있기도 했고

여러가지 이유로 블로그 정체성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던 차였기에

아무리 생각해도 내 블로그가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담당자에게 왜 내가 선정이 된 거냐고 전화를 걸었다.

 

담당자 왈, 몇 년동안 블로그 어워즈를 하고 있는데 나처럼 별로 안 기뻐하며

이게 뭐 그리 대단한거냐고 뽑힌게 황당하는 반응을 보인 사람은 처음이라고 했다.

 

한때는 개인 블로그가 대단한 것이라고 되는 것이냥 생각했던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남새스럽다.

 

난 이 공간이 방문자수를 늘리기 위해 누군가의 눈치를 봐야하고 보여주는 글을 쓰고 싶지 않다.

블로그를 시작했던 처음의 목적이었던 '삶은 기록이다'라는 모토를 잊지않고

개인적인 삶의 의미있는 흔적을 기록으로 남기는 순수한 개인공간으로 존재하기를 원한다.

 

그러고 보면 참 많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이 공간을 사랑해주시는 많은 분들 때문에

어쩌면 지치지 않고 블로그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꾸준히 방문해주시고 구독해주시고 추천 눌러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는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 

 

모든 것이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4월. 10년을 기다린 조용필 19집. 대한민국의 심장은 바운스 바운스

 

무려 10년이나 기다린 그의 19집 앨범.

파격과 혁신의 코드로 점철한 그의 앨범에 대한민국은 열광했고

월 21일 헬로 티저 공개를 시작으로 공식 트위터(@hello_ypc)개설하는 등

홍보전략에서도 완벽하게 변신한 젋은 조용필이 새로 탄생을 했다.

그리고 2013년에 조용필이라는 이름 석자가 던진 변화와 혁신은 사회적 화두가 되었다. 

 

 

2013년 4월 23일 10년만에 발매한 신곡으로 음원 올킬을 시작으로

쇼케이스에 이어 팬클럽 체육대회 행사에도 얼굴을 비치고

5월부터 Hello 투어 공연을 시작으로 슈퍼소닉 락 페스티발, 일본공연까지 이어지며

12월까지 투어를 이어가며 일년 내내 거침없이 이어진 그의 행보에

그에게 빠져들어 정신잃기 직전상황까지 바운스 치는 심장을 부여잡고

끝없는 설렘으로 대한민국은 정말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  

 

아직도 귀에 쟁쟁한 헬로~~~ 덕분에 5월과 8월은 이 글로 대신한다.

 

 

 

6월 즐거운 편지

 

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어 오랜시간 고민하고 심사숙고 했던...

뻔히 상처 받을 것을 알았지만 피해지지 않았던...

그래서 피할 수 없었던 세상과 운명처럼 만났던 시간.

 

언젠가부터 말하지 않아도 그 마음을 읽을 수 있었고 느낄수 있었던 세상.

보지 않아도, 닿지 않아도 느껴지는 감정들..

 

나는 진정 다른 세상을 만난 것이니 이 또한 축복이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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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7월 여름 날의 추억

 

연일 40도를 넘나들던 여름 날의 추억.

지나고 보니 순간이다.

 

9월. 꽃보다 할배의 타이완을 가다

 

산티아고의 시간을 되돌린 것과 진배없을만큼

발바닥에 땀이 식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특별했던 취재여행.

그곳에서 만나고 보고 스친 모든 시간들이 고스란히 기록을 남았다.

 

취재 현장에서 만났던 수 많은 사람들.

그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다시 한번 전하며

타이완에 있는 이소영님께도 감사인사 전한다. ~

 

10월. 처음이라 겪어내야 하는 시행착오는 상상을 초월했다.

 

원래부터 하던 일이라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

밑그림을 제대로 그리지 않고 열린 상태의 접근방식은

1/3이 진행상황에서 새로 전부 엎고 다시 시작해야 했다.

물론 그렇게 하지 않아도 충분했지만 개인적으로 성에 차지 않았고 그렇지 않아도 힘든 상황이

더 힘들어진다는 것을 뻔히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을 때 두고두고 후회가 될 것 같았다.

결국 처음하는 일에 겪어내야 하는 시행착오는 요령을 부리지 못하는 성격에

스스로 완벽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성질이 더해져 엄청난 고통으로 되돌아 왔다.

 

의자에 앉아 뼈가 녹아 내릴 것 같은 고통을 이를 악물고 버티는 동안

하루 24시간이 무의미해졌고 밤. 낮을 구분하지 못했고 계절은 어떻게 지나가는지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 

스트레스는 스스로 감당을 못할 상황이 되었고 그러다 엉뚱한 곳에서 감정이 심하게 한번 뒤집히고 나니

희안하게도 마음은 차분해졌고 거짓말처럼 신기하리만치 모든 것은 주어진 상황에 적응하고 있었다.

 

 두 달동안 나에게 일어나고 있던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인 변화는 스스로도 놀랄만큼 연구대상이었다.

요령을 부리지 않고 진실되게 겪어 냈던 모든 것은 고스란히 살아서 움직이리라 믿는다.

그 과정을 겪어내는 동안 비로소 진정으로 홀로 선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알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렇지만 인간이기에 생기는 욕심은 어쩔 수 없구나^^

 

11월. 산티아고의 이름으로

 

진짜 잊을만하면 잊을 수 없게 만드는 산티아고인 듯 하다.

오랫만에 산티아고 사진으로 전시를 다시 하게 됐다.

 

일부러 좀 더 많은 작품을 인화를 했고

산티아고 때문에 온라인 상에서 만나게 된 인연들에게 자그마한 정성을 전해드렸다.

 

산티아고가 끝난지가 언제인데 끊어질듯 끊어지지 않는 나의 산티아고는

아직까지도 내 삶의 곳곳을 지배하며 때때로 여전히 모든 것은 신기하기만 하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삶의 에너지를 다시 얻을 수 있었고

산티아고를 다녀와서 온라인 상에서 만나게 된 인연들 역시 나에게 끊임없이 용기를 북돋아 주고 계신다.

 

산티아고가 가진 맑은 영혼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던 나는 정녕 축복받은 사람이다.

 

12월. 일기일회(一期一會), 생애 단 한번.

 

지금 이 순간은 생애 단 한 번의 시간이며,

지금 이 만남은 생애 단 한 번의 인연을 의미하는 일기일회.

 

한번 지나가 버린 것은 다시 되돌아 오지 않는다.

사람이건, 사물이건 아무렇게 스치고 만나는 것이 아니라  

 생해 단 한번의 시간에 만나는 생해 단 한번 뿐인 소중한 인연이다.

 

그 소중한 인연들에게 진실된 마음으로 감사함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기를...

2013년의 마지막 날 나를 스치고 있는 모든 인연들에게 감사기도를 올리며..

  

짧았다면 짧았고 길었다면 긴 1년, 365일, ,8,760시간.

고단한 1년을 열심히 살아내신 모든 분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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