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kking/나는 걷는다

[울산둘레길] 특별한 풍경을 만나는 명품 산책로 솔마루길 (울산 어울길 7구간)

작은천국 2013. 7. 9. 10:46

특별한 풍경을 만나는 명품 산책로 솔마루길

[울산 둘레길] 울산 어울길 7구간 솔마루길 남산풍경

 

 

 

걷다가 마주치는 익숙한 풍경이 절경으로 다가오는 울산 어울길 7구간 솔마루길은

울산 남구가 자랑하는 명품 산책로이다.

 

남구 신정동에 위치한 남산에서 시작해 울산 대공원을 거쳐

남구 선암수변공원까지 이어지는 솔마루길.

솔마루길 약 14km를 걸으며 쉬 마주치는 풍경은 

너무 익숙하기에 명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명품인지 모르는 어리석음에  

자조섞인 감탄사를 수없이 연발해야 했다.

 

울산이 자랑하는 십리대밭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솔마루길이다.  

 

삽시간에 국지성 호우를 뿌려대는 마른 장마라고 하지만 장마는 장마인지라

비가 오지는 않아도 우중충한 하늘이 계속 이어지다 어제는 모처럼 파란하늘이 비친다.

그저께 억수같이 내리던 비는 서울지역에서 다시 억수같이 쏟아내고 있는 중이라고 하건만

이럴때면 좁은 대한민국이 크게만 느껴진다.

 

 

울산 대숲의 전체 전경을 한 번도 본적이 없었던지라 파란하늘이 되면 한 번 보러가려고 마음만 먹고 있었다.

마침 비도 그치고 일 주일 넘게 환자모드로 있으려니 좀도 쑤시고 길을 나섰다.

 

울산 남산 솔마루길에서 시작하는 어울길 7구간이다.

 

울산 도심 및 근교에 산, 바다, 강을 전부 끼고 있는 천혜의 환경을 가지고 있는 울산이면서

현대 산업의 메카이자 오랜역사를 가진 곳이라 울산은 참 다이나믹한 곳이다.

 

울산 어울길은 총 75km로 작년 10월 울산 동구, 북구, 중구, 남구, 울주군까지 울산의 모든 행정구를 두루 거치며

 울산의 외곽에서 도심까지 총 7개의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호젓한 산길, 거대한 산업단지, 울산 도심 등등 어울길은 구간마다

울산의 특징적인 모습을 아주~~ 색다르게 느끼며 걸을 수 있는 길인 듯하다.

 

모든 행정구역을 두루 거치는 특성으로 인해 '서로 어울려 화합과 소통을 의미' 한다고 해서

'어울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고향이라고 하지만 너무 많이 바뀌어서 이젠 네비게이션 없으면 길도 못 찾는 판국에

희미한 기억에만 의존해 우여곡절끝에 대숲이 가장 잘 보이겠다 싶은 곳에 도착했다.

아~~ 언제적 크로바 아파트냐고 ^^

 

길을 몇번 헤매고 난 뒤 도착하고 나니 솔마루길 7구간 시작점이었다.

출발지는 울산시 남구 신정동 산94-5 번지로 네비게이션을 찍으면 된다.

주차장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그냥 입구에 차를 세우면 될 듯~

 

솔마루길은 총 14km 4개의 구간으로 남산구간(크로바아파트 ~ 맨발등산로) 3km,

삼호산 구간(맨발등산로 ~ 솔마루 하늘길) 3.4km 울산대공원구간 (솔마루 하늘길~ 골마루 다리) 5.2km,

 신선산구간 (솔마루 다리~선암호수공원) 1.6km 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숲을 조망하는게 목적이니 남산 구간 3km만 걷기로 했다. 그래도 왕복하면 6km~

녹음이 우거진 돌계단을 성큼성큼 올라서면

 

곧바로 이어지는 산길이다.

 

고래의 도시 울산답게 가로등은 전부다 고래 형상으로~

 

태화강변에서 늘상 보던 남산이긴했지만 한 번도 가 본적은 없었기에

보기에는 그리 높지 않은 산이라 편한 줄 알았건만 웬걸....

 

아버지와 함께 나선 길에... 지팡이를 집고도 다리 후달거려 밧줄 있는데로 힘껏 잡아주시고..

 

낯선 길 혼자 가기가 뭐해서 안간다는 아버지 억지로 모시고 왔는데 괜히 왔나 하는 후회가...

 

동네 사람들이 솔마루길 생기기 전부터 산책으로 많이 다니는 길로 알고 있어

무난한 길인줄 알았더니 이건 초반부터 숨이 턱에까지 헉헉...

 

거친 숨 몰아쉬면서도 잘 걸어주시니 고마울수밖에...

 

산에 오면 조금 시원할 줄 알았는데 바람은 한점없이 푹푹 찌는 폭염에

등줄기로 땀이 사정없이 훓고 지나가고 있는 중이다.

 

곳곳은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 길 찾기엔 무리가 없다.

 

다행스럽게도 얼마 걷지 않아서 평평한 길이 나타났다.

 

 

햇빛이 구름속에 숨었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는 것에 따라

나무는 연두색이 되었다가 짙은 초록색이 되었다가 조화를 부리고 있는 중이다.

 

웰빙 솔마루길 되시겠다.

 

동네 주민들이 워낙 많이 다니는 길이었던지라 체육시설이~~

 

그저 이름없는  '길' 이 었을곳에 이정표가 생기고 갈림길에는 '다솜길' 이라는 예쁜 이름이 붙었다.

꽃은 꽃으로 불러주었을 때 꽃이 된다고 하더니 길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남산위에 저 소나무 ~~'라고 애국가에도 나오듯이

울산의 남산도 온통 소나무가 하늘을 메우고 있네~~

오죽하면 길의 이름도 '솔마루' 길일까!

 

가을이 되면 까만색으로 물들 산머루가 달리기 시작했다.

 

오호~~~ 내내 비가 온 덕분에 길가에는 큼지막한 버섯이~~

스치고 지나가는 풍경에 아버지가 들릴듯 말듯

 " 비 오면 저거 뜯어가지고 우산 쓰면 된다"  아무렇지도 않게 한 마디 툭 던지고 가신다.

 

은근 썰렁한 아버지의 유머 코드는 엄마에게 늘 싱겁다고 타박이지만

나는 매번 눈물 질질짜며 쓰러질 뿐이고 ^^

 

설렁 설렁 올라오고보니 어라 길이 두 군데였네...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은근 '되다(힘들다)' 소리 절로 나와 주신다.

으~~ 이넘의 저질체력은...

 

날이 너무 더워서 사람들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인근 주민들 은근히 많으셨다.

 

오호 드디어 도착한 남산루~~

 

이곳은 주변이 온통 벚나무가 식재되어 있어 꽃 피는 봄도 좋겠고 낙엽지는 가을도 장관이겠다.

 

한가운데 생뚱맞게 시계탑이 ^^

 

 남산루에 올라서니 이미 많은 분들이 더위를 피해 누각을 안방으로 삼으셨다.

 

누각에서 바라본 십리대밭교의 풍경이 너무 새삼스러워보인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니 울산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병풍처럼 두르고

태화강변을 따라 펼쳐지고 있는 녹음 푸른 대나무 숲의 풍경앞에 할말을 잃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2% 부족해 다른 쪽으로 걸음을 옮겨보았다.

 

정자를 내려와 바라본 하늘엔 온통 흰구름이~~

 

마천루 처럼 솟아있는 건물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오전 내내 더 푸르고 맑았던 하늘은 오후가 되니 먹구름이 뒤덮힌게 살짝 아쉬워

오전에 올걸 그랬나 싶기도 했지만~~

 

 

울산의 한 복판에 위치하고 있는 남산...

내 사는 곳이 한 눈에 조망되는 곳을 지척에 두고 이제서야 이걸 보나 싶었다.

 

십리대밭은 대나무 외에도 여러가지 식물들을 식재해 봄과 가을에 장관을 이룬다고 얘기만 들었는데

정말 엄청난 규모의 공원이구나 싶다.

 

중구가 한 눈에 조망되는 것과 달리 남쪽으로 위치하고 있는 남구는 보시다시피 나무에 가려서~

저 멀리 여천공단의 굴뚝만 어슴푸레 하게 보일 뿐~~

다만 남산루에서 보이는 풍경이 그럴 뿐이고^^

 

아무래도 대숲의 전경은 남산루보다는 남산의 낭떠리에 위치하고 있는 비내정에서

훨씬 더 잘 보일듯해서 다시 비내정으로 향하기로 했다.

 

 남산전망대로 향하는 길~~

 

완만한 내리막 경사로가 이어진다.

 

 

더위를 피해 산에서 책을 읽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갈림길에서 오른쪽 언덕길을 오르니

 

첨탑아래 조망할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데  대숲이 훨씬 더 가깝게 보인다.

 

남산과 이어지고 있는 삼호산도 지척으로 보인다.

 

울산 시내 한복판을 유유히 흘러가고 있는 태화강

 

주변의 십리에 온통 식재되어 있는 대나무밭은 천년기념물 백로의 서식지가 되고 있는데

대나무 위에 하얗게 앉은 백로를 보는 것도 절경이겠다 싶다.

 

거의 절벽에 위치하고 있는 비내정이다.

 

태화강 전망대에서도 대숲의 전경은 2%가 부족했기에 비내정에서 대숲 풍경을 꼭 한번 보고 싶었건만..

 

 

내가 보기를 원했던 대숲의 전경은 여전히 2% 부족하지만

카메라 무겁다고 광각렌즈를 가져오지 않았더니 조금 아쉽기도 하고

(어짜피 어안렌즈가 없으면 소용이 없어 보이긴 했다)

아무리봐도 비내정까지 내려가는 길도 안 보이고

경사는 심하지 아버지는 혼자 계시지 다음을 기약하고 돌아섰다.

 

해 저물녁이 되어가건만 코 끝을 스치는 소나무의 짙은 향은 여전하다.

 

비 오듯 쏟아냈던 땀을 보충하기위해 시원한 물 한모금 마셔주고~

 

이런 산길인줄 모르고 반바지 차림으로 나섰다가 산 모기에게 열 방넘게 물리며

빈혈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내 피를 내어주었던 솔마루길이었다.

 

 

나무만 보지말고 숲을 보라고 가르치고 있는 솔마루길.

익숙해서 별 거 없던 풍경이 명품의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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