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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일제시대 양곡수탈창고 삼례예술촌으로 대변신

작은천국 2013. 6. 20. 07:30

일제시대 양곡 수탈창고 삼례예술촌으로 대변신

 

 

 

지난 6월 5일 전라북도 완주에는 아주 특별한 공간인 삼례 예술촌이 개관을 했다.

일제 강점기 양곡 수탈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양곡창고가 복합문화공간인 '삼례 예술촌' 으로 탄생한 것이다.

 

작년 일본을 여행하면서 요코하마가 세계적인 창조도시로 불리는 이유를 피부로 느꼈던지라

서울이라는 대도시가 아닌 지방의 소도시에서 역사적인 문화예 술촌이 생긴다는 것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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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는  역사적인 건축물에 예술과 문화를 접목시킨 도시 재생프로그램으로 성공한 사례로

세계 여러 도시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일명 빨간 벽돌창고라는 닉네임을 가진 아카렌카 창고는 메이지 시대 비단을 보관했던 창고로

현재는 박물관, 갤러리 등의 문화시설과 더불어 각종 레스토랑과 쇼핑몰이 입점해 있는데

메이지 시대 창고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는 점고 더불어 현대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어

요코하마 시민뿐 아니라 여행자들의 명소가 되고 있는 곳이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역사적인 건축물이 많이 있지만

문화재로 지정해 보존만 하고 있거나 그렇지 않으면 경제적인 논리에 밀려 사라지는 것이 늘 안타까웠다.

그랬기에 완주에서 양곡창고가 문화시설로 탈바꿈 한다는 소식은 무척이나 반가울수 밖에 없었다. 

 

스마트한 세상의 가치를 기준으로 모든 것이 빠르게 빠르게가 모토가 된 세상에서

오랜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장인정신은 그 어떤 것으로 대체 불가능한것이며  

지나간 시간이 단지 '과거'라는 이름에 묻혀 지워야 하는 흔적이 아니라 

그 흔적을 통해  새로운 미래에 대한 창조적인 사고의 발판이 되는 것임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었다.  

 

게다가 이곳에 입주하신 김상림 목공소의 대표 김상림선생님과 연이 닿아 있는지라

내게는 너무 특별한 삼례예술촌이다.

 

 1920년대 지어진 삼례 양곡창고는 일제 강점기 완주지역에서 생산된 쌀을

예술촌에서 걸어서 1분 거리에 위치한 삼례역을 거쳐 군산을 통해 일본으로 실어내기 전에 보관했던 쌀 창고였다.

 

1970년대까지 농협의 양곡 창고로 활용됐지만 삼례역이

전라선 복선화 사업으로 옮겨가면서 양고 창고의 기능을 잃고 방치되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방치되고 있던 창고를 완주군이 매입해 지난 2년간 심혈을 기울여 삼례예술촌으로 탈바꿈 시켰다.

역사적인 근축물인만큼 근대 문화유산 건물 지정을 염두에 두고 있기떄문에

기본적인 시설을 제외하고 대부분 원형은 그대로 유지했다.

 

삼례 예술촌을 들어서면 이런 앞 마당이 반긴다. 

 

건물 외벽에는 '불조심' 이란 글씨도 선명하다.

 

건물 외부는 보시다시피 거의 손을 대지 않은채로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원형을 그대로 살렸다고 해서 촌스럽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현대적인 감각의 디자인과 오래된 건축물과의 조화는 서울에 이런 공간이 있다고 해도

어느 멋진 건물에도 뒤지지 않을만큼 세련미를 자랑한다.

 

그렇다면 양곡창고의 내부는 어떨까? 

일부러 목재를 활용한 인테리어를 했나 싶을 만큼 눈을 의심해야 했다.

 

비주얼 미디어 아트 갤러리의 모습이다.

 

쌀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용도였던 목재를 그대로 살려 현대적인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문화카페의 인테리어~

 

서울에 이런곳이 있다면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가고 싶을 만큼 유혹적이었다.

 

 총 8개의 창고 내부는 어느 곳 하나 똑같은 곳이 없다.

책 박물관의 내부이다.

 

약 3,500여평의 부지에 쌀 창고 8동이 위치하고 있는 삼례 예술촌의 종합세미나실은

일제시대 지어진 건물임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다.

 

 

이 곳에는 책박물관, 김상림 목공소, 책공방아트센터, 문화 카페오스, VM 아트갤러리, 디자인 박물관, 안내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먼저 김상림 목공소~~

 

삼례예술촌의 개관은 완주 뿐 아니라 전라북도에서 가장 큰 행사였던지라

각종 방송 매체들이 개관 첫 날 취재를 위해서 북적였다. 

물론 나도 개관 첫 날 만큼은 공식적인 취재기자의 자격으로 함께 했다. ^^

 

 카메라가 익숙하지 않으신 선생님은 쑥스럽다고 하면서도 차분히 인터뷰에 응하고 계신다.

 

김상림 선생님은 지금 나와 함께 하고 있는 사진 선생님의 남편이신 관계로 

그동안 몇 차례 인사정도만 하다가 이번에 예술촌에 입촌하신 관계로 지인들과 함께 3일을 머물다 왔다.

 

오랫만에 완주를 가는 것이라 하루는 취재를 하고 나머지 날은 시간이 되면

아직 가보지 못한 운주사를 가거나 혹은 내가 좋아하는 동네산책도 하며 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웬걸,,, 3일 동안 취재했던 하루를 제외하곤 대부분 목공소 밖을 아예 나가지 않았을 만큼

오랜 시간이 묻어 있는 삼례 예술촌은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우씨~~ 나도 인터뷰 해야하는데 선생님이 너무 쑥스러워하셔서 일단 자리를 피해드렸다.

 

선생님이 만드신 나무 사람인형이다. ~~

일부로 나무를 사람모양처럼 깎아서 만든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이렇게 생긴 나무를 발견하고 생긴 모양새 그대로를 살려 인형을 만드셨다.

 

그동안 인사동에서 10년 넘게 작업을 하시다가 최근에는 강화도, 지리산으로 자리를 옮겨

개인작업에 집중하셨는데 삼례예술촌 개관과 동시에 완주로 입촌하셨다.

 

 

 나무 하나도 생명력이 있다고 믿으시는 선생님 작업의 모토는

있는 그대로, 생긴 그대로의 모습을 살려주는 것으로

선생님의 나무에 대한 철학은 심마니가 삼을 대하는 태도와 다를바 없으셨다.

 

평소 눈인사만 주고 받던 사이라 인터뷰도 무척 쑥쓰러워하셨는데

 여러가지를 대화를 나누는 동안 선생님의 맑은 기운이 느껴져서 참 좋았다.

 

기회되면 작업하시는 것도 직접 보고 싶었는데 예출촌이 개관하고 나니

 전주, 대전, 순천, 서울 등등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이 밀어닥쳐서 아쉽게도 작업하시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목공소와 마주보고 있는 책박물관 관람을 나섰다.

 

문화의 불모지였던 영월을 박물관의 도시로 만드신 박대헌 관장님께서

영월에서 10년간 운영했던  노하우를 살려 이곳 완주로 책 박물관을 이전해 오셨다.

 

현재 송광용 씨가 40년 동안 쓴 만화 일기, 장서표 15인전, 초등학교 삽화를 그린 김태형의 전시가 진행 중인데

놓치기 아까운 전시로 추천해드리고 싶다.

 

또한 무인서점에서는 오래된 책 구매가 가능한데

나도 안드레센 동화집 '눈의 여왕'을 비롯해 5권을 구매했다. ^^

 

책 박물관에서 눈독을 들였던 장서표!!!

장서표는 내 책이라는 표시를 남기는 도장으로 이 장서표는  은희경 작가의 것이다.

 

어릴때 책을 받으면 이름을 쓰거나 도장을 찍었던 그런 의미로

그만큼 책의 소중함을 느끼는데 한 몫했던 장서표이다.

요즘이야 책이 흔해져서 여기 뒹굴 저기 뒹글하는데

 책 동냥을 하고 다녔다면 과연 누가 믿을까? ㅎㅎ

 

크~~~ 장서표 부럽구나~~~!!! 

 이젠 목공예까지 배워야 하는건가 심히 고민을 했을만큼 갖고 싶은 품목이었다.  ㅠㅠ

 

 

 역사적인 건축물도 건축물이지만 김상림 목공소도 그렇고 책 박물관도 그렇고

입촌하고 계시는 분들이 다른 예술촌들과 달리 분야별 고수라고 할 수 있는 장인들이 입촌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흔히 볼 수 없는 고서적, 목수들의 연장, 진귀한 인쇄기와 조판활자기 등은

이들이 고집스럽게 포기하지 않았기에 진귀한 흔적들을 고스란히 만나볼 수 있는 것들로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이 공간과 너무 잘 어울리는 분들이셨다.

 

 

이젠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어 책 출판에 종사한다고 해도 보기힘든 각종 기계들이 즐비한 책공방 북아트센트이다.

 파주 출판도시에서도 볼수 없는 그야말로 아날로그 냄새나는 기계들을 이곳 책공방에서는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간단한 재료비만 내면 직접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나만의 다이어리 제작도 가능하다.

 

VM미디어 아트 갤러리에서는 ‘예술은 재미다’를 주제로 한 개관 전시를 볼 수 있는데

공간이 가진 특성을 십분 활용한 재미있는 작품들이 많다.

 

양곡 창고의 한 쪽 벽면을 그대로 이용해 선보이고 있는 미디어 작품은

쌀을 보관했던 목재 덕분에 몽환적인 느낌이 물씬 물씬 베어난다.

 

이날 개관식에는 동네 주민잔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인근 삼례초등학교 밴드가 출중한 연주실력을 뽐내며 분위기를 돋웠다.~~

마지막 노래로 조용필님의 여행을 떠나요를 부르던 귀요미들이다 ^^

 

무엇보다  농업이 기반이었던 완주의 삼례였던지라 양곡창고와  평생을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동네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흐뭇한 표정들이셨다.

 

 

어린 절에는 놀이터로, 청·장년 시절에는 자신들의 노동의 땀이 배여 있는 곳인데 

양곡창고가 없어지지 않고 이렇게 멋진 공간으로 재탄생했으니 어찌 기쁘지 아니할까?

 

자신들의 땀과 추억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는 곳에서 자신의 자녀들 혹은 손자들이

도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문화적인 욕구들을 이곳에서 충족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니 만큼 완주예술촌에 거는 기대는 특별할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어른들은 이곳을 다 둘러보시고는 한 마디 하셨다.

"애썼다. ~~~" 

 

그 한 단어에 담긴 크고 깊은 뜻..

촌로의 어른들의 애썼다는 그냥 애썼다가 아니지 않은가?

 

 

하루 종일 북적북적이던 삼례예술촌은 모든 사람들이 빠져 나가고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다.

 

서울에서 완주예술촌 소식을 듣고 일부러 찾아오신 분은

' 이 공간이 얼마나 대단한 공간인지 정말 완주 분들은 계타신거다' 던 분의 말처럼

 

우리의 아픈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삼례 예술촌에 흐르고 있는 시간의 괘적과 맞물려

스마트한 시간을 거부하고  자연의 흐름을 고수하고 있는 사람들이 만나

문화와 예술로 새롭게 창조해 내고 있는 공간.

 

바로 삼례 예술촌이다.

 

삼례예술촌 홈페이지 (사진을 누르시면 이동합니다)

 

 

<삼례예술촌 찾아가는 방법>

 

전라북도 완주군 삼례읍 삼례역로 81-13 (후정리 247-1번지) 일원

자가용 : 경부고속도로 >천안논산고속도로(천안분기점) → 호남고속도로 → 삼례나들목 → 삼례 iC에서 우석대학교 방면으로 우회전 →
            방촌마을 방면으로 좌회전 → 방촌길 따라 이동 → 삼례문화예술촌   (서울에서 약 2시간 30분 소요)
고속버스 : 남부터미널 → 우석대(삼례), 센트럴시티 / 남부터미널 → 전주 (남부터미널에서 삼례행 버스 이용이 편리)  
시내버스 : 383, 381, 380, 385, 354 삼례우성아파트 또는 삼례시장에서 하차

 

■ 혹시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오는 토요일 (2013.6.22) 정병규 선생님의 디자인 강의가 무료로 진행되니 참고하세요

 

삼례 예술촌에 관한 기사는 문화관광부 포털 공감코리아 기사로 작성되었습니다.

기사보기 ☜ 를 누르세요

 

 

 

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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