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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동계곡] 겸재 정선의 인왕산 수성동계곡을 아시나요?

작은천국 2013. 7. 22. 06:30

겸재 정선의 인왕산 수성동계곡을 아시나요?

조선시대 회화 속 인왕산 수성동계곡을 걷다

 

 

새로 급부상하고 있는 경복궁의 서쪽, 서촌의 수성동계곡은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에 등장하는 곳이자  

가히 도심 속 무릉동원이라도 불러도 좋을 곳

 

시간이 멈춘 곳이라는 말 그대로 느림의 미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서울 서촌 옥인동의 인왕산 수성동 계곡입니다.

 

서울에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조선시대 수성동 계곡의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복원시켰고

 

무엇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조선시대 최고의 화가 중 한 명인

겸재 정선이 그린 진경산수화의 회화가 눈 앞에 펼쳐지고 있으니

그야말로 조선시대 회화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기분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던

인왕산 수성동 계곡이었습니다.

 

인왕산 수성동 가는 길은 지하철 3초선 경복궁역에서 내려 통인시장 뒷문 사거리에서 정면에서

마을버스 9번출구 종점까지 곧장 올라오면 인왕산 입구에 도착하게 됩니다.

지하철역에서 적어도 20분 정도는 걸어야하니 마을버스 9번을 이용해 종점까지 오시면

더 편하게 수성동계곡에 도착할 수 있지만

 

이왕 서촌에 오시는 길 느리고도 천천히 서촌 골목을 누비는 즐거움을 누려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인왕산은 북악을 중심으로 낙산과 더불어 서울이 우백호에 해당하는 산으로

경복궁을 내려다보며 사직을 품에 안고 있는 곳으로 지형적으로 매우 중요한 산이기도 합니다. 

 

특히 겸재 정선이 75세에 그린 <인왕산 제색도>는

비 온 뒤 삼청, 청운, 궁정동쪽에서 바라 본 인왕산을 실경으로 그린 것으로

정선의 천재성과 더불어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또한 겸재는 자신이 평생을 살았던 백악산과 인왕산 아래 장동 일대를 여덟폭의 진경으로 담아

장동팔경첩으로 남겼는데 바로 옥인동의 옛 이름인 이곳 수성동의 풍경이 그 한폭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한 차례 소나기라도 뿌리고 지나가면 혹여 인왕제색도에 그려진 실경인

소나기 지나간 뒤에 비에 젖은 인왕산 바위를 볼 수 있을까 기대했었지만

 

끝날 듯 끝날 듯 하면서도 끝나지않고 연일 이어지고 있는 장마로 인해

 흐리다가 맑았다가를 반복하고 있는 수성동의 하늘이 아쉽기만 합니다. 

 

 

 지금의 옥인아파트 일대는 조선시대 수성동(水聲洞)으로 불렸으며

수성동은 '물소리가 빼어난 계곡' 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수성동 계곡은 지난 2010년 옥인 시범 아파트를 철거하면서 그 부지를 녹화하면서 옛 수성동 계곡처럼

인왕산의 암석 지형 회복 등 인위적 시설물 최소화해 역사와 생태가 어우러진 역사문화공간으로 복원하게 된 것입니다.  

 

서촌에 인왕산에 계곡이 복원되었다는 이야기를 지인으로부터 전해듣고

올해 봄 계곡을 방문하면서 더운 여름 이 계곡에서 발을 한번 담궈보리라 마음을 먹었기에

장마로 인해 후덥지근한 주말 문득 생각나서 다시 찾게된 인왕산 수성동 계곡이었습니다.  

 

어떻게 걷느냐에 다르겠지만 빠르게 걸으면 약15분 정도면 충분히 한 바퀴를 돌아볼 수 있지만

물론 15분 걷자고 인왕산 수성동 계곡을 찾지는 않으시겠지요?

 

겸재의 진경산수화에 등장하고 있는 수성동 계곡의 모습입니다.

 

수성동 계곡은 선시대 역사지리서인 <동국여지비고>, <한경지략> 등에 '명승지'로 소개되고 있을뿐만아니라

오늘날에도 옛날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기때문에 현재 수성동 계곡은  문화재로 지정되어있습니다. 

 

어떤가요? 겸재의 진경산수화의 회화 모습을 빼다놓은 모습이 정말 아름답지 않습니까?

서울 한 복판에 조선시대 회화의 한 장면을 만날 수 있다는게 신기하기도 합니다.

 

정선의 그림에 등장하고 있는 돌다리로 기린교입니다. 

 

 

겸재 정선의 수성동 계곡의 그림에서는 기린교를 막 건넌듯한 세 선비와 동자가 

수성동 안쪽으로 행하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이 돌다리는 도성 내에서 유일하게 원위치에 원형이 보존되었고 

통돌로 만든 제일 긴 다리라는 점에서 교량사적으로 매우 가치가 있다고 합니다.

 

인왕산 계곡을 흘러내려가는 물은 청계천의 발원지가 되고 있습니다.

 

물소리가 얼마나 빼어나길래 지명에서 수성동이라 이름붙였을까 싶었는데 

도심에서 가슴을 시원하게 훓고 내려가는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수성동 계곡이었습니다.

 

계곡 입구에서 조금 올라와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수성동 계곡의 모습을 원형에 가깝게 보존하기위해 최대한 암반을 노출시켜 자연미를 살렸다고 해요

 

계곡 중간 중간에는 전통 보막이를 돌쌓기로 하고 계곡 좌우측은 계안돌 쌓기로 해

대부분 전통방식 그대로 활용했다고 합니다.

 

계곡의 중앙에는 전통정자의 형식인 '사모정'을 설치해 그 운치를 더했고

시민들에게 시원한 휴식처가 되어 주고 있네요

 

 

 

 

맑은 계곡 물에는 아이들이 물장구를 치며 까르르 까르르 웃음소리가

물소리와 함께 기분좋은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다시 계곡을 다라 수성동 계곡 안쪽으로  발길을 옮겨봅니다.

 

불가피하게 포장이 이뤄진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있는 길 그대로를 살리고 있어 숲속 맑은 기운을 느끼며 걷기에도 그만입니다.

 

 

경치가 수려하기도 하지만 계곡이 깊이가 조금 있는지라 안전에 주의를 하셔야 한답니다.

 

계곡 안쪽의 모습입니다.

 

계곡 위쪽에서 계곡 아래로 바라본 모습입니다.

 

여름은 나리꽃의 계절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계곡의 윗 부분에는 목조교량이 있어 운치를 더해줍니다.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계곡의 모습은 전부 다르게 보이네요

 

목교를 지나면 계곡의 가장 안쪽에 들어서게 되는데요

이 계단을 따라 곧장 오르면 포장된 인왕산길과 만나지고 윤동주 시인의 언덕을 지나 서울성곽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청계천의 발원지라는  표지판이 있네요

오~~ 물 맑은 1급수에만 산다는 도룡뇽도 만날 수 있나 봅니다.

 

도심에 위치하고 있는 수성동 계곡임에도 불구하고 계곡에 들어서는 순간

절로 '시원하다~~' 는 느낌이 피부로 와 닿았는데 계속이 점점 깊어질 수록

기온이 더 내려가고 있는 것이 확연히 느껴집니다.

역시 여름 더위를 피하는 최고의 장소는 계곡이네요^^

 

휴일을 맞이해 성곽길을 걷고 오시는 분들도 계곡을 만나니 곧장 손을 담궈보십니다.

 

 이끼가 낀 바위가 지천으로 널려있는 곳...

이곳이 도성안, 서울 한 복판이라면 과연 믿으시겠습니까?

 

계곡에 오니  눅눅한 습기를 잔뜩 머금고 있는 후덥지근한 날씨가 웬말이냐 싶습니다.

 

 

 

정말 물소리 한 번 끝내줍니다.

 

신발을 벗고 계곡물에 발을 담궜습니다.

생각보다 물은 차지않았지만 담그고 있으니 서서히 서서히 냉기가 몸을 타고 올라옵니다. ~

아~~ 시! 원!  시원!  하구나 ~~~

 

가히 무릉도원이 따로 없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계곡에서 시간을 보내고 다시 나서는 길~

 

잿빛 하늘은 어느새 파란색 옷으로 바꿔 입고 있습니다.

 

참 신기한 것은 조성된 길에 서 있는 것과 길에서 계곡 안쪽으로 몇 걸음을 움직이니

불과 몇 발자욱 차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바람의 강도가 다릅니다.

 

계곡을 따라 흘러오는 건 물만이 아닌가 봅니다.

이 보이지 않는 바람에 색깔을 칠한다면 눈 앞에서 펼쳐질 또 다른 진경산수화가 궁금해집니다.

 

변덕스러운 날씨는 금새 바꿔 입힌 옷이 싫증이 나는지 다시 또 잿빗을 드리우네요

 

조선시대 회화 속을 걸어 볼 수 있는 수성동계곡

잘 보존하고 가꾸어서 서촌의 또 다른 명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인왕산 수성동계곡 가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