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o Yong Pil/YPC 공연후기

[조용필] 단언컨대, 조용필 울산공연은 최고의 공연이었다.

작은천국 2013. 9. 16. 06:30

단언컨대, 조용필 울산공연은 최고의 공연이었다.

 

 

 

2013년 조용필 Hello 하반기 두번째 울산공연.

폭염의 더위보다 더 뜨거웠던 지난 8월의 슈퍼소닉 락페스티벌의 분위기

못지 않았던 조용필 울산공연이었다.

 

 

이번 조용필 헬로투어에서 가장 핫한 반응이었다 평가받는 상반기 마지막 조용필 대구공연도

중반이후부터 분위기를 타기시작했다는 점과 조용필님 공연관객의 평균연령을 고려해 볼 때

젊은 층이 대부분인 락페스티벌의 떼창과 점핑이 울산공연에서는 초반부터 그대로 재연되었기에

정말 고무적이자 이례적인 공연분위기였다고 자평하고 싶다.

 

 

울산 관객들의 분위기에 고무된 조용필님의 오버작렬, 막춤프레이드 절로 펼치시는

 멋진 모습에 관객들은 압도되었고 밴드 위대한 탄생의 연주가 더해지니

추석 앞둔 가을 밤은 뜨거운 한 여름 밤이 다시 되돌아 온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었을만큼

 

단언컨대, 조용필 울산공연은 최고의 공연이었다.

 

 

지난 2008년 Pil & Passon 울산공연 이후 실로 5년만에 다시 찾은 울산공연인지라

울산 팬들은 격한 팬심을 드러내며 눈물겨운 퍼포먼스로 열렬한 구애작전을 펼쳤으나

 조용필님 고맙다는 한 마디는 커녕 바로 최태완씨~~ 이러시면서 곡을 이어가시더라는...^^

 

역시 우리들의 조용필님 평생을 유지하고 계신 상남자이자 일명 나쁜 남자 컨셉에

 밀당의 고수이신지라  수십 년 팬질 지칠 틈이 없다.

 

하지만  고맙다는 표현의 방식이자 그 마음 멋진 울산공연으로 화답하셨으니

그것으로 충분한 거 아니겠는가 싶다. ^^

 

공연 당일 '울산 날씨'가 모 포털 검색순위 3위에 올랐다고 했다.

이제 조용필님 공연은 뜬금없는 내용마저도 검색어에 오를만큼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구나 싶었다.

 

나름은 비가오면 35주년 생각하며 오랫만에 우중 공연을 즐기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지만

지난 주 순천공연 날씨로 인해 공연에 지장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무엇보다 조용필님 컨디션이 안 좋았다고 했기에

앞으로 줄줄이 이어질 투어를 생각하면 비 예보는 정말 걱정이 되긴 했다.

 

그러다보니 울산에 예고된 비로 인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주일 내내 틈만 나면

울산날씨를 검색해 기상청을 들락날락거렸으니 다른 분들도 대동소이했으리라.

 

당일 아침 울산 지역별로 소나기를 뿌리고 있어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도 오후가 되니 소나기는 잦아들고 이렇게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었다.

 

고향이라고 하지만 거의 여행자 수준으로 잠깐씩 다녀가는 울산이기에

서울에서 온 친구들과 공연 전 신사유람으로 담양 대숲보다 더 느낌있는 울산 대숲에서 살짝 머물러주셨다.

 

 정말 아담하고 소박한 울산 종합경기장은 재 건축이후로 가수들의 야외 공연은 처음이라고 하는데 정확한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어쨌거나 월드컵경기 이후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인 건 처음이란 것만은 확실한 듯하다.

공연시작 한 시간 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학성공원 로터리부터 차가 엄청 밀려 있었다.

타지였더라면 꼼짝도 못하고 대기하고 기다렸을테지만 집에서도 가까운 곳이었던지라

우리 동네로 바로 진입해 주변에 차를 세우고 느긋하게 종합운동장까지 걸으며 모처럼 고향에서 공연하는 기분을 만끽^^

 

전석 매진이었던지라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밖에서는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고

공연장 안은 주변도로가 마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관객들이 입추의 여지없이 빼곡하게 자리를 잡고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공연 시작을 위해 조명이 꺼졌는데 갑자기 비가 조금 흩뿌리는 탓에 객석은 비 오는거아닌가 싶어 술렁이고

주 조정석에는 급하게 비닐을 덮느라 부산스러웠지만 이내 첫 곡 Hello로 공연이 시작되고 비는 바로 그쳤다.

 

목소리, 컨디션 모두가 좋게 느껴지는 조용필님!

 

첫 곡 헬로에서부터 불 붙기 시작한 분위기는

 

두 번째 곡 미지의 세계에서 돌출무대와 함께 불꽃이 올라오자

공연시작과 동시에 분위기는 곧바로 화룡점점을 가뿐히 찍어 주셨다.

숱한 공연을 다녔어도 이렇게 빨리 분위기가 업되는 광경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돌출무대 앞으로 서서히 나와주시고

 

'오빠 억수로 환영합니다. 이제 울산에서 살아요' 라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는 울산방 식구들이다.

 

화룡정점을 찍었던 공연의 분위기는 단발머리에 이어 고추잠자리까지 노래가 한 곡, 한 곡 이어질때마다

분위기 up, up, up 모드 돌입이 선명하게 피부에 와 닿았고

노래 세 곡에 공연시간이 반이 지나 간 것이 아닐까 싶게 기분좋은 착각마저 느낀지라

  늘 공연이 짧았다고 느낀 다른 날들과 달리 연신 시계를 보며 공연이 길게 느껴지는 이상한 날이었다. ^^

 

19집 신곡  널 만나면에 남몰래 품은 연정 "사랑한다 말해볼까 널 만나면 좋아좋아" 를

신나게 따라 부르며 그 맘을 달래본다. 

 

하반기 공연부터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조용필 야광봉 두 개가 입을 맞추며~~

아마 이분 노래가사에 "살며시 입맞추면" 부분을 살린 나름의 스킬이 아닌가 싶다. ^^

 

하지만 이 노래의 백미는 높은 산위에가 아닌 "노~픈 산 우에"로

은근한 가사 전달에  슬며시 미소지으며 따라 부르게 만든 것이 아닐까?

 

나는 너 좋아로 달구어진 분위기 살짝 쉬어가면서 남겨진 자의 고독 기타솔로가

가을 밤 귀뚜라미 소리보다 더한 알싸함으로 파고든다.

 

어이지는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이번에는 미디어월이 상반기 공연보다 줄어 든 것도  나름의 차이인 듯하다.

흑백영상으로 처리되는 미디어 월은 확실히 색다른 느낌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주변으로는 10대의 자녀들과 같이 온 분들도 눈에 많이 띄었는데

모든 분들이 떼창으로 이젠 그랬으면을 열창했는데 참 좋았다.

 

며칠 전 개봉한 '설렘' 뮤비를 연상케하는 '꿈'영상 첫 화면에 빵 터져주셨다.

취향이 좀 바뀌셨나 요새 은근하게 이런 거 즐기는 것 같다.

 

못 찾겠다 꾀꼬리에 불꽃 사정없이 올라와주시고 이어 판도라의 상자에 위대한 탄생 멤버들 소개가 이어진다.

 

 

공연을 함께 본 엄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조용필도 노래를 잘하지만 밴드 갸들이 물건이데.

밴드들이 사람들을 한군데로 쏘옥 몰아 넣어 가

어디 굴 속에 탁 집어 넣더니 그 다음에 아예 정신을 못차리게 딱 만들어 놓아뿌까네

그 다음부터는 나도(나이도) 많은 사람들이 미쳤제 쉬지도 않고

 새리마 펄쩍 펄쩍 뛰는데 그게 참 구경은 구경이더라 "

 

아침에 밥 먹다가  엄마의 의외의 반응에 (당근 조용필님 이야기를 할 줄 알았다)

입안에 밥 풀 튀어나오는지도 모르고 갑자기 폭소만발했다.

 

 웃긴 이야기라고 그냥 흘리버리기에는 그 속에 새겨 듣게되는 심오한 말이 스친다. 

음악이란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마저도 좋다고 느끼는 것이야 말로 가장 위대한 음악이 아니던가

다시 한번 곱씹어 보게 만드는 순간이다.

 

우리 엄마 표현대로 사람들을 혼을 쏙 빼고 미치게 만든 밴드 위대한 탄생이다. ㅎㅎㅎ

 베이스 이태윤, 기타 최희선, 키보드 이종욱, 드럼 김선중, 피아노 최태완님

 

 

 친구여, Q, 돌아와요 부산항에까지 관객들에게 익숙한 떼창타임이 연신이어지고

 

한껏 고무되신 조용필님께서는 무대 이쪽 저쪽 가장자리까지 종횡무진하면서 이 분위기를 즐기셨다.

 

이 즈음에서 다시 등장한 19집 신곡 걷고싶다!

 

초록색 레이저 조명과 함께 설렘의 전주가 흘러나오고

  

 며칠 전 공개된 설렘 뮤비가 양쪽의 대형화면에 영상처리가 된다.

 

메인 화면이 아닌 가장자리에 뮤비상영이 되기에 평면으로 메인 화면에 공연 실황이 비치면

자칫  너무 밋밋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양쪽 가장자리에는 가벼운 아이들의 모습이, 중앙에는 조용필님이 무게중심을 잡아주며

3D 효과를 유도하고 있어 영상팀 효과가 탁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운스에 들어오니 분위기 다시 타기 시작하고  관객들은 아예 전부 스탠딩 모드 돌입했다.

 

관객들의 열광적인 분위기에 흠뻑 취하신 조용필님 같이 하자고 하더니

아예 2절부터는 관객들 노래 시켜놓고 이리저리 다니면서 일일이 눈을 맞춰주셨다.

 

게다가 바운스에 막춤이 웬말이냐 싶게 흥에 겨운 모습은 안그래도 뜨거워진 분위기에 기름을 부은격이었다.

 

원래 이런저런 멘트가 없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별 멘트없이 줄창 공연이 이어진다.

 

돌출무대에서 그나마 초등학생들에게 형님소리 듣는다며

관객들에게 오늘 공연이 좋냐고 물어보시고 좋다하니 "진짜?" 이러면서 유독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무대에서 이렇게 한번 앉아주시고

 

 

아주 옛날에 불렀던 노래를 부르겠다며 팬들이 한번만 봐달라는 소리 완전 무시하시고

태완님께 반주를 요청하며  창밖의 여자가 이어지고 여기저기서 떼창의 소리가 서라운드가 되어 돌아오며

자존심이 그 뒤를 이어받는다.

 

언제들어도 경쾌한 베이스 도입부가 압권인 장미꽃 불을 켜요가 이어지고

다시 멀어져 가는 돌출무대에 아쉬운 헛 손짓을 해 볼 뿐... 

내 다음에는 5구역 사수하고 싶다. ^^

 

그 아쉬움 달래려 머리위로는 폭죽과 풍선이 하늘향해 날라주시며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가을 밤을 달래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고즈늑하게 울려퍼지고

 

문득 올려다 본 하늘에는 영상을 비추고 있는 달과 같은 모양의 달이 떠 소름끼치는 우연을 느끼게 한다.

 

이어지는 모나지라의 떼창타임. 아~ 오늘 도대체 떼창 타임을 몇 번이나 하는거냐고!!

 

그리고 조용필님 특유의 폴짝 폴짝 춤 까지 추어 주시는데 슈퍼소닉 락페스티벌 못지 않은 열기는

모나리자에서 절정을 치달으며 온 관객이 전부 들썩이며 미친듯이 자동반사적으로 야광봉을 흔들어대야 했다. ^^

 

그리고 폭죽 요란하게 한 번 터져주시니

 

두 번 불리는  Hello 웬말이냐 싶게 공연 내내  떼창과 떼춤을 뛰었던 관객들 지치기는 커녕

어디서들 그런 기운이 나는건지 정말 혀를 내두르게 만들던 울산 관객이었다.

 

야외 공연의 화려한 막바지 답게 각양각색의 불꽃 사정없이 올라와 주시고

상반기 의정부 야외공연보다 백배는 많은 불꽃들이 밤 하늘을 수 놓았다.

 

앵콜곡 해바라기가 이어진다. 

 

 2층과 3층의 열기는 노래가 한 곡 끝날때마다 점점 더 큰 반응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였고

전부 올스탠딩으로 떼창과 떼춤을 추는 관객들 덕분에

가을로 접어든 날씨 웬말이냐 싶게 한 여름밤의 열기가 퍼붓고 있었다.

 

두 번째 앵콜곡 그대여에 이어~

 

 여행을 떠나요가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공연 시작부터 감성충만한 조용필님께서는 노래 중간에 최희선님을 부르며  

'희선아 멋지게~~'를 외치셔서 두 귀를 의심해야 할 만큼 깜짝 놀랐고

 

그  어느 공연보다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관객들로 인해 

한 눈에 보기에도 조용필님께서 굉장히 고무되었다는 것이 절로 느껴질 만큼 

혼자 리듬을 타시며 깨춤까지 추느라 춤박자 놓쳐서 허리 한번 꺾어주시는 등

그 동안 공연에서 업 될때 보여주셨던 흥에 겨운 모든 행동 종합 선물세트로 유감없이 보여주셨다.  

 

 

마지막 소절 여행을 떠나요 후반부에서는 본인의 추임새에 더불어 "한번 더" 외쳐주시니

눈치빠른 베이스 이태윤님 바로 이어받아 흥겨운 에드립으로 '♬♬♪  ♬♬♪ ♬♬♪' 로   받아 쳐 주시니

두 번째 깜놀 모드로 숨이 턱!!  헤헤헤헤~~~

 

아마도 기타리스트 최희선을 외친 것에 이어 이태윤님까지 예정에 없던 에드립이었던 듯한데

희선아 멋지게! 불러놓고 은근 맘 쓰여서 태윤님께 즉석 에드립 요청하신게 아닐까 짐작해본다. ^^

 

반전 매력이 있었던 여행을 떠나요는 그 어떤 공연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쫀쫀하면서도 찰진 대미의 장식이 아니었던가 싶다. 

 

 모든 공연은 끝났고 공연시간이 왜 이렇게 기냐고 느낄만큼 풍족했던 공연이었던지라

매번 공연 시간이 짧다는 아쉬움은 하나도 느껴지지 않을만큼

단언컨대, 조용필 울산공연은 최고의 공연이었다. ^^

 

사실 내가 안 간공연에서 이런 분이기이면 정말 배아프긴 한데

공연의 역사에서 계속 회자될 이번 공연 안 오신분들 진짜 땅을 치고 후회할 공연이었다 감히 말하고 싶다.

 

이것 저것 정리하느라 객석에 사람들이 대부분 빠져 나간 다음에 출구로 향했건만

사람들은 공연의 여운을 붙잡고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심지어는 상반기와 다른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 공연 현수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분들도 엄청 많으셨다~~^^

 

 

이런 공연 보고 나면 어찌 그냥 집으로 돌아가겠는가?

지인들과 맥주 일잔을 위해 근처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게 웬일...

주변에 아파트가 밀집해 있기에 주말에는 거의 한산한 동네라고 했건만

모든 찻집, 호프집들은 사람들로 미어터지고 있었고

심지어 어떤 집은 안주 재료가 떨어져서 더이상 손님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2층 어느 구석에 겨우 찾아 들어간 호프 집도 만석이었지만 다행히도 구석탱이 겨우 끼어 자리를 잡으니

밀어 닥친 손님에 주인아저씨는 개업이래 이런 날은 처음이라며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시며 얼이 빠져 정신은  거의 반쯤 나간 사람마냥 동공도 풀리신 모습에

그냥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주변 상인분들 정말 조용필 효과 톡톡히 느끼셨을 듯한데

아~~ 우리 조용필님은 언제 다시 울산을 찾으실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