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o Yong Pil/YPC 공연후기

[조용필 서울공연] 조용필 님 이러시면 안됩니다.

작은천국 2013. 12. 16. 06:30

조용필 서울공연 둘째 날

 

이제 조용필님 HELLO 공연도 다음 주 대구 공연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일 년 한해가 한편으로는 무척 짧게, 또 한편으로 무척 길게 느껴진 2013년이다.

한 해의 마감을 조용필 공연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 언젠가 부터 의무감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연말에 조용필님 공연이 아예 없었던 지난 두 어해,

한 해가 가는 건지 정말 아무 느낌이 없었던 황당함은 잊을 수 없다.

 

꽃 피는 봄, 첫 공연이었던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의 3일 공연,

뜨거운 여름, 타는 날씨보다 더 뜨거웠던 서울 올림픽 제조경기장의 수퍼소닉,

눈 내리는 겨울,  12월 13~15일 대미를 장식하고 있는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의 3일 공연,

 

이젠 정이 들만큼 들어버린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인 듯하다.

 

그리고 조용필님 감기 걸리고 그러시면 안됩니다. ^^

 

빠른 쾌유를 바랍니다.~

 

다음 주 지방을 못 가는 분들에게는 명실공히 2013년의 마지막 공연이 될

서울 공연이기에 팬클럽에서는 아예 작정을 하고 여러가지 이벤트를 준비했다.

서울올림픽 체조경기장 입구에는 조용필님 달이 두둥실 떠올랐고

 

스마트폰에 조용필 응원 앱을 깔아서 이벤트를 펼쳤다.

 

팬클럽 단관석이 있었던 날인만큼 공연장 분위기는 처음부터 후끈 달아 올랐고

 

예고도 없이 내린 눈과 기습한파에 무색하게 공연시작과 동시에

추위로 껴입은 옷들은 하나, 둘씩 모두 벗어야 할만큼 관객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첫 번째 돌출무대가 끝나고 감기가 심하게 걸려서

어제는 코를 닦기가 좀 그래서 킬리만자로의 표범 나레이션 부분에서

훌쩍 거렸는데 그게 마이크 소리로 들려서 어제 공연은  콧물 콘스트였다는 멘트에 폭소가 만발했다.

 

오늘은 아예 코를 닦겠다며 재치있는 말씀으로 열심히 할테니 누구 눈치보지 말고 놀아보자며

첫 멘트를 날리셨다.

 

바로 이어 1층, 2층 관객들 반응을 유도하시며

 

혼신을 다해서 열창을 이어 가셨다.

 

중간중간 코감기로 인해 연신 뒤를 돌아서 코를 푸셔야했기에

몇몇 곡들에서 약간의 비음이 들리기도 했지만

본인이 감기라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면 거의 눈치채지 못할 만큼 노래는 완벽했다.

그런데 그 비음섞인 목소리가 왜 그렇게 섹쉬~~ 하게 들리든지 ㅎㅎ

 

마지막 앵콜곡 여행을 떠나요 까지.. 정말 열창에 열창에 열창이 쉼없이 이어졌다.

 

조용필님은 막공쯤이나 되야 한번 볼까 말까한 온갖 막춤 작렬하셨고

 

늘 느끼는 바지만 본인 흥에 겨우면 몸과 박자가 절묘하게 엇 박자로 따로 노는 희안한 기술을 보이시고 ^^

 

 

게다가 두 손들어 하트 모양을 만들기도 했으니

관객들은 그저 좋아서 어쩔줄을 모를 뿐이었다.

 

조용필님 오버 작렬에 팬들은 이구동성으로 "올해 최고의 공연이다" 라고 입을 모았고

 

돌출무대에서는 아이와 눈 높이를 맞추며 이젠 10대 이하도 팬으로 만드는 신공의 기술을 발휘하셨다. ^^

 

 

조용필님 혼신을 다한 공연에 시야방애석이라 팔지 않던 좌석까지 전부 다 빽빽하게 자리를 메우며

앵콜곡이 끝날때까지 누구하나 미동없이 대부분 올스탠딩으로 즐긴 최고의 공연이었다.

 

조용필님 공연도 오늘의 공연에 매우 만족하신 표정 연신 지으시니 우리 모두는 정말 행복한 밤이다.

 

하지만 콧물을 연신 닦아내야 할만큼 조용필님 컨디션은 그닥 좋은 상태는 아니었을 것이다.

어디 콧물뿐이겠는가? 오한에 두통에.,,,

콧물을 그렇게 흘릴 정도되면 동반하는 감기증상이 어떤지는 삼척동자도 알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소리 하나, 몸짓 하나 흐트러짐없이 이어진 약 2시간의 공연.

게다가 컨디션이 절정이었던 날의 공연보다 더 좋았던 서울의 콧물감기 공연이라는게

과연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이야기인지...

 

무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조용필님 서울 공연 둘째 날이었다.

 

일본 공연 이후로 밤 낮 뒤바뀌고 세상과 모든 것을 전부 차단하고 은둔생활하다시피 보내고 난 뒤

처음 보는 서울공연은 이전 공연과 여러가지 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공연이라는게 여실히 느껴졌다. 

 

휘황찬란한 금색의 바탕이 은근 멋스러운 첫 곡 Hello부터 변화를 주었고

 

가장 큰 변화는 늘 무대에가려서 보이지 않는 위대한 탄생의

피아노 최태완, 드럼 김선중, 키보드 이종욱, 그리고 코러스의 무대가 높아졌기에

 훨씬 더 무대가 풍부하고 깊이있게 보였다.

 

이전의 무대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현재의 무대와 비교를 하니

 약간 답답한 느낌이었다는게  확실히 느껴졌다.

 

미디어 월을 세 개를 사용에 적절히 이동했던 것과는 달리

양쪽 가장 자리에서 오른쪽과 왼쪽을 적절히, 그러나 임팩트있게 활용하고 있는 것도 참 좋았다.

 

특히 이번 하반기 공연부터  전역에 걸린 고른 음압과 커버리지 분포를 가진 시스템의 스피커로

바뀐지라 그 소리가 어떨지 상당히 궁금했는데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늘 좋다고 느꼈던 조용필님의 기타 솔로가 가슴에 그대로 들어와 꽂혔으며  

 

각 악기의 특성이 고루 살아있는 소리는 아주 부드러우면서 중후하게 백 만배 풍성해진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다소 심심할 수 있는 조용한 노래에서 핀 조명 하나가 담당하던 것과 달리

뒷 무대가 올라가니 좀 더 다이나믹해지고 훨씬 더 감성적으로 다가왔다.

 

 기타와 피아노 두 개의 하모니로  전주가 시작할 때 효과는 극대화 되었으며

 

돌출 무대에서 그 겨울의 찻집이 불릴 때는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질만큼 압권이었다.

 

 단지 무대 하나 높이고  피아노과 키보드 두 개에 조명이 들어갔을 뿐인데

 절절한 노래에 담긴 절절한 분위기가 한껏 깊어지고 성숙한 느낌으로 전달되는 2,000%의 효과...

 

앞자리에 앉은 관객들은 전부 뒤를 돌아서서 조용필님 뒷태만 볼뿐...

 

내가 앞자리에 앉았다면 두 연주자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등 줄기를 통해 

온 몸을 타고 넘어오는 조용필님의 목소리에 집중했을 듯하다.

 

때로는 이미지보다 소리가 더 강렬하다는 걸 알기에 생각만 해도 그 느낌이 어떨지 움찔 움찔 소름이 돋는다.

 

일본공연의 무대에서 커버를 친 것을 보고 참 좋다고 느꼈는데 역시 깔끔한 것이 통일성을 가지고 있어서 좋았다.

 

무선을 조절하는 부분 역시 깔끔하게~

 

서울공연에서만 볼 수 있다는  도트 조명도 예술이었다.

 

지난 일본공연에서 불새 한 마리가  하늘을 나는 듯한 황홀한 장면의 연출에

거의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는데

 

다양한 도트 이미지의 활용은 역시나 돋보였다.

 

때때로 하늘에는 수 만개의 별들이 쏟아졌으며

 

올림픽 홀은 때아닌 은하수가 흘러내렸다.

 

 

하지만 일본공연의 경우 앞자리에서 정말 넋을 잃을만큼 황홀하게느겼던 도트이미지는

 

 

큰 도트는 좋았는데 작은 도트는 앞자리에 앉아서 볼때와 달리

십분의 일도  그 느낌이 전달이 되지 않는 듯했다.

 

실로 대형공연장이라고 할 수 있는 올림픽 홀에서는 그 느낌이 생각보다는 많이 옅었다.

 

 

하지만 전반적인 도트 이미지의 사용은 공연을 훨씬 더 완성도 있게 느끼게 하는데 일조를 하고 있었다. 

돌아와요 부산항에에서 환상적인 도트 이미지가 연출되니

그렇지 않아도 자연히 올스탠딩 모드 동반하는 노래는 기름을 부은 격이 되어

감탄사가 쏟아져 내렸다.

 

그리고 마지막에 도트 이미지는 HELLO를 만들어 주는 싶더니

 

앵콜 무대 직전 대놓고 오빠를 외치도록 만드는 센스에 빵 터졌고

관객들은 연신 오빠오빠오빠를 목이 터져라 불러야 했다.

 

이런 센스쟁이 스탭들~~~ 덕분에 마지막까지 깨알같은 공연의 재미는 배가 됐다.

 

영상들도 많은 부분 공을 들여 교체를 했고

 

몇몇 영상들은 아예 전부 교체를 했다.

 

하지만 어떤 것들은 영상이 바뀌었는지 안 바뀌었는지 눈치채지 못할 만큼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안되는지라 숨은 그림찾기 하는 것도 나름은 재미있었다.

 

언제봐도 멋있는 꿈은 늘 아련하고~

 

천정마저도 심히 눈길을 떼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더 넓은 올림픽 체조경기장을 120% 활용하고 있는 조용필님 공연인데

다른 가수들이 이 곳에서 공연을 할때는 어떤 연출을 하는 것인지 좀 궁금해진다.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는 19집 수록곡, bounce와 hello, 그리고 설렘

이렇게 3곡만 선곡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 노래는 처음에는 귀에 잘 안들어왔는데 입에 붙고 나니 의외로 질리지 않고

부를때마다 정말 설렘을 느끼게 하는 노래이기는 하다.

 

멤버들 소개의 시간에도 뒷 무대가 좀 높이 올라간 터라 주목도가 더 좋았다.

 

그리고 이번 서울공연에서 개인적으로는 도트 이미지도 좋았지만 아레나 조명이 압권이었다.

 

전체 무대의 조명과 영상이 그대로 아레나 조명에 흘렀으며

멤버들이 소개될 때는 이렇게 이름까지 띄어주고..

공연의 앞과 뒤의 간격을 순식간에 한 덩어리로 만들어 주고 있었다.

 

5월 공연에서도 전체에 아레나 조명을 두른 것이 눈에 확 들어왔는데

이번 공연에는 훨씬 더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이 정말 좋았다.

 

올해는 조용필님 45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지만

조용필님의 영원한 음악적 동반자인 밴드 위대한 탄생 세 분의 멤버가 2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오로지 보컬만 주목을 받는 대한민국의 척박한 밴드 환경에서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이라는 이름으로 무려 20년을 동고동락한 세월이 그리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공연 중에 조용필님께서도 나와 함께 20년 동안 음악을 해오고 있다며

베이스 이태윤님, 기타 최희선님, 피아노 최태완님을

이례적으로 직접 소개 멘트를 하셨다.

 

조용필 음악을 가장 조용필 답게 만들어주는 그들이 있어 늘 든든하고 고맙다.  

 

지난 주 까지 팬클럽에서는 이분들의 20주년을 축하하기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했는데

그건 조금 한가해지면 천천히 풀어볼 예정이다.

 

영혼의 베이스 이태윤님

 

피아노 최태완님

 

 

기타리스트 최희선님

 

이번에 같이 공연을 본 지인은

"돌출 무대에서 세 분을 가깝게 보니 20대처럼 느껴진다" 는 망언(?)을 서슴치 않았다.

 

조용필 19집의 성공으로 원래도 젊은 청년으로 느껴지던 분이었지만

좀 더 젊어졌다는걸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 조용필님과 더불어

 멤버들 역시 평균 연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감각을 잃지 않는 모습이

어쩌면 그렇게도 보일 수 있게구나 싶어 한편으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다.

 

그나저나 조용필님 이러시면 안됩니다.

 

세 번의 서울공연 중 토요일 한 번이면 족하다 생각했고

일요일 취재 요청이 한 건 있었으나  시급을 다투는 일이 있어 고사를 했건만

공연을 안 볼때는 모르겠더니 이 무슨 조화인지 토요일 공연 보고 나니

결국 일요일 공연까지 지르고야 말았다.

 

그런데 똑같을 줄 알았던 일요일 공연,,,

조명, 영상, 음악이 일정 부분 또 업그레이드 ㅠㅠㅠ

어떻게 하루만에 또 업그레이드가 가능한건지

게다가 어제보다 훨씬 좋아진 컨디션은 완전 다른 느낌을 받게 했다.

 

더군다가 돌출무대에서 창밖의 여자를 부를 때 갑자기 무릎을 꿇으셨고

 

객석은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ㅠㅠ

 

 

매번 공연볼 때마다 매번 다른 느낌을 주는 공연인지라

한번 보면 어쩔 수 없이 중독될 수 밖에 없는 조용필공연...

이러니 내가 안 간 공연이면 늘 억울하다 소리 나올 수 밖에 없는 조용필 공연이다.

 

아.... 조용필님 진짜 이러시면 안됩니다.

 

근데 이젠 더 문제는 다음 주 대구 공연을 끝으로

내년 5월까지 긴 조용필 방학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다..

 

빨리 공연실황 DVD 만들어주세요... 

 

조용필님, 밴드 위대한 탄생 이하 Hello 공연을 만들어가는 모든 분들 모두들 건강 유의하시고

멋진 마지막 공연을 위해 화이팅 하셨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