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kking/산티아고 가는 길

[까미노/산티아고] 산티아고 가는 또 다른 길 '은의 길'과 '북쪽길'

작은천국 2014. 1. 14. 06:30

산티아고 가는 또 다른 길 '은의길'과 '북쪽길'

 

 

 

세계적인 도보여행지 스페인의 산티아고 가는 길.

 

대부분은 정통길이라 불리는 프랑스 생장에서 출발해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 북부 도시 구석구석을 걸어 최종 목적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이르게 된다. 

 

하지만, 산티아고 가는 길은 이 길외에도 여러 갈래길이 있다.

심지어 유럽에서는 모든 길은 모두 산티아고로 이어진다며

자신들의 집앞에서 출발한다는 우스갯 소리도 종종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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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그 길은 더이상 낯선 길은 아니다.

내가 걸었던 4년 전에는 제대로 된 가이드 북이 하나도 없어서

기껏해야 김남희씨가 쓴 에세이 정도밖에 참고할 것 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산티아고 가는 길 관련 가이드북도 몇 권이나 나와 있고

프랑스길 뿐 아니라 산티아고로 향하는 다른 길에 대한 책들도 출판이 되기 시작했다. 

 

그 중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은의 길' 에 관련된 책이다.

 

 

 

보시다시피 산티아고는 주황색으로 표시한 FRANCES 프랑스 길을 비롯해 

총 8개의 루트가 대체로 많이 알려져 있는 편이다.

 

이 중 산티아고 북쪽 해안을 걷게되는 북쪽길 DEL NORTE,

그리고 세비아에서 출발하는 은의 길(DE LA PLATA)이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은의 길 책을 봤을 때 무척이나 반가웠다.

 

'욕하지 말고 웃으면서 걸으세요' 가 어떤 의미인지 충분히 짐작이 되고 남았다.

 

 

그 길에서 유일하게 알았던 문장이었던 "돈데에스타  000" 00는 어디에 있어요? 에서 시작해  

 스페인에서 한 달 넘는 시간의 도보여행은 숫자에, 날씨에 점점 스페인어가 익숙해질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운 좋게 개를 한 번도 만나지 않았는데

이 길에도 늑대 같은 개를 만나는 것은 다반사인가 보다.

 

그렇다고 초등학생들도 아닌데 막대기로 개 퇴치 요령까지.. ㅠㅠㅠ 아놔. 이건 무슨..ㅎㅎ

 

하지만 첫 장을 넘기면서 이 책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세비아에서 출발하는 은의 길에서 거치는 주요 도시들의 안내가 하나도 없었다.

 

10일차에 해당하는 도시들만 표시가 되어 있지만

걷는데는 개인적인 속도차가 있는 걸 필수적으로 감안해야 하는데 

어떤 식으로든 하룻 밤 묵지 않아도 거쳐 가는 도시들도 표시해주면 좋았으련만 아쉬웠다.

 

게다가 세비야에서 저 지도만 보고 순례자 사무소를 과연 찾을 수 있을까는 의문이었다.

정말 작은 마을인 생장에서도 순례자 사무소를 못 찾아서 막 헤맸는데

세비야가 얼마나 큰 도시인데 저 간단한 지도 하나로 찾는단 말인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한국에서 세비야를 어떻게 가야하는지 설명이 없다. ㅠㅠ

세비야로 바로 가는 직항이 없으니 일단 바로셀로나 혹은 마드리도로 들어가서

비행기를 타던지 아니면 기차 혹은 버스를 타야할 것 같은데 이런 설명이 전혀 없다.

 

1일차 일정은 보시다시피 총 거리외에 출발 마을, 중간 마을,  도착 마을  외에는 없다.

중간 중간에 마을 이름이 있어야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이 되는데 확인할 길이 없다.

 

그리고 슈퍼가 어디 있는지의 정보도 좋지만 

 머물러야 하는 마을에 어떤 볼거리가 있는지도 있었으면 좋을텐데 아쉽다.

근데 사실 슈퍼가 그렇게 중요한 정보인가?

 

왜냐하면 세비아에서 걷게 되는 은의 길은 초보자들보다는 모르긴 몰라도

프랑스 길을 걸었던 유 경험자들이 걸을 확률이 더 큰 길인데

그런 것 치고는 이 책은 너무 허술하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사진 상태도 아쉽고 사진 인쇄 상태도 아쉽다.

한 달 넘게 걸어야 하는 도보 여행 길이라 경치가 좋은 것도 사실은 꽤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 있으니 은의 길이 아름답다고 숱하게 들었는데 

이 책이 주는 느낌은 내가 생각했던 길과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는 요금이 다소 올랐다고 알고 있는데  12유로, 7유로 등등

4년 전과 비교해 볼 때 크게 변함이 없는 것 같다.

 

특히 갈라시아 지방에서는  같은 모양의 로고를 사용하고 있는데

세비아 길에서도 산티아고가 가까워지면 같은 곳에서 운영이 되고 있는 듯 하다.

 

게다가 숙소는 모두 5유로로 동일!! 

이건 은의 길도 똑같은 모양이다.

 

 

하지만 알베르게가 없는 곳은 여전히 복불복.

숙소가 하나 밖에 없는 건 아닐텐데 하나만 소개된 것도 아쉽다.

 

책은 길 안내 외에는 다른 글이 없는데 문화적인 요소를 비롯해

겪었던 에피소드가 본문에 들어 가 있으면 더 좋았겠다 싶었다.

 

이 책을 보고 있으니 역시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는 프랑스 길이

시스템이 가장 잘 되어 있다는 걸 확인 할 수 있다.

 

프랑스 길은 세계 문화유산의 길이니 아무래도 다른 곳과는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생장에서 출발해 산티아고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길에 공립이든 사립이든 알베르게가 있는 마을의 모든 곳이 전부 표시돼 있고

마을과 마을의 거리가 얼마인지 알베르게 이름, 전화 번호, 침대 수, 문 여는 시기, 식당 여부 등등

순례자들에게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정보가 표시돼 있다.

 

그리고 또 한 장의 지도는 스페인의 북부의 지형 특성상 3개의 산을 넘게 되는데 각 구간의 고도표가 함께 제공된다.

따라서 미리 고도표를 확인하면 아무래도 대비가 가능하다.

 

생장의 순례자 사무소에서는 2장의 유입물을 주는데 사실 이것만 있으면

가이드 북을 비롯해 크게 다른 정보가 없어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럼 북쪽길은 어떨까?

 

2009년 산티아고 길에서 만난 캐롤 아줌마가 그 다음 해에 북쪽길을 걷고 난 다음

북쪽길의 사진을 페이스 북에 올리셨다.

 

캐롤 아줌마의 사진만 보면 은의 길 보다는 북쪽길에 더 끌릴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지도를 넣고 길을 상의하고 있는 것을 보니

이 북쪽길도 산티아고 방향을 가리키는 노란 화살표만 따라 가기에는

때때로 길이 애매하기는 마찬가지인 듯 하다.

 

 

한 달 넘게 800km 이상을 걸어야 하는 길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경치는 그 고달픔을 정말 많이 줄여줄 수 밖에 없다.

 

아름다운 스페인의 항구 도시들 ~

 

경치는 한 폭의 풍경화가 따로 없고

 

정말 끌릴 수 밖에 없는 북쪽길이다.

 

그러다 마침 서점에 나갔다가 우연히 눈에 띈 북쪽길 안내서!!!

 

우와~~~ 이젠 북쪽길 안내서도 나오는구나...

 

이 책 펼쳤다가는 까미노 불루가 되살아 날 것 같아서 사진만 찍고 돌아섰다.

사진 찍는데도 심장이 뛰어서 사진이 흔들렸을 정도다. ㅎㅎ

 

하지만, 난 그 길을 다시 가게 된다면 다시 한번 프랑스 길을 걷고 싶다.

 

초반에 몸 상태도 안 좋았고 스페인 축제가 있다보니

마을 알베르게 숙소에 자리가 없어서 3일을 버스로 이동했던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같은 길을 걸으면

'그때와 비교해서 어떤 느낌이 들까 ', '그때와 같은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을까'

 

 

자신감이 충만해 행복의 절정감이 극에 달했던 그 기분.

두 번째로 갔을 때 같은 기분을, 같은 정서를 느낄 수 있을 것인지 이상하게 그것을 꼭 확인해 보고 싶다.

 

 

아! 그리고 물론 에스테야에서 산티아고 마크가 표시된 이 컵!!!!  에 담긴 시원한 맥주 한 잔도 물론 빠질 수 없지~^^

 

 

최근에 산티아고에서 참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묵시아의 바닷가 성당이 화재가 발생해서 전소됐다는 뉴스였다. ㅠㅠㅠ

 

바닷가에 그림처럼 있는 성당이었는데 너무 안타까웠다.

 

 

게다가 나는 이 성당에서 특별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내가 이 곳에 갔을 때 기상 상황이 많이 안 좋았는데 

 골짜기에서 회오리 바람이 갑자기 불어서 순식간에 몸이 바람에 실려 몸이 붕 떴고 

그 다음은 거짓말처럼 슬로모션으로 움직이며 이러다 죽는구나 싶었는데

순간 성당 문고리가 손에 잡혔고 나는 그대로 성당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믿을 수 없는 일이  이 곳에서 벌어졌었다.

 

같이 있던 일행은 내가 바람에 바다로 날려 간 줄 알고 한바탕 소동이 났었다.

 

성당 밖은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며 비 바람의 거센 폭풍이 휘몰아 치고 있지만  

수사 외에는 사람 한 명 없는 성당은 한없이 평하롭기만 했다. 

 

이날 미사를 마지막으로 나의 산티아고는 모두 마무리가 됐다.

 

워낙 특별했던 추억이라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화재로 전부 소실이 됐다고 하니 가슴이 저릿저릿할만큼 안타까웠다.

 

 

우리나라 부산에서 신의주의 거리에 해당하는 산티아고 도보 순례길.

노란 화살표만 따라가면 되는 그 길에서 땀과 눈물로 모든 것을 내려 놓은 채

나는 새로운 인생을 선물 받았다.

 

나는 아직도 내가 그 길을 온전히 내 두 발로 걸었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

 저질체력에 지구력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내가

무려 13kg에 달하는 배낭을 메고 37일간을 걸었다는게 말이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때 그 시절, 나는 그 길에 운명적으로 설 수 밖에 없었음을...

 

그리고 그 길을 끝까지 끝낼 수 있는 용기와 격려를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주변인들이 있었던 행운에 감사한다.

 

 한 번도 생각조차, 꿈에서도 생각해보지 안았던 

우연한 여행이 내게 가져다 준 행운,

 

언젠가 나는 그 길에서 만나게 될 두 번째 풍경을 즐겁게 기다리며  

나는 오늘도 나의 산티아고를 걷는다.

 

부엔 까미노 Buen Camino!!!!

 

그 놈의 책 한 권 떄문에 내 또 이럴 줄 알았다. ㅎㅎ

 

시간날 때 정리를 해 두자 싶어 이것 저것 정리를 하면서

오랫만에 산티아고 글을 다시 한번 읽어 보게 됐다.

 

산티아고 길 중간에 '연금술사'를 읽게 됐고

크게 와 닿았던 문장이 남겨져 있었다.

 

힘든 오늘을 사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

 

어떤 식으로든 인생의 모든 일에는 치러야 할 댓가가 있다.

어떤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대로 세상을 보는게 아니라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데로 세상을 보는 거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꿈을 꾸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언제나 알고 있어야 해.

때로는 인생의 강물을 저지하는 것이 불가능 할 때도 있다.

누구나 자기가 원하거나 필요로 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면 미지의 것을 두려할 필요가 없다.

우리 인간들이 두려워 하는 것은 목숨이나 농사일처럼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것들을 잃는 일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방식으로 배우며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길이다.

내가 만일 당신 신화의 일부라면 언젠가 당신은 나에게 돌아올 것이다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도전은 언제나 '초심자의 행운'으로 시작되고 반드시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다

가장 어두운 시간은 바로 해 뜨기 직전..

그대 자신을 절망으로 내 몰지 마라

 

우리는 스스로의 운명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으며

그 많은 시련과 시험에도 불구하고 신의 손길은 언제나 한없이 자애롭다는 것을 받아들이게된다.

 

 

 

18906

 

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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