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like traveling/Seoul

[상암] 아쉬운 봄 꽃여행, 주말 공원 산책으로 만끽

작은천국 2013. 4. 29. 07:30

아쉬운 봄 꽃 여행, 주말 공원산책으로 만끽

 

 

 

꽃 피는 봄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2013년 벚꽃 개화시기를 챙겼고

올해는 여의도가 아닌 다른 곳으로 벚꽃 구경을 가보겠다며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호암미술관, 서울경마장 등등 서울근교의 벚꽃 여행 나들이를 계획했고

지인은 고궁의 꽃 피는 시기를 일일이 프린트 하는 성의를 보이며

꽃도 피기전부터 꽃 나들이 할 생각에 코에 바람을 잔뜩 넣었다.

나들이 도시락 준비 아이템까지 마친 상태로

그야말로 꽃구경 유람을 나서기만 하면 될 정도로 입으로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하지만...

 

 

view on을 누르시면 더 많은 분들이 이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넘의 날씨는 야속하게도 속을 태웠고

그 사이에 지인은 감기로 거짓말 조금 보태서 죽을만큼 입원까지 해가며 열흘을 넘게 앓았고

혼자 꽃 구경을 나선 날은 꽃이 하나도 안피어서 헛탕을 치고 돌아왔고

막상 서울에 꽃이 피기시작하니 이미 꽃 지고 없는 지방을 두 차례나 다녀와야 했고

지인의 감기가 호전을 보이자 이번에는 내가 감기로 골골 ㅠㅠ

게다가 조용필님 19집 발표로 또 정신이 혼미 ㅠㅠ

 

결국 애매한 날씨만 탓하며 어영부영하다 봄 꽃구경도 못하고

지나갈 듯하여 오랫만에 공원 산책을 나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단풍나무에 어느새 물이 오르기 시작했다.

일 년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연초록의 봄이 시작되고 있는 중이다.

 

이넘의 미친 날씨는 5월이 코 앞이건만 이미 지고 없어야할 목련이 아직도 한창이다.

 

아파트 안에 식재된 벚꽃나무에 조금 남은 벚꽃으로 봄 바람을 느껴본다.

 

하지만 양지바른 곳에 있는 벚꽃은 이미 꽃은 이미 끝났고 푸르는 잎사귀가 무성해지고 있는 중 ㅠㅠ

올해의 봄은 정말 참 희안한 계절이다.

 

내가 주로 이용하는 개울가로 향했다.

 

오호호 화사한 복사꽃에 기분은 업~~

 

마포구는 자전거도로가 참 잘 되어 있어 휴일이면 월드컵경기장 주변으로

많은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물론 나도 자전거를 애용하기는 하지만 오늘은 산책으로~

 

월드컵공원으로 갈까하다가 증산도로변의 벚꽃이 조금이나마 남아 있기를 기대하며 새절역으로 향했다.

저 다리를 기점으로 마포구와 은평구로 나뉜다.

 

한무리의 사람들이 모여서 뭔가 신기한듯 쳐다보고 있어 가보았다.

 

어머나~~~ 내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돌아다니고 있어서 깜놀했다.

최근까지 이곳 하천에서 낚시를 하고 있어 올해부터는 금지를 시켰는데 그리고는 부쩍 물고기들이 눈에 많이 띈다.

 

가족 단위로 옹기종기 거친물살을 가르며 거슬러 오르고 있는 물고기들이 신기해서 한참을 보았다.

그런데 이 물고기는 종류가 뭘까 궁금해진다.

 

 

ㅋㅋ 이분들도 실상은 물고기 관찰중이시다.

 

이동할때는 어미 꼬리를 물고 이동하는 것이 꽤나 재미있었다.

여기저기 물고기 천국 ^^

 

벚꽃이 지고 나면 철쭉이 한동안 우리 눈을 즐겁게 해 줄 듯하다.

 

이 하천은 북한산 지류에서 흘러나온 물이 한강까지 흘러가는데

보시다시피 모래톱도 보이고 자연스러운 지형을 유지하고 있어

어릴적 고향에서 놀던 하천과 비스무레 닮아 있어 종종 향수를 느끼는 곳이기도하다.

 

꽃구경을 나왔으니 증산로 대로변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서울의 벚꽃명소로 소개되는 증산로이건만... 보시다시피 꽃은 이미 다 지고 없다.

 

새절역까지 가려던 것을 포기하고 다시 월드컵 경기장으로 향했다.

 

이상하게 바로 집 근처인데도 벚꽃 개화시기를 한 번도 제대로 맞춘적이 없다.

꽃 필 때면 남의 동네 꽃구경 다닌다고 정작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소홀해지기 일수다.

 

아쉬운 마음을 담아서~

 

벚꽃이 엔딩되고 나면 이런 모양이구나~

 

월드컵 경기장으로 향하는 길~~

형광색의 단체복을 맞춰입은 사람들의 라이더행렬이 정겹다.

 

하천 양옆으로는 해마다 노오란 개나리가 봄소식을 알려주는데

올해는 이 개나리가 너무 무성해 반대편에 가지치기를 심하게 한 탓에

다소 아쉬워서 개나리 사진은 한 장도 안 찍었다.

 

아~~ 다행이다. 그나마 월드컵 경기장 입구에 이렇게 화사한 벚꽃이 남아 있었다.  

벚꽃 나무 아래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도 간간이 눈에 띈다.

해바다 볕이 좋은 봄이면 나 또한 돋자리, 나들이 도시락, 간식, 물, 책을 필수품으로

거의 매일 공원에서 겨우내 부족했던 비타민 D를 온 몸으로 받아주셨는데

올해는 환절기 날씨가 너무 오래가는 탓에 겨울에도 한번도 앓지 않았던

편도선을 한 달내내 아침마다 달고 있는 지라 찬바람을 피하다보니

아직까지 제대로된 공원산책은 계절 바뀌고 처음인 듯하다.

 

연인들이 이 길을 걸으면 필수적으로 인증샷을 찍어줘야 하는 코스이기도 하다.

 

아~~~ 난 이제서야 벚꽃구경인데 바람이.. 바람이.. 후두두둑

벚꽃이 여기저리 휘날린다.

 

다른 곳에는 이미 벚꽃이 다 지고 없는데 이곳은 절정을 지나긴 했지만 아쉬움을 달래기에는 충분했다.

 

 

 

자전거를 타고 나오면 구경거리가 워낙 많아서 가다 멈추고 가다 멈추고를 반복해야 하기때문에

오늘은 아예 산책하면서 사진을 찍기로 작정을 했더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월드컵 경기장이 처음 지어지고 난 뒤 이 곳이 얼마나 휑~~ 했는지 모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장 먼저 자리잡은 목력은 어느새 가지가 휘어질만큼 터줏대감노릇을 하고 있다.

계절바뀌면 가장 먼저 꽃피는 이 곳의 목련을 참 좋아한다.

 

날씨는 흐리다가 맑다를 반복하고 있고

목련의 투명도는 변덕스러운 여심을 눈 앞에서 보고 있는 듯 순식간에 색깔이 달라진다.

 

꽃 구경이 어디 젊은 사람들만의 전유물이랴?

노년의 부부는 점심 나들이 도시락을 펼쳐놓고 술 한잔 드시고

흥겨운 노래를 부르며 가는 봄을 만끽하고 있어 빙그레 미소를 짓게한다.

 

평화의 공원으로 가 볼까 하다 다시 찬바람이 불고

끝이 난 건지, 안 난건지 콧물질질한 애매모호한 감기때문에

옷깃을 여미며 한 시간 반의 산책을 끝냈다.

 

짧은 시간 공원 산책으로 봄 기운을 만끽하고 돌아오는 길  아파트 앞 마당에는

바닥으로 온통 내려앉은 벚꽃 엔딩이 가는 봄을 아쉽게 만들고 있다.

 

겨우 내내 움츠리고 있던 몸과 마음에 봄 기운이 아직도 찾아들지 않고 있다.

문득 생각해보니 이 즈음에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거의 매일 산책과 자전거를 타면서

자연을 만끽했는데 요즘은 거의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듯하다.

느는 것은 게으름이요 뱃살이구나~~

 

벌써 연초록의 물이 오르고 있는 계절이 또 다른 계절을 밀어내고 있다.

평화의 공원에는 화사한 봄 꽃 대신 진한 향기를 뿌리는 꽃들이 피기 시작할 것이고

난지에는 난초꽃들이 곧 만발할 듯하다.

 

한 시간의 공원산책으로 만끽했던 화사한 봄이

아직 겨울 언저리를 헤매고 있는 마음을 깨우는 구나.

 

이사갔으면 어쩔 뻔했어~~ㅎㅎ

 

 

Posted by 작은천국~☆

 

 

이글이 유익했다면 최신글과 인기글 특히 저 밑에 손가락 추천 버튼 '꾹' 하시면

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도 필요없는 추천 한 방 부탁드립니다.