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kking/나는 걷는다

[힐링걷기] 도심 속에 숨은 보석, 서대문구 안산자락길,

작은천국 2013. 5. 27. 07:30

도심 속에 숨은 보석, 서대문구 안산자락길

 

 

 

서대문구 안산자락길,,, 이렇게 멋진 길을 봤나!

정말 쉬워도 너무 쉬운,  임산부, 노약자, 어린이 누구라도 한 시간만에

북한산 못지 않은 절경을 만날 수 있는 서대문구 안산자락길이었다.

 

인간이 자연에서 멀어진 만큼 병과 가까워 진다 -괴테-

 

 

 굳이 등산을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요즘은 도심을 크게 벗어나지 않더라도 걷기 좋은 길이 많이 있다.

매력적인  둘레길이 많지만 인왕산 마주보고 있는 안산자락길은

남녀 노소 누구라도 편하게 걸을 수 있으며

어떤 경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정말 팔색조의 매력을 가진곳이었다.

 

처음 '안산' 이라고 들었을 때는 서울이 아닌 경기도 안산인 줄 알았다.

경기도의 안산이 아닌 서울의 '안산'이란 지명이 너무도 생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제천을 배경으로 서대문구 일대를 자리하고 있는 산이 바로 안산이다.

 

산 모양이 말의 안장과 같이 생겼다고 해서 한문으로 안장 안자를 써서 안산(鞍山)이라 불리운단다.

해발 296m로 나트막한 안산은 무려 22개의 약소터와 벚꽃나무, 층층나무, 메타세쾨어이 숲길,

자작나무 숲길등이 철마다 색다른 매력을 자랑하며 서대문구 시민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다.

 

얕으막한 산이지만 워낙 넓게 퍼져있는 곳이라 어느 길로 가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따라서 지도를 찬찬히 살펴보고 올라가더라도 길을 잘 못 들기일쑤고 내려올때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하지만,,,  길은 하나로 통하는 것이 정석이라 다른 길로 들어선다고 하더라도 의외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안산이다.

 

3호선 무악재역 청구아파트 1단지 바로 길 맞은편 길을 따라가면 나무데크가 이어진 길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서대문구 안산자락길의 중간 정도 되는 곳으로 서대문구 의회 방향으로 산책하다가 되돌아 오게되면

계단이 전혀 없기에 임산부도 걷기 편해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

 

메타쉐콰이어 숲길을 보고 싶어서 서대문구 자연사 박물관에서 시작했다.

집에서 출발시간 9시를 훌쩍 넘겨 서대문구 자연사 박물관에 도착한 시간 거의 10시 30분...

 

이렇게 늦게 시작하는게 무슨 등산이냐며 '안산' 에 대한 큰 기대는 없이 걷기가 시작되었다.

함께한 지인은 생각보다 산이 높지 않아서 1시간이면 충분하고 2시간이면 시간이 남을 것이라며 장담을 했다.

 

 어린 자녀와 함께 걸어도 손쉬운 안산은 느긋하게 휴일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연초록을 지나 녹음이 짙어 지고 있는 계절, 보는 것 만으로도 눈이 시원해지는구나

 

그리고 얼마걷지 않아 바로 숲으로 들어선다.

 

둘레길 대신 봉수대가 있는 곳으로 가기로 결정하고 길을 꺾자마자~~

우와~~~ 소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에 느껴지는 자연의 착시현상이 그저 신기할 뿐이다.

 

걷기 좋은 계단길이 이어진다.

 

안산이 가진 세월을 말해주듯, 숲은 깊었고 모든 것이 켜켜히 쌓인 가지 사이사이로

어김없이 햇빛이 부서지고 있다.  

 

그리고 얼마걷지 않아 나타나는 메타쉐콰이어 길~

 

하늘을 찌를 듯 가리고 있는 메타쉐콰이어길...

굳이 차막히는 남이섬이 웬말이냐 싶게 정말 끝내준다.

 

금주와 금연만으로도 치매가 40%나 감소가 된단다. 우와~~!!

찔리는 사람 많으시겠다.. 금주와 금연으로 미리미리 예방합니다. !!

 

 

사람들이 워낙 많이 찾는 곳은 야생동물들도 야생성을 상실하는 것인가 싶게

청솔모 한 마리가 사람을 피하기는 커녕 먹이를 달라는 것 마냥 요리 조리 신나게 다니고 있는 중이다.

 

메타쉐콰이어 숲까지 약 1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메타쉐콰이어 산림욕을 즐기고 있는 시민들~~의 한가한 모습들이 정겹다.

 

메타쉐콰이어에서 1차 산림욕을 끝내고 다시 길을 걷는다.

 

울창한 수풀림들 사이로 쏟아지는 따사로운 햇빛,,,

빛으로 그리는 예술이라는 사진이 참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그렇게 한참을 시간을 보내고 봉수대로 향하는 길은 고운 흙길이 이어진다.

 

중간 중간 갈래길이 너무 많아서 헤매기 딱 좋은 안산길이다.

 

죽은 나무사이에 다시 움트고 있는 생명력! 

 

꽃가루가 사정없이 날리는 계절이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이 장면을 보고 지인은

누가 닭털을 뽑은 거냐고 외쳐지만 이것들의 정체를 알고 있지만 이름을 도저히 기억못하는 불상사가~~

 

다시 길을 걷는다.

 

시원한 약수터 물로 가볍게 목을 축여주시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니 하늘을 뒤덮고 있는 연초록의 물결이 바람에 일렁이며

살짝 기분좋은 현기증을 느끼게 한다.

 

문제의 그 나무 발견!!! 온통 솜털이 나무가지 곳곳에 걸렸다.

 

심지어는 옆에 있는 잣나무가 씨를 부리는 것인냥 착각을 할 정도로  솜뭉치를 던져놓았다.

 

그리고 그 나무아래는 정말 닭 10마리나 잡은 듯한 흔적의 잔해들이~~~

 

그리고 다시 길을 나서 봉수대로 향했다.

 

언덕을 올라서니 헬기장의 표식이~~ 

 

안산의 조명 경관이 가장 좋다는 봉수대이다.

 

 

이곳은 무악산에 있는 동. 서 두 개의 봉수대 중에서 동봉수대가 있었던 자리로

1994년 서울 정도 600년을 기념하기위해 서울시에서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봉수대에 올라서니~~~ 정면으로 인왕산이 옆으로는 북한산이

 

발아래로는 독립문과 봉원사, 그리고 연세대가 한 눈에

 

더 멀리는 남산까지 한 눈에 조망이 되는 곳이건만 보시다시피

 햇빛이 짱장하고 더운 날씨였지만 생각보다 맑지가 안아서 조금 아쉽긴했다.

 

막상 이곳에 서니 별 기대없이 슬슬 산책이나 나선 안산이 걷는 동안 그 매력에 흠뻑취하고

봉수대에 서서 발 아래 정경을 품고 있으니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저녁 해질녁 노을지는 모습도 장관이겠다 싶어 늦 여름 다시 찾아보고 싶어졌다.

 

급하게 걸은 것도 아니고 메타쉐콰이어 숲에서 산림욕도 즐기고

느긋하게 사진도 찍고 약수도 마시고 그랬는데도 불구하고 채 1시간이 걸리지 않은 안산!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북한산 정상에 오를려면 족히 몇 시간을 숨을 헐떡 거리고 걸어야 하거늘...

1시간도 안되  정상에 선 기분을 오롯이 느껴본다.

 

여기도, 저기도, 아카시아 향이 바람에 날리며 코끝을 자극한다.

 

오호호호~~~ 추억의 아이스케키, 하나 안 먹고 가면 섭하지!!

 

아이스께끼를 입에 물고 룰루랄라 걷는 걸음

초록의 계절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노오란 애기똥풀이 하늘하늘거리며 방긋 웃어댄다.

 

능선을 타고 독립문으로 내려갈 생각으로 계단을 따라 길을 나섰다.

아이고... 봉원사에서 올라오면 이 길로 올라오는 듯한데... 이 길을 선택하지 않기를 백 번 잘했다며~~

 

휘파람에 콧노래는 절로 따라온다.

 

어머나.. 이게 뭐야... 무악정이잖아~~

 

지도를 확인해보니 봉수대로 난 옆길을 따라 백암약수터 금화체력단련장 육모정이렇게 가야하는 것이건만

어쩌다보니 직선으로 내려 무악정에 도달했다.

 

아이고 눈이 빙빙빙~~~ 도대체 뭔 길이 이렇게 많어~~^^

 

우리 마음을 알았나? 기억 찾기 길을 위해 친절히 마련해 놓은 표지판~~~

 

이왕 이리된 마당에 안산천 약수터를 통해 봉원사로 내려가기로 했다.

 

여기서 또 갈래길~~ㅎㅎ  왼쪽길이 봉원사로 향하는 길이다.

표지판이 눈에 잘 띄지 않게 숨어 있는 것이 단 하나의 흠이라면 흠이다.

 

시계는 슬슬 정오를 향해가고 차라리 길을 잘 못 든게 다행이다 싶을 만큼

뜨거운 태양이 정수리 위로 작렬하는 능선길이로 갔더라면 정말 후회막심이었을 듯~~

숲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기온을 족히 몇도나 끌어내리며 덥기는 커녕 상쾌함을 느끼게했다.

 

소풍이 뭐 별거 있나? 숲에 들어와서 아무데나 자리깔고 앉으면 그게 소풍이지 않은가?

굳이 멀리가려고 애쓸필요없고 요즘 대세라고 하는 캠핑을 위해 장비도 필요없다.

지근거리에서 숲이 주는 자연의 치유력을 온 몸을 느낄 수 있는 안산이야 말로 딱 안성맞춤!

 

순식간에 산악자전거를 탄 사람이 지나간다~~ 우와~~ 도심에서 산악자전거까지...

 

그리고 곧이어 도착한 체력단련장에서 어르신들이 거의 기계체조 선수마냥 날렵한 몸을 자랑하고 계셨다.

 

나도 한 번 해보려고 시도했다가 주위에 웃음거리만 사고 ㅠㅠㅠㅠ

결국 보다 못한 어르신들이 팔뚝 근육이 없으니 이렇게 허리를 돌리는 운동을 해야한다며 손수 시범까지...^^

 

네네~~오로지 이곳에서 체력단련만으로도 가능하다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을 하셨다. ^^

 

종전 약수터에서 떠 온 물이 그대로 남아 있고 이곳 약수터는 패스~~

 

소나무가 뒤덮힌 길을 걸어 내려오며 일상에서 나누지 못한 다양한 관심사에 관한 이야기는 끝도 없이 이어진다.

시원한 계곡에  발을 담그고 앉아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관련 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책을 접하며 지식의 안목을 키웠던 세종의 사가 독서제가 부럽기만 하다.

 

이미 세종때 실시했던 요즘 유행하는 통섭의 정신

옛 사람들의 지혜는 정말 놀랍기만 하다.

 

허브꽃의 종류이나 나는 늘 쑥갓꽃이라며~~

 

똑같은 생김새를 가진 많은 꽃들 중 유독 내 눈에만 들어오는 한 송이 꽃..

나는 그렇게 언제 어디서고 눈을 감고도 너를 알아 볼 수 있다. 

하지만 서로 마주보지 않고 누구 하나가 외면한다면 아무리 사랑해도 어긋나는 것.

한 걸음 모자라 보낸 그대는 늘 뒤늦은 후회만이...

 

상념이 지나간 자리, 쌀모양을 담은 이팝나무가 풍성함을 자랑한다.

지금쯤 청계천 거리마다마다 가득메우고 있을 이팝나무~~

 

지나온 길이 아쉬워 살짝 뒤를 돌아본다.

 

다정하게 숲길을 오르고 있는 아이의 옹알이가 어른 셋의 얼굴에 미소를 띄운다.  

 

길은 봉화사로 바로 이어진다.... 만월당이라.... 이 곳에서 보는 밤의 경치는 어떤 풍경일까?

 

지인의 말로는 봉원사의 연꽃은 축제를 할 만큼 장관이라고 하던데...

절 앞마당을 가득메울 뜨거운 여름의 풍경을 앞서 만난다.

 

도심안에 있어 평범한 절이겠거니 했었다...

 

한글학회를 창립한 곳이자 갑신정변의 요람지로 신라시대부터 자리를 잡고 있는 유서깊은 절이었다.

연꽃 필 즈음 다시 찬찬히 둘러보기로 하고 점심을 먹기위해 서둘러 길을 나섰다.

 

금화터널을 걸어 독립문에 있는 영천시장으로 향했다.

 

그렇지... 땀을 흠뻑 흘리고 먹는 막걸리 한잔!! 

낮술은 에미 애비도 몰라본다 했건만... 그러기에는 오후 취재가 떡하니 나를 기다리고 있어

안산 숲을 걸으며 한껏 즐겼던 산림욕의 아쉬운 마무리는 다시 안산을 찾는 것으로 기약했다.

 

느긋느긋하게 걸었던 안산.

어느 곳 하나 매력적이지 않은 곳이 없었다.

불과 2시간이 안되는 시간동안 머물렀음에도 불구하고

그 풍경과 만족감은 하루 종일 숲에서 충만하게 보낸것과 진배없이 느껴지던 안산이었다.

 

무엇보다 시간에 구애없이 심지어는 늦은 점심을 먹고 느지막히 나서도 좋은 곳 안산!

캬!!!   이런 곳을 왜 미처 몰랐을까? 

 

도심에서 발견하는 또 다른 숨은 보석, 서대문구 안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